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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스테판의 고통과 아픔이 슬몃 슬프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아기자기하고 깜찍한 상상력으로 포장된 이야기가 하도 유쾌하고 즐거워서
혼자서 계속 킥킥킥 깔깔깔 웃어댔다.
그리고 결과는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열린 마무리에 난 또 어김없이 해피엔딩을 상상하곤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
개봉관이 많지 않고, 다들 찾아와서 보는 관객인 데다
엔드 크레딧이 다 올라가기 전엔 관객석 조명을 켜지 않는 씨네큐브 특유의 배려 덕분에
영화가 끝나는 순간 벌떡 일어나 화면을 가리는 성급한 관객이 거의 없어
잘 알지도 못하는 프랑스어 자막과 음악을 끝까지 앉아서 감상하며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되어 참 좋더군.
측근 하나는 이 영화를 <싸이보그..>와 비교하며 유쾌하다고 말하여 내가 버럭 화를 낼 정도였는데, 박찬욱의 비틀리고 괴상한 상상력과는 분명히 다르며, 현실과의 괴리감에서 느껴지는 암울함의 분위기나 희망에 대한 소박한 바람의 정도까지도 모두모두 참 다르다!
스테판이 스테파니를 사랑하는 이유는 손으로 뭔가를 계속 만들어내기 때문이라는 말을 하는데... 인간이 손으로 꿰매고 붙이고 만들어 완벽하지 않고 어딘가 조금씩 부족한 헝겊 인형과 공예품들이 정말로 대단히 예쁘고 아름답다.
흠잡을 곳 하나 없이 완벽하고 놀라운 디지털 기술보다는
어딘가 허술하고 정감 가는 아날로그 기법을 동원하여 영화 전반에 예스러운 느낌이 흐르도록 한 것도 내 취향엔 아주 마음에 들었고, 특히 꿈속의 세계를 구성하는 색채와 골판지 공예 작품들은 하나같이 나도 갖고 싶을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셀로판지 하나로도 어쩜 그렇게 발칙한 생각을 해낼 수가 있는지 원...
감독의 상상력이 하도 인상적이어서 못보고 지나간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꼭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006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보기에 참 좋았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