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기 전에 빨랑 보러가야지, 아카데미라도 타고나면 괜한 대세거부증이 돋을까봐 게으름뱅이치고는 꽤나 서둘러서 영화를 보러갔다. (근데 결과적으로 오스카는 하나도 받질 못했다! 으이..) 일부러 사전 정보를 하나도 안 찾아보고 갔기 때문에, 배경이 현대가 아니란 것도 몰랐네그려. (스포일러 있음)
한줄 평을 쓴다면... 먹먹하게 아름답고 우아한 영화였다.
벨로가 후기에 적기를.. 영화가 끝나자마자 다시 한번 처음부터 보고싶은 영화라고 했던가. 그 마음이 뭔지 나도 알겠다. 눈빛 하나, 클로즈업된 표정 하나까지 장면장면 뭔가 자세히 보고싶은데 감정선을 따라가느라 그럴 여력이 없었다.
클래식한 올드모빌이 돌아다니는 1950년대 뉴욕 거리, 담배연기마저도 향기로울 것 같은 우아함을 온몸으로 발산하는 캐롤, 자존감도 낮고 우유부단의 극치로만 보였으나 캐롤과 만나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걸 확실히 깨닫는 듯한 풋풋한 테레즈.
캐롤(케이트 블란쳇)이 입고 나오는 코트들(모피 코트와 빨간색 숄칼라 롱코트)이야 워낙 인상적이었지만, 그 밖엔 어떤 어떤 옷을 입고 나왔는지 잘 기억도 나질 않는다. 테레즈(루니 마라)의 체크무늬 빵모자가 처음엔 촌스러웠는데 나중엔 예뻐보였다는 정도?
후기를 좀 잘 써보고 싶다는 욕심에 오히려 시간만 질질 끌다가 기억마저 희미해지고 말았다. 이젠 어느 장면에서 울컥했었는지도 잘 떠오르질 않으니... ㅠ.ㅠ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다"고 포스터 문구로도 적혀 있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맨 처음 테레즈가 백화점에서 캐롤을 봤을 때, 주변 배경이 흐릿하게 지워지면서 캐롤의 모습만 눈에 들어오는 장면을 보면서, 아 맞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찍이 군중 속에서도 한눈에 확 파고들듯 찾아내는 순간이 이런 거였지, 그러면서 덩달아 따라서 설렜던 것 같다. 아름다운 사람에게 매혹된다는 게 어떤 건지, 테레즈한테 마구 감정이입이 된 시선으로 케이트 블란쳇(캐롤)을 바라봤던건 내가 좋아하는 배우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케이트 블란쳇이 캐롤이란 인물을 그만큼 잘 살려낸 게 아닐까. 목소리와 말투도 섹시하기 그지없었는데 나중에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보니 케이트 블란쳇한테 사투리(?) 가르친 사람들도 나오더군. 뉴요커나 동부 특유의 말투를 배웠던 걸까. 언어학자에게 물어보고 싶었음.
찌질한 남자들이 등장해서 짜증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래도 추하게 망가져가기 직전에 마무리짓는 이야기여서 좋았고 그 성숙한 결정의 주체가 캐롤이어서 더 좋았다. 덩치 큰 캐롤 남편이 사랑을 빌미로 매달리며 취해서 큰소리 칠 때 혹시 폭력이라도 쓰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는데, 오히려 캐롤한테 뿌리침 당해서 혼자 넘어지는 거 보고 통쾌했고 안심했다. 아... 참 이건 한국 막장 드라마가 아니지.
대상에 대한 사랑이 담겨야 멋진 사진이 나온다고들 하는데, 테레즈가 찍은 캐롤의 사진들이 정말 멋져서 나까지 흐뭇했고, 비록 뉴욕타임스에 들어가서도 회의하는 남자들 옆에 메모지 들고 서 있는 직책이라고 하더라도 테레즈가 자기 꿈을 계속 좇는 것도 좋았다. 군더더기 없이 딱 둘의 재회 장면으로 끝낸 구성도 마음에 들었고.
워낙 섬세한 영화라 자막번역을 누가 했는지도 궁금했는데(아마도 <캐롤> 책 번역자가 역자후기에서 '남사스러운'이라는 표현을 써서 물의를 빚었단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겠지;;) 내가 싫어하는 이모, 홍모 씨와 달리 괜히 튀지 않고 분위기를 잘 잡아낸 것 같아 이름을 눈여겨봤더니 황석희라고. 영화를 하도 안 보러 다녀서 나로선 처음 보는 이름인 거 같은데, 으음 출판 번역계에서 날리는 김석희 선생이 떠오르면서 '석희'라는 이름이 번역을 잘하는 운명인가 택도 없는 일반화 가설에 잠시 빠졌었다. ^^; 그러고보니 '손석희' 앵커도 있네. 남자이름으로 석희는 글과 말로 먹고 사는 이름일까? 표본 겨우 셋 가지고 참 놔;;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마틴 프리먼 커플(?)이 현대가 아닌 빅토리아시대로 돌아가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 외엔 사전 정보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게 정식 영화가 아니라 BBC의 셜록 시리즈를 오매불망 기다리던 팬들을 위한 TV 스페셜이란 걸 나 역시 통 모르고 극장엘 갔었다. 아니, 다른 스케줄 때문에 TV 시리즈 찍을 시간도 없는 배우들이 언제 만나서 영화를 찍었담,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물론 나야 고맙지만...
째뜬 영화관을 나오며 "이게 뭐야,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푸념하는 관객도 정말 있다는 걸 내 눈으로 보고서야 인터넷을 좀 뒤져보니 ㅋㅋ 영화도 아닌 걸 영화로 포장해 유료상영을 했다며 욕하는 글들이 눈에 띄었다. 호불호가 완전히 갈린다고.
하기야 BBC 셜록 팬이 아니라면, TV 스페셜이란 걸 모르고 짜임새 있는 영화 한편을 기대했더라면 열깨나 받았을 것도 같다.
1, 2, 3 시즌을 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장면들을 삽입한 이야기와 구성, 시나리오 작가이자 셜록의 형으로 나오는 마크 게티스와 각 인물의 인터뷰까지... ㅋㅋ
<인셉션>이 떠오르는 셜록의 꿈? 무의식 속으로 막 휙휙 시간이동을 하질 않나... 팬이 아니라면 정말이지 불친절하고 산만하기 짝이 없는 구성이다. '유령신부'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거의 완전 곁다리고 전체적인 인상은 2016년이 밝았는데도 아직 시즌4를 보지 못하는 팬들을 나름 달래주기 위한 팬서비스랄까?
셜록 팬으로선 이나마도 감지덕지, 그간 가물가물 잊었던 지난 시즌을 돌아보고 그리움도 달래는 좋은 기회였으나, 그래도 이런 걸 영화관에 가서야 볼 수 있다는 건 심히 아쉽다. 이런 떡밥 말고 빨리 시즌4를 내놓으란 말이다! ㅠ.ㅠ
2015년을 깔끔하게 끝낼 생각으로 best 목록 뽑기를 시작했는데 에효... 난데없는 감기기운으로 계속 빌빌대느라 새해 시작되고 나서도 한참 지나도록 마무리를 못했다. 나름 건강관리를 한 덕분인지 이놈의 감기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활약하진 못하고 묵직한 두통과 약간의 콧물로 깔짝깔짝 괴롭히고 있는데, 그게 아주 성가시다. 가을에 일찌감치 독감예방주사를 맞고도 감기몸살로 2주 넘게 끙끙 앓고 계신 왕비마마와 한 공간에 사는 사람치곤 그래도 이만한게 장하다 싶지만... 빌빌대려니 짜증스러운 건 어쩔 수가 없다. 째뜬 2015년 정리와 함께 감기도 말끔히 떨어지기를!!
2015 책 best 3
줄리언 반스의 <용감한 친구들 1,2>는 읽으면서도 이건 무조건 올해의 베스트야.. 라고 생각했었다. 아서 코난 도일 경과 사무변호사 조지 에들지의 실화를 재구성했다는데 그야말로 치밀하고 흥미진진하다. 추리소설이면서 회고록 같기도 하고, 전기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또 깊은 주제의식과 반전이 있었다. 소설은 통 못 읽고 빌빌대다가 두권짜리 소설을 홀라당 밤새가며 읽게 만든 점 또한 수훈 갑.
세월호 유가족들의 인터뷰를 정리한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책을 사놓고도 차마 용기가 안나서 반년 가까이 못읽고 밀어두고 있다가... 기막힌 청문회 뉴스에 다시 분개하며 마음을 다잡고 책을 펼쳐들었다. 당연히 많이 울었고, 다시 반성했다. 잊지 않겠다고 다들 다짐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무심함과 뻔뻔하고 파렴치한 사고 관계자들, 정부에 대한 분노 때문에라도 올해의 책으로 여기저기 투표하고 다녔지만, 그런 정치적인 이유말고도 절절한 이야기들이 참 많았다.
<폭삭 속았수다>는 11월에 다녀온 제주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선망으로 별점을 좀 과하게 준 면이 없지 않다. ^^; 제주 올레길 소개 이외에도 제주 지역 구석구석에 깃든 주민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했고 나도 몇 코스는 꼭 가봐야지 적어두긴 했는데.. 3쇄나 찍은 책치고는 만듦새가 부실한 느낌이 있었다. 오탈자가 꽤 눈에 띄었음. 그래도 제주는 무조건 옳으니까.. ㅠ.ㅠ
2015 영화 best 3
다 개봉작이 아니라 뒷북으로 본 게 많아서 2015년 베스트 영화 셋으로 꼽기엔 좀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고민고민하다 엄선했다. ^^;
<스파이>는 이토록 유쾌 통쾌한 여성 원탑 스파이영화가 또 있을까 싶어서 미련없이 골랐고
<월플라워>는 너무 좋아서 눈물 흘리며 연달아 두번이나 봤으므로,
<아메리칸 셰프>는 엄청 좋았던 건 아니지만 나의 식탐과 요리 본능을 어느정도 충족시켜준데다가 아들 퍼시 역할로 나온 아역배우가 너무 귀여워서!! ㅋㅋ 이 영화 역시 두번 봤다. (마침 케이블에서 또 해주길래...)
p.s. 으악.. 내 정신머리하고는...
본 영화 목록에서부터 <인사이드 아웃>을 홀라당 빠뜨렸다는 걸 좀 전에 컴퓨터 사진 정리하다 깨달았다. ㅠ.ㅠ
나중에 연말에 베스트 뽑을 때 쓰려고 사진도 미리 다운받아놨으면서... ㅠ.ㅠ
아효... 그래서 번외편으로 추가. ^^;
슬퍼할 일이 종종 생겨도 이젠 눈물대신 욕부터 튀어나오는 사나운 아줌마가 되어간다. 그도 아니면 무작정 참거나.. 슬픔과 눈물의 중요성을 애니메이션 한편 보고 다시 깨닫다니 참 나도 단순하지. 째뜬 디즈니와 픽사의 특징이 어우러진 작품이라 좋았음.
2015 드라마 베스트 3
올 상반기에 <풍문으로 들었소>는 거의 본방사수를 할 정도로 열심히 봤던 드라마다. 유준상 특유의 약간 과장된 연기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드라마엔 그야말로 딱 맞아떨어지는 듯 했고, 유호정, 고아성, 이준 이외에도 봄이 부모님들, 집사 부부, 비서들, 하다못해 백지연, 장호일까지 정말 허투루 연기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결국 판타지요, 한계도 느껴졌지만 부자들과 권력자들의 허상을 블랙코미디로 비꼰 시도 또한 좋았음.
<오 나의 귀신님>은 노상 똑같은 역할로만 나오는 것 같아 별로라 느껴졌던 조정석이 좀 쳐져서 그렇지 박보영과 김슬기의 깜찍하고 발랄한 연기랑, 뻔할 것 같은 '빙의' 소재를 미스터리 추리로 풀어나가는 전개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쿡방에 아직 내가 넌덜머리 내기 전이라서 요리하며 벌어지는 로맨스라는 점도 싫진 않았던 듯. 맨날 여자 꼬시려고 남자들이 하는 응큼하고 뻔한 대사가 깜찍한 박보영 입에서 주절주절 나올 땐 어찌나 귀엽던지 ㅋㅋㅋ
나머지 한편은 <응답하라 1988>이다.
전작인 <응답하라 1997>은 좋아라 봤고 연말에 베스트 드라마로 꼽기도 했지만 그 다음<1994> 시리즈는 통 재미가 없었다. 유연석 말고는 배우들도 마음에 안들고... 보다말다 막판엔 최종회를 안보기도 했을 걸. 쓸데없이 호흡이 질질 늘어지고 장면이며 대사며 괜히 길게 멍하니 정지된 듯한 부분이 너무 많고, 뻔한 남편찾기 놀이에 치중하는 게 싫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번엔 아예 안 보리라.. 그러고 있었는데 ^^
뜻밖에도 동생네(동생이 88학번이고, 올케가 덕선이 또래니깐)와 조카들이 열혈 시청자가 되더니만. 울집에 와서 하도 드라마 이야기를 하길래 ㅋㅋ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간부터 보다가 아예 첨부터 정주행에 돌입했다.
덕선이, 정팔이. 택이 같은 애들도 귀엽고 별 대사 없이 그냥 눈을 깜박깜박하는 얼굴이 화면에 비추기만 해도 헤벌쭉 웃음이 나는 진주가 너무나도 사랑스럽지만... 난 이 아줌마들 3인방이 너무 웃기다! 특히 치타여사 라미란 최고! ㅋㅋㅋ 신파스러운 가족 이야기인데도 또 그 묘미가 넘친다. 맞아, 그땐 그랬었지 그런 추억돋는 에피소드도 많았고... (물론 내가 마당에 수돗가 있는 집에서 뜨신 물 데워 머리 감고, 이웃집에 반찬이랑 밥 나르며 지내던 시절은 80년대 초였지만...)
하여간에 그닥 본 드라마도 없거니와 이만큼 열심히 등장인물에 애정하며 보는 드라마도 별로 없겠다 싶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냥 베스트 드라마 3에 넣어버렸다. 미친 스케줄로 결방까지 하고, 종영까지 겨우 4회 남았는데... 어차피 덕선이 남편감은 빤한 거고... 라미란 여사의 활약이 계속 기대될 뿐이다. ^^
링크한 대로 전시 구경 다닌 후기는 비교적 매번 소상히 포스팅했지만, 베스트 셋을 뽑는데 한참 걸렸다. 리움미술관의 세밀가귀말고는 다들 조금씩아쉬운 점들이 있어놔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점을 다시한번 느꼈다. 이젠 무조건 기대를 버리고 보러가야겠다. ㅎㅎ
2015 등산 best 3
사진 왼쪽부터...
남양주 운길산(3월)
대구 비슬산(5월)
인제 방태산(10월)
매달 둘째주 토요일마다 단체산행에 열심히 따라다녔지만 개근을 하진 못했다. 북한산 2번, 북악산, 청계산, 수락산, 대모산, 구룡산, 운길산 같은 근교 산행도 좋았지만 역시 인상적인 건 멀리 대절버스 타고 가야하는 높은 산들이었다. 언제고 눈덮인 한라산과, 아무 계절이든 지리산에 갈 날이 있으려나...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015 지름 best 3
아이폰6
숏커트
북해도 여행
3가지 지름이 이 한장의 사진에 다 담겼다. 삿포로 공원의 가을을 배경으로 숏커트 머리 그림자를 아이폰6로 찍다. ^^;
새로나온 아이폰6s의 성능이 몇 가지 탐나긴 하지만 4년만에 고민고민 개비한 새 휴대폰으로 뭐 이 정도면 만족이다. 아무케나 찍어도 사진도 잘 나오는 것 같고, 시리 기능도 아주 유용하게 써먹고 있다. ^^;
지름에 숏커트를 넣은 이유는 아마도 수년간 또 이 머리를 고수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주 미용실에 가야하는 건 좀 귀찮지만... 지루하게 단발머리를 왜 그렇게 오래 하고 다녔나 의아할 만큼 짧은 머리가 가뿐하고 아주 좋으다. ㅎㅎ
얼결에 친구따라 떠난 여행이긴 해도, 허리까지 높이로 쌓인다는 삿포로의 눈을 못보긴 했어도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11월은 여행의 달이었다. 어쩐지 만만해서 자주 가게 되는 일본은 이제 오사카랑 오키나와만 가면 저 북쪽부터 남쪽까지 얼추 다 일본을 섭렵하는 듯한 느낌. 2016년에는 또 좀 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2015 Worst 3
수락산 낙오. 포스팅도 했다시피 나 혼자만의 실수는 아니지만 우길 땐 우겨야한다는 것,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땐 원점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고나 할까. 그때 당황해서 길 같지도 않은 길로 숲을 헤치고 걷다가 나뭇가지에 찔린 팔엔 영구히 흉터가 남았다.... ㅠ.ㅠ
신사동에서 길을 잃다. 11월에 한국 다니러 온 친구와 언니들의 서울 숙소가 강남 신사역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였다. 주로 국내외 여행을 다니느라 며칠 묵진 않았지만 암튼... 서울 관광이 좀 일찍 끝난 어느날 저녁, 부른 배도 꺼뜨릴 겸 한강 둔치로 밤산책을 나갔었다. 마음 같아선 한강변 야경을 보며 세빛둥둥섬까지 쭉 갔다 올 생각이었는데....(너무 멀다 그러면 올 땐 택시타지 뭐.. 그럼서) ㅋㅋ 노상 차만 타고 다니시는 LA 사모님들은 신사동에서 한강 둔치까지 걸어간 것만으로도 버거워했다. 갈 땐 누구한테 묻지도 않고 요리조리 굴다리를 지나 잘만 찾아갔는데... 돌아올 땐 방향감각 뛰어나다고 믿고 아파트 단지로 질러가려다가... 신사동 잠원동을 뺑뺑 돌며 헤매다... 주민들에게 신사역 방향이 어딘가요.. 몇번이나 물은 끝에 겨우 엉뚱한 반대 길로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아..산속도 아니고 서울 한폭판에서... 개망신. 다시는 어디가서 방향감각 자랑하지 않겠다!
토지 소송. 어찌저찌해서 토지 분할권인가 뭔가 하는 문제로 집에 소송이 걸렸다. 아주 오래전 우리 집을 지어 팔면서 땅주인이 나중에 재건축을 예상하고 토지 일부를 분할 소유하고 있었던 모양인데 (그럼 불법 알박기 아닌가?) 몇년 전 대규모 재건축 가능성이 완전 사라지자 뜬금없이 그 땅을 우리 더러 구매하라는 내용증명이 왔었다.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그래서 그냥 개무시하고 말았는데.. 어느날 문득 법원 소송장이 날아왔다. 젠장... 그마저도 난 이리저리 좀 알아보고 법원에 온라인으로 몇가지 서류제출하면 당연히 (상식적으로) 우리가 유리하고 가뿐하게 판사의 조정을 거쳐 승소할 거라 믿었는데... ㅋㅋ 법은 역시 어려운 것. 놀랍게도 무조건 우리가 지는 소송이란다. ㅠ.ㅠ 결국 부동산 전문 변호사 소개받고 상담받은 결과, 형식적으로는 질 수밖에 없지만 내용상으로 이기는(?) 전술을 펼쳐야한다고...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피같은 쌩돈 입금하고서도 소송끝날 때까지 몇년은(빨라야 1년?) 집 팔기 글렀다. 내 잘못도 아니고 뜻밖의 재앙이긴 하지만, 웃기는 건 변호사가 소송서류 제출한 다음주엔가 몇년 째 아무 소식 없던 부동산에서 돌연 집보러 오겠다고 연락이 왔다. 아오 정말 인생은 아니러니하다!
2015년은...
나의 번역인생 20주년이라는 이유로 뭔가 자꾸 되돌아보고 정리하고, 장기적으로 미래를 계획해두어야할 것만 같은 한해였다. 그러나 그건 괜히 조바심만 쳤다는 뜻일뿐 실제로는 그냥 다른 해와 똑같이 방만하게 보냈고, 드디어 실질적인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정확히 첫 번역서가 나온지 만 20년만인 12월 10일 현재, 완전 허당 백수가 아니었을 기뻐해야하겠으나 2016년 전망이 그리 밝지 않기에 실제론 이미 벌벌 떨고 있다.
홀로 꿈꾸던 프리랜서 근속파티(?)는 25주년에나 하기로... 5년이란 유예기간을 정했지만, 당장 올 한해도 불투명한 마당에 2020년의 내 모습은 도무지 상상되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버텨보는 수밖에. 다만 부디 다시 좀 성실해져야겠다! 아쉬운 소리도 좀 하고.. ㅠ.ㅠ 그러니깐 2016년의 목표는, 한해 정리 포스팅에 반성, 한심해 따위의 태그 없이 약간이나마 희망의 서광 같은 분위기를 띄우는 것으로 정해야겠다. 일단 코앞의 일에 집중하면서.
올해는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는 지극히 드물고, 죄다 어둠의 경로나 케이블TV, 그도 아니면 모바일서비스로 코딱지만한 화면으로 본 영화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꽤 많이 본 것 같지만, 절반 이상 꼭 보고싶어서라기보다는 그냥 월정액제 안에서 볼 수 있는 영화들을 골라봤고, 결국 대체로 뒷북으로 보게 됐다. 원래도 너무 유명한 최신작이나 천만 관객을 자랑하는 영화들은 잘 안보는 성향이 있지만 참... 영화관에 관한 한 게을러도 너무 게을렀다. 벼르고 기다렸던 스누피 영화도, 스타워즈도 아직 못 봤음. ㅠ.ㅠ 선뜻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없;;다는 게 함정이자 슬픔이다. 그래도 좋았던(것 같은) 영화는 굵게 표시했음.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감동적으로 봤다. 영화가 끝나고서... 짬나면 내리기 전에 한번 더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아오.. 다들 그랬겠지만 빙봉 때문에 막판에 울었다. ㅠ.ㅠ 눈물의 가치와 슬픔의 역할을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어른이 되고 나면 울 일이 많지 않다. 대놓고 널 울게 만들겠어 장담하듯이 빤하게 슬픈 영화나 현실은 어쩐지 피하고 싶고...
캐릭터들이 다 사랑스럽지만 역시나 주인공은 슬픔이. 단발머리에 동그란 안경, 터틀넥 스웨터... 패션부터 좀 슬프다. 겨울엔 내가 즐겨 입고 또 좋아하는 차림이라 더 감정이입이 돼서 슬펐나? ㅎㅎ
계속 스트레스 상황이기는 하지만 주말엔 그 정도가 극에 달했고 급기야 위경련이 일어났다. 앉아도, 누워도, 엎드려도... 어떤 자세로 있어도 뭉친 속이 괴롭고 아파서 몇시간을 식은땀 흘리며 낑낑대다가 응급실엘 가야하나 고민이 될 정도로 고생을 했다. 하지만 위경련 때문에 응급실 간 사람 따라갔던 경험에 의하면 일단 엑스레이 찍어보고서 진통제였던가 근육 이완제라던가 주사 한 대 놔주고서 의사는 스트레스 상황을 없애야 근본적으로 낫는다고 하나마나 한 소리를 했던 듯. 그래서 그냥 오후부터 무식하게 참다가... 밤중이 되어도 낫질 않으니 자꾸만 병원가자고 다그치는 엄마한테 싫다고, 아파서 말하기도 힘든데 왜 자꾸 말 시키냐고 빽 소리를 지르고는 엉엉 울었다. 어느 순간 아픈데 왜 참고 있지? 그런 생각이 들었던가...
엄마도 스트레스 요인을 아는 지라, 그래 실컷 울어라 쯧쯧쯧 그러고는 자리를 비켜주셨다. 한참을 꺼이꺼이 울다보면 원래 좀 스스로 웃긴 순간이 찾아온다, 그래서 울다가 웃다가 또 다시 아파서 울다가... 그러고 났더니 꽉 뭉쳐서 꼬여있던 위가 놀랐는지 좀 풀리는 게 느껴졌고 서서히 아픔도 잦아들었다. 휴우... 뻘개진 얼굴 식히느라 찬물로 어푸어푸 세수를 하다가, 슬픔이가 나를 살렸네, 그런 생각을 했다. 내 머릿속에서 기쁨이랑 슬픔이랑 서로 껴안고 있을 것 같은 느낌? ㅎㅎㅎ 아직도 밥만 먹으면 위가 뭉치는 느낌이라 좀 두렵지만, 슬픔이를 중심으로 애들이 다 알아서 잘 달래주겠지.. 그러는 중이다. 그리하여 결론은 디즈니 픽사의 위대함? ^^
줄리엣 비노쉬와 조니 뎁이 나왔던 영화 <초콜릿>. 찾아보니 2000년 작품. 벌써 15년이 지났다. 아이고 세월무상. 영화관에 가서도 봤지만 이후 케이블에서도 가끔 해줘서 몇번 더 본 적이 있다. 식탐녀답게 '음식'이 나오는 영화는 재미가 있든 없든 일단 넋놓고 보는 편이라, <초콜릿>은 아마도 조니 뎁에 대한 팬심으로 보러갔다가 초콜릿 열망까지 부풀리게 됐던 것 같다.
아무튼 책이든 영화든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혹은 기분에 따라서 나이에 따라서 감상 포인트가 달라지게 마련이다. 맨 처음 볼 땐 아마도 조니 뎁한테 매혹됐겠고... 이어 줄리엣 비노쉬가 만든 초콜릿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해졌을 법한데... 나중엔 노년의 엄마 때문인지 주디 덴치 이야기가 오래 남았었다.
영화에서 주디 덴치는 어떤 이유인지 같은 마을에 살면서도 손자를 거의 만날 일 없는 당뇨병환자 할머니다. 줄리엣 비노쉬가 마법의 초콜릿으로 꽉 막힌 마을 주민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영화의 주요 줄거리인데... 주디 덴치는 줄리엣 비노쉬 덕분에 손자와 화해하고, 초콜릿이 죄다 들어가는 음식으로 파티를 연 자리에서 금지된 음식들을 마음껏 먹고는 그날밤 행복하게 눈을 감는다.
금지된 음식인 달콤쌉쌀한 초콜릿을 마음껏 먹고 죽다니... 영화를 보면서는 강렬한 백합 향에 질식해서 숨을 거두는 방법 만큼이나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질병 때문에 자기가 너무도 좋아하는 음식이나 행동을 못하게 되는 불행과 죽음의 위협이 뒤따르는 소소한 행복 가운데서 양자택일을 해야한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불행한 건강 쪽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그게 이성적, 합리적이기도 하고. 비록 구차한 인생이라고 한탄은 하겠지만서도.
근데 막상 현실에서 용감무쌍하게 죽음의 위협이 뒤따르는 소소한 행복을 선택한 사람들을 보면, 영화처럼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버럭 화가 난다.
사례1. 당뇨병 환자이신 지인의 아버지. 혈당조절용 먹는 약 단계를 넘어서 매일 인슐린 주사기를 배에 푹푹 꽂으셔야 하는 단계로 한 차례 발가락 절제수술까지 받으셨다. 당연히 식사요법이 매우 중요하고,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절대 금물이다. 하지만 자식들이 아무리 잔소리를 해대도, 간식으로 좋아하는 단팥방을 한꺼번에 두세 개씩 드신단다. 어차피 인슐린 맞을 건데 뭐 어때! 이러면서... ㅠ.ㅠ 혈당조절이 잘 안되면 말초혈관이 또 막혀서 발가락이 남아나지 않을 텐데 어쩌시려고... 아오...
사례2. 과일광이신 우리 엄마. 과일에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이 많이 들어 건강식이라고 여기지만, 사실 과당 때문에 건강한 사람도 과일을 많이 먹는 건 별로 좋지 못하단다. 가령, 건강검진 받았을 때 나더러도 과일은 하루 사과 반개 정도만 먹으라고 했었다. 하물며 당뇨병환자인 우리 엄마야 오죽하랴! 근데 삼시세끼 후식으로 과일을 골고루 한개씩 후딱후딱 해치우셔야 직성이 풀리는 건 도무지 고쳐지는 습관이 아니다. (그나마도 자제해서 하루 세번 과일 한알씩이지, 맘껏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참외 한 광주리도 다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왕비마마의 주장.)
헌데 요번에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용종 4개를 떼어냈고, 이틀간 죽을 먹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당연히 과일도 금지. 헌데 이 노친네 내시경 사흘 전부터 과일을 금지당한 관계로(실은 너무 괴로워하시길래 내가 사과랑 토마토 갈아드렸단 말이다!) 이틀을 더 과일을 굶으려니 죽을맛이었나보다. 아침 댓바람부터 자고 있는 딸을 깨워 과일 먹으면 안되느냐고 성화. 단칼에 안된다고 잘랐는데, 알고보니 벌써 천도복숭아 한개 잡수셨다고. +_+ 정 드시고 싶으면 갈아드린다니깐 아 놔;;;
용종 제거하고 난 상처에 클립으로 찝어놔서 자극적이고 거친 음식 드시지 말라는 건데... 으으으...
사례3. 류마티스 환자 작은아버지. 류마티스 치료약이 워낙 독해서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꽤 오래전부터 들었다. 그래서 간 수치가 높아졌다고... 그러니 조심해야한다고... 하지만 '똥고집'은 집안 내력인듯, 힘든 일은 좀 쉬셔야한다, 술은 절대 안된다...고 주변에서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완전 무시. 그러더니 이 양반 결국 얼마 전 간성혼수로 쓰러지고 말았다. (하기야 등산으로 다져진 건강이라 자신하며 술담배 매일 즐기던 울 아버지도 큰소리 치다가 졸지에 가셨으니 그 피가 어디 가랴) 병명은 알코올성 간경화. 아... 기가 막히다 정말. 류마티스 약만도 문젠데 거기다 술까지. 60대 남자들의 무대뽀 정신은 정녕 아무도 못말리는 것인가.
그깟 과일 하루만 더 참지 왜 식탐을 못 버리느냐는 잔소리에 뭐 어때,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라며 '아몰랑 화법'을 시전하신 엄마한테 버럭버럭 한참 화를 내고는 독설로 마무리를 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니깐!' 나는 괜찮겠지, 이 정도는 괜찮겠지, 요행을 바라다가 큰 코 다친다는 것, 후회할 땐 이미 늦었다는 걸 사람들은 왜 잘 모를까. 물론 나도 큰소리칠 입장이 아님을 안다. 남들 잘 때 자야한다고, 모든 사람들의 몸에 돌아다니는 암 세포를 죽이는 건강한 호르몬은 밤에 자야 나온다고, 스트레스와 화는 암세포를 키우는 자양분이라고... 다 알면서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걸 뭐. 그러니깐 반성한다는 얘기다. ㅠ.ㅠ
이게 뭐가 지고지순한 사랑이여! 콜레라가 수시로 창궐하던 시대의 사랑은 뭔가 좀 더 고귀하길 바란 내가 잘못된 건가? ㅋㅋ 아니, 책 읽기 전에 얼핏 '주워들은' 책에 대한 정보가 오해였을지도... 시대에 대한 고발은 들어있을지 모르지만 남성중심의 꼰대스러움에 종종 거부감이 들었다. 첫사랑을 53년간 기다린 건 맞지만... 자기 할짓 다 하면서 그것도 기다린 건가? 그냥 세월을 보낸 거겠지... 그 집요한 집착과 자기합리화는 어떻고.. 흥!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7: 돌 하르방 어디 감수광(유홍준 지음/창비)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책장을 덮은 이후 줄곧... 제주도 가고 싶다! 특히나 담에 가면 '오름'을 특별 공략해볼 심산이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신경숙 지음/문학동네)
안동 고택에 책이 있길래 밤에 후딱 읽었다. 아주 가벼운 단편집. 소설이 아니고 신변잡기 수필을 읽은 느낌? 시간 떼우기엔 좋았지만 뭐 그닥... -_-;
겨울왕국(Frozen, 2013)
이 영화를 두번이나 보고 수시로 유튜브를 찾아 노래를 따라부르는 조카랑 통 대화가 되지 않아 보긴 했지만, 대체 왜 관객수가 천만까지 넘보는 건지 좀 의아;; 노래가 좋은 건 인정. 그치만 내용도 단순하고, 엘사가 변신 후 허벅지 드러내고 엉덩이 씰룩거리며 걸어나올땐 욕나오던데! 애들 보는 만화에서 그리는 여성의 모습이라는 게 대체 왜 그 모양;;
관상(2013, 한재림 감독,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김혜수)
뒷북으로 집에서 봤는데 상영시간이 어찌나 긴지 후반부엔 지루해서 혼났다. 이정재의 수양대군이 매력적인 건 나도 인정하겠는데, 역사가 스포일러다보니 송강호의 열연으로도 어쩔 수가 없더군. 암튼 헐리우드나 충무로나 여배우를 소비하는 방식이 참 짜증난다고 느꼈음.
아 참... 아는 게 병이라고, 진선문(창덕궁) 들어갔는데 경복궁 근정전 나와주시고 ㅋㅋ 근정전 바닥엔 전돌 대신 마루가 깔렸고 (어차피 근정전은 행사 때만 쓰는 공간이지 신하가 왕을 알현하러 들어가는 데도 아니라규!) 과거에 갓 급제한 말단 하급 관리가 감히 편전에서 열린 어전회의에 참석하고(편전에는 3품 이상이던가 당상관만 들어갈 수 있거든!) ㅋㅋㅋ 퓨전사극이니 그려러니 다 넘어가야하는데 거슬리는 게 많았다. ^^;
해를 품은 달(훤-김다현/연우-린아/양명-조휘 출연)
지인 덕에 스태프 할인으로 엄청 저렴하게 봤기에망정이지 제 돈 주고 봤으면 적잖이 실망하고 열받았을 뻔했다. 원작이 아무리 탄탄해도 창작 뮤지컬의 문제점은 역시나 레퍼토리의 부재. 노래가 하나같이 어쩜;;; 가사도 안 들려, 멜로디도 매력없어, 어쩌라는 건지. 그래도 조각보를 이어붙인 느낌의 무대장치나 한국무용과 판소리 느낌이 돋는 몇몇 연출은 좋았다. 서울 공연 마지막날 마지막회에 객석을 거의 꽉 매운 관객수도 좀 놀라웠고, 휴대폰 꺼내보며 시야 방해하는 관객들도 하나 없더니 계속 기립해 박수치던 그들의 매너도 훌륭.
블로그를 일기삼아 매일 뭔가를 끼적이면 좋겠지만, 도무지 그런 부지런함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고 2014년을 맞아 매달 집계용 월기(? 블루고비 따라하냐? ㅋㅋ)를 남겨볼 생각이다. 그러면 민망해서라도 독서량이 좀 늘까, 아닐까. ;-p
1월엔 달랑 책 1권을 읽고 영화 4편과 전시회 둘을 보았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 1 (반권이라고 해야하나 ㅠ.ㅠ)
인 디 에어(Up in the Air, 2009)
변호인(2013)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 <종가>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중남미 소설 읽기의 일환으로 오래 전에 장만해놓고 계속 겉표지만 구경하다 드디어 시작했다.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가 동기로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말 못하겠다. ㅠ.ㅠ 고사 직전이라는 출판계에서 요새 그나마 움직이는 건 드라마에 인용된 책이라고 넋두리들을 한다는데, 아무 맥락없이 드라마에 PPL로 등장하는 책들은 모르겠고 확실히 작가가 의도적으로 노출하는 책들은 효과가 큰가 보다. 어쩐지 끼워팔기나 묻어가기로만 살아가야 하는 책의 신세가 서글프지만 그래도 아예 주목 못받는 것보다는 낫겠지... 어쨌든 난 이번에 산 게 아니고 사둔지 몇년 된 책이라규~
조지 클루니의 영화라 다운 받아놓은지 오래 된 <인 디 에어> 빼놓고는 다 영화관에서 봤다. <그래비티>에서 아주 잠깐 나오고도 존재감이 컸던 조지 클루니에 대한 애정이 되살아나 (한때 온라인에서 '마이클루니'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적도 있을 만큼 ER 시리즈 속 클루니의 팬이었다 내가 ㅋㅋ) 벼르기만 했던 <인 디 에어>를 봤고, 조금 울었다.
그러고 보니 네 편의 영화 모두 한줄 감상을 쓰자면 어느 순간 조금씩 울었다는 이야기일 듯.
주변에서도 혹평과 호평이 나뉘었던 <변호인>과 <어바웃 타임>은 그 이유와 한계가 뭔지 알겠지만 대체로 뭐 괜찮았고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1월 최고의 영화로 선정. 우와... 감탄했고, 집에 돌아와 나도 여행 상품을 한참 뒤졌다. ^^;
박수근 전시는 방금 포스팅했으니 됐고...
2월 23일까지 경복궁 옆 민속박물관(무료!)에서 하는 <종가>는 제사와 손님맞이를 전통적으로 이어온 종가집의 의미와 자취에 대해서 실제 여러 종가의 유물까지 아기자기하게 마련해놓은 전시였다. (어느 종가에서 종부에게 대대로 내려졌다는 '악어가죽 핸드백'도 있다. ㅋㅋ) 무료라서 유치원생들과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바글바글한다는 것만 빼면 꽤 볼만하고 일부 구간에는 신기한 신문물(일정한 지점을 밟으면 탁한 유리가 촥~ 투명하게 변하며 사당의 제사상과 제주가 나타난다든지;;)을 전시에 응용한 것도 좋았다.
그밖에 상설전시관도 함께 둘러보았는데 민속악기 전시실 앞엔 전화 수화기 모양으로 생긴 걸 귀에 대면 악기 소리가 들린다더니만 주로 지지직~ 소음만 들리거나 고장! 애들 등쌀에 쉬 고장나는 건 이해하겠지만 음질에 더 신경 좀 쓰시지... 쯧쯧...
이렇게 적고 보니 꽤나 바지런을 떨며 보낸 것 같지만 사실 1월은 내내 아직 새해가 밝지 않았어, 설날이 남았잖아.. 그러면서 미적거렸다. 이젠 정말 빼도박도 못하는 새해임을 감안하여 2월부턴 좀 더 나사를 조일 것.
Best 포스팅을 빌미로 한해정리를 한하고 넘어가면 새해를 제대로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기분은 정말... *.*
괜스레 일감 진도 잘 안나가는 것 같다. 얼른 마무리하고 열심히 일해야지!
2013 최고의 책 3
읽고 난 직후엔 어찌나 별점 평을 후하게 주는지, 별 넷짜리중에서도 세 권 고르느라 좀 힘들었다. ㅋㅋ 주로 상반기에 읽은 책들이 많아놔서 기억이 가물가물...
<감응의 건축> 너도나도 큰돈 들여 흉측하고 에너지 낭비하는 괴상한 건물 짓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요즘이라 지은이의 건축관과 무주 프로젝트가 더 감동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등나무 꽃이 한창 피어 꽃그늘을 드리울 때 나도 무주 공설운동장에 한번 가보고 싶다. 게으름 부리다가 과천에서 열렸던 정기용 아카이브 전을 못본 것이 천추의 한. ㅠ.ㅠ
<그레이스 1, 2> 마거릿 애트우드는 오래 전 다시 공부를 시작하며 혼자 속으로만 논문 주제로 생각했던 작가였는데 ㅋㅋㅋ 정말 완벽한 꿈이었던 것 같다. 학교에선 현대소설을 잘 읽히지도 않고, 특히 캐나다 작가는 다루지도 않는 걸 몰랐지 뭔가. 암튼 원서로 읽다가 어딘가 던져둔 책의 번역본이 나왔길래 얼른 꿍쳐놓았다가 읽었다. 잠자기 전에 읽으려다 날을 하얗게 새우곤 할 정도로 탐독했던 건 생각나는데 벌써 그 감흥은 다 지워지고 이거 원....
1843년에 벌어졌던 실제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미스터리 소설이다. 1권은 정말 홀딱 빠져들어 읽었는데 다 읽고도 진실은 저 너머에 ㅋㅋㅋ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순전히 나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준 독서의 의미로 막판에 선택됐다. 연말은 다가오고 밀린 일에 치여 잠을 자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글자는 쳐다보기도 싫던 나날이 있었으나, 이 책 덕분에 좀 킬킬대며 그런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었다.
2013 최고의 영화 3
<레미제라블> 다들 2012년 연말에 보고 베스트로 꼽기도 했던 영화를 난 느즈막히 1월에 본 덕분에 2013 베스트에 넣을 수 있었으니 퍽 다행이다. 러셀 크로의 노래는 좀 안습이었지만 앤 해서웨이의 연기와 애절한 노래가 그의 삐끗함을 다 덮었다.
<마지막 4중주> 결국 한번 더 보러 가진 못했지만 먹먹한 감동의 여운은 잊히지 않았다. 말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 영화.
<그래비티> 누군가는 산드라 블록의 허벅지에 관한 영화라고 우스개소리를 하던데, 그 말도 맞다. 역시나 말로는 설명할 수 없고 스토리랄 것도 없지만 온몸이 뻐근한 감동이 있었다. 대단한 영화라고 느꼈음.
그밖에 본 영화들: 베를린 / 라이프 오프 파이 / 7번방의 선물 / 파파로티 / 위대한 개츠비 / 비포 미드나잇 / 감시자들 / 알마냐 / 500일간의 썸머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내 아내의 모든 것 / 아티스트 / 그래비티
앞의 두 전시에 대해선 꼼꼼히 포스팅도 했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김환기 탄생 100주년 전은 기대보다 더 좋았다. 꽁꽁 얼어붙은 혹한의 부암동 미술관엔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한가하게 찬찬히 그림과 건물을 다 감상할 수 있었다. 환기미술관은 건축물로도 유명해서 실내에선 그림은 물론이고 창문 하나도 사진을 못찍게 한다. ㅎ
겉에선 뭐가 그리 잘 지은 건물인가 잘 모르겠다 싶지만 전시실을 돌아다녀보면 미술관으로 딱 맞게 참 공간을 잘 만들어냈다 싶고 부암동의 언덕배기에 잘 어울리게 들어앉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크고 작은 김환기의 작품을 실컷 둘러보며, 그림 하나 가져가라면 뭘 가져갈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가 아트숍 2층에 있는 유품과 기념사진들까지 다 보고난 뒤 건물 외관을 한 바퀴 돌고는 엄청 뿌듯했다. 손가락이 곱아 사진은 죄다 흔들리고 그날의 감흥이 살지 않았지만.... 서울도성 성벽을 본떠 두른 담벼락에 매달린 담쟁이도 김환기의 작품 같았다.
왼쪽 사진 문 안쪽의 우물 같은 모양은 1층 중앙전시실에선가 올려다보이는 천창이고, 그 위로 솟은 두 개의 아치가 3층 지붕인데... ㅋ 사진 참 못찍었다. 우주를 담은 김환기의 점화 못지 않은 자연의 작품이라고 감탄했던 담쟁이는 확실히 실물이 훨씬 멋지다. 2013년 연말까지 전시로 알고 있었는데, 1월 26일까지 연장했다는 듯하다. 그치만... 입장료 만원이나 받으면서 100주년 기념 브로셔도 없는 건 좀 불만.
2월에 몰아서 본 프라하, 풍속화, 팀버튼 전은 역시나 몰아서 후기를 올렸으니 언급 생략하겠고, 정선 화첩과 헝가리 왕실 보물전은 경복궁 옆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하고 있는 걸, 안내 없는 시간에 후딱 둘러보고는 포스팅도 못했다. 겸재 정선화첩이 외국에 팔렸다가 한국에 되돌아오게 된 사연을 담은 방송을 얼핏 본 것 같다. 아주 작은 화첩이라 애개개 싶었지만 <금강내산전도>는 복제본으로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1주일에 한번씩 화첩 그림을 달리 펴놓는다니
금강내산전도, 겸재정선화첩
틈날 때 한번 더 들여다봐야지 싶다.
헝가리 왕실 보물전은 뭐 크게 감탄할 건 없지만 옛날 유럽 복식이나 식기류를 참고하기엔 좋음. 어차피 고궁박물관엘 갈 거라면 상설전시를 보는 쪽이 더 알차다. 궁궐에 있던 진짜 보물들은 죄다 고궁박물관으로 옮겨놓았기 때문. ^^; 주문제작품이라 롤스로이스 사에도 남아있지 않다는 순종의 어차 두 대는 언제 봐도 참 새끈하다. 그 모든 볼 거리가 다 무료라는 점!
최고고 자시고 공연이랍시고 딱 이 셋을 봤다. ㅠ.ㅠ 그나마 대비마마가 연말에 스스로 예매해 놓고 강권한 호두까기 인형 아니었으면 셋을 꼽을 수도 없었겠다. thanks to mom. ㅋㅋ 이원국 발레단은 지역 문화회관에서 해마다 공연을 하는 모양인데 나로선 첫 경험이었지만 가격대비 완전 훌륭했다.(단돈 만오천원) 전막 공연도 아니고 공연장이 구청 문화회관이다보니 무대의 제약도 많지만, 그래도 볼만했다. TV에서나 보던 이원국 단장의 나이는 정확하게 모르겠으나, 내심 젊은 사람들한테 주인공 안맡기고 왜 본인이 주연을 하나 의아했더니 도약이며 회전이며 젊은 발레리노 못지 않더군! 정말 놀랐다. 그리고 겨우 중3이라는 여주인공도 완전 예쁘고 실력도 뛰어나고... *_*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가 크리스마스 분위기 제대로 만끽하며 흐뭇했다.
2013 최고의 발견 3
1. 붙이는 핫팩 ^^
친구가 하나 써보라고 주어서 알게 된 붙이는 핫팩. 주머니에 넣는 작은 핫팩은 궁궐답사할 때도 몇번 써봤지만 효과가 몇시간 못가는데 반해, 파스처럼 붙이는 스티커형은 옷 위에 붙여놓으면 6, 7시간은 족히 뜨끈뜨끈하다. 12시간짜리도 파는 듯. 대비마마가 체기가 있다던 날 내복 위에 두개를 떡 붙여드렸더니 찜질팩 못지않은 효력을 발휘했고, 한달에 한번 마법에 걸렸을 때 아랫배에 붙여놓으면 뜨뜻하니 아주 좋다. 10개들이로 사놓았는데 담엔 아주 박스째로 사댈지도 모르겠다. 주변에서도 코스코에 가서 박스째로 사다놓고 쓰는 집이 꽤 되는 것 같다. 난방 부실한 학교에 맵시 때문에 절대 외투 안입고 교복만 입고 등교하는 딸들에게 억지로 붙여준다나 ㅋㅋㅋ
2. 서촌 골목길
경복궁 서쪽의 서촌이 뜬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뭐 또 삼청동 꼴 나겠지 하고만 생각하다가 직접 가보니 삼청동이나 북촌과는 또 다른 자연미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정선의 그림으로 남아있는 수성동 계곡도 볼만했고... 대표로 서촌 골목길을 적긴 했지만 성곽 둘레길 주변에 아직 꽤 볼만한 정겨운 골목들이 남아있는 것 같아 더 찾아볼 생각이다.
스페인에서 찍어왔다고 뻥칠 수도 있을 듯한 서촌 골목의 어느 건물 ^^; 가우디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도 확인가능한 수성동 계곡의 돌다리
3. 동네 산책로
서울 반대편에 사는 후배가 아 글쎄 '안산'으로 가벼운 등산겸 나들이를 온다는 말에 엥? 했다. 동네 산책로를 정비했다는 얘기는 벌써부터 들었고 대비마마의 실버합창단이 봄엔가 동네 뒷산 쉼터에서 공연도 한다고 들었지만 나몰라라 했었는데 퍽 아기자기하게 가꿔놓아 다른 동네에서도 원정 올 정도란 얘기였다. 그제야 나도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동했으니 참... 못말린다 ㅎㅎ 암튼 동네마다 지자체에서 공원정비는 참 잘하는 것 같다. 겉보기 생색만큼 생태보존도 잘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해발 500미터도 안되는 뒷산 정상을 나도 언젠가는 올라갈 날 있겠지. 아래 사진은 모두 안산 오르는 산책로 초입이다. ㅋ
2013 최고의 드라마, 음반, TV 부문은 뽑지 못하겠다. 진득하니 애정을 품고 본 드라마가 거의 없다. 노희경 드라마도 실망스러웠고, <나인>이 괜찮다는데 한꺼번에 봐야지 그러고선 결국 못봤으며, <응답하라 1994>도 난 별로여서 보다말다 했다. 스팅이 10년만에 낸 앨범은 여러 장 사서 사방에 막 선물도 했지만 너무 뮤지컬 ost같아서 무조건 칭송하기 좀 뭣하고.... 애들 재롱 보는 맛에 보던 <아빠 어디가>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놓치는 때가 더 많고, 심지어 꼭 챙겨보던 <개그콘서트>도 깜박잊고 안보는 날이 많았다. 2013년엔 테순이 노릇을 좀 덜하고 살았던 듯...
p.s. 벨로의 댓글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보영과 이종석 나왔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꽤나 열심히 그리고 즐거이 챙겨보았다. 그러나 결국 못보고 지나친 1, 2회는 다시 찾아보지 못한 탓에 '완벽하게' 본 게 아니라고 생각했나보다. 특히나 주인공 이름 '장혜성'은 무려 우리 친할머니 이름과 똑같아서 엄청 반색도 했었는데... 이런 정신머리 하고는... 친구들의 할머니 성함이 최간난, 박점례... 같은 이름인데 반해 우리 할머니 이름은 내 이름보다도 세련된 느낌이라 어려서도 괜한 자부심을 품었던 것 같은데 그 이름을 요즘 드라마에서 딱 만나다니 이제껏 별로 연기 잘하는 줄 모르겠다 생각했던 이보영이 다시 보일만도 했는데, 암튼 여리여리한 느낌의 남녀 주인공 연기와 호흡이 엄청 좋았고, 조연들도 하나같이 제 몫을 다 했고 짜임새며 이야기며 다 훌륭했다. 특히 민준국으로 나온 정웅인 섬뜩하고 무서워서 죽는 줄...
2013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영부영하다 다 지났네
2012년에 이어 우겨댔던 안식년 타령은 어영부영 가난이 무서워서 6개월을 채 채우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게다가 2주에 한번씩 꼬박 하루를 떼어 낯선 일을 시도하는 건 한편으로 삶의 자극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 의미를 잘 모르겠어서 잘하는 짓인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그래도 어쨌든 궁궐의 4계절 변화를 코앞에서 보는 건 즐거웠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나저나 겨울 내내 이상하게 궁궐 가는 날만 유독 한파가 몰아치는 이유는 뭘까? ㅋㅋ
암튼 궁궐공부나 하면서 탱자탱자 한가롭게 보내던 봄이 가고 여름부턴 꽤나 치열하게 다시 일에 매진했다. 돈벌이를 안하고 사는 삶은 어차피 내게 주어진 길이 아니니 어쩌겠나. 마감에 쫓기며 사는 인생을 탈피할 순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 좀 성장을 하긴 한건가. ㅎㅎ
2014년 계획
1. 여전히 마감일정에 매여 살아가겠지만 그 사이 틈틈이 긴 여행을 반드시 갈 수 있기를... 계획에 앞선 결심부터 오래 걸리는 인간인지라 여차하면 패키지 여행이라도 따라갈 참이다. 불끈!
2. 운동을 좀 하긴 해야겠다. 연말에 한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는데 또 고혈압과 빈혈 판정. ㅠ.ㅠ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것으로 보아 혈압은 그냥 그 전날 불면 때문인 것으로 여기고 싶지만 아무래도 부모님의 유전자가 있는데다 150을 넘긴 건 좀 심했다. 요즘 집에서 재본 혈압도 계속 정상범위보단 좀 높으니 일주일에 세번은 좀 나가서 걷기로. ㅠ.ㅠ 방구석족을 탈피하는 것이 관건이다. 일단 오늘은 실천했음. 한집에 두 여자가 살며 똑같은 음식을 먹는데, 한 사람은 헤모글로빈 수치가 늘 정상이거늘 왜 나는 빈혈일까? 연말엔 특히 고기도 많이 먹으러 다녔고 평소 커피도 많이 안마시는데 왜?! 역시나 아는 게 병.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