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슈퍼스타k2의 열렬 시청자지만 보면서도 욕을 안할 수 없는 건 노골적인 협찬광고 때문이다. 조마조마 두근두근한 순간에 꼭 화면에서 시야를 가리는 그놈의 제로칼로리 콜라는 하도 싫어서 앞으로 절대 안 사먹을란다고 마음 먹게 됐을 정도고, 비디오 클립에 수시로 등장하는 온갖 협찬업체의 노골적인 간판과 로고들도 눈쌀이 찌푸려진다.

하기야 편당 억대 고료를 받으며 막강의 권력을 휘두르는 드라마작가인 김수현 씨조차도 간접광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걸 보면 상업성과 TV 간의 긴밀한 공모관계는 확실히 내 상상 이상이다. 배경이 제주도라 수시로 제주도 관광홍보 같은 장면들이 나오는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쓸데없이 갑자기 등장인물이 쌀국수 끓여내라고 억지 부리는 장면엔 정말 어이가 없다. 특히나 그 쌀국수 끓이기도 오래 끓여야해서 불편하기 짝이 없고 가장 결정적으로 정말 맛 없던데!!! 그나마 요샌 쌀국수 타령이 좀 덜 나오는 것도 같던데 암튼 그럴 때마다 난 짜증스러워서 잠시 확 채널을 돌린다. -_-;

몹시 유명한 파워블로거를 일부러 쫓아다니며 글을 읽는 편은 아니라도 잊고 있다 가끔 생각나 찾아가 몰아서 볼 때도 있는데, 맛집이나 여행 관련 블로거인 경우엔 간혹 음식점 주인한테 공짜 대접이라도 받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칭찬일색인 의심쩍은 포스팅도 눈에 더러 띈다. 어차피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니  마냥 신뢰하지도 않고 그저 참고만 하게 되는 수준이지만, 같은 파워블로거라도 믿음직한 의견이 있는가 하면 어쩐지 뒤가 구린 포스팅은 딱 봐도 알 것 같다. 그리고 노골적이든 은근하든 협찬 업체로부터 선전효과를 전제로 크든 작든 이득을 본 것 '같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광고의 기미가 보이면 단숨에 정이 똑 떨어진다. 

컴퓨터에 윈도를 새로 깔면서 즐겨찾기 백업을 해두지 않아 몽땅 처음부터 기억을 더듬어 하나하나 찾아가는 중인데, 그저 뉴욕 감상하는 재미로 뻔질나게 드나들다가 고양이 사진이 무서워서 또 뜸했다가 했던 블로그가 생각나 한 2주 전부터 다시 들러보던 차에 오늘 읽은 포스팅에 확 배알 뒤틀림이 아주 거세져 즐겨찾기에서 그 사이트를 삭제해버렸다. 전에도 느꼈지만 고양이 애호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보니 관련 업체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건 어쩔 수 없으리란 건 이해가 된다. 업체들로서야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파워블로거에게 자기네 제품을 홍보하면 큰 광고비 들이지 않아도 되니 금상첨화란 것도 알겠다. 고양이 애호가들도 열심히 구경다니면서 좋은 제품을 접할 수 있느니 유용할 게다. 하지만 나처럼 고양이도 싫고 별 관심 없는 사람들에겐 그냥 그런 자랑 포스팅은 노골적인 '광고'일 뿐이며, 유명세를 이용해 누리는 이득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비양심으로밖엔 보이질 않는다.

치킨집 트위터 홍보로 입방아에 오른 이외수의 경우처럼, 탁 터놓고 처음부터 한달에 몇번 노골적인 치킨집 언급으로 광고를 하면 천만원을 받기로 했으며, 그 돈은 고스란히 장학금으로 기부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와는 느낌이 또 다르다. 내가 자주 안 가봐 몰라서 그렇지 내 눈에 거슬린 파워블로거 역시 그렇게 얻은 혜택을 어딘가 나눠주거나 기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옹호자들에겐 이 글이 근거 없이 '악의적으로' 깎아내리려는 시도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음식점이나 특정 업소에 대해서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포스팅하면, 포털사이트를 통해 인권침해, 명예훼손 운운하며 글을 삭제하라는 압력이 들어오는 반면에 직간접 홍보에 대해서는 그냥 보는 사람들이 알아서 걸러 이해하라는 식이니, 한 사람의 방문객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는 그저 소극적으로 구경 안다니는 것밖엔 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뭐든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주렁주렁 블로그에 광고 배너를 단 것조차 눈에 거슬린다고 여기는 사람이라, 일반인인 척 하면서 블로그에 올린 글과 사진으로 은근슬쩍 직간접 광고를 하는 행위는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다. 차라리 업자가 직접 광고용 블로그를 운영하는 거라면 모를까.. (그러고 보니 그런 사이트에서 자기가 만든 다이어리나 문구용품 판매 광고할 땐 아무런 거부감도 없었다!) 트루먼 쇼도 아니고 말이지.. -_-; 어차피 블로그라는 데가 자기자랑 차원을 벗어날 수 없는 공간이지만, 똑같은 자기 자랑이라도 제 돈과 노력을 기울여 한 행위를 자랑하는 것과 '누가 디밀어 줘서 공짜로' 받은 것들을 자랑하는 건 엄연히 다르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도 뇌물 아니냐고! 어쩌면 괜한 질투심에 씩씩대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한참 뒤에 내리게 될 포스팅일 수도 있겠으나, 현재 내 기분은 이랬다. 열 그만 내고 점심이나 먹어야지...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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