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미술은 덕수궁관에서 하도 여러번 전시해줘서 이제 볼만큼 봤다고 생각했지만... ^^; 그래도 또 보러가자는 청을 거절하지 않았다. 근현대회화 100선엔 또 어떤 작품들이 선정되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기념전이니 뭔가 이어서 봐주어야할 것도 같았다. 역시나 낯익은 작품들이 많아서, 오지호나 장욱진처럼 내가 애정하는 화가들 그림은 또 유심히 신나게 들여다보았지만, 대개는 설렁설렁 둘러보았다. 일요일이라서 사람들이 워낙 많아 쾌적한 관람환경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100선'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만큼, 확실히 유명한 작품을 알현할 수 있었다. 이중섭의 <황소>라든지, 박수근의 <빨래터> 같은 작품 말이다. 박수근이나 이중섭 그림은 꽤 열심히 본 것 같은데도 아래 딱 한장 찍어온 미술관 사진에서 왼쪽 현수막 그림을 본 기억이 없다. ㅠ.ㅠ 자주 볼 수 없었던 박수근의 <골목 안> 그림이 틀림없는 것 같은데... 아우 젠장. 현수막 오른쪽 그림은 김기창의 <아악의 리듬>이다.

 

이응노의 <향원정> 그림이 좋아서 그림파일을 검색했더니만 김기창 그림과 같이 뜨네.

 

이응노 [향원정] 1959년, 김기창 [아악의 리듬] 1967년

 

그밖에 또 인상적이었던 그림은 최영림의 <경사날>. 어째 옛날 연하장에서 많이 본 그림인 것도 같지만 아기자기한 귀여운 느낌이 좋았다.

 

최영림 [경사날] 1975년

 

천경자의 <길례언니> 그림도 반가웠고, 변관식의 산수화도 새삼 느낌이 좋았다. 김환기 작품은 조만간 환기미술관에 100주년 기념전(올해 말까지한다!)을 보러 갈 거라 상대적으로 좀 소홀하게 봤는데, 꽤 크고 유명한 작품들이 너댓개나 전시되어 있었다.

 

2014년 3월 30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이고, 입장료는 6천원(덕수궁 입장료 포함). 박수근과 이인성, 이중섭 작품은 일부가 1월말이나 2월초까지만 전시되고 교체된단다. 그러니 시간이 좀 넉넉히 남긴 했어도 내년 1월 중으론 가봐야 제대로 100선 작품을 다 볼 수 있을 듯. 현대미술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근대작품이 많고, 김환기의 추상화 같은 건 나도 좀 좋아하는 편이라 현대미술이 늘 어렵고 벅차다는 느낌이 덜했다. ^^; 아직 이름 모르는 화가들도 많은 데다, 초중고 미술교과서에 들어있는 작품들을 몽땅 실물로 본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것 같아서, 한번 더 볼까 말까... 그러는 중. ㅋㅋ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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