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20.04.28 초록 이름 2
  2. 2018.02.21 또 자수 2
  3. 2018.01.30 취미 자수 시작 5
  4. 2017.08.16 4월 25일 화요일 - 메드퍼드로 12
  5. 2017.06.23 포틀랜드로 - 4/21(금) 7
  6. 2016.12.30 5분 스케치 - Basic 6
  7. 2016.12.25 간만에 동네 산책 5
  8. 2016.04.28 요즘 나무 4
  9. 2016.02.29 어제 눈 풍경 6
  10. 2015.12.03 눈길 4

초록 이름

놀잇감 2020. 4. 28. 14:58

그동안 절대 없었을 리는 없고, 어떻게든 꽁꽁 감추어져 있던 추악현 현실들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것이겠지만 연일 뉴스를 보는 게 겁나고 끔찍할 만큼 믿어지지 않는 소식들이 들려온다. N번방 수사는 아직도 지지부진, 26만명의 명단공개는 멀기만 하고, 소아성애자 성범죄자가 어엿하게 능력있는 남교사로 활약하고, 판사들은 아직도 디지털성착취범죄자들의 형량이 3년이면 적당하다고 한단다. 미칠노릇이다. 얼마나 더 독하게 마음먹고 쌈박질을 해대야하는 건지...

암튼 그래서 머리도 식힐겸 창밖으로 연두색과 초록색의 중간쯤으로 변한 이파리들을 보다가 대체 저 오묘한 색깔은 무어라 불러야하나 궁금증이 일었고... 첫 직장시절 회사에서도 귀한 자료였으며 지금까지도 쓸데없이 갖고 싶어하는 팬톤 컬러북 색상표를 검색해보았다. 팬톤에서 붙인 컬러마다 다 따로 색깔 이름이 있긴 한데 일단 후르륵 찾아본 이미지엔 컬러 이름이 안 들어있네..  

 

순서조합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초록색 범주에 붙인 이름과 이미지는 찾았다. 채도가 좀 다르긴 하지만 팬톤컬러와 연결되지 않을까? 한가하진 않지만, 마음을 정화하는 의미로 하나하나 우리말로 옮겨봐야겠다. ^^; 얼핏 보니 허브와 채소 이름이 많아서 아마도 대부분은 그냥 외래어 표기가 될 듯. ㅠ.ㅠ 

Lime 라임   Leaf 잎사귀   Sage 세이지   Pine 소나무   Kelly 진초록

Shamrock 토끼풀   Olive 올리브  True Green 참초록   Turtle 초록거북   Froggy 초록개구리

Asparagus 아스파라거스  Green Apple 연두(초록?)사과  Darkest Green 검초록   Bright Green 밝은초록  Barista 바리스타

Grass 풀빛   Cucumber 오이   Mint 민트    Lilly Pad 수련잎  Forest 숲

Holly 호랑가시나무  Parrot 앵무새   Celery 셀러리  Kiwi 키위   Army 군복(군초록?)

나중에 초록빛깔 묘사가 나오는 책을 번역할 때 참고해야겠다고 생각하니 뿌듯하지만 그땐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좋겠다. 암튼 잠깐 눈이 시원해지면서 행복했다. 나의 최애 색깔은 늘 파란색 계통이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요즘은 초록 연두 빛깔들이 점덤 더 좋아진다. 사실 가장 좋아하는 색이 무어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을 못하겠다. 옷색깔이라면야 푸른계통, 검정색이 제일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냥 색깔만으로는 예쁜 색들이 좀 많은가. 형광분홍색 계통을 대체로 극히 싫어하긴 하지만 또 꽃으로 피어났을 땐 군말없이 아름답다 여기게 되므로, 색깔에 관한 한 선호하는 색깔과 나에게 어울리는 색깔, 자연에서 아름다운 색깔은 모두 다르고 그래서 몽땅 다 예쁘다는 게 정답. 점점 더 진해지는 초록빛깔에 지치기 전에 영롱한 연두, 잎사귀, 풀빛, 연잎, 참초록, 초록개구리 색깔들을 하나하나 눈에 더 많이 담고 싶다. 열심히 창밖 잎사귀와 색상표를 비교한 결과... 오늘 햇빛 속의 벛나무 잎은 pms370초록개구리 빛깔에 가장 유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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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수

놀잇감 2018. 2. 21. 22:37

새해 들어 또 다시 번역일은 개점휴업 상태다. ^^;

불안감 탓인지 책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멍하니 놀기만 하기엔 식충이스럽고... 손목은 아파도 뭔가 생산적인 노닥거림을 하는게 확실히 시끄러운 정신 가다듬기에 도움이 된다. 한땀한땀 수를 세며 샘플 사진이나 도안과 자수를 비교하고 있으면 정말로 잡생각이 들 수가 없다. 혹시라도 잡생각이 삐지고 들어온 순간 바로 틀려 풀어야하는 사태 발생! 귀찮아서 풀지 않고 개성이라 우기겠다 맘먹은 부분도 많지만, 책에 있는 도안이 아니고 인터넷을 뒤져 시도해 본 '작품'들도 이 정도면 됐지 싶어 대체로 흡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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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자수 시작

놀잇감 2018. 1. 30. 01:00

내가 충동적으로 자수를 해볼까 생각했던 적은 전에도 몇번 있었다. 공주였던가 어느 약선밥상 밥집에서 수제 자수브로치를 팔고 있었는데, 진짜 간단한 꽃 수놓아놓고 막 만원 만오천원...(비싸다면서 결국 샀다 ㅋㅋ) +_+ 인건비를 감안해야겠지만 저 정도는 나도 할텐데! 싶었던 거다. (그러나 막상 직접 만들어보면 그냥 사는 게 차라리 싸다는 걸 절감한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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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떠나는 줄을 알았는지 시애틀 날씨는 잔뜩 흐려서 전날 보았던 새파란 바다가 회색으로 변해 있었다. 그래도 비가 안오는 게 어디냐며... 이날 또 남쪽으로 아예 주 경계선을 넘어 오레곤 주 메드퍼드로 700킬로미터나 달려야하기 때문에 이 정도 날씨면 땡큐~ 그랬었다.

찾아보니 다행히 시애틀 메리엇 호텔에선 조식 사진이 있다. ㅋㅋ 전날 시장에서도 본 적 있는 통통한 블랙베리가 정말 싱싱하고 맛있어서 과일을 주로 엄청 가져다 먹었기 때문에 인상적이라서 일부러 찍어놓은 듯.

이게 내 접시..조촐해서 이 정도다 ㅋㅋ 그래도 뭐 오믈렛은 딱 하나만 시켰으니;;



다들 가져온 옷이 맞네, 안맞네 이러다 넷 다 미쉐린 타이어처럼 굴러다니겠네 반성모드에 살짝 접어든 바람에 대체로 조식 접시가 조촐했다. 다른 때 같으면 각자 취향대로 오믈렛이든 스크램블에그든 따로따로 주문해 먹었을 텐데... 오믈렛 저거 하나로 다들 한입씩 먹었다. +_+ 조각조각 큐브 모양으로 썰어놓은 치즈와 감자, 베이컨도 맛은 있는데 좀 짰던듯... 

그럴 거면 노상 간식을 먹질 말든지! ㅋㅋ 그러나 여행의 묘미는 간식이라며, 언니들은 끼니를 좀 덜 먹고 간식은 계속 먹겠노라고 선언. 역시 존경스런 여행파트너들이었다.

소중한 나의 꽃다발은 길이를 좀 자르고 아래쪽에 플라스틱 투명컵에 물을 담아 고무줄로 묶어서 다시 흰종이로 감싼다음 조심스럽게 자동차 컵홀더에 꽃았다. 

친구가 운전할 땐 조수석과 가운데에 꽃았다가... E언니가 운전할 땐 또 걸리적거리면 안되니깐 뒷좌석 컵홀더에... ^___^

하루만에 하늘하늘 미나리꽃? 같았던 노란색 작은 꽃들은 명을 달리했으나 나머지 튤립과 수선화와 스타치스는 여전히 싱싱... 꽃봉오리가 더욱 크게 벌어져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5불주고 참 잘 샀다고 칭찬 들었음 ^^;; 우리가 언제 또 차에 꽃꽂고 유난떨며 로드트립을 해보겠느냐면서.. ㅋㅋ






어느새 후두두둑 내리는 비... 시애틀에서 출발은 분명 E언니가 했었는데 이 다리 사진은 앞좌석에서 찍은 걸 보니 두어 시간 달린 뒤 친구와 운전석을 바꾼 다음에 찍은 거다.

꽤 넓은 강을 건널 땐 간간이 구글맵을 켜고 무슨 강을 건너고 있는가 궁금증을 해소했으나 찾아봤던 결과는 당연히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ㅎㅎ

암튼 이번 여행의 불문율은 운전대를 잡은 사람에게 음악 선택권이 있다는 것. (앞선 여행기에도 이미 썼던가?) 임태경의 광팬인 친구는 그의 CD와 mp3 파일을 몽땅 다 가져와 운전하는 내내 틀어댔고 난 물론 그 옆에서 DJ를 맡았다. ㅎㅎㅎ 비 내리는 철교 아래를 달리는데 아마도 우리나라 가곡이 나왔던 듯... 나름 어울리네 싶었으나, 뒤늦은 후회를 마구 했다. 내가 국제면허증을 만들어갖고 와서 종종 운전대를 잡고 핸드폰에 잔뜩 들어 있는 콜드플레이랑 스팅이랑 비틀즈랑 꽝꽝 틀어놓고 달리는 묘미를 누렸어야 하는데 싶었던 거다. 요즘 차들은 블루투스 기능으로 연결하면 다 되던데.. ㅠ.ㅠ 물론 아이튠즈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고 있는 E언니가 콜드플레이 음반을 한 개 틀어주긴 했지만 ^^; 내가 막 또 틀어들라고 부탁하긴 좀 그랬다. 사실 E언니는 클래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뒷좌석에서 꾸벅꾸벅 졸기에도 딱이었다! ㅎㅎ

갈길도 워낙 멀고, 배도 별로 안 고프고 (차안에서 물론 우리는 각자 1개씩 챙겨왔던 바나나와 과일칩과 문어다리 쥐포 따위를 계속 먹어댔다;;) 점심은 주유소 편의점에서 커피만 사가지고 차에서 대충 때우기로 했다. 전날 호텔에서 챙겨온 브라우니와 피칸파이도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 한국돈으로 천오백원쯤 하는 '멕시칸 카푸치노'를 시켜보았는데 달콤하긴 했지만 꽤 맛있었다. 컵도 완전 커서 거의 벤티사이즈 만하고! ㅎㅎ


메드퍼드는 올라갈 때도 그랬지만, 내려갈 때도 다음날 나파밸리로 가기 위한 중간 거점 정도여서 메드퍼드 스프링힐 매리엇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오후였다. 

도착하자마자 또 꽃다발부터 얼음통에 꽂아두고... ^^;   근처 베어크릭(Bear Creek) 공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소도시라 저렴하다며 이날도 방2개로 나눠썼음. 근데 또 방은 엄청 넓고! 

3인용 소파에다 맞은편엔 기다란 책상도 있었다앙증맞은 웰컴 캔디는 손도 안대고 두고옴 ㅎㅎ

침대 머리맡에 아이팟 스피커가 있어서 기뻐하면 뭐하나... 우리 아이폰으론 꽂을 수가 없는 걸 ㅎㅎ 

1회용 커피드리퍼


호텔방마다 디카페인, 일반 커피 모두 마련되어 있던 1회용 드리퍼 사진을 다 지운 줄 알았더니 하나 있네그려.

옛날 많이들 쓰던 커피메이커처럼 통에 물을 붓고 티백처럼 생긴 커피원두가 담긴 트레이(?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암튼 네모난 플라스틱통에 커피가 티백처럼 담겨있는데 그 플라스틱째로 드리퍼에 꽂는식이다)를 꽃으면 끝이다. 여긴 아래 주전자가 있어서 커피메이커랑 거의 똑같이 생겼지만 다른 호텔엔 기계가 더 작고 커피 추출구에 잔을 놓으면 바로 드립되는 식이었다.  

호텔방마다 4개씩 놓여있던 드립백 커피는 죄다 나와 친구가 챙겨왔다. ^^;; 특히 디카페인 커피는 어찌나 요긴한지! 한국까지 가져와서 아주 잘 챙겨마셨음.








차를 타고 10분쯤 갔던가... 베어 크릭 공원은 주택가 주변에 있는 흔한 공원이었다. 엄마, 아빠들이 애들 데리고 나와 놀이터에서 뛰놀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가끔 지나가고... 근데 대체로 인적이 없고! ㅎㅎㅎ 날이 흐리고 평일이라 그랬을까?


저멀리 까만점 빨간 점이 애들... ㅠ.ㅠ

햇빛도 없는 흐린 날씨에 꽤 쌀쌀해서 다들 패딩을 입고도 춥다며 한 30분쯤 걸어다니다가 돌아섰던 것 같다. 우와 새파랗다 싱싱하다 감탄했던 잔디밭과 나무들도 금방 시들해지고... 놀이터에서 노는 애들이 예뻐서 그걸 더 마냥 구경했는데 초상권 침해라고 당근 싫어하겠지 싶어 애들 사진은 못찍었다. 엉덩이 토실토실 정말 귀여운 아가들이 애완견들과 함께 까르르까르르 웃으며 놀이터와 잔디밭에서 뛰놀고 있었다. 

근데 애들 다 키웠거나 아예 자식이 없는 우리 일행들은... 저 잔디밭에 개똥 많을 것 같지 않냐. 절대 누우면 안되겠다... 뭐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ㅋㅋㅋ

으스스 추워져서 저녁 메뉴는 다시 국물있는 일식으로 정해졌다. 검색해서 찾아간 '사쿠라'(Sakura)는 주인이 한국인이었다. ^^; 짬뽕과 야끼소바, 냄비우동, 캘리포니아롤(으잉?)을 시켜서 맥주랑 냠냠 맛있게 먹었는데 사진이 없네그려. 특히 멋진 음식 사진 담당이었던 K언니가 이날부터 감기를 심하게 앓는 바람에 열정적인 작품활동을 하실 수가 없었다. 밤마다 계속 약을 사먹고 자야했을 정도니 원... 그나마 편의점과 주유소 가게에서 감기약이랑 타이레놀 같은 걸 팔아서 제일 잘 듣는 약이 뭘까 계속 찾아다녔다. 

벌써 로드무비 찍은 지도 일주일이 지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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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한국 출판사에서 걸려온 원고 독촉 전화에 뜨끔해진 나는 또 밤중에 홀로 청승을 떨며 주방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침대로 기어들어갔고, 눈을 스르륵 감았다 뜨니 8시에 맞춰놓은 휴대폰 알람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ㅎㅎㅎ


후딱 씻고 룰루랄라 조식 뷔페를 먹으러 로비 건물로 향했다.

K언니가 그나마 촬영용으로 우아하게 담아온 자기 접시를 기록으로 남겨 공유해주었다. 

물론 나는 전날 맛을 들인 특산물 감자요리와 아스파라거스+버섯을 곁들인 오믈렛을 큰접시에 산처럼 퍼다먹었고, 과일도 전날의 아쉬움을 완전 날려버릴 만큼 양껏 욕심을 부렸다. 밤새 일하면서 디카페인 커피에다 머핀을 먹었는데도 계속 어찌나 배가 고팠던지... +_+ 이미 위가 한국에 있을 때보다 두 배로 늘어난 게 확실했다. 

빵도 맛있고, 오렌지주스도 맛있고, 과일도 싱싱하고.. 이제껏 먹은 호텔 조식 중에 가장 훌륭하다고 마구 칭찬을 하며 슬며시 리디아 온전 리조트의 방값이 궁금해졌다. 

체크아웃 하면서 K언니가 받아온 영수증을 보니 $229. 

4명이 분담하면 괜찮은 가격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E언니가 회비를 너무 적게 받은 것 같아 양심에 찔렸다. 

출국 전 1인당 여행경비를 묻자, E언니는 9박 10일 일정을 짰으니 1박당 100불씩, 900불을 내면 된다고 했었다. 하루에 1인당 방값 50불, 밥값 50불 정도 계산하면 될 거라나. (그러나 막상 돌아다닌 건 10박 11일이었음을 돌아와서 깨달았다. 바보도 아니고... 참나...)

남아도 안 돌려주고, 모자라도 자기가 부담할 테니 신경쓰지 말라고. 경비 걱정 안하고, 여행 코스도 그저 따라만 다니면 되니 무조건, 네 좋아요! 그러면서 덥석 다 받아먹고 다녔지만, 굳이 비싼 음식점을 찾아 들어갈 때도, 2, 3일에 한번은 방을 2개씩 얻어 편히 잘 때도 E언니한테 부담을 너무 주는 것 같아 미안했다. 불편해하기는 S도 마찬가지. 

그래서 우리가 긴급제안을 했다. 이제부터 무조건 아침은 호텔 조식으로 먹고, 점심은 간단하게 조식부페에서 싸간 걸로 대충 때우고 저녁만 그럴듯하게 먹자고... 이미 사흘만에 밥값으로 경비 파탄 났을 거라고. ㅋㅋ 그러고는 눈치보며 달걀과 머핀을 주섬주섬 챙겨 가방에 넣었는데... 와... 다른 사람들은 아예 쟁반만한 테이크아웃용 그릇에다 한 상을 차려가지고 당당하게 들고나가더라! +_+ ㅎㅎㅎ


날씨는 계속 화창했고, 포틀랜드로 달려가는 내내 눈이 부셔 밖을 내다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열흘 내내 거의 날씨가 괜찮은데 하필 캐나다에 들어가는 날만 비가 예보되어 있었다. 그건 뭐 하늘의 뜻인걸 어쩔 수 없쥐..

암튼 또 포틀랜드까지 450킬로미터쯤, 4시간 반 정도 차로 달려가야했다. 점심무렵 맥도날드에 들러서 커피와 치킷너겟 몇개만 주문해, 호텔에서 싸온 삶은 달걀, 머핀과 함께 정말로 저렴한 한 끼니를 해치웠다. 오레곤 주의 법 때문에 굳이 테이블까지 서빙을 해주는 종업원이 있어도 우린 외부 음식을 아랑곳하지 않고 먹겠어! ㅋㅋ

드디어 오후 3시쯤 포틀랜드에 도착. 컬럼비아 강을 내려다보는 전망대 '비스타 하우스(Vista House)'엘 먼저 들렀다.  

이것이 비스타하우스 건너편 풍경

1층과 지하에 카페와 기념품숍이 있고 2층에 전망대가 있다는데 ㅋ 벌써 문을 닫았어! 게다가 바람은 또 어찌나 세차게 부는지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얼른 한바퀴 돌고는 차에 올랐다. 

강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도로를 달려 다음으로 간 곳은 멀트노마 폭포. 2단 폭포가 꽤 길고 물의 양도 많아서 꽤 유명한 관광지인듯 비스타하우스와 달리 사람들이 바글바글 줄지어 드나들었다.

ㅎㅎㅎ 맨 오른쪽은 인스타그램에도 자랑한 적 있는 아이들 도촬 사진. (이런 거 넘 부도덕한가? ㅠ.ㅠ)

잘 닦인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중간쯤에 걸린 저 다리를 지나 정상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내가 저 다릴 건널 이유도 없고... ㅋㅋ 그래도 저 다리 높이까지는 올라가서 장엄한 물소리를 듣고 왔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유명 사진작가들이 사진 찍으러도 많이 온다는데 난 수없이 셔터를 눌렀어도 이 정도가 최선이다. 


습기가 많아서 주변 나무들에 죄다 이끼가 덮여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나무 괴물 생각도 나고, 밤에 보면 엄청 더 으스스하겠단 느낌이 들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폭포 바로 앞에 있는 100년쯤 된 멀트노마 폭포 롯지?라는 음식점에서 폭포를 바라보며 저녁을 먹는 것이었다. ^^;; 풍경이 음식의 조미료가 되는 셈?

이건 퍼온 음식점 건물 사진

폭포 입구와 건물 앞 도로가 워낙 좁고 차도 자주 다녀 길건너편 주차장에선 도무지 건물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어서, 인터넷 뒤져 퍼왔음. 건물자체도 오래되어 1층엔 작은 박물관이랑 기념품가게도 있다. ㅎㅎ 

E언니가 원래 6시로 2층에 있는 식당 예약을 해놓았었는데, 폭포 1/3지점까지 슬슬 올라갔다 내려왔어도 시간이 남아 30분 일찍 먹게 해달라고 부탁해 좀 기다렸다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우왕.. 역시나 경치 끝내주고! 이른 저녁을 먹는 사람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


예전에 이미 한번 와 본 적이 있던 E언니가 경치에 비해 음식 맛은 그저 그렇다고 선입견을 심어주었는데, 배가 별로 안고픈 S가 자긴 수프 한 그릇만 먹으면 된다고 해서 시켰던 걸쭉한 양파수프도 그렇고.. (가운데 사진... 저 위에 얹힌 건 치즈다.) 튀김옷이 너무 두꺼워서 좀 비웃었던 피시앤칩스도 연어 스테이크도, 생선 살만큼은 정말 싱싱해서 배고팠을 때 왔더라면 군말없이 맛있다고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테이블이 막 비좁아서 불편했을 정도였고 파스타도 하나 있었던 거 같은데... 으음... 사진 안찍고 그냥 먹어버린 건지 원래 안시켰는지 기억에 없다. 

피시앤칩스엔 또 무조건 맥주! 캘리포니아도 가는 곳마다 지역 특산맥주가 있어서 이름도 기억 안나고 사진으로 남기지도 못한 에일 맥주를 많이 시켜마셨는데 대체로 다 맛있었다. 잘 모르겠으면 일단 동네 맥주 중에서 에일 종류로 시키면 되는 것 같음. 물론 내 입맛에 그랬단 거고, 달달한 술 좋아하는 친구는 너무 쓰다고 인상을 썼다. 

또 다시 부른 배를 두들기며.. 포틀랜드 Courtyard Marriott 호텔로 향했다. 여기는 코인빨래방이 있어서 드디어 밀린 빨래를 돌리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1회용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로비 끄트머리 작은 마트에서 사가지고 25센트 동전을 수십개나 바꿔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렸더니 2시간도 훨씬 넘게 걸린 듯... 

이날은 문 하나로 내부가 연결되어 있는 312호와 314호 방 2개를 빌려 따로 잤는데... 처음 빨래방에 내려갔을 때만 은근 기계치라는 E언니를 도우러 내가 따라갔고, 나중에 시간 맞춰 언니들이 내려가 빨래 가져다가 일일이 다 개어 우리방에 가져다주는 동안 나는 잠깐 침대에 누워 쉰다고 흠냐흠냐 졸다가 결국 완전 나가떨어져서 자정을 넘기고서야 퍼뜩 잠이 깼다. 으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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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스케치 - Basic

책보따리 2016. 12. 30. 01:05

독서라고 하기 뭣하지만 그래도 책의 형태이니 꼭 연말집계에 넣고 말테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알라딘에서 셜록 책베개였나 책쿠션이었나 사은품에 눈이 어두워 이 책 저 책 주워담다 눈에 띄어 충동구매한 책이다. 베이직과 카페 스케치 2권으로 되어 있는데 암튼 10월 초부터 시작해 이 한권을 끝냈다. ㅎㅎㅎㅎ

언제고 시간이 되면 취미 삼아 그림을 배우러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수십년 반복하면서도 ㅠ.ㅠ 입때(!) 실천을 못하고 있던 차, 일종의 독학용 그림 연습서를 발견한 것. 0.7mm 파버카스텔 펜도 하나 들어 있어서 줄곧 그걸로만  스케치에 힘썼다. 얇은 펜도 하나 사야 한다고 여기저기 찾아보며 생각만 하다가 결국 못샀네그려. 펜이 굵다보니 촘촘하게 선을 긋거나 색칠을 해야할 때면 꼭 덜 마른 데를 손바닥으로 짚어서 짜증나게 이리저리 번지게 한 뒤 으악 비명을 질렀다. 

처음부터 이만하면 정말 잘 따라그린 게 아닌가 자아도취에 빠져 한동안 흐뭇해했으나, 새삼 해시태그 5분스케치로 찾아본 결과 이 책을 사 연습할 정도면 그림 실력은 비슷비슷한 것 같다. ㅠ.ㅠ 내가 찍은 사진인 줄 착각할 만큼 똑같은 그림 너무 많더라. 

원본과 달라지더라도 틀린 게 아니라 개성으로 받아들이라고, 연필 밑그림 그리지 말고 직접 펜으로 확~ 5분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그리라는 건 마음에 든다.  

"나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은 '간절함'과 '용기'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똑같이 그리면 카피가 되고 다르게 그리면 작품이 됩니다."

"얼굴 스케치는 눈의 위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얼굴의 중간에 위치하지만 고개를 숙이거나 머리의 윗부분을 부풀렸을 경우에는 중간보다 낮아집니다. 얼굴의 윤곽선을 그릴 때 항상 눈의 위치를 고려하여 스트로크합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혼자 노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좀 더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합니다. 스케치가 좋아보여 시작했다면 진짜 좋아하는 것으로 만들어야 하고, 좋아지기 시작했다면 지금부터 집중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인정 받고 싶은 마음을 싹 걷어내고 오직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만 집중하다 보면 내 손은 마치 프린터처럼 움직이기 시작하고 이런 것이 바로 창작의 희열임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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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동네 산책

놀잇감 2016. 12. 25. 17:37

한달에 두번 정기적으로 가는 등산 이외엔 통 운동을 못했다. 집에서 매일하던 스트레칭도 때려치고, 연일 동면하고 시프다 징징거리지 않으면 마감에 쪼이거나 가끔 나가서 송년회 빌미로 술 퍼마시고 고기 먹고... 몸이 디룩디룩해지는 느낌이 대번에 들었다. 12월은 뭐 어쩔 수 없지 그러며 포기했는데, 문제는 또 다시 불면.. ㅠ.ㅠ

이틀 내내 딱 2시간밖에 눈을 못붙이고 간신히 그저께 오전에 마감을 쫑낸 건 좋았는데, 곧장 궁궐봉사 갔다가 왔으면 장렬히 쓰러져 시체처럼 자야 정상이건만... 와... 눈이 새빨개지도록 잠이 안오는 거라. 새벽에 간신히 까무룩 잠들었다 비몽사몽 온종일 뒹굴거리면서 아 낮잠 자기 딱 좋은 날이다 했는데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특단의 조치로 한밤중에 맥주캔 두개를 마셨다. 설마 술김엔 자겠지! 그러나 그것도 나의 오산. +_+ 알딸딸하니 기분좋게 취해 천장이 살짝 오르락내리락하는데도 날이 훤하게 밝도록 잠이 안와! 미친다 정말... 

해서 오늘은 피톤치드의 힘을 빌러 물 한 병 들고 동네 산을 올랐다. 다행히 미세먼지는 보통수준. 하긴 뭐 나쁨이라고 했어도 마스크 쓰고 나갈 판이었다. 내가 잠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걸 못하다니! 으헉... 깊은 잠을 자고 싶단 욕심에 헐떡헐떡 숨이 턱에 차도록 걸음을 빨리해 안산 정상까지 올랐다가는 일부러 빙 돌아 잣나무 숲, 메타세콰이어 숲, 잡목 숲을 일부러 다 통과했다. 희뿌연 오후 햇살 아래 나무 사이로 한강도 보이고...​

​메타세콰이어 숲으로 들어서니 오옷 이건 북유럽필? ㅋㅋ 혼자 찧고 까불면서 괜히 즐거웠다. 

인적 드문 숲길에선 이어폰 꽂고 혼자 걷기가 무서워진 지 오래다. 우리 동네엔 아직 그런 플래카드 못봤지만 남한산성에도 아차산에도 북한산 입구에도 여성 등산객 홀로 등산 자제하라고 적혀 있는 걸 좀 많이 봤어야지. ㅠ.ㅠ 그치만 날씨는 꿀꿀했으되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등산로에도 자락길에도 가족 단위로, 친구들끼리 걷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서 계속 안심하고 음악 감상해도 괜찮은 분위기라 더 좋았다. 

늦은 오후에 죄다 역광 사진이라 해가 곧 질 것처럼 나왔군. 그래서 겨울나무의 앙상함과 스산함이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잎이 없어도 나뭇가지만으로도 참 이렇게 예쁘다니. +_+ 얼른 스케치 실력 좋아져서 막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 


몇달만에 산책에 나선 건지 모르겠는데 내가 그간 눈이 삐어서 보질 못했던 건지 설마 그새 구청에서 새로 심은 건지(나무 굵기로 봐선 그럴 리 없을 듯 ㅋㅋ 길가 주변 나무를 정리했으면 또 모를까)... 못 보던 자작나무도 발견!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는 무라카미 하루키도 떠오르면서, 인제 자작나무 숲에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나저나 이거 자작나무 맞겠지? 오늘밤엔 부디 잠이 잘 오기를.. 주문이라도 외워볼까보닷. 야발라바히기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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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무

카테고리 없음 2016. 4. 28. 00:10

5월의 나무 색을 가장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내가 좋아하는 연두색 이파리는 이제 4월에 볼 수 있다. 5월이 되면 이미 색이 너무 진해질 것 같은 안타까움.

아카시아꽃도 5월에 핀다고 믿었으나 지는 벚꽃 옆에 벌써 피어나 향기를 뿜고 있었다. 지구가 덥다덥다 비명을 지르고 있는 건 아닌가. 어쨌거나...  흐린 4월 어느날.. 멋진 나무들과 여린 연두색 잎들을 실컷 보고 돌아왔다. 날이 너무 흐려서 나무들은 죄다 검게 나왔군. ㅠ.ㅠ

그나마 제대로 나뭇잎 연두색이 담긴 사진은... 너무 새빨개서 섬뜩하기까지 했던 철쭉꽃 저 뒤쪽에 얼핏 담긴 나무들이다. 

꽃보다 나무가 예쁜 나는 언제나 마이너리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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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눈 풍경

투덜일기 2016. 2. 29. 13:22

3월이 코앞인데 어젠 어쩜 그리도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지. 창밖을 내다보다... 아마도 올해 마지막으로 실컷 보는 눈일 거란 생각에 충동적으로 주섬주섬 옷을 입고 다 저녁때 집을 나섰다.
눈덮인 숲길을 자박자박 걷고 싶어!

산길은 생각보다 미끄러워서 한시간 남짓 걷다가 돌아서야했지만 뿌듯한 산책이었다. 오늘도 듬성듬성 눈발이 날리고는 있지만 맑고 쨍한 추위에, 어제 눈속을 헤집고 돌아다닌 기억이 거의 꿈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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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투덜일기 2015. 12. 3. 22:06

오늘은 이상하게 눈길을 걷고 싶었다. 뽀드득뽀드득 소리나게 눈을 밟으면서.

그러나 느즈막히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푹한 날씨에 벌써 눈은 거의 다 녹아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다. 나뭇가지에나 조금 매달려있을뿐.. 

그렇다면 방법은? 동네 산에라도 올라가는 것뿐이었다. 마침 도서관에 책 갖다줄 것도 있겠다 겸사겸사 집을 나섰다. 기온은 영상이라지만, 산속은 그래도 추울지 모르니깐 따뜻한 물도 좀 챙기고 귤도 하나 주머니에 넣었다. 간간이 부는 바람은 꽤나 싸늘. 후드티 모자를 푹 뒤집어썼다.

눈내린 날의 늦은 오후. 늘 사람들로 버글거리던 개천변 산책길에도 인적이 드물더니만 산길을 오르는 오솔길엔 사람구경하기가 정말로 어려웠다. 아이 좋아라. 온 산이 다 내것이여~

공포영화나 롤러코스터는 무서워하지만, 혼자 집에 있는다든지 깜깜한 곳에 혼자 있는 것,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가는 따위는 무섭지 않다. 오히려 사람이 나타나야 괜히 무섭지... 산속에서 저 멀리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불현듯나타나는 할매, 할배들이 아예 없어서 더 좋았다. 고즈넉하고 호젓한 분위기.

하지만 뽀드득뽀드득 밟히는 눈길은 좀체 나타나지 않았다. 죄다 질퍽질퍽 녹아버렸;;; 그래도 실망은 일렀다. 정상 봉우리를 남겨두고 마지막 산모퉁이를 돌자 그때부턴 정말로 눈길 시작. 사람들이 죄다 밟고 다니긴 했어도 뽀드득뽀드득 제대로 소리도 나주시고, 오가는 바람에 눈보라가 가끔씩 마구 휘날려주시고, 아주 깊은 산속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정상 봉수대에서 한바퀴 서울시내를 내려다본 뒤 미지근하게 식은 물 원샷하고는 서둘러 내려오는 길.... 아 쒸.. 길을 잘못들었다. 새하얗게 눈이 덮인, 아무도 걷지 않은 산길을 내가 제일 먼저 오르고 싶다는 이상한 로망이 있지만, 게으름 때문에 도무지 실천을 못하는 것말고도 혹시 산속에서 괜히 길을 잃으면 어쩌나 그런 두려움이 있었다. 동네 산이기는 해도, 아니 동네 산이기 때문에 길이 하도 여러갈래라서 조금만 신경을 덜 쓰면 다른 동네로 내려가기십상인 게 이 동네 @산이다. 

거기다 자락길까지 만들어놔서 사방팔방으로 다 통하게 해놨으니... 곳곳에서 만나지는 정자도 비슷비슷, 운동기구도 비슷비슷, 약수터도 비슷비슷... 오늘은 그냥 눈 녹은 길만 따라 올라갔다 내려오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어디선가 방향을 잘못 들었나보았다. 

올라갈 때 본 정자가 틀림없는 줄 알고 내려가보니 완전히 낯선 길 옆이었다. 젠장. 머릿속으로 방향을 더듬어 내려간 곳은 당연히 연희동 쪽인 줄 알고 방향을 틀어 걸어갔는데.. 아 놔... 또 멘붕. 내가 내려간 곳은 연희동쪽이 아니고 정 반대인 무악재쪽이었다. ㅋㅋ 완전히 산을 넘어가버렸네그려. 그나마 중턱에 뚫린 자락길을 다시 돌아서 무사히 도서관에 들렀다가 집에 왔지만, 길 잃은 줄도 모르고 산속에서 좋아라 사진 찍고 흥얼대다가 맑아졌던 파란 하늘이 다시 구름으로 덮이면서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순간 살짝 겁이 났다.

여기서 괜히 빙판길에(점점 기온이 떨어졌는지 중턱 아래쪽도 눈길이 얼어붙기 시작) 넘어져 팔이라도 부러지면 혼자서 낑낑대며 병원까지 가야하는 건가 어쩐가...  ㅋ 왜 괜히 재수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가 자책하며 킥킥거렸다. 당연히 조심조심 걸어 한번도 안넘어졌음.   

올초부터 눈길에 꼭대기까지 안가본 것도 아니고... 늘 다니던 산길에서 길을 잃다니 (역시 눈이 덮이면 다 낯설어보인다) 좀 바보같았지만, 그래도 나름 뿌듯하고 보람찼던 눈길 탐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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