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에 해당되는 글 233건

  1. 2017.06.15 불편한 미용실 언어? 6
  2. 2017.05.06 멍하다 2
  3. 2017.03.27 글쎄... 8
  4. 2017.03.12 드디어 봄인가 5
  5. 2017.02.15 금고아 4
  6. 2017.02.05 하기 싫은 일 4
  7. 2017.01.31 명절 차례 2
  8. 2016.12.30 5분 스케치 - Basic 6
  9. 2016.12.28 까탈스럽다, 주책이다 2
  10. 2016.12.21 예매 실패 꿈 2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석달만에 미용실엘 다녀왔다. 3월중순인가 말에 갔었으니 꼬박 석달만이다. 머리가 단발을 훌쩍 넘어, 요즘 같은 더운 날엔 질끈 묶지 않고는 목덜미에 치렁치렁 간질간질 아주 괴로웠다. 머리를 잘라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못 견디고 달려나가야 하는 사람도 있다는데, 난 그런 순간을 조금만 견디면, 아니 그럴 때 앞머리만 내손으로 살짝 잘라주기만 해도 또 한두달은 너끈히 참고 버틴다. 미용실에서 멍하니 몇시간씩 기다려야하는 게 너무도 힘겹고 시간도 아깝기 때문인데... 그런 힘겨운 시간을 더욱 불편하게 만드는 건 친하지도 않은데 어색하게 이어가야 하는 대화와 더불어 요즘 미용실에서만 쓰이는 듯한 특별한 언어습관 때문인 것 같다.

맨날 뭘 그렇게 도와드리겠다는 거냐!

주로 보조역할을 하는 직원들이 쓰는 말인데... 자기가 행동 주체인데도 계속 도와주겠다고 말을 한다. ㅠ.ㅠ 

자리로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가운 착용 도와드리겠습니다.

샴푸실로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안대 (착용이라고 그랬던가? 샴푸하는 동안 눈에 작은 수건 같은 걸 얹어주겠단 얘기다) 어쩌구... 도와드리겠습니다. 

마사지 도와드리겠습니다. 

샴푸 마무리 도와드리겠습니다. 

타월 드라이 도와드리겠습니다.

(다시) 자리로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20분 뒤에 컬러 체크 도와드리겠습니다.... 으악! 그만 좀 하라고! 도와주긴 뭘 도와줘! 그냥 @@해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되잖아!...라며 소리라도 치고 싶었다.

그나마 다행히도 내 담당인 원장님은 카리스마 덕분인지 저런 언어를 쓰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엔 머리에 시술하는 모든 내용과 절차를 소비자에게 통보하는 게 상도의인지 그냥 처음에 설명했으면 그대로 묵묵히 순서대로 하면 좋겠구만, 두피 상태를 확인하겠다(소형 특수 카메라로 찍어서 막 보여준다. ㅠ.ㅠ) 스켈링을 하겠다, 세럼을 바르겠다....계속 과정을 설명한다. 때때로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네. 네 그럴 때가 많다. 대답 안하면 또 한번 더 말해주기 때문에 무시할 수도 없고.. ㅠ.ㅠ  

언젠가 포스팅에도 커트 잘하고, 가격도 합리적이면서 괜한 말 안 시키는 미용실이 내겐 꿈의 미용실이라고 했었는데... 그런 곳을 찾는다는 건 이제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그런데 찾아다니겠다고 마루타 실험하듯 싸지도 않은 커트 비용 들여가며 메뚜기처럼 미용실 순례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원. 째뜬 이 미용실 다니고부터 머리숱 많아졌다, 머리결 좋아졌다.. 그런 소리를 많이 듣고보니 딴데로 바꿀 엄두도 나지 않는다. 머리칼이 갈수록 가늘어져 히마리가 하나도 없는데 숱 많아보이면 장땡이지.

암튼 너무 오래간만에 간 탓에 그간 엉망이 되어버린 머릿결 복구와 멋내기 염색(꿈의 카키색으로! ㅋㅋ)을 한꺼번에 하느라 장시간 주리를 틀듯 괴로웠는데, 거기다 직업병 있는 사람 고문하듯 자꾸만 말도 안되게 도와주겠다는 말을 거의 5분, 10분 간격으로 들으려니 미치는 줄. 

미용실에서 2시간 넘게 버티는 거 진짜로 싫어하는데... 다음엔 지레 저놈의 이상한 도와드림 화법 스트레스로 더 미용실 가기가 꺼려질 것 같다. 그나마 5만원이십니다.. 따위의 이상한 말투는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던데 제발, 도와드림 화법도 사라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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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다

투덜일기 2017. 5. 6. 15:17

가슴 벅찼던 콜드플레이 공연후기부터 써야 블로그에 대한 예의(?)일 것 같은데 요즘 같아선 뭐든 후기를 잘 못쓰겠다. 알량했던 1/4분기 독서후기도 그렇고, 영화 얘기도 그렇고... 두뇌가 수시로 딱 먹추는 느낌이랄까 점점 멍청해지고 있는 건 확실한듯.

암튼 그러는 가운데 또 정신없이 짧은 기간 동안 시간을 거슬러갔다가(거슬러 간 게 맞나? 질러간 건가?) 왔더니만 가서도 계속 빌빌, 와서도 빌빌 도무지 '적응'이라는 게 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에도 이게 속일 수 없는 내 나이 탓이려니 단념해야 하나? 심지어 어제는 동네에서 지하철을 반대방향으로 타고 두 정거장이나 가다 내려 바꿔타야했고, 결국엔 집에 오는 길에 현금 5천원과 후불교통카드가 든 카드지갑을 잃어버렸다. ㅠ.ㅠ 어쩌면 이건 정말로 시차 부적응 탓이 아니라 그냥 중년건망증이 심해진 걸지도. 

아무튼 주변에 무엇하나 마음 편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괴로운 집안사는 집안사대로, 밀린 일은 일대로, 인간관계는 또 그대로... 근데 왜 또 무리까지 해서 여행은 떠났는지. 참 내. 물론 오래 망설였지만 확 저질러서 좋았고 조마조마하던 몇달을 거쳐 드디어 탈출에 성공해서 좋았고, 2주간은 그야말로 꿈결처럼 행복했다. 어제 트위터에서 <호텔>이야말로 어른들의 디즈니랜드라는 말을 보았다. 아침밥 주지, 청소해주지, 매일 보송한시트 갈아주지, 전화하면 새 타월 갖다주지... 거기다 침구류는 또 최고급아닌가. 친구네 집을 베이스로 주변을 돌아다닌 게 아니라, 아예 계속 차로 도시를 바꿔가며 10박11일을.. 그것도 친구 언니가 회원인 덕분에'메리엇 호텔'로만 돌아다니다 내 여행 인생에서 이런 호사가 또 있을까 싶다.   

패키지 여행 못지 않게, 잘 곳, 볼 곳, 놀 곳, 먹을 곳... 거의 모든 걸 다 결정해놓았거나 알아서 결정해주는 주동자가 있다는 건 얼마나 안심되고 째지게 편하든지! 친구 언니가 세운 계획에 맞춰 친구와 나는 그냥 녜녜, 좋습니다, 좋아요,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었다. 덕분에 3킬로그램쯤 늘어 얼굴 주름이 다 펴지도록 빵빵한 풍선이 되어 돌아왔지만, 그마저도 좋다고 생각됐다. 그래 난 원래 호빵같은 얼굴이 캐릭터니깐 뭐...

그럼에도 일은 놓지 못하고 노트북까지 싸들고 가 처음 며칠은 밤중에 홀로 청승을 떨었고, 차로 움직이는 이동시간이 길 때는 데이터 로밍을 해갔어도 틈틈이 잘 터지지도 않는 인터넷을 찾아헤매며 국내 뉴스와 SNS를 기웃거렸다. 내가 겨우 이럴라고 촛불 들고 그 추위에 떤 게 아닌데 싶은 실망감에서 오는 불안과 조바심? 그래도 지난 대선에선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차악'을 선택했지만--물론 그렇다고 ㅂㄱㅎ가 대통령 되는 걸 막진 못했었지--이번엔 내 마음 내키는 대로 투표할 여건이 된다는 것을 기뻐하기로 했다.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점이 많은 대선후보였지만 와.. 아무리 표가 급해도 반대할 게 따로있지. 내가 여자로 태어난 것에 대해서도 반대할 사람일세. 싫다싫다하니깐 ㅁㅈㅇ, ㅇㅊㅅ 둘 다 이젠 표정도 싫고 목소리도 말투도 다 싫다! 대선 토론에서든, 공약에서든, sns 홍보전에서도 역시 심블리 상정언니가 쵝오~! 두자리수 꼭 넘겨서 반드시 선거비용 보전시켜드리리. 

수시로 졸리고 잠들었다가 엉뚱한 시간에 깨어나기를 닷새째 하고 있는데, 머리가 멍해서 일도 독서도 불가능하고 그저 최대치로 늘어난 위장에 먹을 거 채우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오늘은 그래도 새벽 5시에 잠이 깨 빈둥대다 배고픈 걸 참고 참다 계란찜과 두부부침으로 나름 거하게 아침상을 차려 엄마와 함께 먹었다. 보름간 냉장고에 붙여두고 간 국과 밑반찬 계획표에 따라 성실히 살았노라고 자랑하시는 왕비마마 보필은 오히려 돌아와서 빌빌대느라 더 못했다. 내일 어버이날 디너 먹는 걸로 퉁치기엔 좀 그러니 또 당일엔 장봐다가 무슨 요릴 해드려야 고객님이 흡족해 하실까나. 

어느새 5월이 이렇게 막 쏜살같이 흐르고 있다. 아카시야향이 그윽한데 빌어먹을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도 못열고 이래저래 제기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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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투덜일기 2017. 3. 27. 23:31

인생이 특히나 무의미한 나이대를 지나가고 있기 때문인지, 여전히 희망을 찾기가 힘들어 보이는 사회와 시국 탓인지 잘 모르겠지만, 다들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는 듯 주변에서 자주 묻는다. 넌 요즘 무슨 낙으로 사니? 

누구나 여러 개의 얼굴을 갖고 있어서 혼자 있을 때와 다른 이들이 있을 때는 각기 다른 얼굴을 보여주게 되지 않나? 정말 친한 친구에겐 혼자 있을 때와 똑같은 맨 얼굴을 드러낼 때도 있고 또 못 그럴 때도 있고, 특정한 사람들 앞에선 아주 두툼한 가면을 쓰기도 하고.

도무지 사는 낙이 없는 것 같다는 친구들 눈에 그래도 나는 뭔가 되게 분주하고 희희낙락 꽤나 즐겁게 사는 것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넌 그래도 신나게 살잖아, 그런다. 아차 싶었다. 내가 행복한 가면을 너무 들이대고 살았던가? SNS가 종종 나 이렇게 바쁘고 행복하게 잘 산다는 과시와 자랑의 장이 된다는 걸 알기에 나름 조심한다고는 하나, 솔직히 가끔은 그런 의도적인 과시가 오히려 암울한 현실을 잠시 잊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길가에 피어난 봄꽃, 어쩌다 맛있게 만들어진 국수, 간만에 기분 전환이 되었던 외식 사진을 자랑질하는 이유는 그 순간 느꼈던 소소한 기쁨을 나만 누릴 게 아니라 막연한 공간 어딘가에 박제시켜 두고 호응을 바라기 때문이 아닐까? 관음증 환자처럼 다른 사람들의 그런 순간들 역시 자꾸만 구경다니면 그들의 행복에 나도 전염되는 느낌이 든다. 아주 찰나적인 순간일지라도 말이다.  

하여간에 친구의 물음에 선뜻 답하지 못하고 카톡 창을 이리저리 괜히 두드리다 과도하게 씩 웃는 이모티콘을 먼저 쏘아보내고는, "글쎄... 나도 사실 사는 낙이 별로 없어. 요즘들어 특히 삶이 엄청 구차하다."라는 솔직한 대답은 차마 적지 못하고 (우울한 친구의 기분을 북돋우려는 쪽이었는지, 또 다시 가면 증후군이 도졌는지 그건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꼴 같잖은 잘난 척을 좀 했다.

나야 요새 포켓몬 잡는 재미로 살지! 은둔형 인간이 맨날 포켓몬 잡느라고 괜히 막 나가서 걸어다닌다. 훌륭한 게임이야! (사실은 두달이 넘어가면서 포켓몬 수집욕도 좀 시들해졌다 ㅠ.ㅠ) 음.. 또 5분 스케치도 하잖아... 그림이 안 늘어서 좌절할 때가 더 많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어! 그러나 역시 가장 큰 낙은 여행이 아닐까...?

친구는 약간 한심스러운 듯 (그냥 내 자격지심일수도;;) 계속 'ㅋㅋ'라는 반응을 보이다 여행 이야기에 그제야 맞다고, 이제 궁극의 낙은 여행 하나 남은 것 같다고, 근데 그걸 자주 떠나지 못하니 더 암울하다고 대꾸했다. 그러고 보면 여행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삶의 낙이면서 로망이어서, 떠나지 못하는 현실을 버티게 만드는 한줄기 희망이자 고문 같은 게 아닐까나? 여행 가고 싶단 생각 들 때마다 훌쩍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휴가 한달 신나게 놀려고 1년 꼬박 직장 다닌다는 선진국 국민이 아니고서야 원...

게다가 걱정대마왕이자 불안증환자로서 나는 어디서든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고 시나리오를 상상하기 때문에 여행 계획을 세울 때도 그만큼 사전준비도 쉽지가 않다. 말로는 훌쩍~ 이라고 하면서도 대체로 여행지부터 예산까지 미리 한참 고민고민하다 떠나는 편이다. ^^ 그나마 아버지가 계실 땐 그래도 기회 봐서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후다닥 계획을 세우는 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으나, 이젠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도 떠나는 날 직전까지 과연 이 여행이 가능한가 너무도 불안하다. 이래서 가족은 울타리면서 동시에 역시나 멍에였어! 라며 짜증부리게 되는 거다. 물론 요즘 가족보다도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적인 사정이지만. ㅠ.ㅠ (버는 것도 변변찮은 니가 지금 여행이나 다닐 때냐!)

암튼... 사는 낙도 없고 애들 뒷바라지도 지겹고 밥먹는 것도 구차하고 억울해서 식욕이 없다는 친구의 하소연에 나까지 한숨이 나면서 맥이 빠졌다. 천고마비의 계절도 아닌데 막 식욕이 돋아서 먹고 싶은 거 생각날 때마다 꾸역꾸역 찾아 먹어대는 내가 식충이 같기도 하고 부끄러운 느낌. *_* 

카르페 디엠, 하쿠나마타타, YOLO...이렇게 맥빠질 땐 별별 주문을 다 외워도 소용이 없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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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봄인가

투덜일기 2017. 3. 12. 22:02

뻔뻔하고 찌질하고 치졸하게 버티던 안하무인이 드디어 제집으로 돌아갔다는 뉴스를 보았다. 지난 금요일에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듣고 감격해 낮술을 마시며 축배를 들면서도, 아직 갈 길은 멀었음을 알고 있었다. 청산해야할 적폐와 비리가 어디 한두 가지라야 말이지. 아무리 역사는 반복되는 거라지만, 80년대에도 90년대에도 세상이 달라질 거라며 감격의 축배를 든 순간이 있었다. 물론 달라진 부분도 있었으나, 변화의 추진력이 꺾여 과거로 회귀한 것도 많았고 최근 10년은 확실히 삶이 더 팍팍해졌다. 게다가 감히 그 파렴치한 입으로 또 다시 진실 운운하는 헛소리가 나오는 걸 보면, 과연 그 여자가 정신 차릴 순간이 오긴 할 것인가 의심스럽다. 원래부터 정신 차리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괴물일 수도 있겠고. 

암튼 어제 축제의 한마당이 되었다는 광화문에는 선약이 있어 나가지 못했다. 마지막 촛불집회이길 바라며 3월 4일에 광화문광장으로 나간 이유도, 실제로 촛불을 들 마지막 기회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예감은 맞아떨어졌다. 

어제 저녁, 거의 매번 광화문에 동행했던 후배 하나가 사진을 보내왔다. 

하하하하... 재기발랄하기도 하지!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사먹진 않았지만 우리도 호떡은 사먹었고 주로 배낭에 빵과 과자, 뜨거운 커피와 차, 과일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가 구호 외치는 틈틈이 우걱우걱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머릿수 채우러 나갔던 것도 맞고.. ㅎㅎ

노발평화상장은 탐나지 않는데 촛불 배지는 너무 예쁘잖아! +_+ 아이고 갖고 싶어라...

집회 끝나고 행진이 시작되고 나면 어느새 해방구처럼 변한 청진동 서촌 앞길과 세종로, 종로 일대에서 딱 한사람만 없으면 정말 축제로구나~ 느꼈던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분노도 분노려니와 그런 행복한 추동력이 다섯달에 이르는 긴 촛불 역사를 가능하게 했겠지 싶다. 

미국 대선에서 저들은 저급하게 굴어도 우린 고급지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고 했던 미셸 오바마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태극기 부대가 아무리 지저분하고 비논리적이고 폭력적으로 헛소리를 지껄이며 죽창과 야구방망이를 휘둘러대도, 촛불집회는 괜한 꼬투리 하나 안잡히겠단 신중함으로 어찌나 품위를 잘 지켜냈는지. 

집회 중간에 한장한장 빨간 종이 나눠주고 다니시던 할아버지 새삼 존경합니다..

당장 퇴진, 퇴장하라는 의미로 연출한 레드 카드 퍼포먼스마저도 왤케 아름답기만 했던지, 분노조절이 잘 안되서불끈불끈 수시로 뒷골을 잡던 나와 후배들은 너무 감상적인 거 아니냐고, 촛불이 더 이상 예쁘기만 하면 안되는 거 아니냐고 궁시렁궁시렁거렸었다. 

물론 분노와 슬픔마저도 아름답고 우아해서 더 감동적이고, 간간이 유머와 센스가 하늘을 찔러서 더 유쾌했던 건 사실이다. 

노발평화상을 준 주체로 적혀 있는 '앞으로 태어날 후손 드림'이란 글귀를 보니 휴대폰에 든 사진이 또 한 장 떠올랐다. 역시 3월 4일 집회에서 머릿수 채우는 역할은 다 했으니 헌재쪽으로 행진은 생략하고 슬슬 고픈 배나 채우러 가자며 인사동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귀여운 후손님의 사진이다. 

초상권을 우려해 뒤에서 몰래 한 장 찍었더니만 앞에서 찍어도 된다고... 흔쾌히 v도 그려주신 호피 패션의 아기! 

다들 사진을 찍으며 이런 아이가 행복하게 살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들이 촛불을 들어야하느니라.. 그런 말들을 했던 것 같다.  



꽃샘추위는 아직 한참 남았겠지만 나가보면 확실히 햇볕도 바람도 달라졌다. 봄 기운이 반가운 것과는 별개로 걱정은 계속 이어진다. 대선 정국에 휘말려 이제 겨우 진행되고 있는 비리 수사가 덮이면 안되는데, 세월호 인양도 진상조사도 더 늦어지면 안되는데, 끝까지 파헤쳐서 그네를 구속시켜야하는데... 또 두눈 부릅뜨고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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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아

투덜일기 2017. 2. 15. 15:24

금고아. 삼장법사가 손오공을 길들이기 위해 씌운 머리띠 이름이란다. 이러면 잊지 않으려나 싶어서 제목으로 정해봄.

나날이 뇌세포가 죽어가는지, 생각하는 단어가 따박따박 떠오르지 않는 순간이 많아졌다. 너도나도 '그거 뭐지'로 시작하는 친구들의 대화를 나도 이제 더는 짜증내거나 비웃을 수 없게 됐다. 손오공 머리띠 이름을 벌써 몇번이나 검색해보았는데도 매번 까먹는다. 어휴.

손오공 머리띠, 금고아를 자꾸 찾아본 이유는, 요즘 걸핏하면 두통이 머릿가죽을 조이는 것 같은 방식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감기가 오려는 전조 증상의 두통은 한쪽 머리가 묵직하게 아파오는 반면, 커피를 마셔주어야하는 시간을 건너뛰어 카페인 중독이 불러오는 두통과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은 비슷하게 머릿가죽이 쪼그라들면서 두개골 전체를 압박하는 듯한 두통이다. 실제로도 만져보면 뒷목부터 관자놀이 주변, 정수리.. 머릿가죽이 욱씬욱씬 다 아프다. 머리 감겨주면서 두피 마사지를 엄청 시원하게 하는 미용실에라도 찾아가고 싶은 심정. ㅠ.ㅠ 

순전히 나의 상상일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이런 두통이 삼장법사가 금고아를 조일 때 손오공이 느낀 고통이 아니었을까 싶다. 제법 두껍고 글씨도 작기는 했지만, 서유기를 읽은 건 아주아주 옛날 초등학생(국민학생) 때였을 텐데, 중간중간 TV에서 본 만화 덕분인지, 손오공이 머리털을 뽑아 분신술을 부리거나 여의봉을 줄여 귓속에 숨기는 이야기가 꽤 디테일하게 기억난다. 삼장법사가 워낙 고리타분한 잔소리만 거듭하다 제 마음대로 안 움직이면 손오공을 벌주는 게 어린 마음에 꽤 부당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술을 부려 머리띠로 손오공에게 고통을 주는 건 잔인한 고문이다! 아무리 요괴라도 그렇지..) 

하여간 계속 머리가 아프다. 몸살 뒤끝에 속상한 일까지 겹쳐 심신이 완전 바닥인데도 굳이 겨울 등산엘 따라간 건 나름 몸을 마구 혹사하며 얻는 힐링(?) 효과를 노린 거였는데, 정말로 머리를 텅 비우고 칼바람 속 눈길을 걸었던 것은 참 좋았으나 (춥다, 힘들다, 풍경 멋지다 이 세 가지 이외의 생각은 하나도 머리에 들어올 틈이 없었다) 다녀와서 곧장 짧은 마감 폭풍에 시달렸더니 몸 상태는 더 말이 아니게 되었다.

머리는 욱씬거리고, 입천장이 다 헐어 너덜너덜 뭘 먹기도 말을 하기도 불편하다. 하루 이틀 푹 자면 낫겠지, 과일 많이 먹으면 낫겠지, 고기로 영양보충 하면 낫겠지... 그간 잘 듣던 방법 어느 것 하나 이번엔 별 효험이 없다. 결정적인 스트레스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려나.

니가 그렇게 괴로워한다고 해결되는 거 하나 없다, 그냥 잊고 니 생각만 해라, 시간이 해결해 줄뿐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주변에서도 나도 똑같은 결론을 내리지만 어쩌겠나. 내가 이렇게 생겨먹은 전전긍긍형 인간인 것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진실을 폭로할 순 없어도, 암튼 이렇게 허공에 대고 계속 징징거리면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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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은 일

투덜일기 2017. 2. 5. 23:47

나름 취미생활이랍시고 헐거운 조직에 다시 들어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언젠가는 겪을 수도 있는 일이란 걸 알고는 있었고, 그래서 그 전에 때려쳐야하는 게 아닌가 고민도 했었지만 어영부영 머뭇거리다보니 결국 발목을 잡혔다. 이런 걸 미련스럽다고 해야하나 책임감이 강하다고 해야하나, 그냥 우유부단한 건가 잘 모르겠고 그저 스스로 한심하다. 

아직도 종종 대체 내가 왜 아직도 이짓을 하고 있나 회의가 들면서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궁궐 자원봉사 일은 교육부터 따지면 올해로 벌써 4년째에 접어든다. 경력 챙겨야하는 회사생활도 아닌데 애당초 왜 3년은 채워야지 했었나 의문이지만, 일단 3년쯤 하고 나면 계속 할지 말지 뭔가 확고한 결심이 설 줄 알았다. 하지만 확고한 결심은 개뿔. 여전히 이 일의 장점과 단점을 나열하며 의미를 찾느라 가끔 신경질을 부린다. 

너무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어도 문제이니 운동 삼아 2주에 한번 궁궐 산책도 하고 잘 지은 한옥 구경이나 하지 뭐, 하는 게 가장 큰 핑계이고 지난번 폭설이 내린 다음날엔 정말로 감탄을 자아내는 궁궐의 설경을 보며 그래 이 맛에 나오는 거지, 했었다. 하지만 그밖엔 스트레스가 점점 심해지고 있으니.. 에효..

놀라운 건 에라이 그만 때려치워야겠다 생각할 때 좀 찔리는 것도 그곳에서 시작된 인간 관계 때문이고 또 넌덜머리가 나서 다시는 꼴도 보기 싫은 이유 또한 그곳의 인간 관계 때문이다. 어디나 코드가 맞는 사람이 있고 괜히 싫은 사람은 있기 마련인데, 월급 때문에 버티는 회사도 아니고 대체 난 왜 이러고 있는 걸까나.. 심지어 올해부턴 순서가 돌아와 '총무'란 걸 맡게 됐다. 으악! 골치아파라... 

근데 또 나란 인간이 뭐든 주어진 일은 '잘하고 싶어하는' 병'이 있어서 슬렁슬렁 대충은 못 지나가니 신경이 많이 쓰인다. 활동일지도 기록해야하고, 회비 수입지출도 관리해야하고... 어떤 조직이든 만만하고 말 잘 듣고 일도 제법 하는 사람은 일이 몰리게 되어 있다. 절대 그런 캐릭터로 보이고 싶진 않았는데, 구성원 중에서 처음엔 심지어 '막내'였고 몇년이 흘러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세명이나 생겼지만 아직 젊은 축에 들다보니 눈깜짝할 새에 계속 뭔가 일이 주어진다. 참 내..

궁시렁궁시렁 투덜투덜거렸지만 어쨌든 1월이 가고 2월 순서도 한 차례 지나가 총 26번 활동일 중에 23번이 남았다. 23번만 버티면 해방이다 그러면서 중간에 몇번 언제 빠져서 누구에게 임시 총무일을 넘길까 호시탐탐 노리는 중.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라도 적어도 3번은 빠져야지 그러고 있다. 어차피 개근하던 사람도 아니었고..

등산 모임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작년에 개근하는 게 아니었다. 젠장. 첫해엔 계속 따라다닐까 말까 고민도 많았으니 절반이나 갔을까, 둘째 해에도 마감이다 집안행사다 바빠서 몇번 빠졌었는데 3년째인 작년엔 할일도 별로 없겠다 등산의 묘미도 좀 알았겠다 정말 열심히 체력단련까지 해가며 따라다녔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날 너무 성실히 본 게 문제!

무슨 기념문집인가 뭔가 만들때도 완전 독박을 쓰고서 쓸데없는 노동력을 착취당했는데! 이번엔 또 뭔 일을 맡기려고! 1월 등산은 마침 위에 적은 임무가 겹쳐서 처음부터 빠졌고, 올해 달력 정리하며 보니 다달이 둘쨋주에 아버지 기일에다 이런저런 집안 행사가 많아 빠질 날이 쎄고 쎘던데 눈치가 수상하다. 학연지연을 타파해야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놈의 '연줄' 때문에 제대로 '거절의사'가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인 것 같다. 분명 싫다고 했는데 들은 척도 안하는 선배들 정말 와... 결국엔 늘 <더러우면 내가 떠나야지> 카드밖엔 쓸 게 없는 것 같다. 

암튼 그래서 올해는 이래저래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할 조짐이 보인다. 재미삼아 본 토정비결은 올해 운수 되게 좋다고 그랬는데... ㅋㅋ 괜히 시간만 쳐들이고 기껏해야 욕만 먹을 이상한 일들 대신에, 금전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일이 많아져야한다규! 속으로 이렇게 끙끙 앓으면서 또 막상 나가서는 어르신들 앞이라 크게 싫은 내색 못하고 방실방실 웃는 얼굴로 열심히 몸바쳐 일하는 모습이 상상돼서 더 짜증이 난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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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차례

투덜일기 2017. 1. 31. 23:15

명절 연휴때마다 sns엔 명절이 사라져야한다는 아우성이 절절하다. 조만간 사라질 '악습'이라는 데 나도 한표. 그러나 그건 머릿속 생각일뿐, 현실에선 그 시점이 문제다. ㅠ.ㅠ 게다가 여자들'만'의 노동이 담보되어서 그렇지 조상 핑계대고 간만에 온 가족이 모여 먹고 노는 거, 특히 설날엔 세배하고 윷놀이 하며 노는 거 나름 괜찮다. 아니 사실은 심신이 고달파 괴로우면서도 퍽 좋아한다. 명절이 아니고서야 고모들이며 사촌동생들, 그들의 어린 아기까지 대체 언제 만나볼 수 있단 말인가.가족이 멍에라면서 아직도 가족주의를 못 벗어나는 내가 한편으로는 좀 부끄럽다. 오랜 세뇌 탓일까. ㅠ.ㅠ  하지만 많이 줄었대도 아직 스무명 넘는 가족이 모여 놀고 먹으려면 음식장만 스트레스가 만만치는 않다. 이 무슨 딜레마인지 원.

요번 설날 sns에서 돌아다닌 명절 글귀 가운데 가장 웃기고도 정곡을 찔렀던 걸 퍼왔다. ^^;​


지인 한 사람이 페북에서 공유했던데 공감해 퍼올렸는데 원 출처는 딴지일보라는 것 같다. 킬킬 웃으며 나도 좋아요를 눌렀다. 그러나 요번 명절에 도 난 음식상을 차려놓고 절을 했으니.. 이러고 보면 나도 아직은 영낙없이 악덕 시누이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명절 '차례'라는 이름에 맞게 상차림 음식을 간소하게 하고 그냥 맛있게 먹을 음식에 치중하자고 올케들과 작년부터 의논을 했다. 아는 게 병이라고, 궁궐 쫓아다니면서 이런저런 교육을 받다보니 '차례'는 말 그대로 '차'를 올리는 '다례'여서 왕실에서도 아주 간단한 다과와 함께 차만 올리는 게 전통이었단다. 근데 왜 우리는 제삿상과 똑같이 조율이시, 홍동백서, 좌포우혜 따져가며 거창하게 상을 차렸던 걸까! 그건 조선말 신분제가 헐거워지면서 부역에서 놓여나고자 너도나도 돈만 있으면 양반 족보를 사들여 신분세탁을 했고, 막상 양반 체통 차려 조상에게 제사나 차례를 지내야하는데 대대로 보고 배운 바가 없으니 어깨너머로 남의 양반집 가풍을 차용할 수밖에 없었단다. 당연히 역사적 근거를 따지거나 제삿상과 차롓상의 차이 따위를 고민할 리 만무했고 한 가지 방식을 달달 외워 써먹었다는 게 정설이다. 그마저도 일제 강점기때 대부분 싸그리 잊혀졌는데, 해방 후 다시 전통 명절을 지킬 수 있게 되자 우왕좌왕 헤매는 무지몽매한 국민들을 위하야 '가정의례준칙'이라는 걸 정부에서 정해 권장했고 이상하게 '통일된' 가정의례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발목과 편견을 붙잡고 있다는 얘기다.

이야기가 곁다리로 빠지는 것 같지만, 암튼 난 옛날부터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서 지방에 적는 '현 고 학생부군신위'라는 글귀가 참 이상했다. 아니 왜 노친네가 돌아가셨는데 '학생'이란 말인가! 우리 할아버지가 86세때 돌아가셨는데 지방 글귀는 여전히 '현 고 학생부군신위'였다. 할머니 신위에 적인 '유인 장씨'라는 말도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이 세상에 돌아가신 장씨 할머니가 한 사람뿐인가! 조상 귀신이 진짜로 제삿밥 드시러 온다고 해도, 귀신같이 잘 찾아온다는 속담처럼 뭐 집집마다 잘 찾아다닌다고 치더라도, 이왕 지방과 신위를 쓸 거면 본인 제삿상인 줄 딱 알아먹게 풀네임을 다 쓰던지 해야지 말이야...

헌데 최근 답사 다니며 알고보니 '학생'이란 유학을 공부한 양반 중에서 과거에 합격하지 못해 품계를 받지 못했거나 서당에서 공부만 하다 사망한 이들에게 붙여준 예의상의 관직이고, '유인' 또한 종9품 맨 말단 직책의 부인에게 내려진 호칭이란다. '정경부인'이 정,종1품 문무관의 부인에게 내려지는 칭호이듯이. +_+ 그런데 조선말엔 신분과 상관없이 일반 백성들에게도 사후에 선심쓰듯 '학생'과 '유인'을 붙여주게 되었던 것. 아니 근데 그런 시대착오적인 호칭을 써먹는 지방과 신위를 21세기에도 쓰고 있다는 게 말이 됨??!! 

해서 작년부터는 그 말도 안되는 지방 대신 제사 때 우리도 사진을 쓰자고 내가 우겼고, 설날과 추석땐 증조부모님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우리 아버지, 젊은 시절 돌아가신 작은엄마까지 6분을 연달아 모셨던 터라 지방을 아예 생략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집도 설날엔 떡국 여러 그릇 한꺼번에 올려놓고 세배하고 끝낸대요! 라면서.

간소한 차례상에 대해서는 나름 나도 가족들을 설득할 역사적 근거를 마련했다. ​

​이것이 무려 대한제국에서 황제로 추존된 문조익황제를 위한 황실 차롓상 재현 모습이란다. 황제도 차례를 이렇게 간소하게 차렸다뉘! 

게다가 홍동백서니 좌포우혜 어쩌고 하는 제사 예법은 어딜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단다. 반찬도 딱히 무슨 음식이라고 정해진 것도 아니고 숙채, 침채, 육적, 어적.. 이런 식이다. 지방에 따라 해당되는 음식 아무거도 올리면 장땡이란 의미가 아닐런지.

별 의미도 없이 거창하기만 한 차례와 제삿상 차림 예법에 대한 문제점은 최근 몇년 새 계속 방송에서도 다루어지고 있어서 요번 설 전에도 뉴스에 여러번 같은 이야기가 등장했다. 

오히려 예법 따지는 종갓집에서 차롓상을 더 간소하게 지낸다는 것! 왼쪽 사진은 퇴계 이황 종가 차롓상을 재연한 모습이란다. 반찬이라고 할 진 음식은 두부부침과 물김치? 정도가 다고 밥과 떡국, 포, 과일로 끝이다. 으아 그동안 우린 정말 쓸데없이 헛고생을 했구나야.

녹두전, 생선전, 호박전, 동그랑땡 최소 4가지 전을 올리느라 울 올케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전과 나물 준비는 올케 둘이 나눠서 하고, 나는 끓이고 굽는 고기류, 탕국, 나머지 반찬을 담당한다)

해서 우리도 설날과 추석엔 힘들게 전도 부치지 말자고 올케들과 의논을 했으나, 전마저 없으면 반찬으로 먹을 게 너무 없으니 차례상에 올리든 말든 일단 음식 장만은 하던대로 하겠다는 것이 두 올케들의 의지였다. 그럼 양이라도 딱 한 접시 나올 만큼 줄이든지... 

근데 요번 설날을 앞두고 막내올케가 전격 독감에 걸려 집에 격리해야할 상황이 되었다. 말이 A형 독감이지 얼마전까지만 해도 신종플루라며 호들갑 떨던 그 독감 아닌가! 사촌동생네 돌쟁이도 올텐데 우리집에 바이러스를 옮겨놓으면 안될 것 같아 잠복기 보균자일지도 모를 막내동생 식구들 모두 오지 말라고 했다. 아파서 끙끙 앓는다는데 전이고 나발이고 잘 됐다, 그냥 쉬거라. 

작년 추석을 지내며, 사촌동생들은 시댁에서 아침먹고 곧장 친정 격인 우리집으로 달려오는데, 막상 울 올케들은 그들 점심까지 챙겨먹이느라 오후 늦게나 친정으로 갈 수 있었던 상황이 얼마나 불합리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던 나는 좀 늦었지만 왕비마마와 상의해 동생들에게 전격 선언을 했었다. 설날과 추석 중 한번은 우리집에 오지 말고 친정에 가서 차례를 지내든지 여행을 가든지 하라고. 물론 명절 땐 아침 먹고 무조건 친정에 가게 하겠다고.

명절에 먹여야 할 입 줄어들면 나야 부담 적어져서 신나고 좋다! 근데 변화의 바람에 대한 저항은 의외의 곳에서 닥쳤다. 명절 노동이 힘들어봐야 1년에 몇번이나 된다고 그러냐며 옛날엔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던 것에 비하면 훨 나아졌구만, 뭘 그리 불평이냐고 동생놈들이 아내의 권리 주장에 반발했던 것. 아 놔;; 1년에 한번 아니라 3년에 한번이라도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면 힘든 거지!

하여간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내 맘대로 밀어붙이기로 작정했던 바, 요번 설엔 나박김치도 안 담그고, 수정과도 안 끓이고, AI 핑계로 토종닭도 안 삶고, 굴비도 안 굽고, 막내올케 담당이었던 전 3가지도 싹 빠뜨리니 드디어 차롓상에 떡국과 밥 6쌍을 한꺼번에 올릴 공간이 생겨났다. ^^;

차례는 그야말로 조상신에게 1년 잘 살겠다는 의미로 세배하는 거니깐 수저 꽂고 그런 거 안해도 된다고 누누이 일렀건만 갑자기 달라진 순서에 작은아버지도 큰동생도 몹시 당황해서 나에게 자꾸 짜증을 부렸지만 암튼 여러번 술잔 올리고, 떡국과 밥 갈아 다시 놓고 어쩌고 하는 순서 없이 한번에 짠~ 일동 세배하기로 끝냈더니 거의 1시간은 절약된 것 같았다. 아싸~

그 옛날에도 차례와 제사를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합리적으로 모셨고, 주로 친정 옆에서 살던 딸도 당연히 제 몫을 다했다는데 왜 오히려 현대에 들어와 관습이 이상하게 왜곡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증조부모님이야 뭐 명목상 같이 챙긴다고 쳐도, 손녀딸인 나로선 할아버지 할머니의 예쁨 받으며 자랐으니 그분들을 위해 차례든, 제삿상이든 준비하고 특히 좋아하셨던 음식 챙겨 놓는 것이 마냥 괴롭고 싫지만은 않다. 물론 그런 고루한 생각이 문제라 내 몸을 혹사시킨다는 건 알지만 암튼 최소한 나는 얼굴도 모르고 명절에 불려다니며 노동을 착취당해야하는 며느리들과는 입장이 다르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 생각으론 엄마 계시는 동안, 그리고 내가 체력이 허락하는 동안엔 '꼭 사라져야할 악습'인 명절 차례와 제사를 가능한 한 간소하게 하는 방향으로 지속하되, 내 대에서 반드시 끝내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명절 연휴때 해외든 국내든 여행 다니는 사람들 너무도 부럽지만, 나 같은 소심이는 아마 여행을 떠나서도 마음 편히 놀지 못할 게 뻔하니깐 ㅠ.ㅠ 올케들 눈치를 최대한 덜 봐도 되는 방향으로 계속 변화를 시도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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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스케치 - Basic

책보따리 2016. 12. 30. 01:05

독서라고 하기 뭣하지만 그래도 책의 형태이니 꼭 연말집계에 넣고 말테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알라딘에서 셜록 책베개였나 책쿠션이었나 사은품에 눈이 어두워 이 책 저 책 주워담다 눈에 띄어 충동구매한 책이다. 베이직과 카페 스케치 2권으로 되어 있는데 암튼 10월 초부터 시작해 이 한권을 끝냈다. ㅎㅎㅎㅎ

언제고 시간이 되면 취미 삼아 그림을 배우러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수십년 반복하면서도 ㅠ.ㅠ 입때(!) 실천을 못하고 있던 차, 일종의 독학용 그림 연습서를 발견한 것. 0.7mm 파버카스텔 펜도 하나 들어 있어서 줄곧 그걸로만  스케치에 힘썼다. 얇은 펜도 하나 사야 한다고 여기저기 찾아보며 생각만 하다가 결국 못샀네그려. 펜이 굵다보니 촘촘하게 선을 긋거나 색칠을 해야할 때면 꼭 덜 마른 데를 손바닥으로 짚어서 짜증나게 이리저리 번지게 한 뒤 으악 비명을 질렀다. 

처음부터 이만하면 정말 잘 따라그린 게 아닌가 자아도취에 빠져 한동안 흐뭇해했으나, 새삼 해시태그 5분스케치로 찾아본 결과 이 책을 사 연습할 정도면 그림 실력은 비슷비슷한 것 같다. ㅠ.ㅠ 내가 찍은 사진인 줄 착각할 만큼 똑같은 그림 너무 많더라. 

원본과 달라지더라도 틀린 게 아니라 개성으로 받아들이라고, 연필 밑그림 그리지 말고 직접 펜으로 확~ 5분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그리라는 건 마음에 든다.  

"나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은 '간절함'과 '용기'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똑같이 그리면 카피가 되고 다르게 그리면 작품이 됩니다."

"얼굴 스케치는 눈의 위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얼굴의 중간에 위치하지만 고개를 숙이거나 머리의 윗부분을 부풀렸을 경우에는 중간보다 낮아집니다. 얼굴의 윤곽선을 그릴 때 항상 눈의 위치를 고려하여 스트로크합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혼자 노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좀 더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합니다. 스케치가 좋아보여 시작했다면 진짜 좋아하는 것으로 만들어야 하고, 좋아지기 시작했다면 지금부터 집중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인정 받고 싶은 마음을 싹 걷어내고 오직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만 집중하다 보면 내 손은 마치 프린터처럼 움직이기 시작하고 이런 것이 바로 창작의 희열임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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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삐지다'의 승리에 이어 ^^ 언어의 변화에 승복한 표준어가 내년에 또 늘어난단다. 너도 나도 흔히 쓰는 '까탈스럽다'와 '주책이다'가 아직도 표준어가 아니었단 얘기는 앞으로도 우리말이 갈길이 얼마나 먼지 알려주는 것 같다. 이제껏 맞는 표기는 '까다롭다'와 '주책없다'만 인정됐었다.

요번에 새로 표준어로 인정된 어휘 4개는 '까탈스럽다', '걸판지다', '겉울음', '실뭉치'.
'까탈스럽다'와 '걸판지다'는 표준어가 아니든 말든 나도 번역할 때 가끔 고집스레 써먹었는데, 실뭉치가 표준어 아닌 건 요번에 첨 알았다. 한글 프로그램에서 빨간줄 그어지는 게 워낙 많고, 우리말배움터 같은 맞춤법 확인 사이트에 돌려봐도 영 미심쩍으면 복합어 인정 안되서 그러니 떼어쓰면 되겠군  했었다. 

원래는 각각 '까다롭다', '거방지다', '건울음', '실몽당이'라는 표준어가 있었단다. 거방지다??? 누가 알아먹는다고!! 쳇.. 실뭉치의 표준어가 '실몽당이'였단 것도 당근 몰랐다. 실몽당이는 뭉치가 훨씬 작은 느낌인데... 실뭉치는 동그랗게 말아놓은 것 말고도 그냥 대충 뭉쳐놓은 더미까지 포함된 느낌이라 확실히 의미 범위가 넓은 것 같다. 주책없다/주책이다 둘 다 인정된 걸보면 대다수 사람들이 반대 뜻으로 알고 있는 '칠칠맞지 못하다/칠칠맞다'도  머잖아 같은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2017년 1월부터 국립국어원 대사전에도 올라간다니 또 여기다 퍼다놓는다. 출판 종사자도 맨날 사전 찾아봐야하는 표준어 업데이트... 뭔 의미가 있나 싶다. TV고 신문이고 인터넷이고 죄다 비속어에 영어 남발, 엉터리 맞춤법과 용례들이 차고 넘친다. 기자와 방송작가는 점점 맞춤법에 게으르고 무식해지는 것 같던데!!! 


<아래 출처: 국립국어원>

붙임

2016년 추가 표준어·표준형 목록

ㅇ 추가 표준어(4항목)

추가

표준어

현재

표준어

뜻 차이

걸판지다

거방지다

걸판지다 [형용사] ① 매우 푸지다. ¶ 술상이 걸판지다 / 마침 눈먼 돈이 생긴 것도 있으니 오늘 저녁은 내가 걸판지게 사지.

② 동작이나 모양이 크고 어수선하다. ¶ 싸움판은 자못 걸판져서 구경거리였다. / 소리판은 옛날이 걸판지고 소리할 맛이 났었지.

거방지다 [형용사] ① 몸집이 크다.

② 하는 짓이 점잖고 무게가 있다.

③ =걸판지다①.

겉울음

건울음

겉울음 [명사] ① 드러내 놓고 우는 울음. ¶ 꼭꼭 참고만 있다 보면 간혹 속울음이 겉울음으로 터질 때가 있다.

② 마음에도 없이 겉으로만 우는 울음. ¶ 눈물도 안 나면서 슬픈 척 겉울음 울지 마.

건울음 [명사] =강울음.

강울음 [명사] 눈물 없이 우는 울음, 또는 억지로 우는 울음.

까탈스럽다

까다롭다

까탈스럽다 [형용사] ① 조건, 규정 따위가 복잡하고 엄격하여 적응하거나 적용하기에 어려운 데가 있다. ‘가탈스럽다①’보다 센 느낌을 준다. ¶ 까탈스러운 공정을 거치다 / 규정을 까탈스럽게 정하다 / 가스레인지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지루하고 까탈스러운 숯 굽기 작업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로 비칠 수도 있겠다.

②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러워 맞춰 주기에 어려운 데가 있다. ‘가탈스럽다②’보다 센 느낌을 준다. ¶ 까탈스러운 입맛 / 성격이 까탈스럽다 / 딸아이는 사 준 옷이 맘에 안 든다고 까탈스럽게 굴었다.

※ 같은 계열의 ‘가탈스럽다’도 표준어로 인정함.

까다롭다 [형용사] ①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다.

②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

실뭉치

실몽당이

실뭉치 [명사] 실을 한데 뭉치거나 감은 덩이. ¶ 뒤엉킨 실뭉치 / 실뭉치를 풀다 / 그의 머릿속은 엉클어진 실뭉치같이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실몽당이 [명사] 실을 풀기 좋게 공 모양으로 감은 뭉치.

ㅇ 추가 표준형(2항목)

추가

표준형

현재

표준형

비고

엘랑

에는

ㅇ 표준어 규정 제25항에서 ‘에는’의 비표준형으로 규정해 온 ‘엘랑’을 표준형으로 인정함.

ㅇ ‘엘랑’ 외에도 ‘ㄹ랑’에 조사 또는 어미가 결합한 ‘에설랑, 설랑, -고설랑, -어설랑, -질랑’도 표준형으로 인정함.

ㅇ ‘엘랑, -고설랑’ 등은 단순한 조사/어미 결합형이므로 사전 표제어로는 다루지 않음.

(예문)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교실에설랑 떠들지 마라.

나를 앞에 앉혀놓고설랑 자기 아들 자랑만 하더라.

주책이다

주책없다

ㅇ 표준어 규정 제25항에 따라 ‘주책없다’의 비표준형으로 규정해 온 ‘주책이다’를 표준형으로 인정함.

ㅇ ‘주책이다’는 ‘일정한 줏대가 없이 되는대로 하는 짓’을 뜻하는 ‘주책’에 서술격조사 ‘이다’가 붙은 말로 봄.

ㅇ ‘주책이다’는 단순한 명사+조사 결합형이므로 사전 표제어로는 다루지 않음.

(예문) 이제 와서 오래 전에 헤어진 그녀를 떠올리는 나 자신을 보며 ‘나도 참 주책이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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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 실패 꿈

투덜일기 2016. 12. 21. 15:37

오늘 아침 퍼뜩 꿈에서 깨어나며, 이건 불길한 꿈일까, 아니면 꿈이 현실과 반대라는 속설의 증명이 될까 궁금했다. 오늘 낮12시, 콜드플레이 추가공연 선예매 시간을 앞두고 어제 몇번이나 알람을 맞춰놓고도 뭔가 좀 불안했던 마음이 반영된 꿈이겠지. 어쨌든 꿈속에서 나는 뜬금없이 신화의 두 멤버(김동완과 앤디... +_+ 아 왜 에릭이 아니고! 난 어차피 신화 팬도 아닌데;;;)와 한 방에 앉아서 각자 노트북 아니면 핸드폰으로 콜드플레이 공연을 예매하고 있었다. 경건한 마음으로 12시를 기다렸으나, 예매 창에서 계속 쭉쭉 남은 자리가 빠져나가 순식간에 좌석수가 0으로 변해 으악 비명을 지르며 셋다 멘붕에 휩싸였다. 나는 괜히 신화의 두 멤버를 째려봤던 것 같다. 정신 시끄럽게 한 니들 때문이야! 라면서...

깨어나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신화 팬도 아니고 멤버 이름도 잘 몰라서 꿈속에선 김동완을 김동욱, 앤디는 앤서니라고 불렀다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서 방금 전에 인터넷으로 찾아봤다. 와 진짜 웃긴다. 생전 생각도 없던 연예인이 왜 콜드플레이 예매 꿈에 나왔을까. 

암튼 불길한 예감은 맞아떨어졌다. 예스24와 인터파크 중에서 어느 사이트가 더 잘 견딜까 고민하다 (1차 예매때 예스24가 성공율 높았다고 해서;;) 포인트도 쌓을 겸 예스24로 로그인했는데 제기랄! 서너번의 좌석점유 실패 후 안전하게 뒷자리로 선점한 것까진 좋았는데 계속 결제창 에러... 열번도 넘게 취소 후 재도전...그러다가 가까스로 카드번호 입력하고 진행이 되는 것 같더니 또 에러.. 와.. 진짜 인내심 테스트하는 것도 아니고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시간은 12시 반이 막 넘어가고... ㅠ.ㅠ 마지막엔 드디어 결제용 비밀번호까지 잘 입력했다 싶었는데 계속 돌아가기만... 띠리링 휴대폰으로 승인확인 문자가 날아오길 얼마나 염원하며 기다렸는지. ㅠ.ㅠ 엄마 명의로 간신히 발급받은 카드라서 동짓날 절에 가시는 엄마한테 일부러 휴대폰도 두고 가시라고 했구만!!!

1시간 반이 넘도록 결제창은 그저 돌아가고만 있고... 30분 지나면 결제 취소된다는 벨로의 말을 듣고도 도무지 포기가 안됐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건 남은 티켓 한장을 받을 수 있게 됐으니 공연을 아주 못보는 건 아니다. 으허허헉.. 기쁘기도 하면서 속도 상하고 아주 미묘한 기분이다. 꿈땜이냐 뭐냐... 스팅 공연 땐 매번 성공율 높았었는데, 아쒸, 콜드플레이의 벽이 참 높다.

콜드플레이 내한한다고 주변에 알려봤으나 다들 시큰둥 아니면 그게 뭔데? 라고 묻는 친구들 지인들이 대부분이라 (처음부터 벨로네 한테 데려가달라고 할걸! 선예매 후파트너 수배를 꿈꾸었지 뭔가) 무조건 2장 예매하고 억지로라도 누굴 끌고가려 그랬는데 그것도 그들에겐 못할 노릇이어서 뭔가 '우주의 힘'이 예매실패를 이끌었나싶기도 하고 ㅋㅋ

빙글빙글 속절없이 돌아가는 결제창을 보며 무슨 마법사처럼 온 몸의 기운을 모아 양손을 뿌리쳐 얍! 기합을 넣어보기도 하고 징징징 우는 소리로 제발제발 성공해라 주문도 외워보았으니 죄다 효험은 없었다. ㅎㅎ 당연하겠지. 하긴 내가 무신론자라고 뻥뻥 큰소리치면서 그게 될 턱이 있나.  

혹시 취소표 나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아직도 버리지 못해 틈틈히 예스24와 인터파크에 들어가보니, 미친 인터파크는 스탠딩좌석이 33석이나 남았다고 나오질 않나, 예스24도 한두자리씩 자리가 떴다가 금세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다. ㅠ.ㅠ 혼자서라도 콘서트 보러가게 됐으니 좋은데 왜 미련을 못버리니... 에효. 내일 마감이라규~!!! 미련 좀 그만 떨어야한다는 다짐으로 꿈 얘기와 함께 포스팅으로 마무리하련다. 그만하면 됐다, 고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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