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력 활용

놀잇감 2016. 9. 7. 23:53


막연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걸 내가 별로 못 견뎌하는 사람이란 걸 준백수 삶을 이어가며 새삼 깨달았다. 뭔가 할일이 있으면서 무작정 미뤄두고 있을 땐 그렇게도 멍하니 뒹굴대는 걸 갈망하더니만...
정작 아무것도 해야할 일이 없고 그 시간이 무한정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위기와 절망(?)이 실감되면서 ㅠ.ㅠ 가만히 있으면 되게 쓸모없는 인간처럼 생각되는 게 아닌가.  

초조해진 나는 결국 뭔가 막 생산적이고 싶어져서 손을 놀릴 일감을 만들어냈다. ㅠㅠ 밖에 나가긴 또 귀찮아서 아직도 남아있는 은실을 활용해 뭘 만들까 하다가, 코바늘뜨개 가방으로 정했스~! 

그러나 코바늘 잡자마자 다시 또 할 일이 생기는 바람에 틈틈이 조금씩 조금씩 열흘도 더 걸려 거의 2주만에 안감 넣기까지 완성. 뜨개질 하면서 블로그나 성실히 해볼까 진행과정을 꽤나 단계별로 자세히 찍었는데 그것도 다 모아놓고 보니 좀 웃기다! 대거 생략해서 첫 사진과 완성본만 공개~ ㅋㅋㅋ ^^ 튼튼하라고 짧은뜨기만 줄창 해대서 어찌나 지루하던지... 그래도 마음에 쏙 든다. 여름은 다 가버렸지만 나몰라라 가을까지 막 들고다녀야지!

째뜬 나란 인간은 맘편히 놀지도 못하는 불쌍한 인간이었다. 나에게 실망했다.

막판 반전은 이 가방을 왕비마마가 탐내셨다는 것! +_+ 크로스백이 아니면 어디 놓고 올지 몰라 안되는 노친네가 웬 숄더백을 탐내시는지... 원할 때 빌려는 드리겠다고 매몰차게 돌아서고는 속으로 좀 찔렸다. 그래서... 일주일 쯤 뒤에 그간 왕비마마의 염원이었던 '예쁜 휴대폰 가방'을 만들어드리는 것으로 퉁쳤음. ㅋ


이건 안감 넣다말고 찍은 사진...  완성본 사진은 별로 잘 안나왔다. ^^;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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