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가는 일이 지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암튼 드물게 동네 은행에 가보면 높은 탁자에 돋보기 3개가 나란히 놓여있다. 40대용, 50대용, 60대 이상용. 예전부터 그걸 보며 몹시 궁금했다. 사람들의 눈 노화는 그렇게 뭉뚱그려 10년 단위로 돋보기를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일반적인 현상일까?
그래, 이젠 빼도박도 못하는 엄연한 중년이라고 다짐하면서도 올들어 부쩍 빌빌대고 맥빠져했던 건 확실히 체력도 예전같질 않고(운동부족이라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ㅋㅋ), 노안(老眼)이 확연해져 책을 볼 때나 일을 할 때 눈이 쉬 피로하기 때문이라고 굳이 이유를 분석했다. 3년전까지는 계속 근시 시력이 떨어져 안경알을 바꿔야했는데 그 추세가 멈춘 걸 봐도 불안했다. 나도 조만간 근시용과 돋보기 안경 두개를 갖고 살아야하는 건가 싶어서. 혹은 안경점마다 써있는 다초점렌즈가 필요하게 되는 걸까?
혼자서 오래 고민만 하다 드디어 오늘 눈이 뻑뻑하고 안경돗수가 잘 맞지 않는듯하다는 엄마 덕분에 나도 덩달아 안과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둘 다 양호. 눈이 뻑뻑한건 가을이라 건조해지면 거의 누구나 다 겪는 증상이래고, 안경돗수도 적당하단다. 모녀 둘 다 난시가 있어서 간혹 계단이 어른어른할 때가 있긴 하겠지만 그에 맞춰서 안경 돗수를 높이면 눈이 더 피로해진다네. 별 이상 없다는 말에 엄마는 한시름을 놓으셨고 나도 기쁜 소식을 하나 들었다.
나의 시력이 아주 오묘한 범위라 더 늙어서도 돋보기가 필요 없을 거라네! 웬만한 작은 글씨도 그냥 30센티미터 정도 떼고 보다가 더 나이들어 정 안되겠으면 안경을 벗고 보면 된단다. 가끔 자기 전에 엎드려 책을 보면 초점이 잘 안맞는 것 같아 안경을 벗고 볼 때도 있는데 그건 눈이 피로해서 그런 것이고 자세도 나빠 생기는 현상이니 아직은 염려말라고 하는데 왜 그리 안심이 되던지. 조만간 노상 휴대용 돋보기를 꿰차고 다녀야하는 게 아닐까 하던 염려에서 돌연 자유로워졌다. 인간지사새옹지마라고, 눈이 적당히(?) 나쁘니 덕보는 것도 있다 싶은 게 꽤나 뿌듯하다. 예전에 눈이 좋아 나를 안경잡이라 놀렸던 친구들은 슬슬 돋보기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거지.
게다가 지금 쓰는 안경들도 다 돗수가 잘 맞는다니 금상첨화! 새 안경을 사고픈 욕망이야 벌써부터 있었지만 시력이 달라졌으면 쓰던 안경들 알을 또 죄다 바꿔줘야하니 난감했는데, 그냥 기존 돗수로 새 안경만 하나 맞추면 된다는 의미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듯. 평생 돋보기 맞출 필요가 없으므로 거기서 절약되는 비용을 감안하여 예쁜 안경테를 하나쯤 또 장만해도 괜찮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비욕에 관한 셈법엔 언제나 그럴듯한 핑계가 있도다. ^^;
그래, 이젠 빼도박도 못하는 엄연한 중년이라고 다짐하면서도 올들어 부쩍 빌빌대고 맥빠져했던 건 확실히 체력도 예전같질 않고(운동부족이라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ㅋㅋ), 노안(老眼)이 확연해져 책을 볼 때나 일을 할 때 눈이 쉬 피로하기 때문이라고 굳이 이유를 분석했다. 3년전까지는 계속 근시 시력이 떨어져 안경알을 바꿔야했는데 그 추세가 멈춘 걸 봐도 불안했다. 나도 조만간 근시용과 돋보기 안경 두개를 갖고 살아야하는 건가 싶어서. 혹은 안경점마다 써있는 다초점렌즈가 필요하게 되는 걸까?
혼자서 오래 고민만 하다 드디어 오늘 눈이 뻑뻑하고 안경돗수가 잘 맞지 않는듯하다는 엄마 덕분에 나도 덩달아 안과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둘 다 양호. 눈이 뻑뻑한건 가을이라 건조해지면 거의 누구나 다 겪는 증상이래고, 안경돗수도 적당하단다. 모녀 둘 다 난시가 있어서 간혹 계단이 어른어른할 때가 있긴 하겠지만 그에 맞춰서 안경 돗수를 높이면 눈이 더 피로해진다네. 별 이상 없다는 말에 엄마는 한시름을 놓으셨고 나도 기쁜 소식을 하나 들었다.
나의 시력이 아주 오묘한 범위라 더 늙어서도 돋보기가 필요 없을 거라네! 웬만한 작은 글씨도 그냥 30센티미터 정도 떼고 보다가 더 나이들어 정 안되겠으면 안경을 벗고 보면 된단다. 가끔 자기 전에 엎드려 책을 보면 초점이 잘 안맞는 것 같아 안경을 벗고 볼 때도 있는데 그건 눈이 피로해서 그런 것이고 자세도 나빠 생기는 현상이니 아직은 염려말라고 하는데 왜 그리 안심이 되던지. 조만간 노상 휴대용 돋보기를 꿰차고 다녀야하는 게 아닐까 하던 염려에서 돌연 자유로워졌다. 인간지사새옹지마라고, 눈이 적당히(?) 나쁘니 덕보는 것도 있다 싶은 게 꽤나 뿌듯하다. 예전에 눈이 좋아 나를 안경잡이라 놀렸던 친구들은 슬슬 돋보기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거지.
게다가 지금 쓰는 안경들도 다 돗수가 잘 맞는다니 금상첨화! 새 안경을 사고픈 욕망이야 벌써부터 있었지만 시력이 달라졌으면 쓰던 안경들 알을 또 죄다 바꿔줘야하니 난감했는데, 그냥 기존 돗수로 새 안경만 하나 맞추면 된다는 의미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듯. 평생 돋보기 맞출 필요가 없으므로 거기서 절약되는 비용을 감안하여 예쁜 안경테를 하나쯤 또 장만해도 괜찮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비욕에 관한 셈법엔 언제나 그럴듯한 핑계가 있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