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그림은 지난 9월 지우가 준우형님 생일 선물로 그려준 작품이다. 타자로 활약하는 형님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투수가 공을 던질 때부터 야구공의 움직임을 화살표로 표현해놓았다는 점. ^^; 준우형아가 홈런을 쳤단다. 그림 오른쪽 하단의 초록색 물체가 바로 야구장의 그물망을 표현한 것인 듯. 외야수가 팔을 한껏 높이 뻗었음에도 공은 담장을 넘어갔다. 캬... 6살 지우가 아직 한글을 다 깨우치지 못하였으므로 생일 축하 메시지는 엄마에게 불러주어 적게 하였고 '지우가'라는 서명만 본인이 작성했다고... 수줍음 많은 형한테 부끄럼타지 말라는 게 요지다. ㅋㅋㅋ
2011년 9월 [야구하는 준우형아]
두번째 작품은 색연필로 그린 [용의 공격] (설명 들은 걸 고새 까먹어 제목 내 맘대로 붙였다;; ㅋ)
입에선 불을 뿜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의자에 앉은 사람이 고삐를 매 조종하고 있고, 입엔 여의주까지 물었다. 두가지 색깔로 표현한 불꽃하며, 날개에 그려넣은 무늬까지 아주 섬세하다.
2011년 9월 [용의 공격]
여의주 부분과 고삐를 잡아당기느라 몸을 뒤로 젖힌 사람의 자세까지 면밀히 보라고 올케가 상세사진도 보내줬다! 뾰족한 용의 귀부분도 완전 섬세해 섬세해~~!! 꼬마녀석이 연필로 어떻게 저런 곡선과 직선을 자유자재로 그리는지 모르겠다.
2011년 10월. 지우의 별이 빛나는 밤
꿈틀꿈틀한 고흐의 필치가 여실히 느껴지지 않나?
ㅋㅋㅋ
노랗게 반짝이는 큼지막한 별을 달보다도 크게 그린 것이 인상적. 저 삐죽하게 솟아오른 검은 사이프러스 나무를 보라!
이렇게 그려놓고 고흐보다 잘 그렸냐고 묻더란다. 물론 그렇다고 대답해주라고 코치했다.
고흐는 27살에 처음 그림을 그렸단다, 지우야! 너는 그사람보다 무려 21년이나 빨리 이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거야. 훨씬 더 훌륭하고말고!!
지난번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소개한 책을 지우에게 사주었더니 그걸 보고 따라그렸다는데, 장난꾸러기 지우는 해바라기도 그려주겠다며 성의없게
2011년 10월. 지우의 해바라기
아래는 지우맘 카톡 사진에 올라있길래 얼른 청해서 받은 칠교작품이다. 방바닥에 저래놓았으니 영구보존할 수도 없고 참 안타깝다. 내눈엔 그냥 빤해 보이는 색깔나뭇조각으로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생각을 다 하는지 원... 지난번 불이랑 얼음 뱉어내 양을 공격하는 용이랑 사자 작품보다 훨씬 더 정교해졌다. 작품명은 [로봇]이라고.
2011년 10월. [로봇] 장판위에 칠교조각 ^^;
다음으론 무지개 공작새를 탄 준우네 가족 그림. 지우가 집에서 특히 가족화를 많이 그리는 건 어떤 의미일지, 그만큼 가족애가 많다는 건지 문득 궁금하다. 이번에도 맨 앞에서 새를 조종하는 건 슈퍼맨처럼 망토까지 걸친 지우.
2011년 10월. [공작새를 탄 가족]
2011년 11월. [감따는 지우]
유치원에서 보내온 두번째 작품집 가운데 (아마도 요번 주말에 나도 알현할 수 있을 듯.. 두근두근 설레 죽겠다 >,.<) 제일 가을분위기가 물씬 난다며 동생들이 한 장 먼저 선보여주었다. 작품명은 <감따는 지우>.
나무 모양과 바구니, 창호지로 보이는 감은 선생님이 일괄 붙여주고 나머지 색칠과 나뭇잎 사람 그림을 시킨 모양인데, 지우는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히고 높은 감나무를 올려다보는 자세를 그렸다! 그 조그만 머리에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냈을까 감탄스럽다. 나 같으면 기껏해야 옆얼굴 그리고 말았을텐데... 아웅.
옷색깔이랑 양말까지 전체적인 색 배합이 참으로 예쁘다. 작품집에 또 어떤 그림이 들어있을지 궁금궁금...
올케랑 애들 먼저 버스 갈아타고 우리집에 오느라 지우 스케치북을 못가져왔대서 아직 구경 못했다. -_-; 역시 대가의 작품은 알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새로운 그림 사진 하나는 또 입수했다. 사진 상태가 그리 정교하진 않지만... 그래도 지우 그림은 소중하니까 ^^;
제 아빠의 회사 동료(후배?)가 결혼을 앞두고 집으로 인사를 왔다는데 결혼축하의 의미로 지우가 그려준 작품이라고 한다. 처음 스케치만 했을 때는 더욱 정교하고 세밀하여 아름다웠다는데 곧 도착한다는 전언에 마음이 급해 색깔을 대강 칠하면서 디테일이 지워져 안타깝다고 지우맘이 말했다. 어쨌거나 보자.
나비넥타이를 맨 신랑을 향해 어여쁜 신부가 걸어가고 있다. 처음엔 맨 왼쪽편 단상의 인물이 주례인 줄 알고 신랑이 신부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라 상상했는데, 아무래도 마이크를 손에 잡은 품새가 사회자 같다. ^^; 요즘엔 빨간색 주단 대신에 하얀색 레이스 비단을 깔아놓은 예식장이 많던데, 지우는 빨간색 주단을 선택했다. 흰색 일색인 웨딩드레스 대신에 장식과 채색이 화려한 드레스를 신부에게 입힌 것도 흥미롭다. 제일 기발한 건 화면 맨 아래쪽 테이블에 앉아 손을 든 하객의 모습이다. 제 아빠가 "어이 종오!"(이름 맞나 모르겠음)라고 신랑이름을 부르는 장면이라고...
시간이 넉넉해서 그림의 완성도를 좀 더 높였더라면 좋았겠으나, 뭐 이대로도 훌륭하다고 본다. 천재화가소년에게 이런 놀라운 선물을 받은 신랑신부는 얼마나 기쁠까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