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에 해당되는 글 127건

  1. 2011.12.26 고흐가 알면 13
  2. 2011.12.14 합창 그후 2
  3. 2011.11.30 초상화 두점 14
  4. 2011.11.14 지우 작품활동 8
  5. 2011.10.24 꽃파는 마트 12
  6. 2011.09.14 변덕 20
  7. 2011.09.08 지우 작품집 (수정) 21
  8. 2011.09.06 천재인 줄 알았다 4 - 지우편 23
  9. 2011.08.29 팝업북 자랑 16
  10. 2011.08.03 아이디어 좋다 9

고흐가 알면

놀잇감 2011. 12. 26. 21:19

고흐가 알면 아마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다.
매일매일 같이 그림을 그리며 놀자고 졸라서 애엄마가 괴롭다고 토로하는 나의 조카 지우.
방금 고흐 자화상을 컴퓨터로 골라놓고 제일 마음에 드는 걸 따라그렸다면서 올케가 동영상과 그림을 보내왔다. +_+
완성본만 본다면 겨우 6살, 아니, 만으로는 다섯살 밖에 안된 아이가 그린 그림이라는 걸 다들 믿을까 싶을 만큼 모사화 솜씨가 훌륭하다. 머리모양과 눈매, 양복의 선이며 이미지까지 완벽 포착!
비단 팔불출 고모라서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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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그후

투덜일기 2011. 12. 14. 23:54

엄마의 합창발표회가 무사히 끝났다. 연분홍 블라우스에 검정 치마로 단복까지 맞춰입은 실버합창단 공연을 보는데, 첫 노래를 들으며 사진을 막 찍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열혈 선생님이 손수 피아노를 연주하고 노래를 불러 구워준 CD를 들으며 집에서 개별연습까지 열심히 했던 엄마는(역시나 <그대 있는 곳까지>가 너무 어려워 제일 끝까지 속을 썩였다;;) 공연 내내 표정도 좋고 방긋방긋 입도 크게 벌리시고, 나중에 <닐리리 맘보>를 부를 땐 살짝 보일듯 말듯 리듬도 타며 훌륭히 맡은 바 역할을 해내신 듯 했다. 청일점 할아버지와 함께 할머니 가운데선 울엄마가 유일한 은발이고 은발 두분만 70대라고 들었다. 청일점 할아버지 노래 잘하고 목소리 좋으시다고 엄마가 칭찬하는 말 여러번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눈> 부를 때 솔로도 하시고 나중에 노래자랑 땐 가곡을 불러 상도 타셨다. 두시간 전부터 가서 최종 리허설하랴, 공연하랴, 노래자랑 구경하랴, 몹시 고단한 하루를 보낸 엄마는 간신히 미니시리즈를 마저 보고서 조금 전 얼른 자겠다며 방으로 퇴청하셨다. 



조카들 재롱잔치 때마다 꽃다발이든 캔디다발이든 들고 가서 축하해주었는데 이젠 할머니 되신 울 엄마 발표회를 다 구경하는구나 싶은 것이 마음이 좀 복잡했다. 하필 공연이 평일 오후라, 나 말고는 아무도 그 좋은 구경(?)을 할 이가 없다는 게 안타까웠었는데, 큰올케가 시간을 내 꽃다발 사들고 와주었다. 며칠 전부터 엄마는 창피하니깐 절대로 꽃다발은 사오지 말라고 내게도 신신당부를 했지만 우리 말고도 꽃다발을 사온 가족들이 더러 있었다. 물론 울 엄마가 받으신 꽃다발이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찬조출연을 해 <닐리리 맘보>를 같이 부른 유치원 어린이들이 나중에 포토타임 때 무슨 영문인지 엄마를 둘러싸고 모여 조잘조잘 말을 걸었다. 나중에 들으니 장미꽃이 진짜냐고 물으며 꽃을 만져보고 향기를 맡아보고 가시도 있느냐고 물었단다. 가끔 느끼지만 아이들과 노인들은 좀 더 잘 통하는 구석이 있다.
 
어르신께 드릴 꽃이니 화사한 걸로 만들어달랬다는 꽃다발을 안겨드리며, 엄마가 제일 예쁘고 제일 잘하더라고 칭찬해드렸다. 빈말이 아니고 정말 그렇게 느꼈다. 영자씨 최고! d^^b 

맨 앞자리는 귀빈석이라 다들 엉거주춤 뒷줄에서 찍고 있으려니, 발표회 전에도 온 좌석을 돌며 인사를 청했던 구청장이 선뜻 우리를 앞으로 내몰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걱정말고 다들 앞에 나와 마음놓고 찍으라며 자기는 일어나 뒤로 갔다. 선거 직전 후보 때도 엄마랑 구청에 갔다가 맞닥뜨리는 바람에 얼결 악수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내가 역사상 얼굴 알고 찍은 유일한 구청장이 아닐는지. ㅋ 암튼 덕분에 간만에 배터리 충전한 디카로 사진은 실컷 찍어왔다. 이번엔 밍기적거리지 말고 1년전 사진까지 죄다 인화해 앨범에 꽂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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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 두점

놀잇감 2011. 11. 30. 00:02

지우의 두번째 작품집을 곧 공개하겠다고 장담해놓고 약속을 못지켜 혼자 찔려하는 중이다.
지난 주말 드디어 스케치북을 알현하고 작품사진을 서둘러 찍기는 했으나, 하필 제삿날이라 분주한 가운데 제대로 그림 설명을 듣지 못했다. 화가 본인께서도 노는 데 바빠 좀체 그림 설명을 하려들지 않았다. 제목이 뭐냐고 물으면 그림 뒤에 써 있다며 쿨하게 반응하시고...

암튼 그래도 그림혼 충만한 지우가 잠시 짬을 내어 초상화 두 점을 그려주어, 그것을 대신 미리 공개한다. 지우가 그린 큼지막한 초상화를 갖고 싶은 소원을 드디어 이루어 감격스럽다. 다음에 만날 땐 색깔도 칠해주겠다고 했는데, 그러려면 집에 물감으로 변하는 색연필을 미리 장만해놓아야하는 것인가 생각이 복잡하다. 화가소년을 위해 이 기회에 확 지를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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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작품활동

놀잇감 2011. 11. 14. 14:49

여름에 잠깐 슬럼프를 겪는 듯 집에선 잠시 그림을 멀리했다던 지우는 다시 폭풍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루에 스케치북 한권도 금세 다 써버리는 시기가 아닐는지 ㅋㅋㅋ 예쁘고 진지한 그림은 유치원(미술학원?)에서 매일 그리니까 집에선 '이상한' 그림을 그리겠노라고 선언하는 적도 있었다는데 암튼... 최근에 또 한권의 작품집을 끝내 집으로 가져왔다는 기쁜  소식도 들리고 하여, 2차 작품집 본격 자랑질의 예고편 격으로 지우 그림 몇장 또 소개할 작정이다. 휘휘 떨어져 내리는 낙엽 따라 마음이 늘어져 그런지 통 포스팅할 '꺼리'도 생각 안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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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파는 마트

투덜일기 2011. 10. 24. 05:08

찾아보니 벌써 7년전이다. 부산으로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서울에서 KTX타고 셋이 내려가면 울산에 사는 한 사람이 역으로 마중을 나오기로 했다. 금요일 저녁 회사를 마친 직딩 둘을 서울역에서 만나 설레는 마음으로 부산으로 떠났고, 9시쯤 반가운 상봉 후 곧장 숙소를 잡아놓은 해운대로 향했다.

시간이 넉넉했던 울산 친구는 일찌감치 부산에 도착해 우리가 2박3일간 먹고 지낼 먹거리 장만까지 미리 다 해둔 터였다. 해운대 횟집에서 거나하게 배를 채우고 숙소엘 가보니, 화장실 세면대에 분홍색 장미 한 다발이 비스듬히 물에 잠겨 있었다. 광안대교가 바라다보이는 밤풍경에 이미 신이 나 있던 나는 너무 좋아서 꺅 소리를 질렀던 것 같다. 울산 친구는 낑낑대고 혼자 미리 장을 보며 마트에서 파는 장미다발을 충동적으로 샀다고 했다. 마트에서 꽃을 판다고? 환영의 의미로 장미를 마련해둔 친구의 센스도 만점이었지만, 꽃파는 마트에 대해선 금시초문이었던 나는 부산 마트가 서울보다 좋다고 술김에 막 감탄했다. 그랬더니만 친구가 울산 마트에서도 꽃 판다고 했던 것도 같고...

암튼 그날 우리는 다시 본 술상 한 가운데 장미를 꽂아놓고 기분을 냈고, 다음날부턴 우리가 마신 빈 맥주병에 장미를 꽂아 창가에 놓아두었다. 이렇게...

떠나오는 날, 비가  많이 내렸는데, 아깝지만 저렇게 꽂아두고 방을 나서며 빗방울 맺힌 유리창과 맥주병에 꽂힌 장미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나도 마트에서 장볼 때 기회 되면 꽃도 같이 사야지 마음 먹은 게 이때였을까나...

작업실 있던 시절엔 코앞에 이마트가 있어 자주 갔었지만 매장 규모가 서울에서 제일 크다는(확실한지 모르겠다) 그곳에서도 생화는 잘 팔지 않았다. 꽃이 핀 화분(주로 양란이나 포인세티아 정도)과 알록달록 조화 파는 건 많이 봤어도, 한다발씩 묶어놓은 꽃을 파는 건 본 적이 없었다. 그나마도 최근 이마트는 조카들 장난감과 레고를 사러 가는 일이 없으면 아예 가질 않는다. 대형마트는 너무 정신없고 피곤하고 무엇보다 이상하게 숨이 가쁘다. 특히 멀미나게 지하6, 7층까지 뺑글뺑글 내려가 주차를 시켜놓고 나면 벌써부터 호흡곤란을 느끼는 듯.

그래서 내가 주로 다니는 마트는 동네 근처에서 주차가 그나마 편한 곳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프랜차이즈기는 하지만 매장이 단층이고 멀미나게 넓지도 않아 빠르게는 30분, 길어야 1시간내에 후다닥 장을 보기에 딱이다. 그러니 당연히 생화까지 갖춰놓았을 리가 없지 않은가. 재래시장 쪽으로 가보면 화원이 하나 있기는 해도 소박한 다발꽃을 파는 것 같지는 않다. 동네 꽃집도 다 문을 닫는 바람에, 내가 가끔 전철역 근처 좌판에서 꽃을 만나면 반색하고 사는 이유도 다 워낙 꽃보기가 드물기 때문이다.

헌데 요번에 노상 다니는 굿모닝마트(혹시나 담당자가 검색하고 들어와 보고 또 꽃화분 기획하길 바라는 흑심에 밝혔다;; ㅋㅋ)엘 갔더니 입구에 꼬맹이 소국 화분이 좌르륵 놓여 있었다. '국내산 1990원'이라고 찍힌 가격표까지 붙어있는 걸 보니 어찌나 기쁘던지 쇼핑카트에 제일 먼저 소국을 두 개 실었다. 나중에 안고가기 번거롭겠지만 어떠랴. 우리동네 마트에서도 꽃을 팔다니. 아니, 마트에서 가을을 파는 것도 같았다. 1990원짜리 가을. ^^

절화는 생명줄을 똑똑 끊어 파는 거라는 말을 들어놔서, 일주일이나 열흘 쯤 눈요기 삼자고 사긴 사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찔린다. 뭐 그렇다고 살아 있는 꽃화분을 사서 결국 말리거나 썩혀 죽이는 것도 별로 나은 짓은 아니겠으나, 꽃화분을 사는 건 절화 다발을 사는 것보다는 좀 덜 찔리는 행동 같다. 분홍과 노랑, 두 종류를 품에 안고 돌아와 엄마한테 자랑하니, 엄마 역시 어느쪽을 고를까 잠시 고민하다 (처음엔 분홍을 선택하셨다) 꽃이 많은 노랑을 곁에 놓고 보겠다 하셨다.  


재주없이 따로 찍은 사진을 편집하렸더니 영 시원찮다.

꽃파는 마트로서의 위상을 계속 유지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동네 마트에서 꽃을 사왔더니 고릿적 여행추억까지 떠올라 두루두루 기뻤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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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

투덜일기 2011. 9. 14. 16:11

지난주에 대학로에 갔다가 전철역 앞 꽃좌판에서 파는 소국을 보고 반색했다. 박스에서 찢어낸 누런 골판지에 적힌 '한다발에 2천원'이라는 글귀까지 여전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밤기운도 서늘하고 가을은 가을이구나 싶어 가을맞이 소국 한다발 꽂아야지 마음을 먹었다. 집에 오는 길에 다시 들러 한다발 주세요 했더니 무작정 5천원에 세 다발 가져가라며 제일 볼품없는 꽃들로만 주섬주섬 챙기는 아줌마. -_-; 

5천원도 싸다 생각은 했지만, 내가 아무리 소심하다 해도 시든꽃 바가지를 쓸 수는 없었다. 겨우 한 다발은 싱싱해 보이는 걸로 바꿔달라는 데 성공을 거두고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화병에 꽃으려니... ㅎㅎㅎ 세 다발이라는 소국 5천원어치가 겨우 다섯줄기였다. 그럼 그렇지.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데 아직도 소국 한 다발에 2천원, 3천원이 옛날 그대로 있겠나 싶으면서도 씁쓸했다. 꽃 다섯 줄기를 이리저리 요령껏 잘라 최대한 풍성하게 꽂아놓고 이제 내 몸과 마음도 가을맞이 준비를 해야겠거니 생각했었다.

그런데 서늘해졌던 날씨는 추석날부터 다시 더워져 어제 오늘 계속 30도래고, 원래 열흘은 끄덕없이 싱싱해야 정상(?)인 소국은 일주일만에 꽃잎이 꽤 작아진 느낌이다.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일까, 영 션찮은 소국을 챙겨준 꽃좌판 아줌마 때문일까, 요즘 웬만한 생화도 중국에서 들여온다던데 혹시 저 소국의 원산지 때문일까.

예쁜 꽃을 보며 자꾸 심술이 돋아나면 안되느니라, 변덕스러운 날씨 따라 꿀렁대는 마음을 다스리는 중. 덜컥 가을오면 겨울과 추위도 금세 쳐들어올 테니  여름이 안 가고 미적거리는 게 어쩜 더 좋은 걸지도 모르겠다고.


'신문지에 대충 둘둘 말아주세요'라고 특별히 주문해서 들고 오다 찍은 꽃사진.
 

일부러 둘로 나누어 꽂은 5천원의 행복. 사오자마자 찍은 이 싱싱한 모습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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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섯살 무렵의 정민이 그림도 예사롭지 않다고, 천재소녀화가 확실하다고 사방팔방 자랑하고 다녔다가 세월이 흐른 뒤 상당히 머쓱해졌음을 잘 안다. 그래서 준우랑 지환이 때는 호들갑을 좀 덜 떨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여섯살 지우의 그림을 보며 나는 또 다시 입에 거품을 물다시피 감탄하며 자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하루 전 작년과 올해 지우가 '비공식'적으로 집에서 그린 그림들을 자랑했지만, 미술학원(말이 미술학원이지 종일반 유치원이다)에서 '공식적으로' 그린 작품들은 그 깊이와 품격이 완전히 다르다. 천재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여섯살짜리가 이런 필치와 색깔과 구도로 그림을 척척 그려내는지 원! *_*

나야 눈에 콩깍지가 완전히 덮여 이성을 잃었다고 쳐도, 화가이신 우리 막내고모마저 전문가인 자기 그림보다 표현력이 뛰어나다고 인정한 그림이 꽤 많다. 그분도 역시나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는데다 핏줄은 속일 수가 없으니--게다가 나의 조카들에게 화가 DNA를 물려주신 장본인이 아닌가!--팔이 심히 안으로 굽기는 했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화가로서의 냉철한 판단력이 흐려지진 않았으리라 믿는다.

올 상반기동안 예그림미술학원에서 지우가 완성한 작품집에 든 그림이 모두 17점인데, 하나같이 훌륭하다! 화가 본인도 그 점을 잘 아는지, 지난 여름 방학에 우리집에 놀러오는 날 스케치북을 들고 와 하나하나 작품 설명을 해주었다. 뜸들이다가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나 설명 내용이 가물거리는 것들도 있지만 최대한 기억을 돌이켜볼 작정이다. 너무 미리 기대치를 높이면 안되니 이쯤에서 잡설은 줄이고 드디어 천재소년화가의 그림을 전격 공개한다. ^^; (엄청 깁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예상되오니 마음의 준비를 하심이...)






<기차여행>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나뿐만 아니라 지우 그림 사진을 보여주면 이 작품을 탐내는 이들이 꽤 많다. 아이들 그림 중에 드물게 흑백느낌이라 그럴까?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디어도 만만치가 않다!

비오는 날(아래로 죽죽 그어진 하얀 선이 빗줄기란다) 칙칙폭폭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는데, 기찻길이 갑자기 울퉁불퉁 꿀렁거려서 '덜컹!' 하는 바람에 기차에 탄 사람들이 다들 깜짝 놀라는 장면이란다. ^^;

검은 기차는 먹구름 짙은 잿빛 하늘에 길게 하얀 연기를 내뿜는데, 기관사도 놀라 조종간을 놓쳤고 사람들은 공중에 붕 떠있다. 심지어 맨 뒤에 탄 사람은 머리가 천장에 부딪쳤다! 기찻길을 촘촘이 채운 자갈돌은 또 어떻고! 언제 지우가 기차를 타봤던가?  관찰력이 참으로 세밀한 지우.

작품집에서 뜯어내기 너무도 아깝지만 이 그림을 주면 액자에 넣어 고이 간직하겠다고 굽신굽신해보았으나 화가께선 배시시 웃기만 하였다. 그치만 이 그림 너무도 갖고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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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써야지 써야지 생각은 많았으나 지우 경우엔 제목부터 바꿔야 하지 않나 -- <천재가 확실하다!> 뭐 이런 걸로 ㅋㅋ -- 싶은 잡다한 생각이 꼬리를 무는 바람에 되레 더 늦어졌다. 이미 지우 그림은 초창기부터 여기 많이 자랑해서 중복해 올리기도 뭣하고, 천재성이 여실한 '아주 멋진 작품집'을 확보했기 때문에 그림을 꽤 추려내도 워낙 많아 1, 2부로 나눠 올려야하나 어쩌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사실 지금도 딱히 방향을 잡은 건 아니라서 지우 그림폴더 펼쳐보며 되는대로 자랑할 심산이다. 아무려나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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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북 자랑

놀잇감 2011. 8. 29. 12:31

'팝업북'이라고 제목을 써놓고 '입체책'으로 바꿀까 꽤 고민하다 그냥둔다. 우짜냐. 입체책이라고 하면 책장을 열자마자 팍~하고 불쑥 튀어나오는 그림들의 느낌이 안 살아나는 기분인 걸. ㅜ.ㅜ 이러면서 남들의 외래어 남용 탓하고 앉았으니 쯧쯧쯧.
암튼 순전히 일하기 싫어서 어젯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놀랍게도 일찍 눈이 떠지는 바람에(아무래도 너무 더워서인듯;;) 일어나 아침밥도 챙겨먹고 컴퓨터 앞에 앉긴 했으나 역시나 일하기 싫어서 헤헤실실 요번에 산 팝업북을 들춰보다 아예 자랑까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팝업북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서점에 갔다가 보고 반한 로버트 사부다의 팝업북 시리즈는 볼 때마다 침을 흘리며 감탄을 했다. 하나같이 어쩜 그렇게 정교하고 아이디어가 뛰어난지! 갖고싶다는 욕망이 불끈 치솟았지만 '어른'이 되가지고 아이들 그림책을 좋아하다 못해 이젠 소장까지 한다는 건 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처음 내 판단이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조카들에게 선물을 했다. 심지어는 에라 모르겠다 친구 생일선물로도 안겨주었다. 튀어나오는 그림이 가장 현란해서 아름다운 <오즈의 마법사>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둘이 제일 먼저 물망에 올랐고 한참 공룡에 심취해 있던 지우한테는 마침 번역서로 나온 <공룡>사전을 골랐다.

어린이날인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조카들에게 팝업북을 안기며 내가 더 흥분해서 좋아라했던 것 같은데 정작 녀석들은 시큰둥해 했다. 일단 '영어'라는데서 오는 거부감이었던 듯.. (하지만 당시엔 아직 번역본이 나오질 않았다규~) 대리만족으로 조카들에게 선물해서 시리즈를 죄다 구경 및 소장하고팠던 나의 작전은 수포로 돌아갔다. <피터팬>이랑 <정글북>까지는 꼭 쓰다듬어 보고 싶었는데...

조카네 집에 갈 때마다 은근슬쩍 꺼내 한번씩 열어보며 좋아라만 하기엔 어쩐지 성이 안찼다. 그렇다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선물을 계속 억지로 조카들에게 안기긴 싫고. 그러던 차에 문득 요즘엔 내가 나한테 주는 선물에 좀 인색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에라이 모르겠다는 심정이 들며 다른 책과 함께 나도 모르게 <피터팬> 팝업북을 주문하고 있었다. ^^;

결론은 그렇게 해서 요번에 장만한 피터팬 팝업북의 위용을 자랑하겠다는 것. ㅎㅎㅎ
그림체가 아기자기 귀여운 것도 아니건만 기분 처질 때마다 열어보면 효과 즉방이다. 대체 이런 걸 어떻게 설계하고 만드는지 원!


 

 

 


이 장면은 웬디 삼남매가 피터를 따라 네버랜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 만난 숲이다.

아래쪽에 접혀있는 텍스트 책장을 열면 페이지마다 작게 또 다시 팝업되는 거 정말 좋다. *_*











 나무뿌리 아래 있는 아이들의 동굴 보금자리. 빨랫줄에 넣어놓은 양말이랑 웬디가 들고 있는 빨래가 제일 귀여운데 안타깝게도 사진에서 잘 안보인다. 웅...












 
<피터팬> 책에서 내가 제일 좋아라하는 팝업인데 돛을 펼친 배의 위용이 잘 안보여 속상.

요즘 유난히 유치해지고 싶은 것 같아서 컴퓨터 바탕화면에도 최근 픽사가 제공한 알로하 토이스토리를 깔아두었더니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아주 딱이다. 룰루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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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좋다

투덜일기 2011. 8. 3. 01:59

주말에 사촌동생네 아기 돌잔치에 갔었는데 답례품으로는 처음 받아본 게 있어서 소개한다. 언제부턴가 돌잔치를 하면 주최측에서 꼭 답례품을 돌리는 게 유행이다. 잔치를 준비하는 엄마들로서는 아가들 한복 준비하랴, 본인 의상 챙기랴, 입구에 세워놓을 사진장식 준비하랴 바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텐데 답례품까지 골라 주문하려면 정말 머리깨나 아플 것 같다. 조카들 때도 그렇고 다녀보면 돌잔치 답례품에도 유행이란 게 있는 듯하다.

오래전부터 제일 흔한 건 주방용 작은 수건이나 행주, 아니면 머그잔이다. 돌잔치 답례품이 정민이 때만해도 없었으니 대대적으로 유행한지는 10년 정도밖에 안 된 듯한데, 최근까지도 수건과 머그잔을 받은 기억이 있으니 아직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하지만 사실 나는 주방용 수건도 행주도 머그잔도 별로 달갑지 않다. 준비한 사람에겐 미안하지만 미리 슬쩍 확인해서 머그잔이 마음에 안들면 괜히 짐만 되는 걸 알기에 사양해보지만, 고약한 내 심보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 건지 그런 답례품은 꼭 두개나 챙겨주더라. ㅠ.ㅠ 버리기도 뭣해서 그런 머그잔을 꺼내놓고 더러 물잔으로 쓰기는 하지만 취향이 다양하니 내 마음에 꼭 드는 디자인일 리가 없다. (그리하여 결국 내다버린 답례품 머그잔 꽤 여럿이다. 다 낭비라고!) 주방은 원래 내가 선호하는 공간도 아니니 주방 수건이나 행주는 선물로 받고 싶지 않다! (게다가 우리집 수납장에 들은 행주는 대체 다 어디서 난 건지 내가 죽을 때까지 써도 다 못쓸 만큼 많고, 돌잔치마다 받아온 주방수건--나는 쓰지도 않는데!--도 골치아프게 여러 개다. -_-;) 역시나 주방용품인 작은 쟁반을 받아온 적도 있는데 이건 꽤나 요긴하게 사용중이다. 일부러 그림 예쁜 걸로 내가 골라오기도 했고. ^^v

암튼 엄마들의 아이디어인지 답례품 전문회사의 아이디어인지 몰라도 계속해서 트렌드가 변해가는 듯한 돌잔치 답례품 가운데 최근 내가 가장 므흣하게 받아온건 앙증맞은 상자에 담긴 수제쿠키였다. 요번에도 상자를 딱 보니 수제쿠키인 것 같아서 입맛을 다시며 두 상자 가져와야지, 라고 욕심을 부렸는데 묵직한 무게로 보아 쿠키가 아닌 듯했다. 그럼 혹시 전에도 받아본 적 있는, 분홍색 하트를 새긴 백설기인가, 짐작했다. 그치만 여름인데! 겨울이나 봄, 가을엔 떡을 답례품으로 받은 적이 있기는 했으나 여름 잔치에 떡 선물은 쉴까봐 조마조마할 것 같다.

궁금증을 못이긴 큰고모가 먼저 차에 오르자 마자 열어보니 뜻밖에도 저 상자 안엔 국산 잡곡이 들어 있었다. 어쩐지 묵직하더라니...
비용 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생각해보니 일단 건강에 별로 이롭지도 않은 쿠키보다는 잡곡이 훨씬 의미 깊고 좋은 것 같다.


포장을 열면 안에 또 예쁜 레이스 종이를 감은 잡곡 비닐이 들어있고, 혼용율을 적은 스티커가 보인다. 흔히 돌잔치 주최측에서 오래 쓸 수 있는 머그잔이나 주방용품을 선물하는 건 그만큼 오래 첫돌 맞은 아이를 생각해달라는 의미일 수도 있겠으나 내 입장에선 그것 또한 귀찮게 늘어나는 살림살이일 뿐, 차라리 떡이나 쿠키처럼 훅 먹어버리면 그만인 답례품이 더 좋았다. 헌데 아무래도 떡이나 쿠키는 열량을 생각하면 건강에 그리 좋은 게 아니랄 수도 있다. 그런데 국내산 잡곡은 우리 농촌에도 이롭고 모두의 뱃속에도 좋은 선택이 아닌가! 전통적으로 이웃에 돌떡을 돌려 나눠먹으며 아이의 무병장수를 비는 풍습과도 일맥상통하면서, 뭔가 건강을 선물 받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암튼 좋은 아이디어, 현명한 답례품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또 이렇게 구구절절 수다를 떨었다. 앞으로는 과연 쿠키, 잡곡 말고 또 어떤 기발한 돌잔치 답례품들이 나타날지 그것도 궁금하고...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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