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에 해당되는 글 103건

  1. 2010.12.03 공포 4
  2. 2010.11.23 방송 불만 6
  3. 2010.11.23 개 혐오주의자의 개 관찰 10
  4. 2010.11.17 모녀의 취향 19
  5. 2010.11.10 고민 9
  6. 2010.11.05 말줄임 16
  7. 2010.10.12 노골 광고 거부증 11
  8. 2010.09.17 자꾸 바뀌는 주소 3
  9. 2010.08.03 방심 10
  10. 2010.07.30 재산세 1

공포

하나마나 푸념 2010. 12. 3. 20:45

오늘은 왕비마마의 정기 진료 및 상담이 있는 날. 잘 지내셨냐는 의사의 질문에 왕비마마는 어수선한 나라 상황 때문에 불안한 심경을 토로했다. 연평도 포격 날부터 왕비마마는 평소 복용하는 여러 알의 안정제와 치료제로도 소용없는 심한 불면과 공포에 시달렸다. 전쟁의 기억이란 60년이 지난 뒤에도 생생하게 되살아날 만큼 무서운 정신척 충격을 남긴다는 의미다. 왕비마마는 지금도 두려움에 떠느라 뉴스를 제대로 보지 못해, 연평도와 북한군의 동정과 관련된 소식만 전해지면 손을 벌벌 떠시면서 얼른 채널을 돌리거나 TV를 끈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며 왕비마마를 안심시키던 나의 근거 빈약한 호언장담은 이제 약발이 떨어졌다. 어떤 명분으로든 전쟁은 일어나선 안된다는 믿음과 기초상식이 안보의식 부족이라고 비하되는 상식이하의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 나도 더는 할 말이 없다. 언론에선 연일 북한이 연내에 다시 남한을 공격할 것이라고 떠들어대고, 국군의 어이없는 전력은 공분을 산다. 이래서 어디 본때를 보여주겠느냐고. 역사공부에 젬병이긴 했지만 과거 역사의 모든 전쟁은 심성 비뚤어진 인간들이 탐욕 때문에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이지 한반도엔 남북 할 것 없이 끝없이 비뚤어졌으면서 탐욕으로 가득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 온 국민이 불안과 공포에 떠는 게 당연하다. 새로 국방장관에 임명됐다는 사람은 국회의 질문에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어쩌겠느냐는 질문에 '전투기를 띄워 반격 응수할 것이라고 '단호히' 대답했단다. 내가 알기론 전투기를 띄울 순 있어도 북한을 포격하는 명령은 이 나라 국방장관이 내릴 수 없을 텐데. 전작권 갖고 있는 형님한테 허락받고 나서 그러겠다는 얘긴가. 아니면 자기 맘대로 항명? -_-;

'전쟁이나 다름없는' 포격으로 졸지에 집을 잃고 난민이 된 연평도 주민들이 쉴 곳이라는 데가 찜질방이나 친척집 뿐이라는 사실만 봐도 알만하다. 수재민들에게 대통령궁을 개방했다는 차베스 대통령을 따라하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꼬박꼬박 세금 내며 살아온 국민으로서 나라의 보호를 제대로 받고 있다는 느낌만이라도 들게 해달란 말이다. 왕비마마의 공포는 전쟁을 겪은 세대의 뿌리 깊은 정신적 상처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한의 정신나간 행패를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주변국 형님들 눈치만 보는 이 나라 정부의 무능력 때문이다. 살 맞대고 있는 분단 국가에서 6자 회담 말고는 섣불리 말도 못붙이는 정부에 대체 '대북정책'이라는 게 존재는 할까. 하기야 전쟁이 난들 이 땅의 대통령과 주요 관료들은 청와대의 천하무적 '벙커'에서 무사할 수 있을 테니 지들이야 뭐가 걱정이랴.

전쟁이 나면 우리는 어디로 숨어야 하느냐고 묻는 조카와 왕비마마에게 숨을 곳은 없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그게 정답이니 웃음끝이 길지 못하다. 무슨 일만 생기면 그 책임과 비용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이 나라의 작태는 또 한 번 이어져 방송사마다 연일 연평도 주민 돕기 모금이 진행중이다. 전쟁 날까봐 무서워서 관련 소식도 못보던 왕비마마는 연평도 주민들 돕겠다고 한통화에 2천원이라는 전화를 두번 걸었단다. 그렇게 모금한 돈 얼렁뚱땅 제 주머니에 넣고 삼키는 못된 인간은 또 없으려나. 정권 바뀐 뒤 줄곧 참담한 세월이었지만 참 갈수록 가관이다. 이젠 욕하기도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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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불만

하나마나 푸념 2010. 11. 23. 23:38

온 나라가, 아니 뉴스를 보노라면 전 세계가 동요할 만한 일이 벌어져 전쟁세대이신 왕비마마는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으신지 벌벌 떨며 불안해 하셨다. 집에 쌀과 비상식량(라면)은 얼마나 있는지부터 챙기시는 걸 보면 정말 겁에 질린 게 확실한데, 무덤덤한 딸은 '천인공노할 북한의 군사도발'이 어디 한두번 있는 일이냐며 시큰둥 무시했다. 물론 남한 영토와 민간인 지역을 직접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지만, 북한도 생각이란 게 있을진대 전쟁이 그리 쉽게 날까.

또 다시 귀중한 인명이 희생되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고, 예의주시하고 경계할 일이라는 데는 동감하지만 천안함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호들갑을 떨어대는 언론을 보노라면 또 한번 역겹다. KBS에서는 무려 밤새도록 24시간 뉴스특보를 진행중이다. 거의 모든 정규방송이 중단된 채(그래도 아시안게임 중계는 하더라마는, 공교롭게도 쥐20과 시작 날짜가 겹쳐져서 아시안게임도 예년처럼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지는 못했었다) 계속해서 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져 불타는 장면과 해군함정에서 포를 발사하는 장면들이 반복해서 보여진다. '전쟁이 따로 없다'며 인천으로 대피한 연평도 주민의 흥분된 인터뷰 또한 되풀이된다. 단순한 왕비마마는 그런 뉴스 속보에서 계속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아직까지도 계속 남북이 '교전중'이라 금방이라도 북한군이 밀고 내려올 거라는 상상으로 괴롭다. 어쩌면 다수의 국민들이 불안에 떨며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식한 내 견해로 봐도 북한이 '본격적으로' 다시 군사행동을 하진 않을 것이다. 두번의 포격으로 뜻하는 바를 (또 한번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어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이미 이루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협상 테이블에서 칼자루를 쥐겠다는 북한군의 어이없는 도발은 참으로 짜증스럽지만, 그럴 때마다 난리법석을 떨어대는 언론과 당국의 태도는 그야말로 '야로가 있다'고밖엔 보여지지 않는다. 바닥으로 떨어진 지지율과 민심을 북한의 위협과 연계해 만회해보려는 위정자들의 행태는 대체 왜 변하지 않을까. 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 단지 '휴전중'이라는 남북대치 상황이 끝나지 않는 한 권력자들이 되풀이해 이용해먹기에 더없이 좋은 장치란 말인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도발의 원흉' 북한을 욕해대는 대신 호들갑 떠는 언론과 당국을 더 못마땅해하는 나에게 안보의식이 흐리니 어쩌니 손가락질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지켜본 게 그러한데 어쩌랴. 동해안에서 북한 잠수함이 발견되고, 무장공비가 잡혔을 때마다 온 국민은 공포에 떨었다. 금강산댐이 연일 뉴스에 등장해 서울이 물바다로 변하는 '시뮬레이션'까지 방송되었을 땐 겁에 질려 눈물을 보이며 나 역시 평화의댐 성금을 냈었다. 김일성이 사망하면 반드시 전쟁이 날 거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던 때가 있기도 했다. 김정일의 후계 계승문제에 불만을 품은 북한의 군지도부가 전쟁을 불사할지도 모른다는 일부의 예측은 미안하지만 과거에도 되풀이되던 레퍼토리다. 

겨우 1박2일 동안 대체 무슨 일을 얼마나 했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쥐20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나라의 품격'이 올랐다며 국민들에게 고맙다는 공익광고를 지겹도록 내보내던 관계자들은 지금 또 다시 '불바다' 화면을 되풀이해 틀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설마 전쟁 위험국 순위 1위로 '나라의 품격'을 높이려는 작정은 아니겠지? 이 땅에서 방송이야 늘 권력에 이용되는 도구였지만, 군사정권 때 못지않게 정부 입맛에 맞게 춤을 추어대는 꼬락서니를 보자니 한숨이 다 나온다. 온종일 틀어놓는 TV가 유일한 삶의 낙인 왕비마마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방송의 호들갑이 부디 내일은 좀 진정국면에 접어들기를 바라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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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개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구구절절 자꾸만 포스팅하는 날이 올 줄은 정녕 몰랐으나 이렇게 되고 말았다. 더욱이 내가 아는 한 지상 최고의 애견인이신 메리제인님의 눈물겨운 동거견 이야기를 엿보기도 했고, 이웃이신 키드님께 훈련소에 간 장금이 사연을 전해 듣고 보니 여전히 나에겐 불가사의이자 골칫거리인 개들 때문에 연일 겪는 괴로움을 고해바치지 않을 수가 없다. 하기야 좀 지나고 보니 '인간'을 한 종으로 일반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듯 개들도 도저히 한 가지 종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구석이 많다. 품종에 따른 차이인지, 그저 녀석들의 두뇌나 성격 차이인지 나로선 영영 오리무중이겠으나 암튼 걔네들을 한꺼번에 '개새끼'라고 싸잡아 부르는 게 내가 보기에도 부당하다고 여겨질 정도다. 알면 알수록 모를 개들의 세계.

사례1.
이름: 호야. 품종: 시츄. 숫놈.
친구네 개다. 2007년 8월에 한달된 녀석을 입양해 지금껏 기르고 있으니 3살인가, 4살인가. 암튼 내가 아는 개들 중에 가장 모범견이다. 처음 놀러갔을 때도 전혀 짖지 않았고, 몇번 와서 추근대기는 했으나 우리가 질색하는 걸 알고는 단숨에 물러가더니 이제는 만나도 소 닭보듯 무관심하다. 완전 고맙다.
두 딸을 비롯해 나의 친구가 정성들여 배변훈련을 시켰기 때문인지 실수 따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단다. 어릴 땐 배변판에 쉬야를 하더니 지금은 아침 저녁에 두번 시간 맞춰 밖에 데리고 나갈 때 볼일을 보기 때문에 배변판도 집안에 깔아놓을 필요가 없어졌단다. 저도 데려가는 외출과 두고 가는 외출을 정확히 알아듣고 현관에서 배웅 태세를 취하거나 따라나설 준비를 귀신같이 한다. +_+ 중국 황실에서 키우려고 개발한 품종이라 왕궁에 어울리게 호들갑스럽지 않은 성격을 지니게 됐을 거라는 게 친구의 주장이다. 사실일까? 나는 짖는 걸 본 적이 없어서 목소리도 모를 정도다. 친구가 자기 사진 대신 녀석의 사진을 전화번호부에 저장해달라고 해서 감히 아이폰 앨범에 들어있다. 사진을 찍으려고 들면 이렇듯 가만히 앉아서 도도하게 포즈를 취해준다.

사례 2.
이름: 파랑이. 품종: 말티즈. 숫놈.
영광스럽게도 내 블로그에 여러번 등장한 바 있는 조카네 개다.
누군가 키우다가 올 봄에 양도한 녀석이라 정확한 나이 잘 모르겠다. 두살이라던가. 간혹 보면 저래서 개 팔자 상팔자로구나 싶을 정도로 푹신한 제 전용 침대에 누워 널브러져 자고 있을 때도 있으나 주로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며 쉴새없이 꼬리를 흔들어 아양을 떨다가 큰조카 방 문 앞이나 책상 밑을 지킨다. 특히 과일을 미친듯이 좋아해서, 우리가 과일을 먹을 때면 가엾어 보이려고 목을 쭉~ 빼고 옆을 맴돌다 기필코 얻어먹는다.  
집에 누가 오든 무조건 짖는다. 근데 그게 겁을 줘서 쫓아버리려는 게 아니라 자기 안아달라고 반갑다고 짖는 거다. 애정결핍이냐 뭐냐! 낯선 사람들의 경우 주인이 짖지 말라고 하면 금세 조용해지지만, 나나 왕비마마처럼 제 편이라고 생각하는(아 대체 왜??) 사람들이 집에 오면 쓰다듬어주거나 한참동안 안아주며 아는 척 할때까지 주인한테 혼이 나면서도 계속 짖는다. 친척들이 우글우글 모여드는 명절 같은 날에도 날뛰며 돌아다니더니 추석날엔 급기야 주인장 안방 침대에 떡하니 똥을 싸놓은 웃기는 놈이다. 주인이 있을 때면 낑낑거려서 배변판이 있는 베란다 문 열어달라고 신호를 보내고, 배변판에 볼일을 본 뒤엔 잘난척 짖어대며 간식 먹으려고 미친듯이 달려온다. 그럴땐 아주 멀쩡한데, 가끔가다 혼자 집에 있을 때 방방마다 한번씩은 모든 침대에 볼일을 벌여놓았고 소파와 쿠션에도 여러번 사고를 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었다. 그래서 옛날 난로 주변에 치는 철망 같은 '우리'에 갇혀 지내기도 했는데 요샌 힘과 요령이 생겨서 거기 가둬놔도 머리로 들어올리고 나온단다. 최근엔 외출할 때 베란다에 가둬놔도 혼자 문을 밀고 나와 온 집안을 돌아다닐 만큼 영약하다고...
아무래도 파랑이는 정민이랑 지환이처럼 자기도 내 조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우리 조카들이 좀 엉기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TV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도 내 다리를 베거나 팔짱을 끼거나 옆에 꼭 붙어서 다리라도 올려놓는 편인데, 그러고 있으면 이 녀석도 어느 틈엔가 파고들어 내 발목에라도 턱을 올리고 동참하거나 흉측하게 발라당 드러누워 그윽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어쩌라고!) 헤어질 때도 마찬가지다. 조카들만 한번씩 안아주고 돌아서면 아주 난리가 난다. 내 무릎까지 뛰어올라 자기한테도 작별인사를 하라고 종용하는 고약한 놈이다. 말티즈가 원래 좀 애정을 갈구하는 성격이라고는 해도, 개라면 뜨악하게 여기는 나나 왕비마마에게까지 매번 달려들어 엉기는 녀석을 보면 정말 모르겠다.

사례 3.
사진은 없다. 이름: 이쁜이. 품종: 말티즈. 암놈.
이모네 개인데 벌써 새끼를 세번이나 낳았다던가, 6살이라고 들은 듯. 몸집은 작은 놈이 엄청 짖어대고 사납다. 이모네는 아들만 둘이라서 딸 하나 키우는 셈 친다고 이모가 얘기하시는데, 정말로 자기가 막내딸이라고 여기는 듯 공주병 증세가 엿보인다. 소파 맨 끝이 자기 자리라서 다른 사람이 앉으면 엄청 짖어대는데, 이모랑 이모부가 말리면 말은 듣지만 냉큼 이모나 이모부의 무릎에 올라 앉아야 제자리를 양보한다. 얘 혼자 오래 놔두는 걸 두 양반 다 못 견뎌해서 서로 먼저 집에 들어가라고 다투실 정도다. 영리해서 배변실수 얘긴 들어본 적이 없고, 언젠가 이모가 계단 센서등이 고장나 넘어지는 바람에 다치셨을 때 엄청 울어대며 옆을 지켰다고 효녀 소리를 듣는다. 작년에 사촌동생이 딸을 낳는 바람에 손녀가 생긴 이모랑 이모부가 얘 때문에 아기를 많이 못안아주실 정도라고 들었다. 그나마 사촌동생이 지방에 살기 때문에 늘 같이 사는 건 아니라 스트레스가 심하진 않은 모양이다.

사례 4.
이름: 곰돌이. 품종: 똥개 (진돗개 잡종으로 의심됨)
온동네의 골칫덩이 아래층 똥개이므로 당연히 사진은 없다. 찍어줄 마음도 절대 없고! 
올해 이천에서 태어나 서울로 올라왔으므로 겨우 한살인데 이미 덩치는 거짓말 좀 보태서 나만해졌다. ㅠ.ㅠ 충성심이 뛰어난 건지 멍청한 건지 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 딸, 세 사람 이외엔 무조건 미친듯이 짖어댄다. 같은 집에 사는 나와 왕비마마, 또 옆쪽 아래층 가족들에겐 짖지 말라고 개주인들이 누누히 혼내고 야단치고 가르쳐도 소용이 없다. 혹시나 해서 내가 그간 온갖 뼈다귀(일부러 살도 많이 붙여서 가져다 주었었다!)와 비계덩어리로 아부를 떨어 보았으나 개주인이 별 효험 없을 거라고 경고하더니 정말로 그랬다. 동네 사람들의 반발로 잠시 다시 고향 이천으로 내려가 있던 달포 정도엔 원래 개주인인 할머니(아래층 아저씨의 어머니시란다)한테도 그렇게 짖어댔고, 제 아비도 몰라보고 짖어대다가 귀를 물리기도 했단다. 밥주는 사람한테는 개도 안짖는다는 옛말 다 거짓인가보다. 그 한달 동안 원래 주인인 할머니도 이놈의 개가 하도 짖어대는 바람에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 못해 사료를 줄 때마다 밥그릇을 막대기로 디밀어야 했다고... 나 역시 뼈다귀로 놈의 환심을 사려 할 땐 자칫 물릴 것 같아서 매번 주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골목에 사람만 지나가도 컹컹 짖어대는 놈의 목소리는 정말이지 괴로운 지경이다. 대부분은 저도 무서워서 짖는지 개집으로 쏙 들어가며 짖어대지만, 나는 만만하게 보이는 모양으로 마구 달려들어 쇠사슬을 끊기라도 할 듯한 기세로 짖기 때문에 무서워죽겠다. 한번은 개줄이 끊어졌는지 집앞에서 얼쩡대다 내가 차고에 차를 대자마자 그악스럽게 짖어댔다. 차문을 열고 내리려다 식겁한 나는 집주인을 불러 개 좀 잡아달라고 한 뒤에 겨우 차에서 내려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 뒤로 쇠사슬로 개끈을 바꾼 것 같기는 하지만, 나는 마당을 드나들 때마다 여전히 언젠가 저놈의 '개새끼'한테 물려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린다. ㅠ.ㅠ 아주 가끔 대낮에 집을 나서는 경우엔 나와 왕비마마를 멀끔히 쳐다보기만 하고 안짖을 때도 있으나, 밖에서 들어올 땐 낮이든 밤이든 어김없이 잡아먹을 듯 짖어댄다. 어휴... 그럴 때마다 개주인이 나와서 조용히시키기는 하지만, 그 집이 비었을 때는 후다닥 도망쳐 들어오는 수밖에 없어서 정말 짜증나고 두렵다. 주인을 철썩같이 알아보는 놈이라면 주인 말도 잘 듣고 훈련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만날 보는 사람들한테는 짖지 말라는 꾸지람을 수백번도 더 들었을텐데도 못 알아먹는 멍청한 똥개!

아래층 똥개한테 물려죽기 전에 어서 이 동네를 떠야한다는 결심을 새록새록 다지고는 있지만 또 귀찮은 현실 앞에선 기가 죽는다. 이사는 스트레스 지수가 배우자의 죽음과 맞먹는다던데... 겨울도 다가오고.. 내년 봄에나... 뭐 이러고 앉아서 개소리나 해대고 있다는 얘기다. 으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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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의 취향

투덜일기 2010. 11. 17. 16:23

넉달만에 동창모임 오찬에 나가셨던 왕비마마가 4시를 넘기고도 귀가하지 않았다. 걱정이 돼서 전화를 걸었더니 친구분들과 쇼핑을 다니다 이제 귀가 중이라는 대답. 그간 다리 허리도 아프고 심리적으로도 불안하여 홀로 외출은 꿈도 못꾸던 양반이 최근 매일 꾸준한 산책과 운동으로 이룬 쾌거이니 나로선 박수라도 칠 일이었다. 그리고 일흔살 노여사님들 다섯 분이 대체 어디로 쇼핑을 다니셨는지(강남 모처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고), 쇼핑 품목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요가하러 다녀와 보니 그새 귀가하신 왕비마마는 희색이 만면한 얼굴로 기다렸다는 듯이 새로 장만한 겨울외투를 보여주었다. 헌데 소재만 좀 달랐지 기존에 있던 외투와 색깔(진한 갈색)이며 길이와 스타일이 거의 똑같았다. 어차피 사온 물건이니 그냥 잘 샀다고, 예쁘다고 칭찬해드리면 좀 좋으련만 까칠한 딸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갈 리가 없다. -_-; 이왕 사는 거 왜 똑같이 생긴 걸 샀느냐고 타박부터 튀어나왔다.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라는 왕비마마의 대답을 들으니, 타박부터 앞세운 것이 민망해져 얼른 잘 사셨다고 칭찬을 해주었는데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

문고리에 걸어두었던 또 하나의 패딩외투를 꺼내며 '하도 싸서 니 꺼도 사왔으니 입어보라'는 말씀. 헉... 내 눈엔 이보다 더 흉측할 순 없을 듯한 '빤딱이' 남색 원단에다 '프린세스' 라인(패딩에 웬!!)이고, 심지어  목엔 회색과 청색으로 '여우털'이 부숭부숭 징그럽게 달려 있다. (물론 왕비마마는 그 '여우털'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야말로 할머니들이 가뿐하게 동네 마실 다니실 때 입으면 딱 좋을만한 물건을 비록 나이는 40대지만 곧죽어도 '영플라자'에서만 옷을 사입는 딸에게 사다주시다니.. ㅠ.ㅠ 

사실 우리 모녀는 취향이 너무도 달라서 자기 마음대로 골라 서로에게 선물한 옷은 원래 성공하기가 힘들다. 왕비마마가 거동이 그나마 자유로웠던 5년전까지는 내가 그렇게 타박을 하고 퇴짜를 놓아도, 백화점 갔다가 괜히 집어들고 오시는 옷이 종종 있어서 너무도 괴로웠다. 내가 즐겨입는 옷들이 다 너무도 후줄근하고 추레하고 칙칙하다고 여겨 못마땅해 하는 왕비마마가 골라오는 옷이야 너무도 뻔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나마 내가 충동적으로 사오는 왕비마마의 옷은 성공률이 5할대는 되는 편이었지만 그래도 두번에 한번은 색깔이며 디자인 때문에 바꿔야 하거나 아예 반품하는 경우도 있었기에, 그간 모녀는 옷을 사다주고도 괜히 욕을 먹어 각자 삐치는 역사의 반복을 교훈 삼아 다시는 자기 마음대로 옷을 사다 내밀지 않기로, 그러니까 옷을 사주려거든 같이 가서 입어보고 고르기로 암묵적인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새삼 도대체 왜??!! 

옷이 너무 '미워서' 절대로 입을 수 없다는 나의 입장과 동네 마트 갈 때라도 막 입으면 되지 않느냐는 왕비마마의 옥신각신은 서로의 취향에 대한 비난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친구분이 사입고 온 옷이 좋아 보여 다들 따라가 한두벌씩 샀다는 그 옷의 판매처가 정확히 어딘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가격으로 보아 '반품불가'가 확실하다) 반품이나 교환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마당에 모녀가 실랑이를 부려봤자 소용 없는 일이다. 결국 입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는 최후통첩과 함께 (나 또한 자꾸 강요하면 차라리 헌옷 기부함에 넣어버리겠다고 협박했음 -_-;) 왕비마마는 아침에 다시 입어보라며 문제의 패딩을 내 방에 걸어놓고 물러나셨다. 하지만 오늘 다시 쳐다봐도 내 눈엔 역시나 몸서리 처지게 싫고;; ㅠ.ㅠ 

재킷도 외투도 다들 '넣고 꿰맨 것 같이' 몸에 딱 맞는 스타일이 유행일 때에도 나는 넉넉하고 큼지막한 옷이 좋았다. 그래서 과거엔 가끔 남동생들 옷을 빌려 입거나 아예 내 옷을 크게 사서 어린 동생들과 나누어 입는 것도 좋았다. 할머니의 유품 가운데서 내가 골라 가진 큼지막한 순모 니트 외투는 그야말로 할머니 같다고 왕비마마가 질색팔색을 하든 말든 여전히 십수년째 나의 애용품이다. 아버지의 유품중에서도 수많은 옷가지는 거의 다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지만 그 전에 동생들도 올케들도 최대한 자기 몸에 맞는 걸 골라 간직했고, 나 역시 왕비마마가 내겐 어울리지 않는 '잠바떼기'라고 못마땅해 하시는 아버지 옷 두 어벌을 챙겨 입고 다녔다. 적어도 옷차림에 관한 한 나는 별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편이다. '내' 눈에 예뻐 보이고 좋으면 그만이고, 남들이 뭐라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10년, 20년 된 낡은 옷을 버리지 못하는 건 나름의 역사와 추억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정말로' 마음에 들기 때문이라, 유행에 크게 뒤떨어졌든 아니든 그런 옷을 입고 나서면 슬며시 기분이 좋아진다.

반면에 왕비마마는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이느냐가 최우선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도 가을이면 겨울옷 입는 걸 꺼린다. 남들이 겨울옷을 꺼내 입은 걸 보아야만 그제야 안심하고 입는 식이다. 외투를 입으면 반드시 단추나 지퍼를 채워야 집을 나선다. 앞섶을 풀어헤친 모양새는 불량스럽고 단정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본인에겐 너무도 어색하단다. 땀을 삐질삐질 흘릴망정 집밖에선 재킷이나 외투의 단추를 잘 풀지 않는다. +_+ 겨울이면 놀라울 정도의 겹쳐입기 신공을 벌이느라 여러 옷을 풀어헤치고 목도리까지 치렁치렁 늘어뜨리고 다니는 딸의 차림새가 왕비마마에겐 얼마나 '거지 같이' 보일지 알만하다.

원래도 체구 차이가 크게 나서 옷을 같이 입는 모녀들처럼 (정민공주는 이미 제 엄마와 고모 옷을 수시로 빼앗아 입고 있지만;;) 옷을 나눠입고 살아본 역사가 없긴 하지만, 체구가 같았더라도 아마 왕비마마와 나는 극과 극인 취향 때문에라도 절대 옷을 공유하지 못했을 것이다. 수십년간 지켜보고 같이 살며 서로 못마땅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양반이 왜 새삼 이런 일을 벌이셨는지 원. 그나저나 저 흉측한 물건을 어떻게 하나 그게 큰일이다. 으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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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투덜일기 2010. 11. 10. 15:08

금요일 저녁에 출판사에 갈 일이 있다. 출판사에 전화할 일이 있을 때 한 이틀 전부터 고민고민 하다가 벼르고 별러 어렵사리 전화를 거는 편이라면, 출판사에 갈 일은 일주일 이전부터 고민스럽다. 예전에 스스로 조직형 인간이라고 여기며 살던 직장인 시절엔 거래처에 독촉전화를 하고 업무사항을 전달하고 외부인을 만나 상담하고 거래처를 방문하는 게 별 스스럼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 돌이켜보면 몸서리 쳐지는 꿈만 같다. 담당자와 아무리 친분이 쌓였더라도 이젠 낯선 회의실에 앉아 그 뻘쭘한 시간을 어떻게 매끄럽게 보내야할지 통 자신이 없다.

평소의 나 같으면 금요일 외출 건을 거절했어야 옳다. 근데 뭣에 씌였는지 상당히 복잡한 출판 행사가 벌어지는 그날 가깝지도 않은 출판사엘 왜 가겠다고 승락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지난 여름 어지간히도 속을 썩인 담당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막상 가자고 생각하니 영 마뜩찮다. 더욱이 빌어먹을 쥐20 때문에 어느 길이 어떻게 통제될지 알 수 없다는 요번 금요일에 강남까지 가야한다니.

지난주까지만 해도 쥐20에 반대하는 심보를 보란듯이 알리기 위해서라도 '자율적 2부제' 따위 무시하고 차를 가져갈 작정이었다(벌써부터 우리집 담벼락과 현관에 '11, 12일 양일간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세요'라는 홍보물이 붙어 있어 더욱 배알이 틀렸다). 한강 다리만 건너면 바로 있는 곳이라 차로 가면 30-40분이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면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계단을 수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시간과 걷는 시간까지 합해 1시간도 넘게 잡아야 한다. 출퇴근 길에 막히는 시간까지 감안하더라도 시민 편의를 우습게 아는 놈들의 행태에 어떻게든 딴죽을 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명박산성에 버금가는 펜스를 쳐가며 벌써부터 길을 막는 건 물론이고, '높으신 분들'의 이동 경로에 따라 강남길은 수시로 어디나 통제될 거란 뉴스를 보며 다시 원초적인 고민에 빠졌다. 괜히 차안에서 3시간쯤 갇혀 있으면 어쩌나. 감기 걸렸다고 핑계대고 가지 말까... -_-; 헌데 그럼 전화를 걸어야 하잖아! 전화도 없이 그냥 안나타나도 나 하나쯤 안 온 거 모르지 않을까. 양치기중년의 삶에 대한 반성으로라도 그냥 전철 갈아타고 걸어 걸어서라도 가야하는 걸까...

울화는 결국 다시 이름도 공교로운 쥐20으로 향한다. 왜 하필! 그딴 걸 하느라 세상 시끄럽고 사람 불편하게 만드는 거냐고! (번거로운 외출을 승락한 내 잘못은 역시나 뒷전이다. -_-; 이렇게 잠깐 외출도 고민스러운데 차폐막을 뚫고 계속 강남으로 출퇴근 해야하는 사람들은 오죽 불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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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줄임

투덜일기 2010. 11. 5. 13:46

예전에 가수 박진영을 퍽 좋아했다. 나 또한 한때 춤추러 다니는 걸 좋아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춤 잘추는 사람에 대한 동경 같은 게 있기도 했고, 최근의 노래들 말고 초창기의 노래들은 정말 한 곡도 버릴 게 없다며 달달 욀 정도로 많이 들었다. 그런데 가수 박진영 말고 그가 인터뷰 같은 데 나와서 말하는 건 약간 재수없는 말투라고 생각하다가 공통점을 발견하고 반색했던 적이 있다. 쓸데없이 말 줄여서 말하는 사람(물론 박진영은 '여자'라고 했지만)이 별로라면서, 호감 가던 사람이 물냉면, 비빔냉면을 '물냉, 비냉' 따위로 줄여부르면 정이 확~ 떨어진다고 말했다. 나도 그랬다! 대학 신입생 때 과에서 모임이 있으면 꼭 중국집엘 데려가 무작정 짬뽕국물에 소주를 시켜 먹이다가, 제일 저렴한 짜장면과 우동 중에서 끼니를 정하라고 강권했다. 그때 내가 몹시도 싫어하던 선배는 엄청 나대면서 우리에게 각자 먹을 메뉴를 '앞 글자'만 얘기하게 시키고는 자기가 굳이 메모지에 正자를 그리며 수를 파악했다. 아이들이 '우-짜-우-짜-우-짜-짜'라고 말하는 게 재밌다나. -_-; 으으으..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쳐지게 싫다! 물론 때에 따라 나도 편하게 물냉, 비냉으로 줄여서 쓰기는 하지만, 스스럼없는 사이가 아니라 조금은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서 경박한 줄임말을 들으면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급감한다.

말 줄여쓰기 열풍이 분 건 아무래도 삐삐를 시작으로 해서 휴대폰 문자메시지의 글자수 제한에다, pc통신을 거쳐 인터넷 문화의 확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디카, 폰카, 떡삼(떡+삼겹살), 김떡순(김밥+떡볶이+순대), 뭥미 따위의 줄임말을 아무 거부감 없이 쓰고 있고, 학습을 거쳐 엄친아, 엄친딸, 언플(언론플레이), 일코(일반인 코스프레) 해제, 인강(인터넷 강의) 같은 말들을 알아가고 있다. 하지만 굳이 안 줄여도 될 말들을 언론에서까지 덩달아 열심히 줄여서 쓰기를 권장하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고 몹시 마음에 안든다. 물론 예전에도 일간지 헤드라인에는 집약적인 느낌의 줄임말이 쓰였고, 그것이 잘못이라 여기지 않는다. 언론과 뉴스에 수시로 오르내리는 국감, 건보료, 생보자, 금감원 정도는 이제 줄임말도 아니라고 여겨질 정도다.

헌데 오늘 뉴스를 보다가 뭥미, 하는 낱말을 듣고 뉴스 내용에 집중해보았지만 끝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_-; 우리나라 방송의 뉴스는 중3 수준의 어휘와 지력에 맞춘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내가 중3수준의 상식과 지력에도 못미친다는 의미? 내가 못 알아먹은 말은 코스피의 폭등과 세계증시 관련 뉴스를 언급하며 그 원인을 설명하는 부분에 나온 '연준'이라는 말이었다. 한번쯤은 그게 뭔지 긴 말로 풀이해줄 만도 하건만, 앵커와 기자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정도로 오래 다루면서도 끝내 '연준'이 어쩌고 저쩌고, '연준'의 이번 발표가 주절주절, 그랬다. 요즘처럼 검색이 일상화된 시대에는 못알아 먹는 사람이 알아서 찾아보라는 식인가보다 싶어, 검색해보니, '연방준비제도'인 모양이다.

예전엔 <금감원 @@ 개입 결정> 같은 헤드라인이 떠도 기사 중엔 금융감독원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친절히 정식 명칭으로 풀어주었던 것 같은데, 요샌 그나마도 안해주는 게 미덕이고 추세인가? 가뜩이나 복잡한 세상에 복잡한 일이 많아 뉴스는 내가 봐도 못 알아먹는 이야기가 수두룩하지만, "저게 뭔 얘기라니?"라고 물으며 난감해 하시는 왕비마마의 속상함을 지켜보자면 버럭 화가 난다. 말만 덜 줄여도 이해의 폭이 커질 수 있을텐데 싶어서 말이다.

하기여 요즘엔 드라마 제목, 방송제목도 죄다 줄여서 '성스', '인아', '무도' '음캠', '남격'이라고 부르는 게 일반화된 듯하고, 심지어는 존경하는 뮤지션이라면서 마이클 잭슨을 '마잭'이라고 줄여 부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니 내가 아무리 투덜거려도 이미 추세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다. 그저 내가 무식한 거라고 자책하며 이런 공간에다가나 경박한 줄임말 싫다고 푸념하는 수밖에 없겠지. 연방준비제도도 모르는데 '연준'을 어떻게 알란 말이야!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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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슈퍼스타k2의 열렬 시청자지만 보면서도 욕을 안할 수 없는 건 노골적인 협찬광고 때문이다. 조마조마 두근두근한 순간에 꼭 화면에서 시야를 가리는 그놈의 제로칼로리 콜라는 하도 싫어서 앞으로 절대 안 사먹을란다고 마음 먹게 됐을 정도고, 비디오 클립에 수시로 등장하는 온갖 협찬업체의 노골적인 간판과 로고들도 눈쌀이 찌푸려진다.

하기야 편당 억대 고료를 받으며 막강의 권력을 휘두르는 드라마작가인 김수현 씨조차도 간접광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걸 보면 상업성과 TV 간의 긴밀한 공모관계는 확실히 내 상상 이상이다. 배경이 제주도라 수시로 제주도 관광홍보 같은 장면들이 나오는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쓸데없이 갑자기 등장인물이 쌀국수 끓여내라고 억지 부리는 장면엔 정말 어이가 없다. 특히나 그 쌀국수 끓이기도 오래 끓여야해서 불편하기 짝이 없고 가장 결정적으로 정말 맛 없던데!!! 그나마 요샌 쌀국수 타령이 좀 덜 나오는 것도 같던데 암튼 그럴 때마다 난 짜증스러워서 잠시 확 채널을 돌린다. -_-;

몹시 유명한 파워블로거를 일부러 쫓아다니며 글을 읽는 편은 아니라도 잊고 있다 가끔 생각나 찾아가 몰아서 볼 때도 있는데, 맛집이나 여행 관련 블로거인 경우엔 간혹 음식점 주인한테 공짜 대접이라도 받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칭찬일색인 의심쩍은 포스팅도 눈에 더러 띈다. 어차피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니  마냥 신뢰하지도 않고 그저 참고만 하게 되는 수준이지만, 같은 파워블로거라도 믿음직한 의견이 있는가 하면 어쩐지 뒤가 구린 포스팅은 딱 봐도 알 것 같다. 그리고 노골적이든 은근하든 협찬 업체로부터 선전효과를 전제로 크든 작든 이득을 본 것 '같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광고의 기미가 보이면 단숨에 정이 똑 떨어진다. 

컴퓨터에 윈도를 새로 깔면서 즐겨찾기 백업을 해두지 않아 몽땅 처음부터 기억을 더듬어 하나하나 찾아가는 중인데, 그저 뉴욕 감상하는 재미로 뻔질나게 드나들다가 고양이 사진이 무서워서 또 뜸했다가 했던 블로그가 생각나 한 2주 전부터 다시 들러보던 차에 오늘 읽은 포스팅에 확 배알 뒤틀림이 아주 거세져 즐겨찾기에서 그 사이트를 삭제해버렸다. 전에도 느꼈지만 고양이 애호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보니 관련 업체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건 어쩔 수 없으리란 건 이해가 된다. 업체들로서야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파워블로거에게 자기네 제품을 홍보하면 큰 광고비 들이지 않아도 되니 금상첨화란 것도 알겠다. 고양이 애호가들도 열심히 구경다니면서 좋은 제품을 접할 수 있느니 유용할 게다. 하지만 나처럼 고양이도 싫고 별 관심 없는 사람들에겐 그냥 그런 자랑 포스팅은 노골적인 '광고'일 뿐이며, 유명세를 이용해 누리는 이득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비양심으로밖엔 보이질 않는다.

치킨집 트위터 홍보로 입방아에 오른 이외수의 경우처럼, 탁 터놓고 처음부터 한달에 몇번 노골적인 치킨집 언급으로 광고를 하면 천만원을 받기로 했으며, 그 돈은 고스란히 장학금으로 기부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와는 느낌이 또 다르다. 내가 자주 안 가봐 몰라서 그렇지 내 눈에 거슬린 파워블로거 역시 그렇게 얻은 혜택을 어딘가 나눠주거나 기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옹호자들에겐 이 글이 근거 없이 '악의적으로' 깎아내리려는 시도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음식점이나 특정 업소에 대해서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포스팅하면, 포털사이트를 통해 인권침해, 명예훼손 운운하며 글을 삭제하라는 압력이 들어오는 반면에 직간접 홍보에 대해서는 그냥 보는 사람들이 알아서 걸러 이해하라는 식이니, 한 사람의 방문객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는 그저 소극적으로 구경 안다니는 것밖엔 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뭐든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주렁주렁 블로그에 광고 배너를 단 것조차 눈에 거슬린다고 여기는 사람이라, 일반인인 척 하면서 블로그에 올린 글과 사진으로 은근슬쩍 직간접 광고를 하는 행위는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다. 차라리 업자가 직접 광고용 블로그를 운영하는 거라면 모를까.. (그러고 보니 그런 사이트에서 자기가 만든 다이어리나 문구용품 판매 광고할 땐 아무런 거부감도 없었다!) 트루먼 쇼도 아니고 말이지.. -_-; 어차피 블로그라는 데가 자기자랑 차원을 벗어날 수 없는 공간이지만, 똑같은 자기 자랑이라도 제 돈과 노력을 기울여 한 행위를 자랑하는 것과 '누가 디밀어 줘서 공짜로' 받은 것들을 자랑하는 건 엄연히 다르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도 뇌물 아니냐고! 어쩌면 괜한 질투심에 씩씩대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한참 뒤에 내리게 될 포스팅일 수도 있겠으나, 현재 내 기분은 이랬다. 열 그만 내고 점심이나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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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걱정하는 울 왕비마마가 거의 고정으로 틀어놓는 TV 채널에는 저녁 무렵 일반인들이 나와서 억울한 사연 같은 걸 호소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행정적으로 피해를 보았다거나, 민사상 손해를 보았는데 증거가 확실해도 법제도가 부실하거나 지자체의 외면으로 구제받지 못해 애를 태우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등장해 변화를 촉구한다. 그 프로그램에 심심찮게 나오는 사연이 뭐가 있는고 하니, 자기 땅, 자기 집인 줄 알고 수십년간 살았는데 국유지였다고 판명이 됐다면서 수십년간 밀린 점유권에 대한 범칙금이 엄청나게 나와 억울해 하는 사람들 이야기다. 심지어 자기 집인 줄 알고 평생 살다가 국유지 개발로 졸지에 집을 잃게 된 사람들도 나온다.

그런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왕비마마는 특유의 염려증에 더하여 피해망상에 사로잡히기 일쑤다. 당신 명의로 된 지금 사는 집이 아마 자기 집으로 되어있지 않을 거라는 말도 안되는 상상이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곧장 배우자 상속으로 명의변경을 한 '집문서'까지 있는데도 좀처럼 의심은 가시지 않는다. -_-; 이 세상엔 말도 안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워낙 비일비재하기도 하지만, 왕비마마의 근원적인 불안감의 요인에는 자꾸만 짜증스럽게 바뀌는 이 동네 주소도 크게 한몫을 한다.

행정구역의 변화야 과거에도 조금씩 있어왔고 작은 규모의 동네가 하나로 통합되기도 한다는 건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 이 동네도 과거엔 **1동부터 **4동까지 나뉘어 있다가 10여년 전쯤에 개편되면서 3동까지만 있었는데, 그마저도 얼마전 또 바뀌어 **3동이던 우리 동네가 다시 **2동이 되었다. 사실 이건 뭐 큰 걱정거리도 되지 않는다. 어차피 주민등록증엔 1, 2, 3동 구분 없이 번지수만 적혀있지 않은가. 1, 2, 3동 구분은 그냥 동사무소 관할구역을 나누고 우편물 배달 편의를 위한 방편이었던 것도 같다.
 
그런데 못마땅했던 건 몇년 전 뜬금없이 얼굴 간지러운 이름으로 골목마다 새로운 주소를 만들어 홍보를 하더니 구청에서 알아서 제 마음대로 초록색 주소표지판을 만들어 집집마다 붙였던 사실이다. 서울시와 구청에서 날아오는 각종 고지서엔 옛날부터 써온 현재 주소와 함께 '개나리길 00-0'라는 새주소가 늘 괄호 안에 적혀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운전을 하고 돌아다녀 보면 그렇게 새주소와 거리, 골목 이름이 큰길 표지판 밑에도 죄다 붙어 있었다. 헌데 얼마전부터 지자체에서 보내오는 고지서엔 또 다른 주소가 등장했다. 심지어 우리 동네 이름도 아니고, 옆동네 이름을 넣은 도로명으로 '**로 OO길 OO-O'이라고 되어 있었다. 왕비마마의 불안은 다시 고조되었다. 이러다 집을 빼앗기는 게(누구한테???) 아니냐는 걱정이었다. 나는 서울시에서 하는 짓인지 구청에서 하는 짓인지 몰라도 지난번 '개나리길' 사태 때처럼 이번에도 또 누군가 삽질하다 관두게 될 거라고 장담하면서도,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니 왜 자꾸 주소를 바꾸는 건데???

그러다 며칠 전엔 아래층 똥개가 대낮에 거의 30분 넘게 쉬지않고 짖어대는 일이 발생했다. 수상한 사람이 있는지 위층에서 내려다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전주에 올라가 케이블을 설치하는 사람도 없는 듯했다. 하지만 아래층 개는 하도 짖어대서 거의 쉰 목소리가 나올 지경이었다. 빌어먹을 똥개가 드디어 미쳤나보다고 생각하다가 너무 시끄러워 하는 수 없이 내려가 원인을 살펴보았더니, 이상한 사람이 있기는 했다. 골목을 이리저리 오가며 망치질을 하다가 또 사진을 찍다가 이리저리 살피는 아저씨 한분이었다. 차마 묻지는 못하고 계단 위에서 가만히 지켜보노라니, 이어 우리집에도 망치질을 한 뒤 사진을 찍었다. 얼마전까지도 분명히 집앞에 붙어있던 '개나리길 00-0'이라고 적힌 초록색 표지판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그 대신 ' **로 OO길 OO-O'이라고 들어간 새 주소 명판이 남색으로 떡하니 걸려 있었다.

짜증이 버럭 밀려왔다. 지난번 개나리길 주소도 그렇고, 이번 새 주소도 그렇고 당국은 왜 자꾸 쓸데없이 세금 처들여가며 주소를 바꾸고 주소명판을 갈아붙이는 것일까? 과거 주소 체제가 외국과 달리 주소만 달랑 하나 들고는 집 찾기 힘들게 되어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잘 아는 사실이지만, 그런다고 당국에서 무조건 바꿔라 명령하면 그냥 쉽사리 바꿔지는 게 주소인가?? 정말 궁금하다. 또 다시 은근슬쩍 바뀌어 버린 행정상의 주소는 누구의 머리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며, 또 언제 슬그머니 다른 걸로 바뀌게 될지. 4년마다 휙휙 바뀌는 지자체장의 정책으로 과연 수십년간 장기적인 행정개편 같은 게 이루어질 수 있기는 한건지. 어쩌면 뭔가 '야로'가 있어서 멀쩡히 살던 집을 빼앗기게 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는 울 왕비마마의 염려가 뜬금없는 망상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요즘 저들이 해대는 한심한 짓거리를 보면 말이다. 대체 누구를 위한 변화이고 혁신인지, 아님 그냥 또 한번의 '돈지랄'인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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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

투덜일기 2010. 8. 3. 00:47

벌레를 못 견뎌하는 편이라 날아다니는 모기가 한 마리라도 눈에 띄면 반드시 퇴치를 해야 안심하고 하던 일을 할 수가 있는 성격인데, 놀랍게도 올 여름엔 계속 모기가 별로 눈에 띄질 않았었다. 두어 주 전에 조카들 놀러왔을 때 비가 내리면 모기가 없을 줄 알고(어딘가 숨어 있다가 오히려 문이 열린 틈을 타 재빨리 실내로 숨어든단다!) 현관문을 좀 오래 열어두는 바람에 엉뚱한 객들이 모기에 뜯기는 사태가 발생하긴 했지만, 나는 지긋지긋한 모기 물림에서 퍽 자유로웠고 당연히 방심을 하고 말았다.
초여름에 모기 매트를 꺼내놓긴 했으되 켜고 잔 날이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그러다가 그만 7월 마지막 날을 보내며 보란듯이 여덟군데를 한꺼번에 물리고야 말았다. 긁적긁적 잠에서 깨어나 집중적으로 두 다리에 발긋발긋 흔적을 남긴 모기의 흡혈 자국을 보며 느꼈던 자괴감은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밤새 일하면서 모기 날아다니는 꼴을 전혀 못봤는데 대체 아침까지 어디 숨어 있다가 단체로 날아와 흡혈 잔치를 벌였단 말인가! 모기가 야행성이란 건 어디까지나 옛날 얘기고, 우리 집에 숨어든 모기들은 주인이 밤새 안 자고 있다는 걸 이미 간파해 오전중에 활동을 개시하는 모양이다.
모기에 물리더라도 사람마다 수월하게 넘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심하게 부풀어오르는 사람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나는 후자쪽이다. 전혀 긁지 않고 모기약만 발랐는데도 하필 장단지와 발목을 공략당하는 바람에 걸을 때마다 긁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생겨났는지 자국은 점점 크게 분홍색으로 부풀더니 현재는 아예 실핏줄이 터진 것처럼 빨간색으로 돌변하고  말았다. 악! 이렇게 되는 경우 십중팔구 모기 물린 자국은 가을을 넘기고도 거무스름한 흔적을 남기기 십상이다. 얼마나 독한 모기한테 물렸기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수시로 모기약을 뿌려대고 문득문득 혹시 날아다니는 모기는 없는지 살피고는 있지만 남은 여름 내내 다시 지긋지긋한 모기와 사투를 벌일 생각을 하니 한숨이 다 나온다. 여행갈 때 써먹으려고 사놓은 (작년에 사서 결국엔 개봉도 하지 않았다. ㅠ.ㅠ) 벌레 퇴치 스프레이를 여름 내내 뿌리고 살 수도 없는 일이고 원, 미칠 듯한 가려움증이 되살아 날 때마다 모기에 대한 혐오감으로 부들부들 치가 떨린다. 아 정말 모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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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투덜일기 2010. 7. 30. 14:20

나는 다달이 우편으로 날아오는 각종 공과금 청구서가 그렇게 싫을 수가 없다. 자원절약의 차원에서 각 회사별로 인터넷 청구를 권유하기도 하지만, 마치 빚독촉처럼 날아오는 청구서를 우편함에서 꺼내는 열어보는 것도 귀찮고 열어보고 난 청구서와 봉투를 처리하기도 짜증스러워 웬만한 청구서는 죄다 이메일 청구로 돌려놓은지 오래다. 신용카드, 의료보험, 국민연금, 각종 전화요금, 전기요금, 케이블 요금... 매달 이메일로 날아오는 청구서도 열어보기 짜증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훨씬 덜 번거롭고 웬만한 건 죄다 자동이체 신청을 해두었으니 더는 깊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다달이 있는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메일 청구를 신청해놓았는데도 굳이 우편 청구서가 이중으로 날아오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자동차세와 재산세다. 월초에 이메일로 재산세 청구서를 받고는 왠지 얄미워서 최대한 미루다 마지막날 즈음에 내야지 결심하고 있었더니 엄마 명의로 된 재산세 청구 우편물과 함께 내 청구서도 동시에 도착했다. 아 또 뭐야! 에너지 낭비를 막자더니만 왜 이중으로 보내고 지랄! 그러더니 지난주엔 '재발송'이라면서 이메일로 재산세 청구서가 또 와 있었다. 전기요금 청구 메일이 와도 안열어보고 있으면 수신확인을 감지하는지 종종 재발송 메일이 날아오던데, 이번엔 메일을 읽었는데도 또 보낸 걸 보면 중간 세금 납부 집계를 해서 아직 안낸 사람들에게 재발송을 했다는 뜻일까? 아니 왜???? 연체시킨 것도 아니고 납부일이 남았잖아! 잘 하던 짓도 누가 시키면 삐딱해지는 내 성깔을 건드린 것 같아서 가뜩이나 기분이 나빠지려는 참인데, 그제는 급기야 빚독촉하듯이 재산세 마감일을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서울시 재산세 납부마감일 8월 2일까지!! etax.seoul.go.kr에서 조회납부 가능합니다.

아으!!! 결론은 하나다. 정부와 서울시는 지들이 채권자라고 생각하고 국민과 시민을 채무자로 여기고 있다는 것. 그렇지 않고서야 왜 네 번이나 빚독촉을 하겠나! 성질 같아선 8월 2일까지 최대한 개기다가 인터넷 납부 마감시간에 내주고 싶었지만, 마지막날은 접속도 원할하질 않고 (나 같은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또 독촉메일이나 문자가 날아오면 더욱 짜증이 날 것 같아서 조금 전 그냥 '내주고' 말았다. 그러고 나니, 결국 칼자루를 쥔 저들의 음모대로 고스란히 억지춤을 춰준 꼴이 아니고 뭔가. 아무리 세금납부가 국민의 기본 의무라지만, 정부는 국민을 돌봐야 하는 기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서 적반하장으로 빚독촉만 해대는 꼬라지에 정말 울화가 치민다. 내가 낸 세금으로 또 쓸데없이 애먼 삽질이나 해댈 거잖아! 빌어먹을..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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