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용산이전 10주년 기념으로 고대불교조각대전이라는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름하여,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전시는 11월 15일까지고 유료전시라서 입장료 6000원. 신한카드로 결제하면 10% 할인해준다.

다른 불상은 잘 모르겠고, 저 유명한 신라시대의 반가사유상으로 국보78호와 83호 2개가 있는데, 그 둘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것만으로도(주로 중박에서 교체상설전시를 하다가, 아주 가끔씩만 나란히 전시를 하기 때문)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따로따로 보면 비슷한 크기라는데도 도무지 감이 안 잡혀서 원... 

그밖에도 불상 조성이 시작된 초기 인도와 중국, 일본, 삼국시대불상까지 역사적으로, 그리고 나라별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지만 암만 들여다봐도 한눈에 척 보고 분류해내진 못하겠더라 ^^;) 

1시간이면 대충 둘러보겠지 생각했는데 의외로 전시품이 많고 꼼꼼이 비교하며 들여다보자니 1시간반이 훌쩍... 약속시간이 다가와서 마음이 막 급해졌다. 

사진촬영은 다 금지됐다가 반가사유상 전시실에서만 가능하다.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욕심 부리며 열심히 찍어보았지만... 휴대폰 카메라로 둘을 한꺼번에 담는다는 건 무모한 짓이었다. 그래도 생생한 느낌을 간직하는 의미에서 찍어오긴 했다만 화질이 영...​

​왼쪽이 78호 반가사유상, 오른쪽이 83호 반가사유상이다. 

좀 더 가까이에서 담아온 사진을 나란히 붙여보면... 이렇다. 

국보 78호 반가사유상, 6세기국보 83호 반가사유상, 7세기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은 6세기 후반에, 좀 더 단순미를 보여주는 83호 반가사유상은 7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내가 사진을 똑같은 거리에서 못 찍어서 78호가 더 크게 나왔지만 나란히 찍은 맨 위 사진에서 보듯 보관을 쓴 78호는 높이가 83.2cm, 낮은 관을 쓴 83호는 93.5cm로 83호가 10cm나 더 크다. 

두 반가사유상을 오래오래 쳐다보고 빙글빙글 뒤로 돌아가서 살펴보고 다시 앞에서 보고... 한참을 봐도, 어느쪽이 더 마음에 드는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 (누가 물어나 봤나? ㅋㅋ) 둘 다 다른 묘미와 개성과 섬세함을 지닌 보물이라서...

오디오 가이드를 빌릴까 잠시 망설였다가 귀가 피곤해질 것 같아서 패스, 해설사의 설명 역시 좀 들어볼까 따라다니다가 금방 포기했다. 못 알아먹을 용어들도 너무 많고, 아 그냥 내눈으로 보고 감상하면 그만이지 싶었다. 

전시실 초반에 인도의 두 지역 불상이 재료부터 붉은 사암, 검은 편암으로 나뉘면서 옷 주름이 어떻고 소라모양의 머리가 어떻고.. 그럴 때부터 머릿속이 마구 꼬였다. ^^; 석가모니 부처니, 미륵불이니, 관음보살이니.. 불상도 종류가 또 좀 많은가. 째뜬 섬세한 부조와 조각장식, 다양한 석불, 청동, 금동 불상을 원없이 구경한 것 같다. 

하지만 두 반가사유상과 함께 가장 흥미로웠던 건 다리부분만 남아있던 신라시대의 <아주 거대한 반가사유상>?? 안타깝게도 일부만 남아있지만 제대로 된 모양이라면 키가 3미터에 달했을 거라는 거대한 석상이 전시실 후반부에 뙇~ 놓여있는데, 대체 그런 석상을 올려놓으려면 대웅전 전각을 얼마나 크게 지었어야 할지, 아니면 실외에 두었던 것인지, 좌대는 또 어떻게 꾸몄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라는 (아마도 지도교수인듯) 어느 대학생 인솔자의 이야기에 나도 귀가 솔깃했다. 석굴암을 봐도 그렇고 불상은 금동이든 청동이든 석상이든 역시나 신라시대가 최고봉? 

내 욕심 같아선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 시대별 대표 불상을 죄다 보여줬으면 싶었으나 뭐 이 정도로도 만족. 하기야 이보다 불상이 더 많았으면 더 헷갈리고 멀미났겠지. ㅋㅋ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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