드라마 충성도가 높으신 울 엄마가 매일 본방송으로 보고 담날 또 재방송까지 보는 일일연속극이 나는 도통 마음에 들지를 않아서 잠깐 엄마랑 과일 먹을 때나 인내심을 발휘해 같이 보곤 하는데, 얼마 전 거기 나오는 배우의 머리모양이 내 눈길을 확 잡아끌었다. 내가 머릿속에 막연히 이상으로 품고 있던, 짧아서 가뿐하면서도 아무 옷에나 어울릴 듯하고 세련된 느낌의 커트머리를 한 배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제발이지 어떻게 좀 머리를 예쁘게 자르라는 엄마의 종용도 있었지만 9월안에 치렁치렁한 머리칼을 확 자르는 것이 목표였던 나는 다음날 즉각 미용실로 달려갔다.
문제는 내가 설명하는 배우와 머리 모양을 미용사가 제대로 못알아들은 것 같다는 불안한 느낌부터 시작되었다. 드라마 제목도 배우 이름도 얼버무려 설명한 내 잘못도 있지만, 그래도 스타일북을 가져와 얼추 비슷한 머리모양을 가리키기에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나 싶었지만, 마지막에 안경을 집어쓰고 결과물을 본 나는 못마땅해서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잘린 머리로 가발 하나는 만들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격하게 많이 자른 머리 때문에 갑자기 너무 짧아보이는 거라고 미용사는 말하며 웨이브가 살짝 풀려 내려오면 원하는 스타일로 손질하고 다닐 수 있을 거라 위로했지만, 아니 왜!!! 바로 첫날부터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어주지 못하는 건데??
지난번 파마할 때, 파마한지 2달 된 것처럼 해달라는 나의 요구가 제대로 관철되었기에 이번엔 안심을 하고 뼈다귀 선정(제일 굵은 걸로 하라고 할 걸!)까지는 해주지 않았더니만 웨이브는 너무 곱슬곱슬 도르륵 말려 붙었고 뒷머리는 면도를 할만큼 심히 짧았으며 짧은 앞머리도 최대한 묵직하게 숱을 남겨야하는데 숱치는 가위로 너무 많이 자른다 싶더니 아무리 이마 위로 쓸어내려도 모양이 잡히질 않았다.
예쁜 여배우의 머리를 아무리 똑같이 만들어도 머리색깔과 숱의 양이 다르고 물론 가장 중요한 얼굴이 다르니 느낌이 똑같을 수 없음은 충분히 예상한 일이지만, 최소한 전체적인 헤어스타일의 느낌은 비슷해야 하는 게 아닌가 말이다. 흔히 여배우의 길고 굽실굽실한 파마머리 사진을 들고 가면 미용사가 십중팔구 <그건 고데기>라고 말한다지만, 예리한 나의 눈썰미로 보기에 저 머리는 분명 고데기가 아니라 굵은 파마란 말이지! ㅠ.ㅠ
머리모양을 바꾼지 벌써 열흘인데, 그렇게 짧게 자르라고 성화를 하시던 왕비마마는 일주일 가까이 낯선 내 모습에 퍼뜩퍼뜩 놀라며 <딴사람 같아 이상하다>고 하셨고, 머리 변신 일주일만에 외출한 날 만난 지인도 너무 급격하게 머리가 짧아져 통 적응이 안된다며 아쉬워했다. 파마 바로 다음날 만난 조카들의 의견도 <고모가 더 안 예뻐졌다>는 것이 중론이었으니 생돈 들여서 굳이 뻔한 중년 아줌마 파마를 하고 만 내 속이 오죽 쓰렸을까.
영화 <애자>를 보면서도 나는 계속 최강희의 커트머리를 탐내고 있었다. 머릿결도 숱도 색깔도 다르지만 그냥 저렇게 자연스럽게 커트나 할걸... 이라고 후회하면서. 그러고 보니 내가 시도하려했던 커트 파마머리는 얼마 전 최강희가 드라마에서 하고 나온 머리랑도 비슷하다.
파마기 없애려고 다음날 바로 샴푸를 했는데도 이놈의 곱슬곱슬함은 줄어들 생각을 안하고, 매일매일 바짝 당겨 묶고 있던 시절에 비하면 열흘이 지났는데 머리칼도 빨리 안자라는 것 같다. ㅠ.ㅠ
몇년전부터 계속되는 나의 미용실 방황은 이제 좀 끝나주면 좋겠건만,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고 첫날부터 내가 원하는 머리모양을 내주는 꿈의 미용사를 찾는 일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얼마 전 기능올림픽에서 또 우리나라가 세계1위를 차지했다는 뉴스가 보도된 것처럼 미용 부문에서도 우리나라 미용사들 솜씨가 세계 최고라던데 대체 왜 난 단번에 마음에 드는 미용사를 찾기가 어려운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쯤에서 그냥 자존심을 접고 몇년 전 꿈의 미용사라고 생각했다가 홀로 마음 상해 결별을 선언한 그곳으로 발길을 돌려볼까도 심히 고민중이다. 여전히 그곳은 그렇게 사람이 붐벼 오래 기다려야하는지... 파마 한번에 4시간씩 견딜 인내심은 아직도 생겨나지 않았는데...
어쨌거나 머리칼 잘라내고 생겨난 장점은 꽤 많다.
방바닥에 뒹구는 구렁이 같은 긴 머리칼은 이제 보지 않아도 된다!
머리 길 때에 비해 샴푸도 1/3밖에 안드는 것 같다. 당연히 헹구기도 쉽고, 금세 마른다!
일할 때 거추장스러운 머리칼 때문에 몇시간에 한번은 고무줄로 다시 묶었는데 이젠 아예 머리통에 머리칼이 안붙어 있는 서늘한 느낌이다. ^^
그래도... 조금 전 물마시러 갔다가 엄마가 틀어놓은 TV에 나오는 나의 이상형 머리를 한 여배우 때문에 다시 마음이 상했다. 현실의 내 머리는 아마도 한달은 더 기르고 풀려야 얼추 비스끄름하게 손질할 수 있을 듯. 젠장!
제발이지 어떻게 좀 머리를 예쁘게 자르라는 엄마의 종용도 있었지만 9월안에 치렁치렁한 머리칼을 확 자르는 것이 목표였던 나는 다음날 즉각 미용실로 달려갔다.
문제는 내가 설명하는 배우와 머리 모양을 미용사가 제대로 못알아들은 것 같다는 불안한 느낌부터 시작되었다. 드라마 제목도 배우 이름도 얼버무려 설명한 내 잘못도 있지만, 그래도 스타일북을 가져와 얼추 비슷한 머리모양을 가리키기에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나 싶었지만, 마지막에 안경을 집어쓰고 결과물을 본 나는 못마땅해서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잘린 머리로 가발 하나는 만들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격하게 많이 자른 머리 때문에 갑자기 너무 짧아보이는 거라고 미용사는 말하며 웨이브가 살짝 풀려 내려오면 원하는 스타일로 손질하고 다닐 수 있을 거라 위로했지만, 아니 왜!!! 바로 첫날부터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어주지 못하는 건데??
지난번 파마할 때, 파마한지 2달 된 것처럼 해달라는 나의 요구가 제대로 관철되었기에 이번엔 안심을 하고 뼈다귀 선정(제일 굵은 걸로 하라고 할 걸!)까지는 해주지 않았더니만 웨이브는 너무 곱슬곱슬 도르륵 말려 붙었고 뒷머리는 면도를 할만큼 심히 짧았으며 짧은 앞머리도 최대한 묵직하게 숱을 남겨야하는데 숱치는 가위로 너무 많이 자른다 싶더니 아무리 이마 위로 쓸어내려도 모양이 잡히질 않았다.
예쁜 여배우의 머리를 아무리 똑같이 만들어도 머리색깔과 숱의 양이 다르고 물론 가장 중요한 얼굴이 다르니 느낌이 똑같을 수 없음은 충분히 예상한 일이지만, 최소한 전체적인 헤어스타일의 느낌은 비슷해야 하는 게 아닌가 말이다. 흔히 여배우의 길고 굽실굽실한 파마머리 사진을 들고 가면 미용사가 십중팔구 <그건 고데기>라고 말한다지만, 예리한 나의 눈썰미로 보기에 저 머리는 분명 고데기가 아니라 굵은 파마란 말이지! ㅠ.ㅠ
머리모양을 바꾼지 벌써 열흘인데, 그렇게 짧게 자르라고 성화를 하시던 왕비마마는 일주일 가까이 낯선 내 모습에 퍼뜩퍼뜩 놀라며 <딴사람 같아 이상하다>고 하셨고, 머리 변신 일주일만에 외출한 날 만난 지인도 너무 급격하게 머리가 짧아져 통 적응이 안된다며 아쉬워했다. 파마 바로 다음날 만난 조카들의 의견도 <고모가 더 안 예뻐졌다>는 것이 중론이었으니 생돈 들여서 굳이 뻔한 중년 아줌마 파마를 하고 만 내 속이 오죽 쓰렸을까.
영화 <애자>를 보면서도 나는 계속 최강희의 커트머리를 탐내고 있었다. 머릿결도 숱도 색깔도 다르지만 그냥 저렇게 자연스럽게 커트나 할걸... 이라고 후회하면서. 그러고 보니 내가 시도하려했던 커트 파마머리는 얼마 전 최강희가 드라마에서 하고 나온 머리랑도 비슷하다.
파마기 없애려고 다음날 바로 샴푸를 했는데도 이놈의 곱슬곱슬함은 줄어들 생각을 안하고, 매일매일 바짝 당겨 묶고 있던 시절에 비하면 열흘이 지났는데 머리칼도 빨리 안자라는 것 같다. ㅠ.ㅠ
몇년전부터 계속되는 나의 미용실 방황은 이제 좀 끝나주면 좋겠건만,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고 첫날부터 내가 원하는 머리모양을 내주는 꿈의 미용사를 찾는 일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얼마 전 기능올림픽에서 또 우리나라가 세계1위를 차지했다는 뉴스가 보도된 것처럼 미용 부문에서도 우리나라 미용사들 솜씨가 세계 최고라던데 대체 왜 난 단번에 마음에 드는 미용사를 찾기가 어려운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쯤에서 그냥 자존심을 접고 몇년 전 꿈의 미용사라고 생각했다가 홀로 마음 상해 결별을 선언한 그곳으로 발길을 돌려볼까도 심히 고민중이다. 여전히 그곳은 그렇게 사람이 붐벼 오래 기다려야하는지... 파마 한번에 4시간씩 견딜 인내심은 아직도 생겨나지 않았는데...
어쨌거나 머리칼 잘라내고 생겨난 장점은 꽤 많다.
방바닥에 뒹구는 구렁이 같은 긴 머리칼은 이제 보지 않아도 된다!
머리 길 때에 비해 샴푸도 1/3밖에 안드는 것 같다. 당연히 헹구기도 쉽고, 금세 마른다!
일할 때 거추장스러운 머리칼 때문에 몇시간에 한번은 고무줄로 다시 묶었는데 이젠 아예 머리통에 머리칼이 안붙어 있는 서늘한 느낌이다. ^^
그래도... 조금 전 물마시러 갔다가 엄마가 틀어놓은 TV에 나오는 나의 이상형 머리를 한 여배우 때문에 다시 마음이 상했다. 현실의 내 머리는 아마도 한달은 더 기르고 풀려야 얼추 비스끄름하게 손질할 수 있을 듯.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