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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08 한국건축예찬 - 땅의 깨달음: 리움 5
  2. 2015.12.03 눈길 4
  3. 2015.11.30 멍... 8
  4. 2015.11.23 북해도(11/9일-12일) 7
  5. 2015.11.19 제주 풍경 8
  6. 2015.11.19 제주도 먹거리들 2
  7. 2015.11.08 근황 3
  8. 2015.10.28 엄마의 장난감 11
  9. 2015.10.24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9
  10. 2015.10.16 이상한 일 계속... 8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전시 구경이겠거니 하면서 보러갔다. 리움미술관 예정 전시 중에서 연초부터 나름 기다리고 있었던 전시회인데, 지난번 <세밀가귀>가 워낙 뜻밖의 횡재였던 때문인지 오히려 이번엔 좀 실망했다. 한옥 사진들을 원없이 거대한 작품으로 보게 될 것을 기대했건만... 삼성 모니터 자랑인지 내 바람보다는 디지털 플래시를 너무 많이 써먹었더라. 어쩌면 고가의 사진집 책 팔아먹으려고 일부러 그러는 걸지도 모르겠고... (근데 6시가 다 돼서 거의 쫓기듯 나오는 바람에 책을 벌써 팔고 있는지 어쩐지 알아보지 못했다. 강연회도 좀 탐나던데 한번 더 가야하나... 으음..)

주명덕, 배병우, 구본창, 김재경, 서헌강, 김도균, 사진작가 6명이 궁궐, 사찰, 민가의 한옥을 멋지게 찍은 사진들과 옛 그림, 유물, 건축모형까지 같이 전시하고 있었다. <장엄한 고요>라는 제목으로 종묘 제례를 담은 3채널 동영상도 인상 깊었고, 뜻밖에도 국보인 동아대 동궐도가 나와 있어서 신이 났다. 고려대 동궐도랑 같이 전시할 때 본 걸로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또 알현하다니! 동궐도 말고도 섬세하고 신기한 옛지도가 꽤 전시되어 있었음.

백악부터 경복궁, 관청거리까지 아주 정교한 모형

해인사 지형과 경복궁 앞 육조거리까지 정교한 건축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건 으아... 합동작업이겠지만 하나하나 붙이고 오리면서 멀미났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구경하는 나야 물론 고마웠지만...  건축하는 사람들 참 대단하다고 또 한번 생각. ^^


경복궁의 방향이 계자정향(? 계좌였던가? ㅋㅋ)이니 어쩌구... 만날 공부해도 모르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암튼 정남향이 아니고 세종로와도 직선으로 일치하지 않는다.

옛 지도를 기본으로 만든 경복궁 모형도 육조 관청이 있던 거리를 똑같이 살짝 방향을 틀어놓았다. 신기방기...

​​

그밖에도 실제 한옥의 구조를 보여주려는 듯, 한쪽에 한옥집 대청이랑 방을 쬐끄맣게 만들어놨는데 신발 벗고 올라가보니 온돌방 부분은 뜨뜻하게 난방까지 되더라!  귀찮음을 무릅쓰고 신발 벗기를 잘했지.. ㅎㅎ


종묘 정전 회랑을 옆에서 찍은 사진도 좋았는데... 그건 뭐 전시장 밖에 장식해놓은 걸로나 담아오는 수밖에... ​

​왼쪽의 종묘 정전 회랑이랑 오른쪽 리움 미술관 통로랑 뭔가 대조적이면서 보기 좋다고 혼자 흐뭇했던 사진이다. 

아참.. 서도호의 <북쪽 벽>도 볼 수 있음. 전통건축에 대해서는 이만한 전시가 없겠구나 싶으면서도 플래시 말고 죄다 정지사진으로 제대로 고느넉하게 감상하고 싶다는 욕심을 잠재우기가 힘들었다. 힝.. 

서도호, [북쪽 벽] 상대적으로 좀 귀퉁이에 전시되어 있어서 에스컬레이터 앞이라 어디서도 사진을 잘 못찍는 각도 ㅠ.ㅠ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오른쪽에 일본 작가의 설치미술이 떡하니 놓여, 좀 생뚱맞다 싶은 느낌도 들기는 했지만 (실제로 사슴 박제 2마리를 구입해서 영롱한 투명입자를 다닥다닥 붙인 작품이라고. 실제와 보이는 것의 괴리를 나타낸다나 어쩧다나...) 어쩐지 크리스마스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서 그럭저럭 어울리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갑자기 멋지게 성장한 외국인들이 건물로 쏟아져들어오기 시작했다. 연예인들이나 타고 다닐 법한 화려번쩍한 검정색 밴에서 계속 내려 미술관으로 들어오는 분위기 있는 금발 미녀와 그 파트너들...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다들 질감 좋은 검정색 코트에 클러치백에... 향수냄새 폴폴...

뭔가 특별한 파티가 있나? 

평범한 차림의 나와 친구가 졸지에 생뚱맞은 저 사슴 꼴이구나 싶은 느낌을 언뜻 받으며 어슬렁어슬렁 건물을 나섰다. 퍽이나 신기한 경험 했네 그려. ㅎㅎ

전시는 2016년 2월 6일까지고, 입장료는 5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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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투덜일기 2015. 12. 3. 22:06

오늘은 이상하게 눈길을 걷고 싶었다. 뽀드득뽀드득 소리나게 눈을 밟으면서.

그러나 느즈막히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푹한 날씨에 벌써 눈은 거의 다 녹아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다. 나뭇가지에나 조금 매달려있을뿐.. 

그렇다면 방법은? 동네 산에라도 올라가는 것뿐이었다. 마침 도서관에 책 갖다줄 것도 있겠다 겸사겸사 집을 나섰다. 기온은 영상이라지만, 산속은 그래도 추울지 모르니깐 따뜻한 물도 좀 챙기고 귤도 하나 주머니에 넣었다. 간간이 부는 바람은 꽤나 싸늘. 후드티 모자를 푹 뒤집어썼다.

눈내린 날의 늦은 오후. 늘 사람들로 버글거리던 개천변 산책길에도 인적이 드물더니만 산길을 오르는 오솔길엔 사람구경하기가 정말로 어려웠다. 아이 좋아라. 온 산이 다 내것이여~

공포영화나 롤러코스터는 무서워하지만, 혼자 집에 있는다든지 깜깜한 곳에 혼자 있는 것,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가는 따위는 무섭지 않다. 오히려 사람이 나타나야 괜히 무섭지... 산속에서 저 멀리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불현듯나타나는 할매, 할배들이 아예 없어서 더 좋았다. 고즈넉하고 호젓한 분위기.

하지만 뽀드득뽀드득 밟히는 눈길은 좀체 나타나지 않았다. 죄다 질퍽질퍽 녹아버렸;;; 그래도 실망은 일렀다. 정상 봉우리를 남겨두고 마지막 산모퉁이를 돌자 그때부턴 정말로 눈길 시작. 사람들이 죄다 밟고 다니긴 했어도 뽀드득뽀드득 제대로 소리도 나주시고, 오가는 바람에 눈보라가 가끔씩 마구 휘날려주시고, 아주 깊은 산속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정상 봉수대에서 한바퀴 서울시내를 내려다본 뒤 미지근하게 식은 물 원샷하고는 서둘러 내려오는 길.... 아 쒸.. 길을 잘못들었다. 새하얗게 눈이 덮인, 아무도 걷지 않은 산길을 내가 제일 먼저 오르고 싶다는 이상한 로망이 있지만, 게으름 때문에 도무지 실천을 못하는 것말고도 혹시 산속에서 괜히 길을 잃으면 어쩌나 그런 두려움이 있었다. 동네 산이기는 해도, 아니 동네 산이기 때문에 길이 하도 여러갈래라서 조금만 신경을 덜 쓰면 다른 동네로 내려가기십상인 게 이 동네 @산이다. 

거기다 자락길까지 만들어놔서 사방팔방으로 다 통하게 해놨으니... 곳곳에서 만나지는 정자도 비슷비슷, 운동기구도 비슷비슷, 약수터도 비슷비슷... 오늘은 그냥 눈 녹은 길만 따라 올라갔다 내려오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어디선가 방향을 잘못 들었나보았다. 

올라갈 때 본 정자가 틀림없는 줄 알고 내려가보니 완전히 낯선 길 옆이었다. 젠장. 머릿속으로 방향을 더듬어 내려간 곳은 당연히 연희동 쪽인 줄 알고 방향을 틀어 걸어갔는데.. 아 놔... 또 멘붕. 내가 내려간 곳은 연희동쪽이 아니고 정 반대인 무악재쪽이었다. ㅋㅋ 완전히 산을 넘어가버렸네그려. 그나마 중턱에 뚫린 자락길을 다시 돌아서 무사히 도서관에 들렀다가 집에 왔지만, 길 잃은 줄도 모르고 산속에서 좋아라 사진 찍고 흥얼대다가 맑아졌던 파란 하늘이 다시 구름으로 덮이면서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순간 살짝 겁이 났다.

여기서 괜히 빙판길에(점점 기온이 떨어졌는지 중턱 아래쪽도 눈길이 얼어붙기 시작) 넘어져 팔이라도 부러지면 혼자서 낑낑대며 병원까지 가야하는 건가 어쩐가...  ㅋ 왜 괜히 재수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가 자책하며 킥킥거렸다. 당연히 조심조심 걸어 한번도 안넘어졌음.   

올초부터 눈길에 꼭대기까지 안가본 것도 아니고... 늘 다니던 산길에서 길을 잃다니 (역시 눈이 덮이면 다 낯설어보인다) 좀 바보같았지만, 그래도 나름 뿌듯하고 보람찼던 눈길 탐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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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투덜일기 2015. 11. 30. 21:15

요즘 누가 잘 지내느냐고 물으면 대답이 곧장 안나온다. 어.. 으음.. 글쎄... 

그저 멍... 

머리가 작동을 잘 못하는 듯 누가 뭘 물어도 대답을 잘 못하겠고, 뭔가 설명을 할 때도 단어가 잘 생각이 안나고, 그래도 뭔가 애써보려는 의욕이 앞서다보면 괜히 버럭 화를 내고 앉았다. 


무작정 우울해지는 11월 탓이라고, 특히나 왜 또 그렇게 비는 내리는지, 혹은 대책없이 너무 열심히 놀고 난 뒤의 후유증이라고, 그도 아니면 진짜로 호르몬에 이상이 찾아온 '갱년기'의 시작인지도 모르겠다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만 어쩌면 그 모든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게 아닐까.


여행 다녀온 후기를 뭔가 알차게 기록해 놓고 싶다는 생각은 의외로 스트레스여서, 개학 앞두고 방학숙제 잔뜩 밀린 아이 같은 심정으로 괜히 월말을 앞두고 전전긍긍했었다. 사진만 미리 대충 골라 비밀글로 올려두고는 차차 수정해서 마무리해야지.. 그랬는데 그마저도 귀찮을 줄이야! 결국 배째라.. 숙제 안해가면 그만이다.. 그런 태도를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ㅎ


해마다 겨울이 시작되면 아 다 귀찮다, 춥다, 동면하고 싶다, 짜증부리는 일을 반복하고는 있지만 쓸데없이 의미를 부여하고, 별것 아닌데서 의미를 찾고 집착하고 미리 고민하는 나의 습관은 한해를 또 허송했나 반성모드 돌입과 함께 또 한 해는 어떻게 보내게 될까 공포에 사로잡히면서 그 증상이 극심해지는 것 같다. 


올해는 20주년이네 어쩌구 시건방떨다가 더 민망해진 게 아닐지. ㅠ.ㅠ 뜨르르하게 장소빌리고 지인들 초대해서 파티하겠다는 계획은 전격 폐기했다. 귀차니즘이 가장 크고, 시간도 너무 없고, 비용도 만만찮고... 막상 누굴 오라고할지 생각하니 머리가 복잡해져서 (임시 준비위원 자처한 후배가 초대할 사람 목록부터 뽑으라는데-- 출판계 부터--으악.. 졸지에 무서워졌다) 그냥 조용히 자축하기로 마음을 바꿨음. ㅋㅋ  니가 그렇지 뭐. 회사에서 20년 근속상 준대도 자괴감에 빠져 시큰둥할 인간이 스스로 판을 벌이겠단 생각이 애당초 웃겼다. 


하여간 그래서 더욱 자중하며 새해까지 남은 한달을 잘 보내기로. (꼴랑 블로그에 몇줄 쓰는 것도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휴..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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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11/9일-12일)

여행담 2015. 11. 23. 15:55

북해도에 여행을 간다면 당연히 눈 엄청 쌓인 겨울에 가게 되리라, 눈밭에서 킬킬대며 오겡끼데스까.. 한판 외쳐주리라 상상했지만.. 인생은 역시 예상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11월로 친구의 휴가가 잡히고선 제일 먼저 제주 여행을 계획했고, 그 다음은 북해도 3박4일 패키지를 눈빠지게 뒤졌다. 친구 일행의 국내일주 패키지 여행이 월요일에 부산에서 끝나는 일정이라 무조건 부산 출발 상품을 찾아야했는데... 당연히 인천이나 김포 출발 상품보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째뜬 모객 안돼서 취소될까봐 조마조마 애태우다 결국 부산에서 삿포로로 출발! 


2시간쯤 날아가 내린 삿포로 공항에서 처음 마주한 유리창 밖 북해도 풍경

​2시 비행기로 부산을 떠났는데 2시간 만에 삿포로 치토세 공항에 도착해보니 벌써 어둑어둑... 아 놔;; 11월의 북해도는 5시면 해가 진단다. 게다가 날씨도 꾸물꾸물...​ 

몇미터나 쌓인 눈구경은커녕, 처음 이틀은 우산 펼쳐들고 차가운 빗속을 쏘다녀야했다. 뿌연 구름과 빗속에 내려다본 삿포로시내 전경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고, 곧장 오타루로 이동.

놀이공원처럼 꾸며놓은 무슨 과자공장이다. 우린 대체로 시큰둥 본체만체했으나.. 중국관광객들은 열광하며 쇼핑열을 올렸다


오타루 운하 주변에 시멘트벽돌로 지은 이런 건물들이 다 공방이고 기념품 가게다. 100년 넘은 건물이라 나름 문화​재라는듯.. 유리공예가 유명하다는데 수제품이다보니 가격이 당연히 사악하고 ^^; 내눈엔 별로 이쁜 줄도 모르겠더라.차라리 건물 뒤쪽의 좁은 골목이 더 흥미로웠는데 시간이 너무 일러서.. 문연데가 별로 없었다. 오전이라 이제 겨우 점심장사 준비중... 운하를 따라서 바다까지 산책로가 연결되어 있었다. 후쿠오카 갔을 때도 그랬지만 '운하'에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안된다. 옛날 배가 워낙 작았으려니... ㅋㅋ 

그러고는 오타루 오르골 박물관 차례. 

오른쪽 사진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상당히 드넓은 실내가 나온다. 건물 앞에 있는 시계는 매시간마다(매 30분마다던가) 뿌뿌 수증기를 뿜으며 울어댄다. 이 주변 골목이 죄다 기념품가게 거리. 쇼핑하라고 자유시간을 꽤 많이 줬는데(1시간     반이었던가), 우린 얼른 오르골 한개씩 고르고는 커피숍에 들어가서 죽때리다 ^^; 시간 맞춰 나왔다. 

비가 와서 더더욱 해가 일찍 지기도 했지만, 가이드는 지가 빨랑 쉬고 싶은 건지 빡시게 일정을 소화하곤 매일같이 4시쯤이면 얼른얼른 온천호텔에 들여보냈다. 식사하기 전에 온천 한판 하라나... 어딜 가나 설명은 제대로 안하고 (차라리 가만히 입이나 다물고 계시든지!) 계속 본인 개인사만 주절저줄 풀어놓는 가이드가 엄청 미워서, 돌아오면 여행사 홈페이지에 바가지로 욕을 써주마 하며 휴대폰 메모장에 빼곡하게 적어왔었는데... 다 부질없다 싶어서 관뒀다. ^^; 


밤새 내린 비는 다행히 사흘째아침부터 쨍하니 갰고, 도야호수를 보러 산을 넘어가다 드디어 설경을 만났다.​ 멀리 만년설 쌓인 산구경만 해도 좋겠다 생각했다가 눈구경을 하다니, 그나마 운이 좋았다.  


도야호수에서 탄 '성 모양'의 유람선은.. 으음.. 안습이라고할 밖에... 

다만 풍경사진마다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날아와 찍힌 갈매기 모습이 좀 신기했다. ​물론.. 언니들이 일본 새우깡으로 한참 배를 불린 다음이긴 하지만..

이날의 마지막 ​일정은 시라오이에 있는 아이누족 민속촌과 유황냄새 풀풀나는 화산 아래 조잔케이 지옥(?)계곡. 후대에 만들어놓은 민속촌은 세계 어딜 가나 그 박제된 느낌이 좀 유치하고 서글프고 짠한 구석이 있다. 그나마 요즘 용인 민속촌은 기발한 알바생 연기자들 때문에 인기가 높아졌다는데... 전통복장으로 옛모습 재현하며 돈벌이를 한다는 건 유의미한 일이라도 좀 처연하다(고 나는 생각). 

곰을 신으로 숭상한다는데 마을 입구에 곰을 가둬놓은 우리가 있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든 걸지도...

마지막날 다시 삿포로 시내구경. 

옛날 도청건물이라나 뭐라나... 빨간 벽돌건물 주변 공원에서 다시 가을을 만끽했다.

마침.. 무슨 일인지 기모노 입고 단체로 촬영나오신 아주머니(?)들을 몰래몰래 구경하다 도촬에 성공.. (죄송합니다;;)  여기가 일본이구나 하는 걸 가장 실감했던 순간이랄까.. ㅋㅋ

아마도 오오도리 공원이라고 했던가.. 은행나무가 참으로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계절이 계절이다보니 북해도엘 간건지.. 그냥 일본의 어느 온천 유람을 다닌건지 별로 다른 느낌이 없었다. ㅠ.ㅠ 그나마 눈구경을 한 걸로 위안을 삼으려해도... 속상한 건 마찬가지. 째뜬 원래 LA에서도 사우나와 찜질방을 즐긴다는 친구는 지난번에 이어 요번 일본여행에서 날마다 즐긴 온천이 제일 좋았다는 것 같고... 사우나도 싫고 온천은 난생처음 경험한다는 세 언니들도 온천의 맛을 조금은 알 것 같다고 했다. 첫날 빼고 두밤은 계속 호텔도 다다미방으로 배정받아서 저녁먹으러 다녀온 사이 이불 깔아주는 우렁각시 서비스도 좋아들 했다.  

 

마지막으로 재미난 이야기 하나. ^^; 북해도 여행일행은 6명이었는데, 친구네 세자매와 나, 그리고 큰언니의 친구가 딸을 동반했다(올케가 빠진 대신에;;). 부산 출발이다보니 대부분 그 지역주민일 수밖에 없고 다들 구수한 사투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인원수로 보나 구성원으로 보나 우리만 좀 튀는 듯했다. 버스 1대 일행이 모두 25명이었는데 (혼자 온 젊은 청년도 있었음), 다들 우리가 어떤 사이인지 엄청 궁금해하셨던 모양이다. 

이전에도 몇몇분이 슬쩍 물어서 대충 이야기를 했다는데... (3자매는 미국 LA에서 왔구요, 첫째랑 셋째가 친구들 한명씩 데려온 거예요. 어린 아가씨는 친구 딸이구요...)

문제는 과잉친절인지 쓸데없는 오지랖인지 가이드가 매일밤마다 호텔 방배정표를 복사해서 열쇠와 함께 나눠줬다는 것! 거기엔 여행자들의 이름이 죄다 적혀 있었다!(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가이드의 그 행위도 진짜 마음에 안들었다!) 사람들이 혼란에 빠진 건 도대체 누구누구가 자매인가 하는 것 때문이이었다. 나의 친구와 둘째언니는 종종 쌍둥이로 오인될 정도로 닮았으니 당연히 알 줄 알았는데... 문제는 '성' 때문이었다.

6명 여자들이 성이 다 다른 것! ^^ 아니 자매라면서 왜?? 이OO, 권OO, 정OO, 박OOO, 조OO, ㅂOO. 성이 같은 여자들이 아무도 없어! 아니 그렇다면 죄다 아버지가 다른 동복자매??? ㅋㅋㅋ 다들 그런 생각들을 했는지...

드디어 마지막날 비행기를 타기 직전 들른 면세점 쇼핑 때, 살 것 없어 빈둥거리는 나의 친구에게 일행중 가장 연장자이신 70대 할아버지가 물어봤단다. 자매라면서... 대체 누가 언니동생인가? 노상 혼자 다니는 사람(모험심파 작은 언니!)은 왜?  친구는 열심히 설명을 했드렸다는데, 그래도 미심쩍은 표정으로 듣던 할아버지가 한 마디... 아 근데 왜 성이 다 다른가...

크하하하... 사람들이 물어볼 때마다 세자매가 누군지 나름 설명을 했다는데 (아 진짜 우리나라 사람들 어디서든 신상 파악하는 병좀 고쳤으면..)  도무지 입력이 안됐던 이유가 각기 다른 '성' 때문이었다. 미국 아줌마들은 결혼하면 다 남편 성으로 바꾼다고..  결혼하기 전 성은 '조'씨라고 (큰언니만 유지하고 있음 ㅋㅋ) 설명함으로써 미스터리를 풀어드렸으나, 할아버지는 딱히 납득한 표정이 아니더란다. 

아마 다른 일행들은 끝까지 어머니가 3혼을 해서 각기 성 다른 딸을 셋 낳아 기른 집에서 친구들 데리고 여행온 줄 알았을 듯.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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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풍경

놀잇감 2015. 11. 19. 22:00

​사진들을 다시 들여다봐도 꿈만같다. 특히 요즘처럼 날궂고 흐리고 비오고 기분 꿀꿀한 날에는 더욱 더.

6시면 일어나는 친구덕분에 매일 쇠소깍으로 아침산책을 나갔다. 투명카약 안타고 그냥 바라만 봐도 좋았던 쇠소깍

우도에서 서빈백사해수욕장이 왜 가도가도 안나올까 도무지 의아해하다가 만난 하고수동해수욕장. 서빈백사와 달리 모래가 엄청 곱고, 경사도 완만하고 해녀상도 서있다

이번에도 해변까지 계단을 내려가는 건 시도못했던 검멀레해안. 물보라를 일으키며 홱 도는 모터보트는 보기만해도 ㅎㄷㄷ

드디어 섬을 거의 한바퀴 다 돌고 만난 서빈백사해수욕장의 맑은 바닷물.

성산일출봉 내려오다 만난 예쁜 꽃밭과 절벽. 제주 해변 곳곳에 피어난 저 연보라색꽃 정말 예뻤다

올레길5코스에 해당된다는 남원큰엉의 해안절벽. 리조트 앞마당과 함께 꾸며진 산책로가 퍽이나 예쁘다..

사려니숲길... 단풍을 보려면 1시간 이상 한참 더 무슨 삼거리까지 올라가야한다고 해서 중간에 포기.. 짙푸른 삼나무만 실컷 보고 왔다. 첫날 숲터널길에서 본 단풍은 정말 예뻤는데 또 만날 줄 알고 차를 안 세운 것이 뼈아프다.

새별오름의 억새밭. 멀리선 민둥산으로 보여 에게게.. 실망하다 막상 코앞에 가보니 죄다 억새로 뒤덮여 있었다. 오름을 하나라도 구경한 걸로 만족. 새별오름 주차장 한쪽 귀퉁이 트럭에서 꼬치어묵을 사먹었는데... 제주도, 일본 북해도, 부산 여행을 통틀어 사먹은 어묵 가운데 친구는 이날 먹은 어묵이 최고로 맛있었단다. ㅋㅋㅋ

​                                                                                                           2015. 11.1 ~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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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먹거리들

놀잇감 2015. 11. 19. 15:40


광화문에서도 저 멀리 파리에서도 끔찍한 폭력이 자행되는 동안 탱자탱자 놀러만 다녔던 사람으로서 당연히 죄책감 같은 것이 들기도 하고, 오랜 여행 끝엔 원래 무기력증이 확 찾아오게 마련이라 컴퓨터 앞에 앉기까지도 좀 어려웠다. 여행 자랑 포스팅이나 할 때냐 지금이.. 뭐 그런 생각.

그래도 여행 후유증은 지난 사진 들여다보며 차츰차츰 극복해나가야하는 것이라 우기며 슬슬 사진정리를 시작했다. 우선은 제주도에서 먹었던 것들 사진이다. 먹거리 사진을 엄청 많이 찍은 것 같은데 다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니었던 듯 막상 골라보니 몇장 없다. 단체카톡방에 드글거렸던 제주도 사진들은 이미 너무 오래돼서 안보이고... 

먹거리 앞에서 심혈을 기울여 열심히 사진찍는 스타일은 아니고보니 후딱 한장씩 남긴 거라 화질도 별로다. 그래도 다음에 또 제주도엘 가게 된다면 참고할 요량으로 기록해놔야지...


11시20분 비행기로 제주공항에 내리자마자 현금봉투 분실사건으로 혼이 절반쯤 빠진 상태에서 찾아간 곳은 제주시내에 자리잡은 갈치조림집, 제주마당(제주시 노형동 914-2. T: 064-749-5501) 

갈치조림 맛있는 집은 제주에 허다하기 때문에 고민을 엄청 하다가, 한국 TV예능 프로그램과 연예계 소식을 나보다 더 잘 아는 LA아줌마들을 위해 선택한 곳이었다. 배용준과 박수진이 신혼여행갔다가 먹고간 집이라나 뭐라나.. (카운터 앞에 배용준 사인이 걸려 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철판에 거대한 통갈치조림을 해주는 걸로 유명하단다. 소문으론 하루 다섯마리밖에 안판다고 해서 걱정하며 전화로 예약하려했더니 일요일이라 예약은 안 되고, 점심때 오면 떨어져서 못먹을 일은 없다는 말에 안심했는데... 막상 가보니 진짜 대왕통갈치가 아니라 작은 거 두마리(그래도 크긴 하지만)가 들었다.. ㅠ.ㅠ  

비주얼로 승부하려는 식당이 다 그렇지만 맛은.. ^^; 오래 전 먹어본 유리네 갈치조림 만 못했다. ㅋㅋ 한참 끓여야 맛이 드니 당연하겠지...온통 옷에 냄새 배고... 가격도 108000원(8명까지 먹을 수 있다는 것 같다. 공기밥은 따로 계산했던 듯. 다만 넣고 끓여먹을 라면 사리는 그냥 준다^^) 

반찬으로 나온 간장게장이 슴슴하니 맛있었고, 먼데서 온 일행들은 에피타이저인지 디저트인지 곁들여 나온 오메기떡에 반해서 두번이나 더 시켜먹었다. 서귀포올레시장에 가서 진짜 오메기떡 사먹을 거라고 얘기했는데도... ㅋ

저녁은 횟집을 갈 계획이었으니 서귀포 올레시장 구경갔다가 이것저것 먹고픈 것들을 바리바리 사기 시작하면서 전격 수정. 소라와 문어, 멍게 따위를 좀 사고, 튀김에다 순대, 오메기떡, 연시, 귤, 기타등등 생각도 나질 않는 잡다한 먹거리를 사다가 펜션 방에 모여 먹었다. 사진은 없다. 일행 중 한 명이 LA에 있는 남편에게 자랑하자, LA뿐 만 아니라 교민사회 어디든 있는 H마트에서 사온 것과 다를 바 없어뵌다는 촌평을 들었다. ㅎㅎㅎ 그래도 가격대비 만족도로는 최상의 한 끼니였음. 

친구는 이렇게 납작한 연시가 그렇게 먹고 싶었다면서 (뾰족한 대봉시는 LA에서도 볼 수 있단다) 시장에 가자마자 제일 먼저 만원어치 한보따리를 사들었다. 2박3일간 먹다먹다 마지막에 친구와 내가 1개씩 공항에 들고 들어갔었는데.. 어떡했더라... 기억나지 않는다. +_+



다음날 아침은 펜션에서 주는 조식. 

조식펜션으로 열나 검색해서 ​찾아낸 우리의 숙소, <해와 돌바라기> 펜션(서귀포시 하효동 1068번지)의 쌀국수와 또띠아 샌드위치다. 펜션은 서귀포시 쇠소깍 근처에 있었고, 쌀국수도 맛있었고 침구며 인테리어도 깔끔하니 좋았으나... 결과적으로 말하면 펜션은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 ​1층엔 조식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마련되어 있고, 객실은 당연히 2, 3층에 있는데.... 한국체류 보름간의 짐을 몽땅 다 들고 인천에서 곧장 제주도로 날아간 여행객들의 묵직한 가방을 들고 낑낑대며 계단을 오르려니.. ㅠ.ㅠ 가장 크고 무거운 가방을 가져왔던 친구의 막내올케는 1층 중간 계단에서 가방을 집어던졌다.... 결국 그 가방은 내가 들고 올라갔음. ㅋ 엘리베이터 있는 펜션은 없을테니, 아침밥도 주고 방이 1층에 있는 펜션을 구했어야했다! 

싱그러운 샐러드가 곁들여진 샌드위치는 한 입 맛보니 좀 달았고(귤청이 들어간듯?), 연 이틀 쌀국수로 부탁해 먹은 난 만족했다. 일부러 쌀국수만 사먹으러 오는 사람들도 있더라. 주인장 자매도 아주 친절하시다.

 





가로세로 사진을 붙이니 좀 우스꽝스럽고 순서도 뒤바뀌었지만... 우도 검멀레해안 근처 산호반점에서 먹은 뿔소라짜장면과 뿔소라짬뽕, 그리고 바로 그 옆에서 파는 땅콩아이스크림과 한라봉 아이스크림이다. 원래 계획은 항구에 내리자마자 눈에 띤다는 소라반점의 한치짬뽕과 한치짜장면을 먹는 것이었는데.. 역시나 우리가 내린 곳이 청진항이 아니었던 관계로 ㅠ.ㅠ 그 계획은 무산되었다. 게다가 통 익숙치 않은 전기차를 몰고 섬을 반바퀴 이상 돌고 나자 모두들 지쳐버려서 횟집을 찾아갈까 묻는 것도 조마조마, 그냥 눈에 띄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어차피 해물짬뽕이 거기서 거기지 뭐.. 그러면서.  

소라가 정말 많이 들었다. 짬뽕은 12000원, 짜장면은 8천원. 메뉴는 딱 이 두가지. 탕수육은 안된단다. ㅋㅋ 짬뽕은 군말이 없었는데 짜장면은 양이 적다고 누군가 투덜거렸었다. ^^; 땅콩아이스크림은... 으음... 아이스크림 자체가 맛있다는 말은 절대로 못하겠고 우도의 땅콩은 정말 고소하다. 한라봉 아이스크림보다는 역시 땅콩 아이스크림을 권하겠다. 

이틀째 저녁엔 드디어 소원하던 회를 '배터지게' 먹었다. 내가 검색해서 가볼까 하고 염두에 두었던 서귀포 인근 횟집이 두어군데 있었는데 그래도 역시나 현지인에게 묻는 게 낫지 싶어 펜션 주인장에게 물었더니 좀 복잡하긴 하겠지만<쌍둥이횟집>을 가보라 추천했다. 내 목록에도 있던 집이라 얼렁 달려갔다. 그러나... 인산인해.. ㅠ.ㅠ 번호표 뽑고 40분쯤 기다려서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배가 안고팠기에 망정이지.

​4명기준 15만원짜리 특모듬'스페샬' 회세트를 시키고 2명은 두당 3만원씩 추가. 맛보기용으로 너무 조금씩 나온 갈치회와 고등어회를 맛나게 먹었고, 그밖에 곁다리 반찬들이 하도 많이 나와서 음식이 아까웠다. 빨간생선을 튀겨 소스를 끼얹은 탕수어 같은 것도 맛있었는데 절반도 못먹고.. 심지어는 회도 남기고 왔다(위 사진 속 회가 2인분 추가용으로 나온 작은 접시였다). 1년간 회 먹고 싶은 생각 안들 거라고들 하던데 과연... 마지막엔 칵테일 통조림 과일 잔뜩 얹은 팥빙수까지 나오는데.. 우린 배부르다며 마구 손을 내저었으나 너무도 친절하신 종업원께서 하나만 맛보라고 가져다주심. ㅠ.ㅠ 처음에 나온 찹쌀꿀빵(?)도 맛있다고 하니 싸가라고 한 접시 리필... 과연 다음날 언니들이 그 찹쌀빵을 다 먹었을지는 모르겠다. 째뜬 너무 배가 불러서 가장 중요한 회맛을 모르겠더라는 것이 나의 솔직한 느낌? ㅋㅋㅋ 그래도 회를 투툼하게 썰어주는 건 좋았다. 관광객 상대의 이런 대형횟집에서 먹는 '모듬회' 보다 작고 알찬 횟집에서 도다리니, 돔이니 제철 생선 종류 골라가며 먹고팠으나... 이번 여행엔 그게 불가능했다. 사모님들 취향엔 역시 음식점이 좀 깔끔하고 화려해야 제맛이니까.

제주에 왔으니 흑돼지는 먹어줘야한다는 일행들의 염원으로 다음날 점심끼니로 찾아간 집은 제주시의 <흑돼지가 있는 풍경>(제주시 진군남4길 7-8, T: 054-742-1108).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추성훈과 야노시호가 그렇게 맛있게 먹는 걸 봤다면서 꼭 가야한다는 둘째언니의 원풀이 용이었다. 물론 내가 미리 경고했다. 맛있어봤자 돼지고기요, 그들은 최고의 리액션이 자동탑재된 '연예인'임을 잊지 마시라고 ^^; ​

자염을뿌려 구운 저 두툼한 오겹살을 갈치젓인가 멸치젓인가... 암튼 사진에 살짝보이는 작은 뚝배기 안 젓갈에 찍어먹는 식인데... 맛은 있었으나 딱히 흑돼지 특유의 맛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오래 끓이니 젓갈에서 토종된장 맛도 나는 것 같고 난 괜찮던데. 그래도 입짧은 친구는 젓갈에 찍는 건 아무래도 못먹겠다며 그냥 쌈장 찍어먹었다. 다만 1인분에 1마리씩 나오는 싱싱한 전복구이도 전날 횟집에서 먹었던 전복버터구이에 비하면.. ㅠ.ㅠ 비리고 질기고... 그냥 돼지고기를 더 주지 싶었다. 살아있는 전복이 꿈틀거리며 익어가는 모습도 지켜보기 좀 괴롭;;; 

두툼한 흑돼지는 100g에 만원. 1인분에 2만원이라는 얘기다. 사진 속 고기 세 덩이가 2인분. 우리는 6명이서 5인분을 시키고 추가로 김치째개에 공기밥, 비빔보리국수를 먹었다. 보리국수는 비추천. ㅋ LA손님들은 흑돼지보다도 같이 나온 싱싱하고 다양한 쌈채소에 반해서 연신 감탄을 했다. 흑돼지고기먹으러 온 사람이 아니라 제주도 쌈채소 먹으러 온 사람들 같았음. 근데... 난 저 노란 돼지껍질이 너무 딱딱하고 안씹혀서 좀 별로... 오겹살을 좋아하지만... 저런 껍질까진 먹고싶지 않다고 생각. 

야노시호가 '오이시 오이시!' 감탄하던 게 토옹 이해가지 않는다는 일행과 맛있어서 그럴만 하다는 일행으로 의견이 나뉘었는데... 본점은 점심을 2시부터 장사하기 때문에 드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한참 돌아다니다 들어가서 먹었었다. 멀지 않은 노형동에 2호점이 있단다. 사실 나는 GD가 애정한다는 돈사돈엘 가보고싶었었으나, 젓갈 찍어먹는 흑돼지 구이가 다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결론에 도달했다. 흑돼지 아니어도, 백돼지여도 난 삼겹살, 오겹살이 맛있는 인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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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놀잇감 2015. 11. 8. 15:41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일주일간 친구따라 여행자의 삶을 시전하다 주말에 잠깐 소강상태다. 내일은 다시 부산 내려가서 국내 패키지여행을 마친 친구 일행과 합류해 북해도 여행을 갈 계획. 부산출발, 부산도착 패키지라, 목요일에 부산 도착하면 다시 1박하며 잠깐 또 부산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아이고 바쁘다 바빠. 그리고... 고되다. ㅠ.ㅠ

11월 1일에 떠났던 제주도 여행은 시작부터 아주 파란만장했다. LA친구는 이번에 혼자 나온게, 아니라 두 언니와 손아래 시누이까지 대동했고, 제주여행 팀은 큰언니의 친구 한명까지 합해서 총 6명이나 됐다. 새벽비행기로 인천공항에 내린 LA팀과 김포공항에서 아침 일찍 상봉. 제주도행 비행기에 올랐는데... 좌석에 앉자마자 유일하게 휴대폰을 로밍해온 큰언니의 '새삥' 아이폰6s플러스가 보이질 않는다고 했다. 좀전까지 분명 손에 들고 있었다는데... 

내가 얼른 전화를 걸어보니 다행히도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게이트 안쪽 면세구역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놓고 온 거란다. 찾았으니 일단 안심. 편의점 매니저인듯한 남자분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아적고, 제주에서 김포로 돌아와 돌려받기로 마무리를 지었다. 미국서 새로 산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새 전화기인데다 온갖 비즈니스 연락처가 다 들어서 잃어버렸다면 정말 낭패였을 텐데.... 하늘이 도왔다고 다들 말했다.

제주공항에 내려선 우선 렌터카 창구를 찾아갔다. 인원도 많은데다 LA팀 아줌마들의 짐이 도대체 얼마나 많은지 알수가 없어서 미리 예약은 하지 못했다. 9인승 승합차 1대로 다니기로 결정하고 셔틀버스로 렌터카 회사로 가고 있는데, 셔틀버스 기사님이 갑자기 전화통화를 하다가 물었다. "혹시 현금 봉투 잃어버리신분 계세요?" 헉... 현금 봉투??

친구 일행은 이번 여행 경비를 미리 내게 송금해 환전해놓도록 했고, 서울서 합류한 나와 큰언니 친구도 똑같이 회비를 내서 내가 총무를 맡아 경비를 쓰기로 했었다. 하여... 내가 펜션 숙박비를 제외한 전체 경비(무려 130만원! 그나마 제주도 경비만 들고 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ㅠ.ㅠ)를 현금봉투에 넣어 들고 다녔는데, 여행 시작도 전에 잃어버린 거였다! (물론 잃어버린 줄도 몰랐음. 공항 창구에선 현금 결제 안된대서 대신 내 카드로 결제했기 때문에.. ㅠ.ㅠ) 

렌터카 창구 직원이 습득한 것도 아니고, 우리처럼 렌터카를 빌리러 셔틀버스 타고 본사로 올 손님 중 누군가 현금봉투를 주웠기 때문에 직원들이 아주 난감해했다. 습득한 분이 직접 분실자와 통화를 하고 돈봉투도 직접 전하겠다고 했다면서... 째뜬 결론적으로 여행경비는 무사히 되찾았다. ^____^  사례금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 5만원 드렸음. 분실액의 10퍼센트를 사례금으로 주는 것이 상례라고 들은 것도 같은데 그건 너무 많은 것 같고.. ㅠ.ㅠ 

아오.. 암튼 LA 아주머니들은 한국이 아직도 살만한 나라라면서 칭찬일색. 그러나 나는 여행가이드 겸 운전수로서의 임무를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멘붕이 되고말았다. 어떻게 돈봉투를 그냥 아무데나 흘릴 수가 있는지... 내가 나를 믿을 수가 없어! 정신이 혼미.. 게다가 난생처음 9인승 뉴카니발을 운전해야하는데.... 으어... 의자 높이는 건 어떻게 해야하느냐규... 일단 운전석에 앉았는데 승합차는 처음 운전한다는 내 말에 다들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더니, 국제면허증을 만들어온 둘째 언니가 무작정 운전석을 꿰찼다. 미쿡에선 그보다 더 큰 밴을 끌고 다니는 사모님이시라며...

가이드의 위상은 시작부터 처절히 무너질 수밖에 없었으니... 에효. 

그래도 첫날 멘붕 충격에서 벗어난 둘쨋날부터는 다시 내가 가이드 겸 운전수의 임무를 무사히 수행했고, 먹부림에 가까웠던 여행은 즐거웠다. 간만에 간 제주도는 아이고.. 어찌나 아름답던지! 돌아오기가 안타까웠다. 물론 2박3일이 5박6일쯤 되는 듯한 기분이 들만큼 스트레스 또한 많았으나 ^^; 제주도의 아름다움이 그 스트레스를 죄다 무마해주었다. 가능하다면 한 일주일 넉넉하게 둘러보며 올레길도 제대로 좀 걸어보고 싶은 마음 굴뚝. 물론... 다음엔 이왕이면 까다로운 사모님들 말고 ^^ 편한 파트너와 함께 여행하고 싶다. ㅋㅋ 숙소가 서귀포시 쇠소깍 근처에 있어서 주로 그 근방과 우도를 다녀왔는데 날씨도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둘쨋날 아침산책에서 발견한 숙소 옆 돌담 너머의 귤밭. 저 귤이 다음날 보니 다 수확되고 없었다. 농장에서 사먹은 귤은 아직 좀 맛이 덜들은 느낌도 있었지만 완전 꿀맛. 게다가 엄청나게 큰 15kg 한박스에 겨우 만오천원! 귤값이 폭락해서 인건비도 안나올 지경이라 제주 농민들의 시름이 크단다. 겨우내 제주 농장에다 직접 연락해서 택배로 받아 사먹어야지 마음 먹었음.  

위 ​사진은 우도 서빈백사 해수욕장이다. 옛날에 성산항에서 우도 갔을 땐 분명 천진항에서 내려서 조금만 가면 이 해변이 나왔었는데.... ㅠ.ㅠ 이번에 우리가 내린 항구는 천진항이 아니었다. 그래서 또 나의 머릿속 내비게이션과 방향감각이 꼬이고... 소형 전기차를 빌려 둘둘씩 타고 우도를 둘러보자던 계획은... 믿었던 언니들의 운전포기로 아슬아슬... 사고 안나고 잘 끝난 게 다행이었다. 


요번에 우리가 성산항에서 배를 타고 당도햇던 항구는 '하우목동항'. 예전엔 제주 모슬포에서 오는 배들이 여기로 오고, 성산항 출발한 배는 천진항으로 다녔던 것 같은데 서로 바뀐듯하다. 째뜬 전기차나 스쿠터를 빌릴 분들에게 팁을 드리자면... 하우목동항 근처의 전기차, 스쿠터 렌트업체보다 천진항 근처의 전기차, 스쿠터가 훨씬 '새것'이고 모양도 예쁘고 색깔도 다양하다. 우도에서 잠깐씩 해가 구름속으로 숨을 땐 한기가 느껴졌었는데, 그땐 같은 모양이라도 문 달린 샛노란 전기차를 탄 사람들이 엄청 부러웠다. 하지만.. 하우목동항과 천진항 사이가 전기차로 5-10분 거리이니 걸어가서 빌려타고 또 나중에 항구까지 걸어올 생각을 하면 강력 추천하진 못하겠다. 배가 천진항으로 들어갔을 때라면 모를까...  하여간 나는 외모지상주의자답게 색깔 다양하고 예쁘고 '새것'인 남들의 전기차를 나는 계속 부러워했었다. ^^ 

'같은 날 섭지코지에서 본 석양이다. 

서울로 올라와서 4일엔 컬투쇼 정찬우의 광팬인 둘째언니를 위해 1달전부터 신청해놓았던 컬투쇼 방청단으로 SBS엘 갔었고, 다음날은 명동, 남대문시장, 삼청동, 청계천 시내관광을 풀코스로 다녔고...


LA팀들이 국내여행 패키지를 떠난 6일엔 미리 계획했던 대로 등산. +_+ 체력은 국력이다. 물론 등산이라기보다는 단풍구경을 나선 것인데, 중간에 갑자기 농사짓는 후배가 텃밭에 고구마를 못캐서 버리게 생겼다는 말에 등산을 중단하고 일산으로 달려가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하는 비를 맞으며 고구마와 땅콩을 캤다. 겨우 일주일만에 한 3개월치 외출과 활동량을 몽땅 해치운 기분... 

비오는 주말 내내 몸을 추스리고 있는데.. 우잉... 날짜가 일러서 북해도엘 가도 눈대신 계속 비가 온다는 전망이다. 젠장. 여행은 뭐 비가오나 눈이 오나 나름의 재미와 감동이 있지만... 이왕이면 날씨가 좋아야하는데... 아쉽다. 째뜬 그래서 또 다음 근황은 북해도와 부산 다녀오고 친구 돌려보낸 뒤에야 정신 차리로 알릴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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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장난감

투덜일기 2015. 10. 28. 14:10

스마트폰이 요즘 어른들의 필수 장난감이 된 거야 주지의 사실. 70대 노년의 울 엄마도 스마트폰 세상으로 입문하신지 석달이 넘었는데, 아이고 안 사드렸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

처음엔 문자놀이에 빠져 집에 있는 나한테도 언제 일어날 거냐, 점심 뭐 먹을 거냐, 장보러 안가냐... 띠리링 띠리링 아주 귀찮게 하시더니만 ^^

요샌 사진 재미에 푹 빠져 계시다. 아예 동네 개천변 산책길의 꽃과 풍경 사계를 기록으로 남기시겠다고!

하루에도 수십장씩 찍어온 사진들을 내밀며 좀 보라고 하는데 무심한 딸은 그저 귀찮을 뿐이고!! ㅋ 멋지다, 잘 찍었다고... 영혼없는 칭찬도 하루이틀이지 원...
휴대폰을 내밀어도 보는 둥 마는 둥 했더니 이젠 문자나 카톡으로 사진 폭탄세례!! 아 놔;;

나뿐만 아니고 두 아들과 만만한 시누이들한테도 막 자랑삼아 보내시는데... 한꺼번에 사진 너무 많이 보내는 거 실례고 민폐라고 암만 얘기해도 소용이 없다. 바로 답장 안하면 삐치기나 하실 뿐.

근데 또 열렬히 울 엄마의 작품생활을 지지하는 이가 나타났으니... 화가이신 울 막내고모다. ^^*
마침 요즘 그리는 작품이 풀, 나무, 꽃과 관련이 있대고 준비하는 논문도 풀꽃의 도상화 작업에 대한 거라나. 해서 오히려 아마추어가 찍은 소박한 풀과 꽃 사진이라 작품에 더 영감을 준댄다. 심지어 "언니, 그러다 사진 작품전 열어야겠어요"라고까지 (너무 심한) 극찬을..  ㅠ.ㅠ 
그 얘길 듣더니 울 엄니 더 신나서 작품활동에 힘쓰시고 자꾸만 또 나한테도 좀 보라고.... ㅋㅋ

내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서 엑기스 매뉴얼을 손수 대여섯장이나 적어드렸는데 아무래도 독학하며 글로 익히자니 한계가 있었는지, 오늘부턴 아예 구청 스마트폰 초보교실에 등록해 공부하러 가셨다. 놀라운 학구열!

일요일에 1박2일로 부산 모녀여행을 다녀왔는데, 자긴 충전기 안챙겨가도 될 거라고 장담했다가 배터리 떨어진 걸 어찌나 아쉬워 하시던지 결국 올라올때 부산역 편의점에서 급속충전을 해드렸다. 근데 그 이후 이상하게 휴대폰이 먹통! 전화만 되고 시간날짜도 초기화되더니 문자 카톡이 안됐다. 내가 배터리 빼면서 유심칩 빠뜨렸나 덩달아 식겁. ㅠㅠ

안타깝게도 서울역엔 kt매장이 없고 비까지 내리는 밤중이라 얼렁 택시타고 집에 와야했다.
해서 다음날까지 휴대폰 놀이를 못하게된 왕비마마.. 거의 멘붕이신듯 안절부절! ㅋㅋ 스마트폰 금단증상이 따로없더군. ㅎㅎ 

어제 득달같이 휴대폰 매장에 갔더니 유심칩 빠진 건 아니라서 부팅을 여러번 하고 설정을 고치고 이것저것 눌러보더니만 금방 고쳐줬다. 그제야 안심하고 환하게 웃는 노친네. 아들들한테 카톡으로 부산 사진 자랑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병이 날 지경이었나보다. 아이고...

고교 동창모임에서 친구들이 큼지막한 스마트폰 화면 쓱쓱 넘기며 손주들 사진 자랑할 때 부러웠더다니... 이젠 울 엄니도 손주들 사진에 당신 사진, 손수 찍은 작품사진까지 아주 어딜가나 자랑이 한창이다.

울 엄니 때문에 또 어느 할머니도 스마트폰 세상에 입문하실지도 모를 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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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용산이전 10주년 기념으로 고대불교조각대전이라는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름하여,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전시는 11월 15일까지고 유료전시라서 입장료 6000원. 신한카드로 결제하면 10% 할인해준다.

다른 불상은 잘 모르겠고, 저 유명한 신라시대의 반가사유상으로 국보78호와 83호 2개가 있는데, 그 둘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것만으로도(주로 중박에서 교체상설전시를 하다가, 아주 가끔씩만 나란히 전시를 하기 때문)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따로따로 보면 비슷한 크기라는데도 도무지 감이 안 잡혀서 원... 

그밖에도 불상 조성이 시작된 초기 인도와 중국, 일본, 삼국시대불상까지 역사적으로, 그리고 나라별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지만 암만 들여다봐도 한눈에 척 보고 분류해내진 못하겠더라 ^^;) 

1시간이면 대충 둘러보겠지 생각했는데 의외로 전시품이 많고 꼼꼼이 비교하며 들여다보자니 1시간반이 훌쩍... 약속시간이 다가와서 마음이 막 급해졌다. 

사진촬영은 다 금지됐다가 반가사유상 전시실에서만 가능하다.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욕심 부리며 열심히 찍어보았지만... 휴대폰 카메라로 둘을 한꺼번에 담는다는 건 무모한 짓이었다. 그래도 생생한 느낌을 간직하는 의미에서 찍어오긴 했다만 화질이 영...​

​왼쪽이 78호 반가사유상, 오른쪽이 83호 반가사유상이다. 

좀 더 가까이에서 담아온 사진을 나란히 붙여보면... 이렇다. 

국보 78호 반가사유상, 6세기국보 83호 반가사유상, 7세기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은 6세기 후반에, 좀 더 단순미를 보여주는 83호 반가사유상은 7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내가 사진을 똑같은 거리에서 못 찍어서 78호가 더 크게 나왔지만 나란히 찍은 맨 위 사진에서 보듯 보관을 쓴 78호는 높이가 83.2cm, 낮은 관을 쓴 83호는 93.5cm로 83호가 10cm나 더 크다. 

두 반가사유상을 오래오래 쳐다보고 빙글빙글 뒤로 돌아가서 살펴보고 다시 앞에서 보고... 한참을 봐도, 어느쪽이 더 마음에 드는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 (누가 물어나 봤나? ㅋㅋ) 둘 다 다른 묘미와 개성과 섬세함을 지닌 보물이라서...

오디오 가이드를 빌릴까 잠시 망설였다가 귀가 피곤해질 것 같아서 패스, 해설사의 설명 역시 좀 들어볼까 따라다니다가 금방 포기했다. 못 알아먹을 용어들도 너무 많고, 아 그냥 내눈으로 보고 감상하면 그만이지 싶었다. 

전시실 초반에 인도의 두 지역 불상이 재료부터 붉은 사암, 검은 편암으로 나뉘면서 옷 주름이 어떻고 소라모양의 머리가 어떻고.. 그럴 때부터 머릿속이 마구 꼬였다. ^^; 석가모니 부처니, 미륵불이니, 관음보살이니.. 불상도 종류가 또 좀 많은가. 째뜬 섬세한 부조와 조각장식, 다양한 석불, 청동, 금동 불상을 원없이 구경한 것 같다. 

하지만 두 반가사유상과 함께 가장 흥미로웠던 건 다리부분만 남아있던 신라시대의 <아주 거대한 반가사유상>?? 안타깝게도 일부만 남아있지만 제대로 된 모양이라면 키가 3미터에 달했을 거라는 거대한 석상이 전시실 후반부에 뙇~ 놓여있는데, 대체 그런 석상을 올려놓으려면 대웅전 전각을 얼마나 크게 지었어야 할지, 아니면 실외에 두었던 것인지, 좌대는 또 어떻게 꾸몄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라는 (아마도 지도교수인듯) 어느 대학생 인솔자의 이야기에 나도 귀가 솔깃했다. 석굴암을 봐도 그렇고 불상은 금동이든 청동이든 석상이든 역시나 신라시대가 최고봉? 

내 욕심 같아선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 시대별 대표 불상을 죄다 보여줬으면 싶었으나 뭐 이 정도로도 만족. 하기야 이보다 불상이 더 많았으면 더 헷갈리고 멀미났겠지. ㅋㅋ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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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연일 너무 궁금해서 미치겠다.

아무래도 무딘 내가 최근에야 발견했을 뿐, 아마 새의 우리집 유리창 공격은 꽤 여러날 지속되고 있었다는 심증이 굳어지고 있다. 짝짓기철이라서 자기랑 똑같이 생긴 예쁜 짝을 찾는 건가???

새가 날아드는 시간대도 거의 매일 일정한 것 같다.

아침 7-8시 전후

점심 12시 무렵

그리고 저녁 5시쯤...

어제는 어찌나 요란하게 삐리리리 울어대다 유리창을 두들겨대는지 아침에 선잠이 깰 정도였고, 오늘 궁궐 봉사 가느라 일찍 일어나서 왔다리갔다리 하다보니 또 똑같은 자리로 날아들고 있었다. 날갯짓을 하는 장면 포착엔 실패했지만 그래도 스카프 뒤집어쓰고 변장하고 기다렸다가 도도하게 돌아서는 놈의 모습을 포착하는데는 성공!  

대체 무슨 새일까나...  

​아오.. 유리창 더러운 거 너무 티난다. ㅋㅋ

나름 버드세이버라고 오려붙였던 맹금류 형체는 내가 봐도 너무 어설펐다. 아무 소용이 없어서 하루만에 떼어버렸는데 그래도.. 사진은 남았음 ^^ 더 크게 아주 무시무시하게 만들어 붙였어야 효과가 있었을까... 내딴엔 알량한 가위질로만 '솔개'를 형상화한 것인데... 궁금증은 풀 길이 없고 답답하여라.. 끙... 

내일도 또 날아오는지 아주 새 관찰 일기를 쓸 판이다. 느낌으론 짝짓기 철이 끝날 때까지 새의 공격은 계속 될 것만 같음.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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