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놀잇감 2014. 3. 1. 17:04

 

책 3권을 읽고 영화 2편과 뮤지컬 하나를 보았으며 안동에 다녀왔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 2(가브리엘 마르케스 지음/송병선 옮김/민음사) 

이게 뭐가 지고지순한 사랑이여! 콜레라가 수시로 창궐하던 시대의 사랑은 뭔가 좀 더 고귀하길 바란 내가 잘못된 건가? ㅋㅋ 아니, 책 읽기 전에 얼핏 '주워들은' 책에 대한 정보가 오해였을지도...  시대에 대한 고발은 들어있을지 모르지만 남성중심의 꼰대스러움에 종종 거부감이 들었다. 첫사랑을 53년간 기다린 건 맞지만... 자기 할짓 다 하면서 그것도 기다린 건가? 그냥 세월을 보낸 거겠지... 그 집요한 집착과 자기합리화는 어떻고.. 흥!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7: 돌 하르방 어디 감수광(유홍준 지음/창비)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책장을 덮은 이후 줄곧... 제주도 가고 싶다! 특히나 담에 가면 '오름'을 특별 공략해볼 심산이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신경숙 지음/문학동네)

안동 고택에 책이 있길래 밤에 후딱 읽었다. 아주 가벼운 단편집. 소설이 아니고 신변잡기 수필을 읽은 느낌? 시간 떼우기엔 좋았지만 뭐 그닥... -_-; 

 

겨울왕국(Frozen, 2013)

이 영화를 두번이나 보고 수시로 유튜브를 찾아 노래를 따라부르는 조카랑 통 대화가 되지 않아 보긴 했지만, 대체 왜 관객수가 천만까지 넘보는 건지 좀 의아;; 노래가 좋은 건 인정. 그치만 내용도 단순하고, 엘사가 변신 후 허벅지 드러내고 엉덩이 씰룩거리며 걸어나올땐 욕나오던데! 애들 보는 만화에서 그리는 여성의 모습이라는 게 대체 왜 그 모양;;

 

관상(2013, 한재림 감독,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김혜수)

뒷북으로 집에서 봤는데 상영시간이 어찌나 긴지 후반부엔 지루해서 혼났다. 이정재의 수양대군이 매력적인 건 나도 인정하겠는데, 역사가 스포일러다보니 송강호의 열연으로도 어쩔 수가 없더군. 암튼 헐리우드나 충무로나 여배우를 소비하는 방식이 참 짜증난다고 느꼈음.

아 참... 아는 게 병이라고, 진선문(창덕궁) 들어갔는데 경복궁 근정전 나와주시고 ㅋㅋ 근정전 바닥엔 전돌 대신 마루가 깔렸고 (어차피 근정전은 행사 때만 쓰는 공간이지 신하가 왕을 알현하러 들어가는 데도 아니라규!) 과거에 갓 급제한 말단 하급 관리가 감히 편전에서 열린 어전회의에 참석하고(편전에는 3품 이상이던가 당상관만 들어갈 수 있거든!) ㅋㅋㅋ 퓨전사극이니 그려러니 다 넘어가야하는데 거슬리는 게 많았다. ^^;  

 

해를 품은 달(훤-김다현/연우-린아/양명-조휘 출연) 

지인 덕에 스태프 할인으로 엄청 저렴하게 봤기에망정이지 제 돈 주고 봤으면 적잖이 실망하고 열받았을 뻔했다. 원작이 아무리 탄탄해도 창작 뮤지컬의 문제점은 역시나 레퍼토리의 부재. 노래가 하나같이 어쩜;;; 가사도 안 들려, 멜로디도 매력없어, 어쩌라는 건지. 그래도 조각보를 이어붙인 느낌의 무대장치나 한국무용과 판소리 느낌이 돋는 몇몇 연출은 좋았다. 서울 공연 마지막날 마지막회에 객석을 거의 꽉 매운 관객수도 좀 놀라웠고, 휴대폰 꺼내보며 시야 방해하는 관객들도 하나 없더니 계속 기립해 박수치던 그들의 매너도 훌륭. 

 

안동 얘기는 아래 포스팅에 길게~ 적었으니 패스.

한두 달에 한번씩 길든 짧든 여행을 다니면 참 좋겠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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