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마지막 봄꽃이라 여겨지는 아카시아 향기 이야기를 매년 빠뜨리지 않고 블로그에 적어 그 시기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확인하겠다는 작심을 작년에 했는데, 올해는 아카시아 향기가 한창일 때 기회를 놓치고 말았고 그러다 결국엔 누렇게 말라 떨어진 꽃잎이 골목마다 흩어져 있는 지금에야 적어둘 생각을 했다.
서울지역의 공식적인 아카시아 개화 시기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그래도 올해 아카시아 향기를 처음 느낀 날은 알 수 있으니 다행이다. 다른 해도 아카시아가 막 피기 시작할 땐 대개 모르다가 동네를 지나며 갑자기 확 끼쳐오는 향긋한 꽃냄새에 아, 아카시아가 피었구나 느꼈으니 올해라고 별다를 건 없다. 다만 안타까운 건 아카시아가 피자마자 계속 비가 내리는 바람에 낮이든 밤이든 창문을 활짝 열면 언제나 집안으로 가득 스며들던 달큰한 향기를 올해는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가 올봄 처음 아카시아가 핀 걸 깨달은 건 5월 9일, 자전거 모임 때문에 월드컵공원과 홍제천을 달리던 날이었는데, 갈 때는 마음이 바빠 향기를 느껴볼 겨를도 없이 열심히 페달을 밟았던 모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로소 아카시아꽃의 존재를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았었다. 해마다 5월 십몇일쯤 피었던 것 같은데 5월 초에 미친듯이 여름 같은 날이 계속되면서 올핸 조금 꽃이 빨리 피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이후로 날씨가 변덕을 부려 서늘해졌다가 다시 더워졌다가 간간이 비가 오다가 다시 더워져 이제 아카시아 꽃은 누런 종이꽃처럼 매달렸거나 바닥에서 먼지처럼 풀풀 굴러다니고 있다. 시커멓게 썩어가는 시체처럼 떨어지는 목련만큼 흉측하진 않다고, 지면서도 예쁜 꽃이 어디 흔하냐고 괜히 혼자 아카시아꽃을 두둔하다가도 봄이 벌써 다 가버렸다는 생각에 영 개운치가 않다.
내일은 또 비가 내린다니 이번 아카시아꽃은 참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시련이 너무 많다.
서울지역의 공식적인 아카시아 개화 시기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그래도 올해 아카시아 향기를 처음 느낀 날은 알 수 있으니 다행이다. 다른 해도 아카시아가 막 피기 시작할 땐 대개 모르다가 동네를 지나며 갑자기 확 끼쳐오는 향긋한 꽃냄새에 아, 아카시아가 피었구나 느꼈으니 올해라고 별다를 건 없다. 다만 안타까운 건 아카시아가 피자마자 계속 비가 내리는 바람에 낮이든 밤이든 창문을 활짝 열면 언제나 집안으로 가득 스며들던 달큰한 향기를 올해는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가 올봄 처음 아카시아가 핀 걸 깨달은 건 5월 9일, 자전거 모임 때문에 월드컵공원과 홍제천을 달리던 날이었는데, 갈 때는 마음이 바빠 향기를 느껴볼 겨를도 없이 열심히 페달을 밟았던 모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로소 아카시아꽃의 존재를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았었다. 해마다 5월 십몇일쯤 피었던 것 같은데 5월 초에 미친듯이 여름 같은 날이 계속되면서 올핸 조금 꽃이 빨리 피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이후로 날씨가 변덕을 부려 서늘해졌다가 다시 더워졌다가 간간이 비가 오다가 다시 더워져 이제 아카시아 꽃은 누런 종이꽃처럼 매달렸거나 바닥에서 먼지처럼 풀풀 굴러다니고 있다. 시커멓게 썩어가는 시체처럼 떨어지는 목련만큼 흉측하진 않다고, 지면서도 예쁜 꽃이 어디 흔하냐고 괜히 혼자 아카시아꽃을 두둔하다가도 봄이 벌써 다 가버렸다는 생각에 영 개운치가 않다.
내일은 또 비가 내린다니 이번 아카시아꽃은 참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시련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