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해당되는 글 71건

  1. 2016.04.08 올해도 벚꽃놀이... 5
  2. 2016.04.05 4월 5일 5
  3. 2015.11.19 제주 풍경 8
  4. 2015.10.28 엄마의 장난감 11
  5. 2015.05.25 모란과 작약 8
  6. 2015.04.11 몰라요 5
  7. 2015.04.07 4월 7일 6
  8. 2015.04.04 꽃대궐 7
  9. 2015.04.02 단비 4
  10. 2014.11.07 4


8년전부터 이 동네 벚꽃 축제는 내게 부채감을 안겨주는 은근한 압력인 관계로 올해도 효녀 코스프레에 나섰다. 공식 축제가 내일부터인줄 알았던 건 나의 착각.
마침 오늘부터 시작이라 오전부터 사람들이 득시글득시글... 그늘 벤치 차지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래도 꽃그늘에서 김밥먹고 축하공연 리허설 잠깐 본 걸로 만족.
한들한들 봄바람에 벌써 꽃비가 하염없이 날리고 있었다. 그날 밤처럼 ㅠㅠ

​이곳의 명물 수양벚꽃은 해마다 점점 볼품없어지는 것 같다. 왕비마마 말씀으론 나무가 늙어서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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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놀잇감 2016. 4. 5. 15:27

원래는 어제 벚꽃 만개일 포스팅을 할 생각이었는데 어영부영하다 까먹었다. 해서 2016년 봄 우리집 앞 벚꽃은 오늘 날짜로 다 피었다고 기록함. 

올해 마당에 꽃 핀 순서는 앵두꽃 → 살구꽃→ 벚꽃 → 라일락. 갑자기 날씨가 더워져서 그런지 한참 뒤에나 피곤 하던 라일락도 벌써 일부 피어나 향기를 날리고 있다. 성질 급한 살구꽃은 벌써 3분의 1이나 떨어졌고....

하여간 자연의 변화는 참 신기하닷. 올해는 개화 포스팅용으로 사진도 여러장 찍었음 ㅋㅋ

3월 31일 목요일만 해도 이랬는데...​



4월 2일 토요일엔 갑자기 막 팍팍 터지듯 피어나...​

(이 사진은 나 청계산 간 사이 왕비마마가 촬영해 전달받음)



아래가 드디어 오늘 모습이다. 벌들이 윙윙거리고 하얀 나비도 날아다닌다. 예쁘도다. ​


한 일주일쯤 빨리 피었나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작년엔 4월 7일에 똑같은 포스팅을 했다. ㅋㅋ 어제 썼더라도 겨우 3일 빠른 거였다. 그러고 보니 더욱 놀라운 자연의 한결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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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풍경

놀잇감 2015. 11. 19. 22:00

​사진들을 다시 들여다봐도 꿈만같다. 특히 요즘처럼 날궂고 흐리고 비오고 기분 꿀꿀한 날에는 더욱 더.

6시면 일어나는 친구덕분에 매일 쇠소깍으로 아침산책을 나갔다. 투명카약 안타고 그냥 바라만 봐도 좋았던 쇠소깍

우도에서 서빈백사해수욕장이 왜 가도가도 안나올까 도무지 의아해하다가 만난 하고수동해수욕장. 서빈백사와 달리 모래가 엄청 곱고, 경사도 완만하고 해녀상도 서있다

이번에도 해변까지 계단을 내려가는 건 시도못했던 검멀레해안. 물보라를 일으키며 홱 도는 모터보트는 보기만해도 ㅎㄷㄷ

드디어 섬을 거의 한바퀴 다 돌고 만난 서빈백사해수욕장의 맑은 바닷물.

성산일출봉 내려오다 만난 예쁜 꽃밭과 절벽. 제주 해변 곳곳에 피어난 저 연보라색꽃 정말 예뻤다

올레길5코스에 해당된다는 남원큰엉의 해안절벽. 리조트 앞마당과 함께 꾸며진 산책로가 퍽이나 예쁘다..

사려니숲길... 단풍을 보려면 1시간 이상 한참 더 무슨 삼거리까지 올라가야한다고 해서 중간에 포기.. 짙푸른 삼나무만 실컷 보고 왔다. 첫날 숲터널길에서 본 단풍은 정말 예뻤는데 또 만날 줄 알고 차를 안 세운 것이 뼈아프다.

새별오름의 억새밭. 멀리선 민둥산으로 보여 에게게.. 실망하다 막상 코앞에 가보니 죄다 억새로 뒤덮여 있었다. 오름을 하나라도 구경한 걸로 만족. 새별오름 주차장 한쪽 귀퉁이 트럭에서 꼬치어묵을 사먹었는데... 제주도, 일본 북해도, 부산 여행을 통틀어 사먹은 어묵 가운데 친구는 이날 먹은 어묵이 최고로 맛있었단다. ㅋㅋㅋ

​                                                                                                           2015. 11.1 ~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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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장난감

투덜일기 2015. 10. 28. 14:10

스마트폰이 요즘 어른들의 필수 장난감이 된 거야 주지의 사실. 70대 노년의 울 엄마도 스마트폰 세상으로 입문하신지 석달이 넘었는데, 아이고 안 사드렸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

처음엔 문자놀이에 빠져 집에 있는 나한테도 언제 일어날 거냐, 점심 뭐 먹을 거냐, 장보러 안가냐... 띠리링 띠리링 아주 귀찮게 하시더니만 ^^

요샌 사진 재미에 푹 빠져 계시다. 아예 동네 개천변 산책길의 꽃과 풍경 사계를 기록으로 남기시겠다고!

하루에도 수십장씩 찍어온 사진들을 내밀며 좀 보라고 하는데 무심한 딸은 그저 귀찮을 뿐이고!! ㅋ 멋지다, 잘 찍었다고... 영혼없는 칭찬도 하루이틀이지 원...
휴대폰을 내밀어도 보는 둥 마는 둥 했더니 이젠 문자나 카톡으로 사진 폭탄세례!! 아 놔;;

나뿐만 아니고 두 아들과 만만한 시누이들한테도 막 자랑삼아 보내시는데... 한꺼번에 사진 너무 많이 보내는 거 실례고 민폐라고 암만 얘기해도 소용이 없다. 바로 답장 안하면 삐치기나 하실 뿐.

근데 또 열렬히 울 엄마의 작품생활을 지지하는 이가 나타났으니... 화가이신 울 막내고모다. ^^*
마침 요즘 그리는 작품이 풀, 나무, 꽃과 관련이 있대고 준비하는 논문도 풀꽃의 도상화 작업에 대한 거라나. 해서 오히려 아마추어가 찍은 소박한 풀과 꽃 사진이라 작품에 더 영감을 준댄다. 심지어 "언니, 그러다 사진 작품전 열어야겠어요"라고까지 (너무 심한) 극찬을..  ㅠ.ㅠ 
그 얘길 듣더니 울 엄니 더 신나서 작품활동에 힘쓰시고 자꾸만 또 나한테도 좀 보라고.... ㅋㅋ

내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서 엑기스 매뉴얼을 손수 대여섯장이나 적어드렸는데 아무래도 독학하며 글로 익히자니 한계가 있었는지, 오늘부턴 아예 구청 스마트폰 초보교실에 등록해 공부하러 가셨다. 놀라운 학구열!

일요일에 1박2일로 부산 모녀여행을 다녀왔는데, 자긴 충전기 안챙겨가도 될 거라고 장담했다가 배터리 떨어진 걸 어찌나 아쉬워 하시던지 결국 올라올때 부산역 편의점에서 급속충전을 해드렸다. 근데 그 이후 이상하게 휴대폰이 먹통! 전화만 되고 시간날짜도 초기화되더니 문자 카톡이 안됐다. 내가 배터리 빼면서 유심칩 빠뜨렸나 덩달아 식겁. ㅠㅠ

안타깝게도 서울역엔 kt매장이 없고 비까지 내리는 밤중이라 얼렁 택시타고 집에 와야했다.
해서 다음날까지 휴대폰 놀이를 못하게된 왕비마마.. 거의 멘붕이신듯 안절부절! ㅋㅋ 스마트폰 금단증상이 따로없더군. ㅎㅎ 

어제 득달같이 휴대폰 매장에 갔더니 유심칩 빠진 건 아니라서 부팅을 여러번 하고 설정을 고치고 이것저것 눌러보더니만 금방 고쳐줬다. 그제야 안심하고 환하게 웃는 노친네. 아들들한테 카톡으로 부산 사진 자랑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병이 날 지경이었나보다. 아이고...

고교 동창모임에서 친구들이 큼지막한 스마트폰 화면 쓱쓱 넘기며 손주들 사진 자랑할 때 부러웠더다니... 이젠 울 엄니도 손주들 사진에 당신 사진, 손수 찍은 작품사진까지 아주 어딜가나 자랑이 한창이다.

울 엄니 때문에 또 어느 할머니도 스마트폰 세상에 입문하실지도 모를 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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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과 작약

놀잇감 2015. 5. 25. 02:29

나는 어린 시절 '모란'이라는 꽃을 선덕여왕 위인전에서 처음 알게 됐던 것 같다. 꽃은 화려하고 예쁜데 향기가 없다는 걸 선덕여왕이 그림만 보고도 척 맞혔다나 뭐라나... 벌과 나비 없이 꽃만 그려서 향기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건데, 요새도 선덕여왕 위인전에 그런 얘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란에 향기가 없어서 벌과 나비가 날아들지 않는다는 건 뻥이다. 그냥 모란 그림에는 벌과 나비를 안 그리는 게 전통 그림 양식이었겠지. 그런 그림들을 익히 본 후대 사람들이 선덕여왕 일화도 지어낸 게 아닐까나? -_-;


무튼 모란은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꽃이다. 어린 시절 선덕여왕의 모란과 울 할머니가 가끔 치시는 민화투의 '목단'이 같은 꽃이란 걸 알았을 때의 충격이란... ㅋㅋㅋ

 ㅎㅎㅎ 이제보니 화투 모란꽃도 예쁜 것 같네... 


어쨌거나 모란은 일찌기 당송시대부터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꽃이고 역사적으로도 그 의미가 계속 이어졌던지 조선시대 궁궐과 종묘에서도 아주 중요한 그림으로 쓰인다. 주로 병풍으로...



조선의 왕을 상징하는 그림이 '일월오봉도'라고 하지만, 모란도 역시 궁궐의 모든 주요 의전행사에 쓰이는 그림이었단다. 혼례식, 장례식, 관례식 할 것 없이 전부! 종묘에 가보면 각각의 신주를 모신 제단에 일월오봉도 말고도 모란병이 이중으로 둘러쳐져 있단다. 저렇게 기암괴석 위에서 수직으로 자라는 모습을 화려하게 그린 것이 일반적.


저런 그림을 보면 아 모란이로군, 하고 아는 척은 하겠는데 실물로는 모란과 작약을 오래도록 구분하지 못했다는 것이 함정! '모란은 목본식물이고, 작약은 초본식물이다(뿌리만 살아있고 줄기는 겨울되면 다 시들지만 역시나 다년생 ㅠ.ㅠ)'라고 알면 뭐하냐고! 꽃을 봐도 구분이 안되는데.... +_+


작년에 내가 중앙박물관에 갔다가 용산가족공원 정원에서 찍어온 사진들이 있었는데 여기에도 올리면서 내가 아마 모란이라고 했다가 작약으로 바꿨던가.. 암튼 작년만해도 아리까리 구분하는데 통 자신이 없었다. 

다시 말하지만 아래 사진 석장은 죄다 작약이다. 

2014년 5월 23일에 찍어온 작약


특히나 아래 연분홍 작약이 수술 모양이 오묘해서 이런 게 다 작약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개량종은 별별 모양이 다 있으니 원.... 

보시라.... 지식백과에서 퍼온 작약사진이다..

작약도 노란 꽃술...



그렇다면 모란은???

내가 파악한 바로 구분법은 오로지 이파리!!

올해 경복궁에서 내가 찍어온 모란꽃을 다시 보자..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있을 만큼 똑같은 구도와 색깔 꽃을 찍어오지 못한 것이 안타깝지만.... 작약 사진 비슷한 걸로 위에 퍼왔으니 일단 넘어가자. (아오... 지난주에 입궐해보니 교태전 후원에 작약도 잔뜩 피었던데 아까비;;;)

2015년 4월 28일에 찍은 모란



잎사귀의 차이가 확연히 보이지 않는가?!

모란은 잎이 넓적하고 손바닥처럼 펼쳐져 있다면, 작약은 잎이 뾰족뾰족 작고 좁고 좀더 딱딱하게 생겼다. 개량종인지 어쩐지 몰라도 꽃도 모란이 훨씬 크고 탐스러운 느낌. (궁궐에 심은 거라 유독 그럴지도.... ^^a)


모란은 흔히 '꽃중의 왕'이라고 하여 왕실에서 특히 사랑했던 것 같은데, 시기적으로도 모란이 먼저 핀단다. 2주쯤? 게다가 모란은 기껏해야 닷새에서 일주일밖에 꽃을 못 볼 정도로 금세 지는데 작약은 이래저래 '짝퉁'스럽게도 모란보다 늦게 피어서 꽃도 좀 더 오래 버틴다고. ㅋㅋ 


근데 또 헷갈리게도 영어로는 모란도 작약도 모두 peony! 구분하는 거 좋아하는 우리나 모란/작약 차이점에 연연할 뿐, 서양애들 눈엔 그냥 다 '피오니'인 거다! 쳇... 

찾아보니 둘다 '미나리아재비 목'에 속한대고

모란의 학명은 Paeonia suffruticosa

작약의 학명은 Paeonia lactiflora

서로 사촌이 틀림없다. 아니.. 자매인가? ^^; 


암튼... 4월에 핀 걸 봤다 싶으면 모란일 확률이 높고

5월에 본 건 작약이겠거니 , 특히 5월 중순 이후에 봤다면 무조건 작약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막연한가?

째뜬 나는 이제 이파리로 구분할 수 있다규~~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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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요

투덜일기 2015. 4. 11. 11:25

50년 가까이 같이 산 엄마한테서 가끔 아직도 신기한 점이 발견된다. 오 놀라워라. 사람 참... 몰라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젠 속속들이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 오만이었던 거다.


왕비마마에게서 어제 발견한 새로운 사실은 '활자중독증'이 의심된다는 점이다. 주변의 다독가나 인문학 전공자나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이 특징은 그 어떤 활자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읽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거다.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광고전단지나, 심지어 화장실 낙서도 죄다 읽어야한다고. 나도 약간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만, '중독'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서 기분에 따라서, 혹은 눈이 피곤하면 자잘한 글자 피해 질끈 눈감기도 하고 관심없는 분야는 단호히 외면할 수 있다. 헌데 울 엄마는 하이고...


공식적인 '안산 벚꽃축제'가 오늘부터라기에 우리는 일부러 어제 꽃놀이를 나섰다. 집앞에도 벚꽃이 한창 만개했지만 꽃길을 걸으려면 역시 나가는 수밖에. 실은 꽃놀이 핑계대고 자락길을 한 바퀴 끌고 돌 심산이었다. 총 7km이고 보통 걸음으로 2시간 반 걸린다는데, 동네 주민이면서도 우린 아직 한번도 완주해본 적이 없었다. 작년 가을에 후배들 데리고 거의 한바퀴 돌긴 했지만 자락길 중간에 정상을 올라갔다 내려온 터라 완주라곤 할 수 없으니...


좀 무리인 것 같았지만 암튼 결과적으로 자락길 완주엔 성공했다. 4시간만에. ^^; 안산 자락길은 유모차나 휠체어도 다닐 수 있게 만들어놓은 길이라 별 걱정을 안했는데, 우리집에서 자락길 입구까지 가는 오르막길과 계단이 복병이었다. 자락길 진입 시작도 전에 2, 3번이나 쉬었을 정도. ㅋㅋ 자락길을 걷기 시작한 뒤에도 중간중간 벤치가 보일 때마다 무작정 주저앉아 쉬어야하는 저질체력 노친네를 모시고 너무 무리하는 건가 더럭 걱정도 되었지만, 1/3쯤 갔을 때 중단하려면 너무 늦기 전에 되돌아가야한다고 했더니, 본인이 완주 의지를 불태웠다. 


걷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다고 왕비마마를 놀려대긴 했지만, 중간에 벤치에서 만난 어느 아줌마가 매일 한 바퀴씩 도는데 안 쉬고 걸으면 2시간 걸린다고 했으니 4시간이면 절반씩 걷고 쉬었다는 의미다. 70대 노친네가 뭐 그만하면 선방이라고 인정. 느릿한 걸음이야 어쩔 수 없이 내가 보조를 맞추기로 했지만, 가뜩이나 시간이 오래 걸려 답답한 상황(내가 원래 성질이 급해서 걸음이 좀 빠르다)에 불을 붙인 건 바로 엄마의 '활자중독증'.


자락길 곳곳에 위치를 알리는 번호 팻말이 붙어 있고, 갈래길마다 표지판도 붙어 있는데 아오, 왕비마마는 그걸 죄다 소리내어 읽어야 지나치신다. 현재 위치 12-1, 너와집 442미터, 봉수대 1.2킬로미터... 설상가상, 서대문형무소 주변이기 때문인지 자락길 곳곳에 항일인사의 활약상이나 남긴 글이 적힌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는데, 그 또한 서서 다 읽어야 지나가시는 거다! 으으으... 

김지섭은 나도 금시초문... -_-;


근대역사와 인물에 대해서 널리 알린다는 취지는 좋을지 몰라도, 산에 가면 흔히 나무에 묶어놓은 '입산금지' 표시처럼 펄럭펄럭 천조각에 여기저기 난간과 나무에 노끈으로 매달아놓은 모양이 내 눈엔 심히 거슬렸건만, 오마니는 모르는 사람 많다며 또 열심히 그 앞에 서서 읽고 계시더라는..


"힘드니까 일부러 서서 쉴라고 다 읽는거지!"라고 내가 퉁박을 주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온갖 나무 이름 팻말이며 지난 식목일에 심은 듯 새로 묘목에 달아놓은 성명 꼬리표, 스틱 및 아이젠 사용 금지하고 달리기도 하지 말라는 자락길 주의사항, 바위에 적어놓은 오래된 낙서까지 빠짐없이 중얼중얼중얼... +_+


장장 4시간(집에서 나간시간부터 따지면 무려 4시간 40분)에 걸친 자락길 완주를 치하하는 의미로 탕수육과 잡채밥을 사드리고는 (실은 나도 고단해서 집에 와 저녁 차리기 싫었다;;ㅎㅎ) 기어코 내가 한 마디 했다.


엄마는 활자중독증이야! 


다달이 날아오는 사학연금 회보랑 서대문구 소식지를 하나도 안 버리고서 챙겨뒀다가 두고두고 읽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 거였나. 난 또 그냥 못버리는 병인 줄 알았지 거기 찍힌 활자에 탐닉하시는 건 줄은 몰랐지 뭔가. 사람 참.. 몰라요... 


저 앞에 또 뭐라고 적혔나 보자... 힘차게 걸어가는 오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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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놀잇감 2015. 4. 7. 15:12

​우리집앞 벚꽃은 오늘자로 만개했다는 기록용 포스팅... ^^; 

작년엔 꽃도 탐스럽고 버찌도 엄청 열렸는데 올해는 꽃도 작고 열매도 부실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그래도 사방에서 각종 벌들이 날아와 붕붕대며 꿀을 채취하는지 수분을 시키는지 아주 바쁘다. 손가락 굵기만한 대형 뚱보 벌들도 있어서 접근하기 무셔워라...

​탐스러운 꽃송이를 담아보려고 베란다에 나가 알량한 줌으로 당겼으나 흐리다... 날씨도 흐리고 도움이 안되네. 

잠깐 햇빛 비친 사이에 다시 나가서 몇장 더... 아.. 사진 진짜 못찍는다. ㅠ.ㅠ  

아래층 아저씨가 벚나무가지가 너무 무성하다고 옆집에 '민원'을 넣는바람에 제일 큰 벚나무의 제일 튼실한 가지 하나가 작년 겨울에 잘려나갔다. 겨우내 베란다 앞이 환해진 건 좋았는데 막상 벚꽃이 피어나니 베란다 난간까지 넘실넘실 드리워졌던 꽃가지가 사라진 게 좀 아쉽다. 

째뜬 꽃사진 잘 안나온 건 ​순전히 찍사 솜씨가 모자란 건데도 며칠 전 계단에서 떨어뜨려 나뒹군 구형 아이폰 탓이라고 속으로 괜한 트집을 잡고 있다. 요는 얼른 새폰을 갖고 싶다는 것! 아 근데 어디서 살지(대리점? 온라인샵?) 뭘로 살지(기종은 정했는데 무슨 색?), 밖에 나가기가 귀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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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대궐

놀잇감 2015. 4. 4. 21:21

계속 흐린 날씨가 아쉬웠던 어제 경복궁.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꽃들이 뙇~~!

매화는 아닌 것 같은데... 누구는 그래도 매화가 맞다고 하고, 누구는 복숭아꽃이라 하고, 누구는 살구꽃이라고 하고... ㅋㅋㅋ 암튼 예쁜 봄꽃인 것만 확실하다. ^^ 맑고 파란 하늘 배경이었더라면 금상첨화겠으나, 안개가 낀 듯 구름이 내려앉은 흐린 잿빛 하늘 배경으로도 나름 운치 있다.​

자경전 꽃담 앞 살구꽃

사진 비율이 달라진 것으로 눈치 챈 분도 있겠지만, 이 사진은 내가 찍은 게 아니다. 나도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눌러댔는데 막 다 흔들리고 흐리고 구도 엉망이고.. ㅠ.ㅠ 해서 다른 선생님이 찍으신 사진으로 대신 퍼왔음.  ​

안 그래도 예쁜 꽃담 앞에 예쁜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으니 절로 감탄이 나왔다. 이것이야말로 꽃대궐이구나 싶은 광경. 그러나 아쉽게도 경회루 수양벚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해서 올해는 구경 못하고 넘어갈듯. 2주에 한번으론 모든 꽃잔치를 다 만끽하기기가 어렵다. 

​역시나 딴분 사진. 할미꽃이 이렇게 집단으로 피어있다뉘.. 작년에도 봤지만 새삼 신기하고 놀랍다. 마치 튤립같지 않은가?? ^^;

이건 확실히 매화거든요..

이건 다시 내가 2주전에 찍은 태원전 앞 매화 사진.  막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던 터라 만개한 꽃이 몇개 없었는데도 향기가 정말 그윽했고 벌들이 사방에서 날아와 붕붕 거렸었다. 덕분에 벌까지 포착하는 행운을 누렸는데, 어제 2주만에 다시 찾아갔더니 전날 밤 내린 비에 꽃은 거의 다 떨어지고 시들고... ㅠ.ㅠ 

헐겁든 쫀쫀하든 확실히 조직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고 일부 사람도 싫어졌고 한옥과 역사 공부도 시들하지만... 아직은 예쁜 꽃보며 궁궐 마당에서 걷는 운동(?)하는 걸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중. 이러다 지치면 뭐 나가떨어지겠지. ㅋㅋ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건 순전 뻥이다. 어디 감히...  추한 인간보다는 꽃이 확실히 더 향기롭고 아릅답다.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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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

투덜일기 2015. 4. 2. 17:03

가뭄이 심해 소양강댐이 막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지경이라더니 엊그제부터 틈틈이 비가 내린다. '단비'라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다. 학창 시절 지리 과목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는데, 우리나라 기후와 강수량 관련된 부분은 그래도 꽤 잘 알아먹었던 것 같다. 일단 비와 눈에 내가 관심이 많으니깐! 게다가 지리 선생님이, 우리나라는 1년 강우량 중에서 대부분이 장마철에 한꺼번에 다 내린다는 것, 그래서 장마철 물난리나 '태풍'을 엄청난 '재해'라고만 여기지만 사실 태풍도 간간이 올라와서 전국에 비를 뿌려줘야 농사에 '엄청' 도움이 된다는 것, 바닷물도 태풍으로 한번 확 뒤집어져야 영양분이 골고루 섞여서 양식장도 잘된다는 것.. 그런 이야기를 아주 실감나게 고향 이야기를 덧붙여가며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그걸 내가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을라고. ㅋ


며칠 반짝 낮동안 기온이 많이 올라가더니만 그제 내린 비에 힘을 얻었는지 계속 꽃눈 상태로 버티던 집 앞 벚나무, 살구나무, 앵두나무가 어제부터 순식간에 팝콘 터지듯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은 꽃을 셀 정도. 가뭄 탓이려나, 꽃잎이 오종종 작고 볼품 없는 느낌이다. 해마다 벚꽃 일기를 쓰듯 만개한 시기를 블로그에 비교연재(?)하고 있는데 작년엔 올해보다 더 빨리, 3월 말부터 피었다고 적혀 있다. 올해는 며칠 늦었다는 얘긴데, 과연 만개 시점은 며칠일까? ^^


오늘 오후부터 또 다시 큰 비가 내린다더니만 조금 전부터 하늘이 깜깜해지면서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 정도 봄비에는 꽃송이가 거뜬히 버텨준다는 것도 예년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으니 걱정은 뚝. 주말부터는 또 집앞에서 꽃잔치가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걸핏하면 미세먼지다 황사다 뿌연 봄 하늘이 엄청 못마땅했는데, 그제 내린 비로도 어느정도 씻겨내렸겠지만 이번 단비로 완전 싹~ 깨끗해지면 좋겠다. 그래야 봄꽃 빛깔도 더 예쁠 듯. 요즘에도 식목일 되면 학교마다, 회사마다 거국적으로 나무 심으러 가고 그럴까? 내가 회사 생활 할 때는 되게 싫은 행사였는데 지금 하라고 하면 또 신나게 나설 것도 같다. 물론 까다롭게 토양과 그 산에 어울리는 묘목의 종류까지 따져가며 심어야한다고 까탈을 부리긴 하겠지만... 째뜬 이번 식목일은 단비 내리고 나서 온 산의 땅이 촉촉하게 젖어 있을 때라 나무 심기도 좋겠지. 


식목일에 나무는 안 심고 우리는 늘 그 즈음 일요일에 성묘를 간다. 주변에 헤이리와 파주 아울렛, 프로방스가 있어서 이젠 대가족 스무명이 성묘 끝내고 밥 한번 먹으려면 식당 찾는 게 여간 힘들지가 않다. 두부마을이나 한정식집에서 줄줄이 대기표 번호 들고 기다렸다 먹기도 하지만, 요번엔 김밥이랑 먹을 것 '사'가지고 가서 소풍 겸 놀기로 했다. 작년 한식땐 큰올케랑 나랑 둘이 나눠서 김밥을 '싸' 갔는데 김밥 달인과 외양부터 비교되서 민망했었다. 요샌 둘 다 바쁘니 패스~ 아버지 좋아하시는 영양센타 통닭이나 넉넉히 사갈 작정. 


그러니 아무리 단비라도 일요일엔 그쳐야하느니라! 미리미리 얼른얼른 다 쏟아지도록... 내려라, 얍!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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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일기 2014. 11. 7. 16:20

지지난주 토요일에 사촌동생 결혼식엘 갔다가 꽃길과 리셉션에 장식되었던 꽃을 양껏 집어왔었다. 전문 예식장이 아니라 그날 예식은 딱 한번 뿐이라 한갓져서 좋았고 사진촬영을 마친 뒤로는 주최측에서 얼른 꽃장식을 뽑아 하객들 가져가라고 입구에 쌓아놓아 더 좋았다. 나는 노친네들 식당으로 안내한 뒤에야 그 낭보를 듣고 뒷북으로 혹시나 하고 가봤는데 다들 한두 다발씩 가져갈 만큼만 챙겼는지 아직 꽤 수북이 쌓여 있었다.

 

수국과 장미, 리시안서스를 각기 챙겨서 막내고모랑 나눠가졌는데도 집에 와 꽃으니 화병 3개 분량. 

맨 오른쪽 센터피스는 뭐, 주로 줄기 꺾어진 꽃들로 급조한 거라지만 며칠간 눈과 마음이 행복했다.  이 꽃들처럼 예쁘게 잘 살거라 사촌동생아, 그런 마음도 들고...

 

꽃이 오래가지 못할 걸 예상하기는 했지만 과연 사흘쯤 됐을 무렵부터 한 송이 한 송이 시들어 뽑아버리다 보니 일주일 뒤엔 장미는 다 사라지고 큰 화병 두 개의 수국과 리시안서스만 남았었다. 그나마도 하루하루 자고 일어나면 수북했던 수국이 한줄기 통째로 축 늘어져 쪼그라져 있기 일쑤.

 

헌데 내일이면 꽃을 얻어온지 만 2주가 되는데도 하얀 수국 한 줄기와 리시안서스 한 송이는 여전히 멀쩡하게 버티는 중이다. 수국은 줄기나 두껍지, 리시안서스는 하늘하늘 가느다란 줄기로 어떻게 버티는지 신기할 따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붉은 꽃 없다는 옛말 틀린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름부터 아예 백일홍이라는 꽃도 있고, 가을 국화는 뭐든 2, 3주도 끄덕없다규~~) 장하고 고고하여라 꽃송이!

 

혹시나 도움이 될까 열심히 물도 갈아주고 줄기 끝도 잘라주며, 역시 잘 참고 질긴 게 이기는 거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유독 강하게 태어났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특히 송이나 줄기가 크고 튼튼하지도 않았는데 남들보다 오래오래 잘도 버티는 것이 나름의 비법을 갖춘 게 틀림없다. 마음 스산하다는 핑계로 수시로 돌려대는 보일러 탓에 실내 공기가 꽤나 건조할 것 같은데도 누렇게 말라붙지 않고 종잇장처럼 얇은 꽃잎으로 새하얗게 버티고 있는 꽃. 누가 불러주어서 꽃이 되고 싶은 건 잘 모르겠는데, 질기고 아름답게 고고하게 독야청청 쭉 버티는 것도 진정 미덕이라는 (너무 당연한가?) 뜬금없는 깨달음이 들었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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