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산다'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11.12.27 올해 읽은 책 11
  2. 2011.12.26 고흐가 알면 13
  3. 2011.11.14 지우 작품활동 8
  4. 2011.10.13 택배 없던 시절엔... 5
  5. 2011.09.08 지우 작품집 (수정) 21
  6. 2011.09.06 천재인 줄 알았다 4 - 지우편 23
  7. 2011.07.13 선물이~ 왔어요 14
  8. 2011.07.07 천재인 줄 알았다 3 - 지환편 10
  9. 2011.05.15 이러고 놀았다 11
  10. 2011.04.20 천재인 줄 알았다 2 - 준우편 9

올해 읽은 책

책보따리 2011. 12. 27. 18:18

작년에 너무 책읽기를 멀리하여 찔렸던 터라 올해는 재작년과 동일하게 30권을 목표로 삼았다.
결과는?
41권으로 초과달성. ^^;
늘 있는 일이지만 순간 순간 죽도록 일하기 싫을 때 의식적으로 책을 읽으려 노력했노라고 말하긴 뭣한 양임을 안다.
그래도 올해는 스스로 칭찬해줄 게 하도 없어 이거라도 칭찬해주련다. 그래, 장하다. 옛다, 칭찬.
2011 Best를 뽑아서 연말을 깔끔하게(?) 마무리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건만 마음도 괜히 바쁘고 좀체 정리가 안되는 것 같은 데다, 책 내용도 몇줄 적어둔 것 빼고는 깡그리 까먹은 느낌이라 일단 달력 뒤져 목록부터 뽑아보았다. 정리하다보면 올 최고의 책 세권을 추릴 수 있으려나 원. 드물게 후기를 올린 책들도 있지만, 지나고 보니 그게 곧 베스트 후보작은 아닌 것도 같다. 아 어려워라... (하지만 꼭 바쁠 때 이런 포스팅 하고 싶은 심보는 또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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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가 알면

놀잇감 2011. 12. 26. 21:19

고흐가 알면 아마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다.
매일매일 같이 그림을 그리며 놀자고 졸라서 애엄마가 괴롭다고 토로하는 나의 조카 지우.
방금 고흐 자화상을 컴퓨터로 골라놓고 제일 마음에 드는 걸 따라그렸다면서 올케가 동영상과 그림을 보내왔다. +_+
완성본만 본다면 겨우 6살, 아니, 만으로는 다섯살 밖에 안된 아이가 그린 그림이라는 걸 다들 믿을까 싶을 만큼 모사화 솜씨가 훌륭하다. 머리모양과 눈매, 양복의 선이며 이미지까지 완벽 포착!
비단 팔불출 고모라서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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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작품활동

놀잇감 2011. 11. 14. 14:49

여름에 잠깐 슬럼프를 겪는 듯 집에선 잠시 그림을 멀리했다던 지우는 다시 폭풍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루에 스케치북 한권도 금세 다 써버리는 시기가 아닐는지 ㅋㅋㅋ 예쁘고 진지한 그림은 유치원(미술학원?)에서 매일 그리니까 집에선 '이상한' 그림을 그리겠노라고 선언하는 적도 있었다는데 암튼... 최근에 또 한권의 작품집을 끝내 집으로 가져왔다는 기쁜  소식도 들리고 하여, 2차 작품집 본격 자랑질의 예고편 격으로 지우 그림 몇장 또 소개할 작정이다. 휘휘 떨어져 내리는 낙엽 따라 마음이 늘어져 그런지 통 포스팅할 '꺼리'도 생각 안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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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되지 않은 일인데도 택배가 없던 시절엔 어떻게 살았었는지 모르겠다. 방구석에 틀어박혀 좀체 나가고 싶지 않은 게르음뱅이로 살다가 그런 나날이 보름이상 이어지면 또 압력솥 꼭지를 틀어 증기를 배출하듯 콧바람을 쐬어 팽팽해진 무료함을 달래주어야 할 것 같은 삶의 연속인데, 그렇게 간만의 외출을 하더라도 쇼핑은 온전한 출타목적에서 제외된다. 지나는 길에 눈에 띈 물건을 얼른 사는 건 또 몰라도 말이다.

얼마전 홍대 와우북페스티벌에 가서 책을 고르며 사람에 치이기도 했지만 돌아와서 죽도록 피곤했던 이유는 눈요기로만 하는 것이든 실제 물건을 사는 것이든 하도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져 이제는 직접 발품 팔아 하는 쇼핑이 드물어졌기 때문인 듯하다. 뭐니뭐니해도 옷과 신발은 직접 가서 걸쳐보고 사야한다고 아직도 믿지만, '무료반품' 혜택까지 있는 경우엔 겁없이 덜컥덜컥 저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에도 뭔가를 지를때 한참 고민하는 성격이라 신중히 머리를 하도 굴리다보니 실패율은 그리 높지 않다. 최근 몇해동안을 따져봐도 반품한 횟수는 두어번 정도?

아무튼 이달 들어 거의 하루가 멀다하고 택배가 왔다. 주변에 부는 운동화 열풍에 따라 검색하다 엉뚱하게 고른 밤색 옥스포드화, 옷을 사줄 땐 함께 가서 고르기로 한 원칙을 깨고, 반품할 각오를 하고 산 엄마 옷(다행히 마담사이즈라 익숙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브랜드라 성공했다), 두피관리에 좋다는 샴푸(벌써 두번째 구매), 검정콩 미숫가루(역시나 두번째 구매), 늘 쓰는 수분크림과 핸드크림, 장난감과 문방구(요맘때 정기세일을 하는 텐바이텐에서 또 사줘야 제맛이지), TV볼 때 쓸 목베개, 커피원두, 책, 내가 주문한 건 아니지만 외삼촌이 보내신 고구마까지. 어떤 날은 택배가 두 건이나 오는 날도 있었는데, 골목에 지나가는 차만 봐도 미친듯이 짖어대는 아래층 똥개 때문에 택배 오는 것도 나름 스트레스다. 놈이 좀 요란하게 짖어대야지!

다른 데서 쇼핑했는데 택배회사가 같아 이틀 내리 같은 분께 택배상자를 받게 되면 슬며시 민망하다. 이 사람은 뭘 이렇게 연일 사들이나 짜증낼 것 같아서(우리집 골목이 협소하여 운전에 미숙하거나 너무 큰 택배 트럭은 골목 입구에 차를 세우고 걸어 들어와 배달해야 한다). 그렇지만 아랫집들의 경우를 보아도 며칠에 한번은 택배가 오는 것으로 보아 (똥개가 워낙 크게 짖어대는 데다가 택배 아저씨들이 계단 아래부터 받는 이의 이름을 크게 외치므로 내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ㅋㅋ) 홈쇼핑에 탐닉하는 것 나뿐이 아닌 모양이다. 온라인 쇼핑 없을 땐 다들 어떻게 살았대그래!

오늘 도착한 플레이모빌(이건 세일도 안하는데 조카한테 상으로 하나 사주기로 한 김에 내것까지 또 구매)을 조립해 선반에 올려놓고, 종류별로 골라 산 '우표' 스티커를 문방구 상자에 넣어두며(거의 쓰지도 않고 보기만 할 거면서!) 어찌나 뿌듯한지 웃음이 실실 났다. 앞으로 누가 물으면 인터넷 쇼핑과 택배상자 받기가 취미라고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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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섯살 무렵의 정민이 그림도 예사롭지 않다고, 천재소녀화가 확실하다고 사방팔방 자랑하고 다녔다가 세월이 흐른 뒤 상당히 머쓱해졌음을 잘 안다. 그래서 준우랑 지환이 때는 호들갑을 좀 덜 떨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여섯살 지우의 그림을 보며 나는 또 다시 입에 거품을 물다시피 감탄하며 자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하루 전 작년과 올해 지우가 '비공식'적으로 집에서 그린 그림들을 자랑했지만, 미술학원(말이 미술학원이지 종일반 유치원이다)에서 '공식적으로' 그린 작품들은 그 깊이와 품격이 완전히 다르다. 천재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여섯살짜리가 이런 필치와 색깔과 구도로 그림을 척척 그려내는지 원! *_*

나야 눈에 콩깍지가 완전히 덮여 이성을 잃었다고 쳐도, 화가이신 우리 막내고모마저 전문가인 자기 그림보다 표현력이 뛰어나다고 인정한 그림이 꽤 많다. 그분도 역시나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는데다 핏줄은 속일 수가 없으니--게다가 나의 조카들에게 화가 DNA를 물려주신 장본인이 아닌가!--팔이 심히 안으로 굽기는 했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화가로서의 냉철한 판단력이 흐려지진 않았으리라 믿는다.

올 상반기동안 예그림미술학원에서 지우가 완성한 작품집에 든 그림이 모두 17점인데, 하나같이 훌륭하다! 화가 본인도 그 점을 잘 아는지, 지난 여름 방학에 우리집에 놀러오는 날 스케치북을 들고 와 하나하나 작품 설명을 해주었다. 뜸들이다가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나 설명 내용이 가물거리는 것들도 있지만 최대한 기억을 돌이켜볼 작정이다. 너무 미리 기대치를 높이면 안되니 이쯤에서 잡설은 줄이고 드디어 천재소년화가의 그림을 전격 공개한다. ^^; (엄청 깁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예상되오니 마음의 준비를 하심이...)






<기차여행>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나뿐만 아니라 지우 그림 사진을 보여주면 이 작품을 탐내는 이들이 꽤 많다. 아이들 그림 중에 드물게 흑백느낌이라 그럴까?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디어도 만만치가 않다!

비오는 날(아래로 죽죽 그어진 하얀 선이 빗줄기란다) 칙칙폭폭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는데, 기찻길이 갑자기 울퉁불퉁 꿀렁거려서 '덜컹!' 하는 바람에 기차에 탄 사람들이 다들 깜짝 놀라는 장면이란다. ^^;

검은 기차는 먹구름 짙은 잿빛 하늘에 길게 하얀 연기를 내뿜는데, 기관사도 놀라 조종간을 놓쳤고 사람들은 공중에 붕 떠있다. 심지어 맨 뒤에 탄 사람은 머리가 천장에 부딪쳤다! 기찻길을 촘촘이 채운 자갈돌은 또 어떻고! 언제 지우가 기차를 타봤던가?  관찰력이 참으로 세밀한 지우.

작품집에서 뜯어내기 너무도 아깝지만 이 그림을 주면 액자에 넣어 고이 간직하겠다고 굽신굽신해보았으나 화가께선 배시시 웃기만 하였다. 그치만 이 그림 너무도 갖고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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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써야지 써야지 생각은 많았으나 지우 경우엔 제목부터 바꿔야 하지 않나 -- <천재가 확실하다!> 뭐 이런 걸로 ㅋㅋ -- 싶은 잡다한 생각이 꼬리를 무는 바람에 되레 더 늦어졌다. 이미 지우 그림은 초창기부터 여기 많이 자랑해서 중복해 올리기도 뭣하고, 천재성이 여실한 '아주 멋진 작품집'을 확보했기 때문에 그림을 꽤 추려내도 워낙 많아 1, 2부로 나눠 올려야하나 어쩌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사실 지금도 딱히 방향을 잡은 건 아니라서 지우 그림폴더 펼쳐보며 되는대로 자랑할 심산이다. 아무려나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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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 왔어요

놀잇감 2011. 7. 13. 17:19

(한심하게) 이러고 논다 제2편. 플레이모빌 역시 한번 빠져들면 헤어날 수 없다는 개미지옥이라는데 아무래도 이미 빠진 것 같다. 위시리스트에 잔뜩 담아만 두고 나중에 스스로 칭찬해줄 일 있을 때 사들여야지 마음먹었던 품목을 선물로 받았다. ㅎㅎㅎ 비 철철 내리는 어젯밤 10시도 넘어서 택배가 와 깜짝 놀랐으나, 부리나케 조립해 갖고 놀며 사진을 찍었다. 오늘도 계속 조물락거리고 있는 걸 본 엄마가 또 늘어난 이 잡동사니는 또 뭐냐고 한숨을 쉬신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희희낙락. 




이번에도 이 둘만 고른 걸 보면 확실히 내 눈엔 남자가 안들어오나보다 했는데, 아직 개봉 안한 미식축구 선수도 내 선물이라니 앞으로는 남자애들도 좀 눈여겨봐야겠다. ㅋ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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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하게 시리즈로 글을 올린다는 건 게으름뱅이에게 역시나 참 어렵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든 없든 괜히 6월 안에 한 편은 써야할 것 같아 혼자 전전긍긍하며 자꾸 신경이 쓰였다. 그림 사진은 이미 다 확보해놓고도 뭐가 그리 힘들었는지 원. 해서 시작은 6월 마지막날 했으나 마무리를 못해 이제야 끝낸다. 드디어 지우편 하나 남았다. :)

 




위 사진 속에 마구 낙서처럼 생긴 그림 말고 내가 처음 접한 지환이의 작품 사진은 다섯살 때다. 그 사이에도 지환이가 누나 따라 그림을 많이 그렸을 텐데, 원래 큰 동생네 내외는 좀 대범하고 무심한 스타일이라 어린 아들이 스케치북에 그린 작품을 죄다 잘 모아놓았을지 아닐지 잘 모르겠다. ㅋ

[지환] 2007년 3월, 5세

[누나] 2007년 3월, 5세

[엄마] 2007년 3월, 5세



[고모] 2007년 3월, 5세

[할머니] 2007년 3월, 5세

[할아버지] 2007년 3월, 5세


느낌으로 보아 6작품 모두 한날 한시에 그린 것 같다. 올케가 하필 플래시로 작품사진을 올려놓아 하나하나 따로 다운받고 작품명 확인하느라 땀깨나 흘렸다. -_-; (그러나 할머니 그림이 유독 왜 저리 작아졌는지 이해불가 ㅠ.ㅠ)
어째서 하필 자화상을 동물 느낌으로 그려놓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고, 제 엄마를 제일 예쁘고 사랑스럽게 그린 게 인상적이다. 아래쪽의 고모 그림도 꽤나 정성들인 흔적이 보며 모델로서 아주 흐뭇하다. 뭐니뭐니해도 이 가운데 압권은 오른쪽 아래 할아버지 그림이 아닐지! 할아버지의 대머리가 강조된 느낌이다.
이 그림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도무지 독해 불가능한 글자로 나름 제목을 써놓았다는 사실이다. 일어도 아니고 상형문자도 아니고 저건 어느나라 말일까. ㅋㅋㅋ 

[리본 공룡] 2007년 8월, 5세




지환이도 공룡을 매우 좋아했으나 그림 속 공룡의 형태는 조카마다 확실히 다르다. 녀석의 그림은 죄다 애교스럽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듯.

유치원에 다니기는 해도 한글을 가르치지 않았을 때라
믿음반 변지환을 <민음바 빈지한>이라고 적었다.
나는 이 그림을 컴퓨터방에 집게로 매달아두었었는데, 몇주일 뒤에 와서 보니 글자 틀린 게 스스로 마음에 걸렸는지 의자에 올라가 제 맘대로 빨간색 매직으로 덧칠하고 있는 걸 현행범으로 발견, 그냥 두라고 간신히 지환이를 말렸다. 뭔가 틀리고 허전한 게 있기는 한데 확실히 아는 건 아닌 듯 '별'로 장식하려 했다는 게 지환이의 설명이었다. ㅎㅎㅎ








[엄마의 두 얼굴] 2007년 9월, 5세



정민이와 준우편에서도 소개했던 <이면전> 출품작 사포 모빌에 당연히 지환이도 참여했다.
곤충모양도 두어개 더 있어, 내방문 앞에 현재 걸려있는 소형모빌에도 하나 포함되었지만, 뭐니뭐니해도 지환이 작품 중 그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이 둘이었다.
위는 <기분 좋은 엄마>, 아래는 <화내는 엄마>란다.
ㅋㅋㅋ 천사같이 웃고 있는 예쁜 엄마와 악마 같은 엄마의 화난 표정을 다섯살 짜리가 이렇게 표현했다는 게 너무 기막혀서 한참 깔깔댔다.

작품 발표와 촬영이 9월이란 얘기고, 실제 그린 건 여름방학 중이었을 거다.











이렇게 기발한 그림을 그린 장본인의 사진을 마침 그날 전시장에서 내가 폰카로 찍어왔었다.
시치미 뚝 떼고 자기 작품을 쥐고 있음. ㅎㅎㅎ



이날 전시를 다 보고나서 식구들끼리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음식점 테이블에 놓인 메모지를 보더니 지환이는 막 그림혼이 솟구치는 듯 볼펜으로 식구들 모습을 하나하나 그려 선사했다. 다들 깔깔대며 자기 그림을 받아 넣었는데, 내 그림과 울 엄마 그림이야 지금도 내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찌했나 모르겠다. 다행히도 사촌동생 하나는 자기 그림을 찍어 싸이에 올려두는 바람에 확보가능. 주근깨 특징을 잘 잡아내어 제일 큰 웃음을 안겼으나 사진에선 볼펜으로 찍은 점이 잘 안보여 그 느낌이 제대로 안 살았다. (이날의 충격으로 말미암은 것인듯, 사촌동생은 최근 결국 주근깨를 모두 없앴다! ㅋㅋ)

[진이고모] 2007년 9월, 5세

[할머니] 2007년 9월, 5세

[고모] 2007년 9월, 5세


하도 많은 식구들 그림을 그려주다 보니 지쳤는지 막판에 내 그림을 매우 성의없이 그렸기에, 그 다음번에 만났을 때 지환이에게 항의를 했다. 고모 머리가 왜 저렇게 <검정고무신> 주인공처럼 이상하게 생겼냐고. 그랬더니 얼른 새로 그려준 초상화가 바로 이것이다.

[고모] 2007년 9월, 5세


이 그림 역시 고모의 잔소리를 피하려고 이면지에 색연필로 후다닥 성의 없게 그린 건 마찬가지지만 (당시 나는 기필코 파마머리가 아니었다;;) 그래도 훨씬 귀여워서 흔쾌히 칭찬을 해주었다. ^^;
고모를 그린 거라기 보다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같다. ㅋㅋ

 















[녹지 않는 눈사람} 2008년 2월, 6세

[할머니와 지환이] 2008년 2월, 6세


6살이 된 지환이는 조물락조물락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도 그림에도 아이디어가 남다른 것 같았다. 
왼쪽, 종이로 만든 녹지 않는 눈사람은 이미 블로그에 자랑한 적도 있지만 이참에 다시 올린다. 고모한테 뭔가를 선물하겠다며 이면지랑 색연필, 스카치테이프 따위를 챙겨들고서 혼자 방문 잠그고 들어가 후딱 만들어 나왔던 작품이다. 오른쪽 그림 역시 여기에 올려 자랑한 적 있었던 할머니 생일 축하용 작품. 그냥 그림도 아니고 밑바탕에 색을 칠해 크레파스를 긁어내는 기법을 활용할 생각을 하다니, 요새도 냉장고 옆에 붙여둔 이 그림을 보며 감탄한다.


 

[슬리퍼와 공룡] 2008년 4월, 정민 11세, 지환 6세

이 도자기 작품은 다 지환이가 만든 게 아니고, 오른쪽 작은 슬리퍼와 위에 놓인 나무 모양만 지환이 작품이다. 왼쪽 큰 슬리퍼는 정민누나가, 오른쪽 위 공룡은 우리 막내고모가 만들어 함께 구웠다고 들었다. 슬리퍼도 예쁘지만 난 저 작고 앙증맞은 나무를 빚고 있었을 지환이를 상상할 때마다 헤벌쭉 웃음이 난다.










[신나는 여름] 2010년, 8세

[빗방울 공주] 2010년, 8세

[가을낙엽 꾸미기] 2010년, 8세


아쉽게도 지환이가 일곱살 때 작품은 사진이 없다. 초등학교에 입학해 여덟살 때 학교에 제출한 이 두 작품도 얼마 전 지환이 방에서 운 좋게 구경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정확한 작품제작(?) 시기는 알 수 없다. 암튼 지환이의 엉뚱한 아이디어는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신나는 여름> 작품에서 낚싯줄에 매달아 커다란 물고기를 잡을 미끼로 사용되는 건 '이상한 여자'다. -_-;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원...
어쨌거나 오른쪽 입체 동화책을 보라! 여덟살 짜리가 입체로 접히는 동화책을 만들어내다니 놀랍지 않은가! (어린이날에 내가 입체 동화책을 사주어 지환에게 영감을 제공했다고 자뻑중;; ㅎㅎ)  비록 창작품은 아니고 기존 동화를 요약하긴 했지만 (처음엔 내용도 지어낸 건 줄 알고 완전 천재라며 거품 물 뻔했다 ㅠ.ㅠ) 입체로 접히는 책의 구조와 오리기 기법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굳게 믿는다. ㅋ

맨 오른쪽 작품은 찍어온 걸 까먹고 있다가 뒤늦게 덧붙인다. 가을 낙엽을 이용해서 꾸미기를 한 모양인데 다른 것들이야 흔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은행잎을 쪼개서 당근을 만들 생각을 하다니 정말 기발하지 않은가! ^^; 학교에서도 칭찬을 들은 작품이라고 함. 암, 당연하지. ㅎㅎ

[샤프펜슬의 모험] 2011년 6월, 9세


지환이는 지금도 동화책 만드는 걸 아주 즐긴다. (그러고 보니 준우가 만든 창작 동화책도 본 적 있다! 요즘 애들이 다 그러나? 아님 나의 조카들만 유독?? ㅎㅎㅎ)

그러더니 얼마전엔 나와 경쟁적으로 영어 동화책도 하나씩 만들었다. 텍스트가 중요하므로 그림은 다소 단순한 <샤프펜슬의 모험> 표지 사진을 찍어봤다.

샤프펜슬이 다른 문방구랑 말다툼을 벌이다 화가 나서 떠나고 싶어하는 참에 새가 물어다줘 세상구경을 한다는 모험담이다. ^^;
그러고 보니 지환이의 새도 장욱진 그림을 닮았다. 장욱진 화백이 어린이 그림체를 참고한 거겠지만...

 

 

 

 

 

 

 

 


지환이도 학교 들어가서는 나한테 그림선물을 잘 하지 않고 그림을 그려보라고 독촉해도 좀처럼 채색화는 보기 힘든데 얼마전 집에 갔다가 학교 숙제로 낸 글과 그림에 감탄해 얼른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댔다. 가장 좋아하는 과목에 대해서 그림을 그리고 영어로 글을 쓰는 거였는데, 선생님의 빨간펜 수정이 있기는 해도 그림과 글 모두 훌륭했다. +_+

2011년 6월, 9세(초등학교 2학년)


과학 과목을 좋아해서 나중에 과학자가 되어 로봇과 약을 만들어 사람들을 돕겠다는 내용이다. 연구실의 각종 실험도구 디테일이 재미있는데 왼쪽 위의 나선형 시험관 모양을 어떻게 저렇게 절묘하게 끊기지 않게 그렸는지 감탄스럽다. 예나 지금이나 호기심이 유독 많아 돌잔치 때도 난생 첨 보는 실뭉치를 덥썩 잡은 지환이. (다른 조카들은 셋 다 연필을 집었다)
꼭 멋진 과학자가 되거라, 지환아! 그림도 잘 그리고 피아노도 잘 치는 과학자가 되면 아주 좋겠다고 고모는 한껏 욕심을 부리고 있다. ㅎㅎㅎ


※ 주의: 일부 사진은 클릭하면 '무진장' 커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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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놀았다

놀잇감 2011. 5. 15. 15:22
작년에 워낙 조카들이 어린이날이며 생일선물로 줄곧 레고를 원했기에 올해도 그럴 줄만 알았다. 그래서 레고 선물을 사러 가게 되면 나도 요즘 유행이라는 레고 피규어 랜덤 뽑기를 해보려고 내심 흐뭇하게 벼르고 있었다. 뽑고 싶은 레고 모양 조각을 상상하며 손감각을 연마(?)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카들은 나를 배신했다. 그들이 원한 어린이날 선물은 보드게임 아니면 게임팩. ㅠ.ㅠ 대형할인마트에 가면 어쩐지 나는 산소부족을 느끼며 쉽게 피곤해지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부러 차몰고 가야하는 그곳에 가고 싶지가 않다. 이마트엘 가야만 레고를 뽑을 수 있다는데... 그저 아쉬워하고만 있는데 막내조카가 나의 안타까움에 불을 질렀다.

나한테는 보드게임 사달래놓고, 제 큰엄마한테선 레고 선물을 받아온 것이다! 그럼 차라리 나한테 레고 사달라고 하고 보드게임은 큰엄마한테 부탁하지!! 그것도 내가 레고 사러 갈 때마다 보며 좋아라했던 토이스토리1 ㅠ.ㅠ


조립하고 나자마자 나도 한참 갖고 놀며 이리저리 사진을 찍어 휴대폰에 저장했다. 사진으로라도 갖고 있어야지 하며... 그러고 나니 레고피규어 열망이 확 도지고 말았다. 그래서 그간 위시리스트에만 넣어놓고 간간이 구경만 하던 플레이모빌을 전격 주문해버렸다. 5월 기념으로 꽃과 아이들을 주제로 나름 선별해서... 

며칠 전 택배가 온날, 나는 희희낙락 조립을 해선 이리저리 늘어놓고 신나게 놀았다. 물론 사진촬영도 했다. 이야기도 만들었다... -_-; 장난감 사모으는 사람들, 이해는 한다고 생각했지만 나까지 동참하게 될 줄이야. 뭐든 오타쿠 기질은 없으니 또 몇번 이러다 말겠지만 암튼 며칠째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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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또 까먹고 있다가 막내조카 그림을 찍어 올린 동생 블로그에 가보고 떠올랐다. 조카들 그림 자랑 시리즈로 쓴대놓고 이거 원, 얼른 준우편, 지환이편을 마무리해야 요즘 가장 기대주인 지우편을 쓸 수 있으니 서둘러야겠다. 그동안 지우는 계속해서 천재적인 그림을 그려놓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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