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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13 여권 6
  2. 2016.10.08 어색함 5
  3. 2016.10.06 공주 나들이 2
  4. 2016.09.29 홍옥 9
  5. 2016.09.29 9월 정리
  6. 2016.09.28 로이터 사진전 3
  7. 2016.09.25 미친 짓 plus 6
  8. 2016.09.21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2
  9. 2016.09.07 잉여력 활용 3
  10. 2016.08.15 호안 미로 특별전 4

여권

투덜일기 2016. 10. 13. 01:22

2006년에 만들었던 10년짜리 여권 만기일이 9월 중순이었다. 예전엔 만기일 이전에 갱신하는 비용이, 날짜 지나고 나서 새로 만드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했던 기억이 있어서 괜히 마음이 바빠졌으나 결국 만기일 이전에 여권을 만들진 못했다. 9월 중순이면 딱 추석연휴때가 아닌가. 이전에도 이후에도 심신이 좀 지치고 바빴어야지... 째뜬 요샌 뭐 전자여권이라 갱신이든 신규든 재발급 비용은 다 똑같다는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군, 했다. 

어차피 해외여행 계획이 당장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여권을 만들어둘 필요는 사실 없다. 그런데도 컴퓨터 모니터 아래 노란 포스트잇에 적힌 "9월 전에 여권 갱신!!!"이라는 글귀가 계속 시선을 끈다. (느낌표를 세 개나 붙여놓다니 어떤 심정이었던 거지? ㅋㅋ) 그 옆 포스트잇에 적힌 원고 마감 날짜는 일부러 게슴츠레 눈감고 잘 안보면서 참 나도 웃긴다.

하여간에 여행계획도 없으면서, 언제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자유이용권도 아닌, '일개' 유효 여권이 없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찜찜하고 불안한가 말이다. 더 웃기는 건 이미 충동적으로 여권사진도 찍어두었다는 사실. ㅋㅋ

앞으로 또 10년 쓸 여권이니깐 이왕이면 꽃단장 하고 예쁘게 찍어야지.. 했던 평소 마음과 달리, 지난달 말 외출에서 돌아오다 ATM 머신에 볼 일이 있어서 걸어가는데 동네 사진관이 눈에 확 들어오는게 아닌가. 충동적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기는 했는데 ㅠ.ㅠ 그날따라 화장품 파우치도 안 가지고 나간 걸 깨달은 건 좀 슬펐다. 아파 보이거나 말거나 그래도 당부했다. 전번에 운전면허증 사진 찍은 거 너무 심하게 손대서 얼굴 너무 뽀얗고 입술도 엄청 크고 뻔떡거려서 마음에 안들었으니 보정 심하게 하지 말라고...

해서 사진사가 앙심을 품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으나, 최대한 생긴대로 찍힌 여권사진은 나의 현재 모습을 아주 실감나게 보여주는 것 같다. 눈썹과 귀가 나와야하고 뿔테안경도 쓸 수 없고 배경은 하얀색인 악조건에서 뭘 더 바라냐 싶지만, 지난 여권 사진에서 정말로 확~ 10년 세월을 뛰어넘은 아줌마가 지그시 미소를 짓고 있다. ㅠ.ㅠ 아우쒸...

다시 좀 더 진하게 풀메이크업을 하고서, 동네 말고 신촌이나 이대 쪽에 프로필 사진에 준하는 여권사진을 찍어준다는 사진관을 검색해 다시 사진을 찍어 말어, 뭐 그런 허섭쓰레기같은 생각을 잠깐 안한 것은 아니었으나 나의 게으름을 감안할 때 그건 어림없는 짓이겠고, 구청에 여권신청하러 가는 게 과연 언제일지 그게 궁금하다.

아무데도 떠날 계획이 없으면서도 여권이 없는 상태가 불안하고 괜히 속상하고 심지어 여행자의 삶에서 완전히 낙오된 것 같은 심정마저 드는 것과는 별도로, 포스트잇 메모를 보며 여권 만들어야지, 만들어야지 하면서 막상 또 신청하러 몸을 움직이는 건 선뜻 하지 못하는 이 게으름이랄지 귀차니즘은 참 고질병이다. 어쩌면 여권만 미리 만들면 뭐하나... 갈 데도 없으면서, 하는 패배의식이 밑자락에 깔려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결국 이 포스팅은 수일내로 여권을 만들고야 말겠노라는 다짐이다. ㅎㅎ 사실은 어디서 분실했는지도 모르게 운전면허증도 사라져 다시 만들어야하는데 이 또한 차일피일...  가끔 운전할 때마다 찜찜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니 두 개 다 얼른 만들란 말이닷! 그나마도 운전면허증은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에 미리 재발급 신청하면 면허시험장 가서 오래 안 기다리고 바로 찾아올 수 있다는 팁을 얻었다. 좀 전에 퍼뜩 그 생각이 나서 이 새벽에 낑낑거리며 익스플로러 보안프로그램 다 깔았더니 +_+ 신청가능 시간이 아니란다. 내가 하는 일이 그럼 그렇지..

으음. 암튼 바람이라면 일단 새 여권을 만들어서, 어물쩡 새 여권에 어서 출입국 도장 하나쯤 찍어줘야한다는 핑계로 짧든 길든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면 좋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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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함

투덜일기 2016. 10. 8. 08:18

안면은 있지만 먼저 알은체하기는 꺼려지는, 그저 그렇게 좀 아는 사람이 지하철 맞은편에 앉아있다. 잠시 눈감고 음악감상하다 눈을 떴는데 눈앞에 딱. 차라리 지하철에 타는 순간을 보았더라면 인사하기가 더 쉬웠을까? 다행히 상대도 나를 못본 것 같다. 고갤 숙인 채 휴대폰에 열중하는 걸 보면... 아닌가? 상대도 나를 발견했으나 어색해 시선을 외면하고 있을지도? 
에라 모르겠다. 다시 질끈 눈을 감는다. 음악이나 듣자. 
하지만 마음이 불편하다. 

지하철에 사람이 많아져서 앞을 가려주면 좋으련만... 주말 이른아침 지하철엔 빈자리까지 듬성듬성하다. 알은체를 하면 아랫사람인 내가 옆으로 옮겨가 계속 어색한 대화를 이어가야할 것이 더 싫다. 

하지만 결국 둘의 종착역과 목적지는 같고, 어차피 인사는 해야할 것이다. 그래도 그 순간을 가능한 미루고만 싶다.

휴대폰의 존재가 이렇게 고마울수가...
어색한 순간을 모면하고자 이렇게 열심히 휴대폰 자판을 두들기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30분은 더 가야하는데.. 계속 고갤 숙이고 시선을 피할 수 있을까나... ㅠㅠ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
고개를 들고 시선 맞추기를 기다려 인사를 해? 말어?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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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이야기. 

결국 나는 지하철에서 끝까지 고개를 들지 않고 버티다가 얼른 내려야할 역에서 내렸다. 개찰구를 빠져나가면서 어차피 만나게 될 테니깐 그때 마치 처음 본 것처럼 인사를 해야지, 그 정도 예의는 지켜야지 했었다. 

어랏, 근데 그분이 보이지 않았다. 맙소사. 휴대폰 보다가 못 내린 모양이었다. 젠장. 

나는 정시에 약속장소에 도착했으나, 문제의 그분은 20분이나 늦어 헐떡거리며 약속장소에 나타났다. 난 괜히 제발이 저려 얼굴이 일그러지는 기분이었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척 꾸벅 인사를 했다. 차마 시선은 마주칠 수가 없더라. 어쩐지 그분도 나를 똑바로 쳐다보진 않는 것 같았다. 뭐 할 수 없지. 별로 친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고 그냥 앞으로도 계속 적당한 거리에서 그저 '아는 사람' 정도로 지내면 그뿐이다. 다음에 또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나는 아마 알은체는 하지 않을 것이다. 어색한 대화 나누기 싫어서 사람 못본 척한 게 어디 한두번인가. ㅋ 이게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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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나들이

놀잇감 2016. 10. 6. 17:51

공주에 아주 예쁜 밥집과 찻집이 있다는 얘길 듣고 친구 탄신파티하러 다녀왔다. 사람들은 대체 그 외진 곳에 있는 밥집, 찻집을 어떻게 알고 찾아나니는지!

아침엔 약간 흐리고 빗방울이 떨어지더니만 충청도로 넘어가면서는 해가 비쳤다. 남쪽엔 태풍이 몰아치던 날이었는데;; 참 새삼 넓은 나라임을 실감.

저 멀리 계룡산을 배경으로 들판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아직 단풍 들기 이전인데도 눈으로 콧바람으로 가을이구나 느껴졌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약선요리 밥집 <신야춘추>의 1층은 차 마시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통유리창으로 멋진 풍경이 내다보이는 방에 통나무 테이블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여있다

우리가 갔을 땐 이미 다른 팀들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어서 사진찍기 민망한 상황이었다. 해서 친구가 예전에 찍어온 사진 퍼왔음. 아주 튼튼해보이는 나무 탁자와 자수, 퀼트 소품들도 인상적이지만, 통창으로 보이는 배경이 더 근사하다. 새빨갛게 단풍이라도 들면 정말 더 장관이라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먹은 연잎밥 정식(아마도;;)의 모습이다. +_+ 반찬이 너무 과하지도 않고 딱 먹을 것들로만 소박하면서도 알차게 차려진 밥상이 아닌지. 텃밭에서 직접 길렀는지 어쩐지는 모르겠는데 샐러드에 든 채소도 하나같이 고소하고 달큰했다. 연잎을 형상화한 오이 냉국(?)은 특별히 클로즈업... +_+ 오이는 그냥 보기 좋으라고 띄운 것이고 진짜는 효소를 넣어 담근 냉국 국물이란다. 역시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은 법?

​2층 밥상에 앉아서도 커피를 청해 마실 수 있지만 우리는 아래층으로 내려와 다시 티타임을 누렸다. 커피메이커로 드립한 커피를 앙증맞은 수제 코스터 깔고 각기 다른 찻잔에 따라 마시며 또 한번 행복했다. ㅎㅎㅎ

​건물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에 마당 잔디가 다 패이는 게 속상해서 쪼르륵 물확을 놓아두었단다. 아이고 예쁘다.. 집 주변엔 코스모스와 구절초가 마구마구 피어나 있고...  '보리'라는 이름의 골든리트리버 강아지도 한 마리 뒤뜰에 살고 있었다.


곧이어 밥집 인근의 꽃마당 예쁜 찻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인성 엄마 차화연씨가 살던 집으로 나온 찻집이라나 뭐라나. 계절마다 마당에 흐드러지게 예쁜 꽃을 가꾸는 걸로 유명한 <담꽃>. 좋은 차를 파는지 찻값은 비싸다 싶었으나 평일에도 손님이 드글드글! ㅋ

제일 바깥쪽 방에 앉아서 마당을 내다보면 이런 모습이다..  군데군데 놓인 물확엔 어김없이 수생식물이나 꽃을 띄워놓는 정성을 보이고. 


현지 주민들보다는 어쩐지 ​'돈많은'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공들여 지은 별장 같은 집들이 곳곳에 서 있는 공주 하신리 마을을 한가롭게 걸어다니며 집구경을 하다가 또 다시 마지막 코스~ 아산 현충사 앞 은행나무길로 향했다. 아직 노랗게 물들기 전이지만 옛날 박통 때 현충사 다니는 권력자를 위해 심고 조성했다는 그 길을 이제는 차가 못다니게 공원으로 가꿔놓았더라. 그러나 떨어져 뒹구는 은행 열매의 향기롭지 못한 냄새 어쩔...!

한강 둔치의 벤치마킹인지 어쩐지 요샌 어느 도시를 가든 하천 변에 산책로와 자전거길, 공원을 예쁘게 만들어놓았다. 그래서 좋다는 얘기. 이름 까먹은 하천 옆 한쪽엔 국화밭이, 맞은 편엔 코스모스 밭이 이제 막 피어나 사람들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꽃밭은 한철 장사(?)겠거니, 인공적이라 흉하다 그러면서 내려갔는데 막상 가까이서 보니 옹기종기 예뻐! ㅋㅋ 온종일 친구 덕분에 눈호강 입호강 한 날이었다. 여유롭게 맨날 놀러다니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이 더욱 깊어졌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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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옥

투덜일기 2016. 9. 29. 21:42

식탐녀는 먹을거리로 계절을 실감한다. 옥수수의 계절이 지나고 어느덧 홍옥의 계절이 왔다. 열흘쯤 전 경복궁 주변 서촌 과일가게에서 제일 먼저 홍옥을 본 순간, 아 홍옥이다! 외치며 사들고 오고싶었으나... 음주하러 가는 길이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는 며칠 뒤 동네 지하철역 근방에서도 홍옥을 만났다. 

등산갔다 오는 길이었는데... 무겁거나 말거나 10개를 골라 사들고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왔다. 어린시절부터 세뇌된, 내 뇌리 속 사과의 개념에 꼭 맞는 빛깔과 모양, 새콤달콤한 맛과 아삭한 질감은 역시나 뭐니뭐니해도 홍옥이다. 아으 맛있어라...

오늘도 냉장고에서 사과 하나를 꺼내 먹으려고 보니.... 아 이건 또 동화 <백설공주>에서 마녀가 일부러 독을 넣어 공주를 유혹하려고 만든 사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녀는 분명 이 노란 부분을 깨물겠지. ^^; 나머지는 잔뜩 독이 들었으렸다~!

나는 백설공주 코스프레를 하듯 새빨간 부분부터 와그작 깨물어 먹었다. 당연히 맛있어, 맛있어! ㅋㅋ 추석때 제수용품으로 샀던 큼지막한 홍로 사과는 복불복이어서, 아삭한 것도 있고 푸석한 것도 있고 맛도 제각각이었다. 헌데 이 홍옥은 크기도 작은데 안에 꿀(?)까지 들었다. 진짜로 꿀인지 어쩐지, 꿀사과라고 파는 건 안을 잘라보면 과당이 뭉친 듯 투명한 결정 부분이 존재한다. 근데 홍옥이자 꿀사과라니 꺄오...

먹기 아까울 만큼 예쁘다는 생각에 깨물기 전에 이 사진을 찍어놓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노라니 또 다른 사과 생각이 났다. 딱 요정도 크기였던가, 아니 훨씬 작았던가... 낯선 나라 과일가게에서 딱 백설공주에 나올 법한 새빨간 사과를 발견하고는 얼른 골라담아 호텔방에서 아침저녁으로 와그작와그작 깨물어 먹었더랬다. 


사진으로도 찍었었지.. 싶어 찾아보니 있긴 한데... ㅋ 화질이 아주 구리다. 

사과보다 엄지손가락 거스러미가 더 눈에 띄는 건 자격지심이겠지비... ㅋ 이제보니 터키에서 먹은 이 사과는 훨씬 더 작았었다. 기억에 남은 맛은 오늘 먹은 홍옥보다 좀 더 새콤했던 것 같고, 씹는 질감은 좀 더 단단했다. 그래도 이것은 홍옥이여~ 그러면서 기뻐했었지.  

시간이 기억을 왜곡하고, 일그러진 기억은 또 자체 보정을 거쳐 마치 생생한 '사실'처럼 내 어딘가에 흔적으로 남을 텐데, 난 '남들보다 좋은 기억력'을 주문처럼 외우며 틀림없는 진실로 남들에게 들이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지 말아야지, 그 또한 꼰대짓이고 옛날 사람 인증이다. 


흠...

한동안 멀리했던 블로그질에 다시 열을 올리는 이유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ㅠ.ㅠ 번역서의 역자후기 마무리를 도무지 하지 못해서다. 짧은 글이든 긴 글이든 제대로 생각이 들어가고 고민이 깃든 글을 쓰지 않다보니 점점 더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 

책도 안 읽으면서 무슨 글 타령이냐 싶고, 머리가 드디어 깡통이 되었구나 반성하며 그래도 방바닥에 굴러다는 책 가운데 젤 만만한 걸로 집어들었더니 거기서, 매일 글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이어야 글 쓸 자격이 있다는 글귀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맞다.  매일 써지는 글의 가벼움과 한계도 물론 존재하지만, 어쨌든 어딘가 몇줄이라도 생각을 적어놓는다는 것의 즐거움이 분명 있었는데, 더는 진득하게 앉아서 배설해내는 짓거리도 하지 않고 살았구나 싶었다. 여기다도 후다다닥 얄팍한 자랑 아니면 푸념만 반복했을 뿐.

하여간에 그래서 또 이렇게 반성모드로 포스팅을 하다보면 글이 글을, 하나의 생각이 또 다른 아이디어를 물고 꼬리를 잇는 마법 같은 것이 벌어지려나 기대하면서 이렇게 낑낑대고 있다. 이러면서 난 어떻게 글줄로 밥벌이를 계속 하려는 것이었는지? 참 나.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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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리

놀잇감 2016. 9. 29. 21:41

연말정산​(?)을 위해 간단히라도 미리 좀 적어놓아야.. ㅋㅋ


영화

<국가대표2> 뻔한 내용일 줄 알고 봤기 때문에 뭐;; 한줄 평은 수애 예쁘다? ^^; 

<거울나라의 앨리스> 붉은여왕과 하얀여왕의 과거에 그런 사연이 있을 줄이야. '시간' 개념을 다룬 방식이 좋았음

<베테랑>, <뷰티인사이드>, <암살> TV 추석 특선영화 열심히 챙겨봤음. 이제 나도 좀 남들 대화에 낄 수가.. ㅋ

<이퀼리브리엄>, <아이언마스크> 9월의 작업 영화 ^^ 


<쓰기의 말들> 딱 한권 ㅠ.ㅠ


전시

변수옥 초대전

로이터 사진전


등산

북한산 정릉-진달래능선 코스

남한산성

북한산 독바위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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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사진전

놀잇감 2016. 9. 28. 21:48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로이터사진전>이 열린다는 소식에 한번 가볼까나 하는 마음이 들었었다. 그러던 차에 띠리링~ 세계난민기구에서 문자가 왔다. 기부자들 중에서 문자 신청을 받아, 특정한 날에 난민기구가 주최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과연 될까 의심하면서도 문자 회신을 보냈는데, 우왕~ 초대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해서... 전시 종료를 하루 앞둔 9월 24일. 아침 일찍 예술의전당으로 달려갔다. 소박하게나마 음료도 준비할 터이니 9시반부터 와서 즐기라는 친절한 안내전화도 있었다. 토요일 오전 강남으로 가는 길은 나의 예상보다 더 막혔지만, 그래도 늦지 않게, 커피와 쿠키를 즐길 여유가 있을 만큼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진 찍기 좋아하시는 왕비마마를 모셔갔는데... 으어.. 모든 사진 설명문구를 다 읽어야 직성이 풀리시는 분인 걸 내가 까먹었던 게 실수였지만, 암튼 나에게도 엄마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다. 

​흑백사진부터 세계사의 중요한 순간순간을 포착한 장면들과 사람들, 기록 사진의 변천 같은 것도 한눈에 들어왔고, 전시 구성도 재미있었다. 거울의 방으로 꾸며놓은 포토존도 마음에 들어서 얼른 거울에 비친 왕비마마와 내 모습을 담기도 했다. 민망해서 잘 찍진 못했지만... ㅋㅋ

 음료와 함께 모든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나눠준 이 종이가방 안에는 쿠키와 난민기구 이름이 새겨진 작은 에코백, 사진 엽서, 팔찌가 들었다. 저 하얀 라벨지를 뒤집으면 황송하게도 내 이름이 적혀 있다. +_+ 소소한 데까지 신경쓴 것에 깜놀. 완전 소액 기부자 주제에 누린 게 너무 많은 게 아닌가 찔리기까지 했다. 난민기구 대표도 와서 인삿말에 기념사진 촬영에... 흔히 공공기관의 장들이 늘 그러하듯 딱 거기까지만 하고 가버릴 거라 예상했는데... 1시간 가까이 도슨트 따라다니며 설명을 끝까지 다 듣고 가더라. 그 부분 또한 깜놀. 

하여간에 초대받은 사람들끼리 문 닫아놓고 특별관람하는 묘미가 뭔지 드디어 실감하고 뿌듯했다. 11시 개관을 기다려 줄섰다 들어오는 일반 관객들의 바글거림을 피할 수 있었으니! 게다가 혹시나 전시장 나설 무렵에 월기부금을 좀 더 올려 내라는 청약서라도 받으면 어쩌지, 괜히 불안한 의심을 품었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에고 부끄러버라... 선뜻 내가 기부액을 더 올려낼 수 있을만큼 부자가 되면 좋겠다. ㅠ.ㅠ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는 사진들도 많았지만, 직접 보면 확실히 가슴에 와 닿는 충격과 느낌의 크기가 다른 것 같다.  받아온 엽서 사진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왕비마마도 사진 공부를 더 하셔야겠다고 하니... 모녀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었음은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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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짓 plus

놀잇감 2016. 9. 25. 09:20

또 손뜨개 가방을 만들었다. ㅠㅠ

은실로 짠 손뜨개가방을 그냥 막내고모 졸업선물로 줄까 생각했었는데... 나 못지않게 물건 오래쓰기 & 못버리기의 장인 수준이신 고모는 그거 선물하면 분명 몇년은 애용할 텐데, 은사의 특성상 내구성이 떨어져 몇번 들면 보푸라기 일고 금세 해지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대충 막 짬짬이 짠 거라 삐뚤빼뚤 완성도 면에서도 떨어지고, 특히나 안감 사기 귀찮아서 다이소에서 2천원짜리 에코백을 사다가 우글쭈글 대충 꿰매 붙였던 게 영 마음에 안들었다. 내가 드는 건 괜찮아도 선물하기엔 영 마뜩찮은 수준. 

그래서.. 새로 실을 장만해 제대로 수제핸드백을 만들어 초대전 및 졸업 기념 선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 면실을 세 가닥으로 떴더니만 생각보다 무게도 많이 나가고 실도 많이 들었고 무엇보다 신축성 없는 실을 꾸역꾸역 짧은뜨기로 촘촘히 뜨려니... 손목 인대 늘어날뻔! 째뜬 가죽 손잡이와 '핸드메이드' 가죽라벨, 엄선해서 고른 밤색 옥스포드 안감까지 마지막날엔 거의 밤을 새다시피 바느질해 작품을 완성했다. 왕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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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바쁜데 계속 마음이 시끄러웠다. 이도저도 아니어서 도무지 한가지에 집중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움. 뭔가 여기다 푸념이라도 적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았지만 그마저도 남부끄러운 제 얼굴에 침뱉기 같아서 차마 그러지 못했다. 혹시라도... 그 옛날 가증스럽게 일기장에 원하는 바를 적어 책상에 올려두고 '일부러' 발견되는 작전을 쓴 것처럼 보이면 곤란하다 싶기도 하고. 

암튼 일주일 가까이 곰삭이다보니 드디어 얼추 정리가 된 것 같다. 그간 내가 믿어왔던 건 혼자만의 판타지였다는 걸로 결론을 내리니 갑자기 모든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서로 최선을 다했으나, 태생적인 한계 탓에 진심이 좀처럼 가 닿지 않는 관계도 있음을 인정하면 되는 거였다. 존재 자체가 부담인 관계에선 노력할수록 오히려 더 틀어지고 괜한 오해를 낳는 것을.... 다들 일정 거리를 두고 사는 관계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는데, 나는 뭐 잘났다고 그 거리를 좁히려 들었을까나. 바보처럼... 나는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아니, 이미 그렇게 스스럼 없는 관계가 되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더랬다. 결국 다 내 잘못이다. 

또 한번 나에게 대실망. 이번에도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하는 쓸데없는 욕망, 그리고 스스로를 너무 큰그릇으로 착각하는 게 나의 패착이었다. ^^; 생각과 실천을 일치시키지 못한 것도 큰 문제였고...  그래서 여기서 다 놓아버리기로 했다. 안되는 걸 붙들고 미련떠는 건 그만 하기로.  

어제부터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다. 1절 가사 때문이다. 구구절절 내마음일세.. ㅎㅎㅎ


김광진, 편지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결국 넘어설 수 없는 벽을 지닌 모든 관계를 담담하게 정리하고 위로하기에 정말 딱인 노래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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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력 활용

놀잇감 2016. 9. 7. 23:53


막연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걸 내가 별로 못 견뎌하는 사람이란 걸 준백수 삶을 이어가며 새삼 깨달았다. 뭔가 할일이 있으면서 무작정 미뤄두고 있을 땐 그렇게도 멍하니 뒹굴대는 걸 갈망하더니만...
정작 아무것도 해야할 일이 없고 그 시간이 무한정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위기와 절망(?)이 실감되면서 ㅠ.ㅠ 가만히 있으면 되게 쓸모없는 인간처럼 생각되는 게 아닌가.  

초조해진 나는 결국 뭔가 막 생산적이고 싶어져서 손을 놀릴 일감을 만들어냈다. ㅠㅠ 밖에 나가긴 또 귀찮아서 아직도 남아있는 은실을 활용해 뭘 만들까 하다가, 코바늘뜨개 가방으로 정했스~! 

그러나 코바늘 잡자마자 다시 또 할 일이 생기는 바람에 틈틈이 조금씩 조금씩 열흘도 더 걸려 거의 2주만에 안감 넣기까지 완성. 뜨개질 하면서 블로그나 성실히 해볼까 진행과정을 꽤나 단계별로 자세히 찍었는데 그것도 다 모아놓고 보니 좀 웃기다! 대거 생략해서 첫 사진과 완성본만 공개~ ㅋㅋㅋ ^^ 튼튼하라고 짧은뜨기만 줄창 해대서 어찌나 지루하던지... 그래도 마음에 쏙 든다. 여름은 다 가버렸지만 나몰라라 가을까지 막 들고다녀야지!

째뜬 나란 인간은 맘편히 놀지도 못하는 불쌍한 인간이었다. 나에게 실망했다.

막판 반전은 이 가방을 왕비마마가 탐내셨다는 것! +_+ 크로스백이 아니면 어디 놓고 올지 몰라 안되는 노친네가 웬 숄더백을 탐내시는지... 원할 때 빌려는 드리겠다고 매몰차게 돌아서고는 속으로 좀 찔렸다. 그래서... 일주일 쯤 뒤에 그간 왕비마마의 염원이었던 '예쁜 휴대폰 가방'을 만들어드리는 것으로 퉁쳤음. ㅋ


이건 안감 넣다말고 찍은 사진...  완성본 사진은 별로 잘 안나왔다. ^^;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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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 특별전

놀잇감 2016. 8. 15. 16:07

2016년에 예정된 미술 전시 목록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혔던 호안 미로 특별전. 드디어 보고 왔다. ^___^ 연일 35도를 넘기는 뜨거운 날씨에 집밖으로 한발짝도 나가기 싫었지만, 막상 나가서 시원한 데 들어가면 또 집에 들어오기가 싫어진다. 게다가 호안 미로 전시장은 '추울 정도로'  완전 시원했다. 한 여름 최고의 피서! 방학이라 숙제하러 온 애들 많으면 어쩌나 걱정했으나, 비교적 한산해서 더욱 좋았다. 

나중에 집에 와서 비로소 펼쳐본 브로셔 글귀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통틀어 '최대 규모로' 기획된 전시란다. 정말로 작품들이 엄청 많다! 몇년 전 시립미술관에서 봤던, 한쪽 벽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작품은 보이지 않아서 처음엔 살짝 실망스러웠는데, 마지막 창작 시기 위주로 작품 수가 264점이래고, 그림 이외에 조소 작품이며 도자기 그릇, 화가의 작업실도 고스란히 옮겨다 놓았다. 볼거리가 풍부할 밖에! 

근래들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엘 가보면, 다닥다닥 비좁게 그림을 구겨넣은 듯한 전시실 배치도 그렇고, 조명도 그렇고, 심지어 그림 걸린 배경 벽의 질감과 색도 영 마음에 안들어 툴툴거릴 때가 많았는데, 우왕 요번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전시장은 내 취향에 딱이었다. 미로 작품들과 딱 맞춤한 듯한 배경과 조명! 거기다 플래시 터뜨리지 않으면 사진 촬영도 맘껏 하게 해준다. 아이고 좋아라...

용량부족으로 머리와 마음에 아무리 담아도 금방 휘발되는 기억을 붙잡을 수 있도록 사진도 많이 찍어왔다. 감동.. ㅠ.ㅠ 같이 간 친구는, 내가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그림이라고 미로 작품을 간단히 소개했었는데 의외로 엄청 슬퍼서 울컥울컥 했다는 촌평을 남겼다. 

현대미술 무식자인 나는 호안 미로가 프랑스 출신인 줄 알았었다. 퐁피두 전시때는 분명 표기도 '호앙 미로'였었다규... 근데 알고보니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이고 전쟁 통에 프랑스로 망명했었단다. 흐잉... 가우디와도 교류가 있었고 그에게 영향을 받은 시리즈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 마요르카..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 여행가고픈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마요르카 미로 재단 소유의 미술관에 가고시프다.. 흑..​  

그림감상은 늘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현대미술은 특히나 더 구구절절 해석하고 설명하는 게 더 난감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 호안 미로는 보는 사람 보고 싶은 대로 보라는 의미에서 대다수의 그림에 작품명을 붙이지 않았단다. 웬만한 건 다 '무제'다. 원래 작품명 말고 무제인데도 굳이 이름을 붙인 건 판매상들이 세일즈를 위해 편의상 만들어놓은 것들이라고. 보는 사람 마음대로 봐도 좋다는 화가의 너그러움 또한 엄청 마음에 든다. 그림들이 예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처절하기도 하고.... 암튼 참 아름답다. 눈호강 실컷 했음.

사진도 맘껏 찍을 수 있었겠다... 시시콜콜 잡소리보다는 맛보기로라도 그림을 올리는 것이 이웃들에게 더 도움이 될 듯하야, 이만 총총.. ^^;

[무용수]라는 작품이다. 어렵사리 하나를 골라 갖는다면 난 이걸로 하겠다. ㅋㅋ

마지막에 들른 기념품 샵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2천원씩 하는 큼지막한 엽서는 인쇄의 질과 색감도 좋았는데 어쩐지 한동안 세워놓고 보다 서랍에 쟁여두고 마는 엽서보다는 오래오래 유용한 걸로 사고 싶어서... 핸드폰 케이스(12000원)와 마우스패드(5000원)를 장만했다. 대림미술관 팬톤 전시 때는 기념품 가격이 대체로 너무 사악하다 느꼈는데... ㅎㅎㅎ 미로 전시 기념품들은 가격도 합리적이라 느꼈고 품질도 괜찮은 편이다. 해서... 사고싶은 거 많았는데 참느라 애썼음. ㅎㅎ

포스터는 진열대에 안보이길래 슬며시 다가가서 한 장 주면 안되느냐고 그랬더니 2천원에 판매한다고. 우왓.. 요즘 전시 포스터 거창하게 만들어서 막 만원 넘게 팔던데 웬떡이냐 싶어서 ^^ 얼렁 달라고 했다. 

방문에 붙여둔 브레송 전시 포스터 아래쪽에, 김환기 브로셔를 떼어내고 눈누난나 흥얼거리며 붙여두었다. 돈 많은 사람들이 값비싼 그림을 집에 걸어두고 흐뭇한 마음이 바로 이런 것이겠지.... ㅎㅎ 나는야 싸구려 포스터로도 비슷한 만족도를 얻을 수 있으니 참으로 조으다.


호안 미로 특별전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9월 24일까지 휴관일 없이 계속 전시하고.. 입장료는 15,000원이다. 들어갈 땐 좀 비싼 거 아닌가 했었는데 나오면서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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