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

투덜일기 2010. 7. 30. 14:20

나는 다달이 우편으로 날아오는 각종 공과금 청구서가 그렇게 싫을 수가 없다. 자원절약의 차원에서 각 회사별로 인터넷 청구를 권유하기도 하지만, 마치 빚독촉처럼 날아오는 청구서를 우편함에서 꺼내는 열어보는 것도 귀찮고 열어보고 난 청구서와 봉투를 처리하기도 짜증스러워 웬만한 청구서는 죄다 이메일 청구로 돌려놓은지 오래다. 신용카드, 의료보험, 국민연금, 각종 전화요금, 전기요금, 케이블 요금... 매달 이메일로 날아오는 청구서도 열어보기 짜증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훨씬 덜 번거롭고 웬만한 건 죄다 자동이체 신청을 해두었으니 더는 깊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다달이 있는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메일 청구를 신청해놓았는데도 굳이 우편 청구서가 이중으로 날아오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자동차세와 재산세다. 월초에 이메일로 재산세 청구서를 받고는 왠지 얄미워서 최대한 미루다 마지막날 즈음에 내야지 결심하고 있었더니 엄마 명의로 된 재산세 청구 우편물과 함께 내 청구서도 동시에 도착했다. 아 또 뭐야! 에너지 낭비를 막자더니만 왜 이중으로 보내고 지랄! 그러더니 지난주엔 '재발송'이라면서 이메일로 재산세 청구서가 또 와 있었다. 전기요금 청구 메일이 와도 안열어보고 있으면 수신확인을 감지하는지 종종 재발송 메일이 날아오던데, 이번엔 메일을 읽었는데도 또 보낸 걸 보면 중간 세금 납부 집계를 해서 아직 안낸 사람들에게 재발송을 했다는 뜻일까? 아니 왜???? 연체시킨 것도 아니고 납부일이 남았잖아! 잘 하던 짓도 누가 시키면 삐딱해지는 내 성깔을 건드린 것 같아서 가뜩이나 기분이 나빠지려는 참인데, 그제는 급기야 빚독촉하듯이 재산세 마감일을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서울시 재산세 납부마감일 8월 2일까지!! etax.seoul.go.kr에서 조회납부 가능합니다.

아으!!! 결론은 하나다. 정부와 서울시는 지들이 채권자라고 생각하고 국민과 시민을 채무자로 여기고 있다는 것. 그렇지 않고서야 왜 네 번이나 빚독촉을 하겠나! 성질 같아선 8월 2일까지 최대한 개기다가 인터넷 납부 마감시간에 내주고 싶었지만, 마지막날은 접속도 원할하질 않고 (나 같은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또 독촉메일이나 문자가 날아오면 더욱 짜증이 날 것 같아서 조금 전 그냥 '내주고' 말았다. 그러고 나니, 결국 칼자루를 쥔 저들의 음모대로 고스란히 억지춤을 춰준 꼴이 아니고 뭔가. 아무리 세금납부가 국민의 기본 의무라지만, 정부는 국민을 돌봐야 하는 기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서 적반하장으로 빚독촉만 해대는 꼬라지에 정말 울화가 치민다. 내가 낸 세금으로 또 쓸데없이 애먼 삽질이나 해댈 거잖아! 빌어먹을..
Posted by 입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