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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4 5월 준비 12
  2. 2009.01.06 2008년 정리 10
  3. 2008.12.15 편애 22
  4. 2007.01.26 한꺼번에 문화생활 - 미술관과 뮤지컬 6
  5. 2007.01.10 2006년 마무리 - 베스트 문답 14

5월 준비

삶꾸러미 2009. 4. 24. 17:58
원래부터 준비성이 뛰어난 인간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점점 까다롭고 괴팍한 유형으로 변하면서 뭐든 조바심을 품고 진즉에 준비를 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걸 느낄 때가 많다. 하긴, 미리 준비한다고 해서 척 마음을 놓고 뿌듯해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옛날보다 미리 걱정하는 시기가 빨라진 것뿐이라 괜스레 전전긍긍하는 기간만 길어졌으니 그것도 내심 못마땅하다.
아무려나 어린이날, 어버이날 빼곡히 들어있는 5월이 오려면 아직 꽤 남았는데도 나는 열흘전부터 고민에 돌입했다. 생일 챙기면 됐지,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는 그냥 좀 넘기라고 잔소리하는 올케도 있지만 때맞춰서 조카들 선물 챙기는 것도 고모의 낙인데 어쩌라고! 물론 낙과 더불어 요샌 선택의 고민도 커지긴 했다. 만날 똑같은 걸 사줄 수도 없고...
원래 아이들은 옷선물이랑 책선물을 제일 싫어한단다. 그건 부모가 언제든 사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필수품이지 선물로 기쁘게 받을 품목은 아니란 얘기다. 그래서 나도 점수를 더 따려면 장난감을 사주어야겠지만 이번엔 녀석들이 못마땅해 하더라도 건설적인 책선물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이미 준비를 마쳤다. 슬쩍 어린이날 선물이 뭔지 떠본 공주는 책선물이라고 하자 몹시 실망하여 거세게 항의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선물 주면서 나만 신나면 그만이지 뭐. 요즘 애들 책은 내가 봐도 신기하고 재미나다. *_*
곧이어 어버이날 선물은 또 뭘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왕비마마께서 수월하게 해결해주셨다. 작년에 김영임의 <효> 공연을 보여드렸는데 올해도 또 가고싶으시단다. -_-;; 작년에 공연 볼 때도 마치 중노년계의 이효리라도 되는 듯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김영임 아줌마를 보며 나는 꽤나 의아했는데, 레퍼토리도 비슷할 게 뻔한 그 공연을 울엄마가 또 보고 싶다는 걸 보면, 그리고 벌써 사흘 내내 vip석은 한자리도 남지 않은 걸 보면 내가 몰라서 그렇지 엄청나게 인기 많은 공연인 모양이다. 아니면 효도는 딱 5월 한달동안에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자식들이 선택하기에 적합한 공연이거나(공연 제목부터 <효>라잖아!). 울 엄만 옛날부터 외할머니가 그리 좋아하셨던 <회심곡> 때문에 가고 싶다고 하셨던 건데 올해는 좀 길게라도 불러주면 좋겠다. 작년엔 화려한 무당차림으로 굿하다 중간에 객석에 내려와 돈 걷어간 것밖에 기억에 안남는다. 내가 보기엔 시큰둥해도 어르신들은 예쁜 그 아줌마가 손한번이라도 잡아주며 잘왔다고 하니 만원짜리는 물론이고 수표까지 막 찔러주더군. 나로선 꽤나 놀라운 문화충격이었다. 나이 들어도 좋아하는 가수나 소리꾼한테 열광하는 건 똑같다는 걸 몰랐다는 게 이상한 건가? 그나마 울 엄만 나훈아, 남진 공연 보고 싶단 소리 안하니 천만다행이다. 그 아저씨들도 중노년계의 <비> 수준이라던데. ㅋㅋ
째뜬 5월 준비는 얼추 끝났다. 언제 어디서 무슨 메뉴로 거국적으로 밥을 먹을까, 를 결정하는 문제는 아직 남았지만 그거야 아랫것들이 정하라고 할 작정이다.
이젠 홀가분한 마음으로 5월을 기다려도 되는데, 왜 아직도 마음이 묵직한지 그걸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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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정리

놀잇감 2009. 1. 6. 21:38

토룡마을 주민들이 대거 보이코트할 양상을 보여 2008 베스트 포스팅 릴레이가 존폐위기에 놓였다니
측은지심이 발동하여 나라도 동참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2008년을 이런 식으로나마 정리해두는 건 나 같은 비기록형 인간에게 퍽 훌륭한 갈무리방법이므로, 옆구리 찔려서라도 적어두면 십년쯤 후에 차곡차곡 돌아볼 때 굉장히 흥미로울 듯하다. ^^;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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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

삶꾸러미 2008. 12. 15. 20:47

편견, 편단(공정하지 못하고 편벽되게 결정함), 편벽(남에게 알랑거리며 그 비위를 잘 맞추는 일, 또는 그런 사람), 편법, 편식, 편심, 편애, 편파, 편취, 편협.

<편>자 들어간 글자 치고 잘한 일은 하나도 없다.
특히 편애는 나쁘다.
원래 공평무사한 인간이 극히 드물다는 점을 구실로 삼더라도 편파적이면서 잘했노라고 말할 순 없는 일이다.

어제 카니발 콘서트에서도 그랬다.
나는 표나게 김동률을 더 좋아했다. 이적 노래는 몇 곡 아는 것도 없었다.
같이 간 지인은 너무 편애하지 말라고 했지만, 자지러지는 비명은 당연히 김동률만을 향한 것이었다.
물론 이적에게도 환호하고 박수도 쳐주었지만 내가 느끼는 감동은 달랐다.
다른 관객들도 마찬가지였다. 내 옆사람은 이적이 노래를 부를 때 훨씬 더 열광했고 내가 모르는 노래들도 척척 따라불렀다. 반면에 김동률이 노래할 때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정확히 나눌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을 공히 좋아하는 이들과, 따로따로 편애하는 이들이 뒤섞여 있었으니 아무도 마음 다치는 이들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 다치는 이들이 생겨나는 편애는 정말이지 곤란하다.
오래 전 교생실습을 나갔을 때 확실히 나도 느낄 수는 있었다. 그냥 예쁜 아이들은 단박에 눈에 들어왔다. 공부를 잘하거나 모범생이어서 예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내 눈엔 심하게 잘나고 스스로의 잘남을 깨닫고 있는 우등생이나 상위권 학생들은 주는 것 없이 얄미울 때가 많았다. 성격이나 성적이 어떤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도 나는 그저 눈빛과 태도로 전달되는 맑은 심성 때문에 정이 가거나, 어딘가 측은함이 느껴지는 아이에게로 애정이 쏠렸다. 그러나 교사는, 특히 담임은 누구를 편애하는지 드러내서는 안된다. 누구나 고유의 팬을 확보하고 있는 대중가수와 달리, 아이들에겐 담임선생이 단 한명 뿐이니까.
편애를 받는 아이는 친구들에게 왕따가 되기 십상이고, 편애의 좁은 관계망에서 벗어난 대다수의 아이들은 어린 마음을 다칠지도 모른다.

매사에 잘난 척도 더럽게 많이 하면서 제 앞가림을 못하는 건 나의 가장 큰 단점임을 새삼, 그것도 옆구리를 세게 찔리고 나서야 깨닫고 속이 상해 밤새 가슴을 쳤다. 
사탕발림처럼 얄팍한 사랑을  덧칠하며 꽂는 비수는 더욱 아픈 법이거늘 소중한 사람들을 다치게 한 죄는 너무도 크다.
온종일 자학, 반성모드.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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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한풀이를 하려던 것도 아니었는데
어젠 온종일 문화생활에 힘쓰느라, 평소 걷는 양의 10배쯤 되는 걷기를 통한 육체노동(?)과 정신적인 에너지 소모를 겪고 보니 오늘은 살짝 몸살 기운마저 있다.
그렇지만 흐뭇하기 짝이 없던 하루를 기록해두지 않을 수야 없지.
역시 문화생활이란 내 두뇌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고, 주변에 자랑을 일삼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희열이 궁극의 목적이 아니겠나. (아.. 속물스러워라~~ ^^;)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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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님을 선두로 이웃 블로거들의 재미난 베스트 문답을 보며
참 흥미롭긴 했으되, 나는 기억력도 나쁘고 뭔가를 열심히 정리하는 인간 유형에서 점점 멀어지는 삶을 살다 보니(다이어리 쓰기를 작파한지 최소 5년은 넘은 것 같다. 이젠 아예 장만하지도 않는다) 난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파피와 쌘이 한 번 더 옆구리를 쿡쿡 찔러주니 또...
정리 못하는 인간이라 더욱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참.. 그냥 수월하게 살면 될 것을 나란 인간은 뭐든 이렇게 어렵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주저하고 망설이다 판난다.

게다가 또 이렇게 만날 서론이 길다. ㅋㅋ
사진 편집해 올릴 능력도 없으니 단조롭고 별 재미도 없을 것이라고 미리 경고 ^^;;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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