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해'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2.02.02 엄마들은 왜 그럴까 5
  2. 2014.09.17 생각보다 8
  3. 2010.08.31 자동차 보험 5

설날 차례 준비와 노동을 완전 독박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인지, 무심한 엄마한테 자꾸 짜증을 부리다가 버럭 화 나는 원인을 분석했다.

모든 엄마들에게 함부로 일반화할 수 없는 주제일 수도 있겠지만 암튼 나와 (친구의) 엄마들은 왜 자식을 편애하는 걸까?! 특히 울 엄마는 당당하게 속 마음을 내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은 없지만, 특히 아픈 손가락은 따로 있다고. 울 엄마의 경우 그건 막내아들이다. 시어머니에게 맡겨두고 직장생활을 병행 하느라 밤에만 끼고 살았던 나나 큰동생과 달리 막내는 출산부터(병원에서 출산한 첫째, 둘째가 너무 수월했는지 아니면 병원비를 아끼기 위함이었는지--아마도 둘 다 였겠지--셋째는 집에서 낳음) 육아를 완전히 도맡아 지켜보았을 터이니, 막내라는 필연적인 이유+오랜 애착이 더해져 편애의 당위성(?)은 아주 공고한 것으로 보인다.

함께 살면서 당연히 의견이 부딪칠 수밖에 없고 특히나 건강 관련하여 온종일 잔소리를 해대는 존재가 되어버린 나는 그냥 공기 같은 자식이고, 일주일에 한번 안부 전화를 하는 것이 효도의 전부인 막내아들은 너무나도 고맙고 기특한 존재다. 상대적으로 맏아들인 큰동생은 웬만해선 안부전화를 하지 않아서 늘 욕먹는 편. 전화보다 찾아뵙고 싶은데 그걸 못하는 게 미안해서 아예 전화도 못 건다는 것이 큰아들의 같잖은(그러나 전화기피증이 있는 나로선 일견 이해가 되는;;) 변명이다. 암튼 친구들의 엄마도 함께 살며 옆에서 온갖 수발 다 들고 궂은 일 도맡아 하는 자식들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원래 못생긴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말씀하셨다는 얘기에, 기막혀 한 적이 있다.

옆에선 아무리 잘해드려도 지지고볶는 애증의 관계가 될 수밖에 없으니 미운털이 더 많이 박히기 일쑤이고, 1년에 몇번 안부전화라든지 삐쭉 얼굴 들이밀며 용돈 봉투 드리는 자식들은 너무나도 장하고 기특한 자식으로 생각되는 아이러니.

더욱이 나를 포함한 K장녀들의 희생은 너무도 당연시된다. 아까 저녁때 새삼 옛날 얘기를 끄집어내며 화를 냈던 건, 엄마가 당뇨관리에 신경 안쓰고 과일을 너무 많이 드신 것에 꼭지가 돌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도인지장애로 깜박깜박 본인이 먹은 걸 기억 못하는 상황에서 과일 탐닉은 더욱 심해져, 내가 정량 따져(사실 병원 의사들은 과일 금지! 토마토만 드시라고 함)  챙겨드렸는데도 그건 그것이고 당신은 게으른자의 최애과일인 귤을 자꾸만 꺼내드신다는 것이 문제다.

조울증이 극심했을 때 혈당관리가 아예 안 돼, 급성신부전증으로 중환자실에서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을 간신히 넘긴 전적이 있는 분이 왜 과일을 자꾸 꺼내먹냐고 신경질을 내다가, 그 황망했던 두달의 간병기가 떠올랐다. 물론 엄마가 중환자실에 계실 땐 울고불며 그저 무사히 깨어나시기만을 기원했었지만, 이후 일반병실로 옮겨 하지마비가 풀리기까지 온갖 수발을 2달 내내 하면서 나도 극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었다. 처음엔 출판사에 양해를 구해 마감일을 연기하고 병간호에만 매달렸지만 그 기간이 2달까지 길어질 줄 아무도 몰랐고, 아버지가 매일 아침 병실에 와 저녁까지 곁을 지키는 애정을 쏟으셨음에도 불구하고 보조침대 쪽잠은 2달 꼬박 내 차지였다. 낮엔 종종 후다닥 집에 가서 아빠 먹을 반찬 만들어놓고 와야했고, 이젠 좀 간병인을 쓰자는 동생들과 나의 제안에 아빠랑 엄마는 버럭 화를 냈다. 아니 어떻게 네 엄마를 남의 손에 맡길 수가 있느냐고! (애처가인 아빠 본인도 옆에 앉아 엄마 손이나 쓰다듬을 뿐, 기저귀 갈기라든지 소변주머니 비우기라든지 이런 건 손도 못대셨음. 욕창까지 심하게 생긴 상황이라 안쓰럽고 무서워서 자긴 손을 댈 수가 없으시다고... +_+)

당시 큰동생 부인이 나를 안쓰러이 여겨 하룻밤 당번을 교대해주겠다고 나섰으나... 한달 만인가 집에 와서 처음으로 편한 잠을 자던 새벽 3시 30분. 엄마가 빨리 오라고 전화를 했더랬다. 밤새 아예 눕지도 못하고 병상을 지켰던 큰며느리가 도통 못 미더워서 안 되겠다나. 아직까지도 주변에 효녀로 손꼽히는 나도, 그 당시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은 진리임을 깨달았다. 큰딸이자 외동딸이자 하나밖에 없는 만만한 프리랜서 싱글 자녀인 나의 희생과 봉사를 엄마 아빠가 어찌나 당연하게 여기시던지...  아들들은 일주일에 한두 번 퇴근해서 병문안만 와도 막 고마워하는데, 종일 붙어서 누렇게 떠가는 나한테는 고마워하지도 않고 말이지! (이런 상황에 네가 있어 참 다행이다, 너 밖에 없다, 너 때문에 내가 산다.. 이따위 말은 사실 세뇌이자 부담 전가일 뿐, 감사의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울증 때문에 2달 내내 1, 2인실을 고집한 터라 한달에 천만원도 넘게 나왔던 병원비도 결국 절반은 내가 냈던 걸로 기억한다. 여행 가려고 모아둔 몫돈 있는 줄 어케 알고!

결국 엄마가 무사히 퇴원했던 건 감사한 일이지만 딸로서 몹시 마음 상했던 그 두 달의 간병기는 이후에도 화날 때 엄마 아빠를 공격하는 빌미가 되곤 했었는데, 부모님께 제대로 사과를 받았는지 기억이 영 나질 않는다. 좀 전에도 엄마한테 십수년전부터 엄마 입원할 때마다 당연히 간병한 나한테 왜 미안하고 고마워하지 않느냐고 따지니까.... 당신께선 기억에 없단다. 헐. 아니 그래서 내가 기억을 상기시켜드렸으면 미안하다고 하셔야죠. ㅠ.ㅠ 미안해, 안 미안해? 막 따져서 겨우 사과 받았다. 에효.

오빠만 하나 있는 친구라든지, 5남매중 막내만 남동생인 친구의 경우 어머니들의 편애는 더욱 극단적이다. 팔십이 넘은 친구 어머니는 아직도 오십대 후반인 이혼남 아들의 아침상을 정성스레 차리느라 새벽부터 친구를 가사도우미처럼 부리신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넌 안 낳으려다가 낳았으니 고마워하라고 하신다든지, 무조건 오빠한테 잘해라고 하신다든지... ㅠ.ㅠ 외아들의 큰누나인 친구도 엄마를 안쓰러워하기는 하지만 매사에 아들아들 위하는 모습에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다. 아니 해외여행이든 국내여행이든 모시고 다니는 건 내 친구인데 왜 막내아들만 예뻐하시냐고! 

3, 40년대에 태어난 엄마들은 뼛속 깊이 남아선호사상이 박혀있고 본인도 어려서부터 딸이라는 이유로 가사노동에 시달려왔음에도 그게 부당하다고 여기기는커녕 다음 세대의 딸 역시 부가노동력으로 여기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열살무렵부터 명절이면 생선전, 동그랑땡에 밀가루 묻히는 것부터 배우며 잘한다, 잘한다는 말이 정말 칭찬인 줄 알고 송편빚기 만두빚기에 자원한 옛날의 어린 나를 돌이겨보면 너무도 억울하고 속상하다. 남동생들은 옆에서 딱지치기 팽이치기나 하고 놀았는데! 난 음식 거들지 않으면 어린 사촌동생들 포대기로 업고 달래주고 있었고 흑..  박수근의 <애기 업은 소녀>에서 울 엄마의 모습을 떠올렸지만, 사실은 그 친숙함에 내 모습도 담겨있기 때문일 수도!  

한껏 비뚤어져 있는 내 심정으로 판단컨대 확실히 엄마들은 자식들에 대해서 얼마간 편애를 한다. 편애 받는 자식들도 아픔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암튼 편애에서 제외된 자식들은, 그 중에서도 보살핌 노동력으로 당연시되는 딸들은 특히 억울하다. 연로한 병든 부모의 보살핌 노동에 대한 실태 조사에서 1순위는 비혼딸, 2순위는 기혼딸, 3순위는 비혼아들, 4순위는 기혼아들(사실은 며느리) 순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의 공통점이라고 들은듯. 어차피 후대 아이들은 부모 보살핌을 의무로 여기지도 않겠지만, 심정적으로 딸이 더 부모를 잘 모실 거라는 편견이 어쩌면 요즘 딸 선호사상과도 맞물리지 않나 싶어 소름이 끼친다. 편애하는 자식 따로 있고, 보살핌 노동자로 당첨되는 자식 따로 있고, 공평하지 못하다! 요즘 세대의 사상으로 봐서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 싶지만, 후대의 딸들은 부디 더 자유롭기를... 나는 이미 이번 생에 글렀으니... 사랑하는 나의 조카 ㅈㅁ이 같은 딸들을 위해서 세상이 더 확확 바뀌기를 소망한다. 엄마들부터 제발 바뀌어야한다고! (설마 바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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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투덜일기 2014. 9. 17. 03:15

생각보다 소망교회 관련해서 임시삭제조치 된 글의 복원이 어려울 것 같다.

지난번 이창하 씨 측에서 명예훼손으로 신고를 했을 땐 나의 복원신청이 곧장 받아들여졌던 듯 나중에 글이 다시 살아났었다. 그땐 임시삭제된 글을 외부인은 보지 못하더라도 본인만은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내가 읽어본 뒤 도대체 어느부분이 명예를 훼손한 거냐고 따져물을 수 있었던 듯...

그런데 이번엔 3년이나 지나 내용도 가물가물 기억도 나지 않는 그 글에 대한 '적극적인 소명'이 부족하다면서 복원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휴 참 기가 막혀서...

담당자에게 벌써 여러번 메일을 보내보았으나 계속 똑같은 대답뿐... 이러다가 3년전 그 글을 그냥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게 왜 이렇게 억울한지...


도대체 2011년 3월 16일자  http://ynot.tistory.com/770 <잡다> 포스팅이 어떤 내용인지 나 역시 궁금해 죽겠다.

휴대폰으로 블로그 접속해서 검색해 얻은 결과, 앞부분 몇줄이 나와서 궁금증은 더 커졌다. 태그를 보니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부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까지 죄다 푸념한 모양인데... 흠... 아무리 하찮은 글나부랑이라도 아까워서 삭제된 글 내용이라도 이메일로 복사해 보내달라고 담당자에게 부탁해놓았다. 과연 그 부탁은 들어줄까?? 




다음/티스토리에서 이런식으로 비협조적으로 나오니깐 정이 똑 떨어져서, 진짜로 문제의 포스팅이 복원되지 않으면 이참에 블로그를 옮길까 생각도 하고 있다. 국내포털은 또 이런 사태를 안만난다는 보장이 없으니 어디로 가야하나... 돈내고 독립 블로그를 운영하는 방법도 있겠고 구글 같은곳을 이용할 수도 있지 않으려나.... 하여간 그래서 요즘 더더욱 블로그질 하기가 싫어지고 있다. 8년이나 가꿔온 이 공간을 졸지에 확 폐쇄하자니 물론 아쉽기도 하고... 아니 티스토리를 포기하는 게 아쉬운 게 아니라 여기 올린 모든 포스팅을 백업해서 옮길 방법이 사라진 것 같아(방법이 있는데 내가 무식해서 모르는 걸지도;;;) 죄다 못 가져가는 게 아쉬운 거다. 폐쇄하지 말고 그냥 떠난 뒤 여기가 쓰레기통이 되거나 말거나 새로 시작을 해야하나... +_+ 아 귀찮고 어렵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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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

투덜일기 2010. 8. 31. 17:43

어느덧 후딱 1년이 지나가서 또 자동차 보험 갱신일이 다가오는 바람에 요 근래 전화가 시끄러웠다. 보험 만기일은 또 다들 어떻게 알고 난생 처음 들어보는 보험회사까지 전화질에 문자질인지 원! 두어 군데 보험사는 작년에 내가 온라인으로 견적을 받아보며 정보가 노출되었을 거라 짐작하지만, 다른 데는 또 뭐냐고!! IT강국이네 뭐네 하지만 그 이면엔 이런저런 경로로 개인신상에 관한 모든 정보가 여기저기 떠돌고 있으니 벌거벗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나마 종종 핸드폰이 꺼져 있는 바람에 못받은 전화들은 상당수 보험 마케터 전화일 거라는 짐작에 고소하기까지 하다. 

제아무리 보험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거라지만, 최근 몇년 동안엔 접촉 사고 나서 혜택 받은 적도 없고 하다못해 어디 갔다가 시동이 꺼졌다거나 타이어를 갈아달라고 응급조치 부탁도 한 적 없이 지낸 터라 내 경우 자동차 보험은 특히 그냥 쌩돈을 날리는 셈이다. 그나마도 십수년째 아버지한테 묻어 지내느라 보험료 한푼 안내고 살다가 아버지 돌아가시는 바람에 내 이름으로 처음 보험을 들던 해엔 기막히게도 보험료가 백만원이 넘었었다. 바로 직전까지 아버지는 삼십만원쯤 내셨던 것 같은데, 나는 보험료가 그 세배라니... 눈이 튀어나올 정도였지만, 처음 자동차 보험계에 들어가면 누구나 그러는 모양이니 어쩌랴. 어쨌거나 무사고로 보험료만 쌩으로 날리는 해가 거듭되면서 올해는 드디어 보험료가 첫해의 절반에 도달했다. 보험료 저렴한 '다이렉트' 보험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매달 내고 있는 건강보험료는 따져보면 1년치를 한꺼번에 내는 자동차보험보다 훨씬 많은데도, 아까움이랄까 억울함이 훨씬 덜하다. 내가 낸 의료보험료로 울 엄마처럼 평균 한달에 대여섯번 병원 진료를 받고 약을 타다먹는 노인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강보험료는 그나마 공기업인 의료보험 '공단'으로 들어가지 않는가 말이다. 재정이 바닥나네 마네 논란이 많기는 하지만, 어쨌든 국가에서 책임져야 할 공공시스템이라고 믿는다. 울 왕비마마는 또 장남인 동생 보험카드에 올라 계신데(얼마 전까지는 나도 그랬다만 아쉽게도 이젠;;;) 동생이 보험료를 얼마나 내고 있는지는 몰라도, 워낙 병원을 많이 다닌 탓에 최근 3개월에 한번씩 계속 통지서가 날아오고 있다. 3개월씩 정산하는 본인 부담금 총액이 정해진 한도를 넘어섰다면서 추가분을 환급해주겠다는 통지서다. 벌써 두번이나 이십 몇만원씩 환급금을 받았다. 물론 온몸이 종합병원 수준이신 왕비마마의 병원 진료비에 비하면야 얼마 안되는 돈이랄 수 있지만, 정해진 비율의 본인 부담금 한도를 넘으면 환자에게 진료비를 돌려주기까지 하는 공단의 시스템이 퍽이나 기특하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은 어디까지나 사기업의 영역이고, 환급금 따위는 전혀 없다. 그래서 어떤 자동차보험회사에서 혜택을 돌려준다는 식으로 광고를 하고 있긴 하지만, 견적을 받아보니 다른 다이렉트 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비싸더라. -_-' 결국 혜택을 주려고 보험료를 비싸게 받는다는 뜻 아닌가. 자동차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필요와 선택에 의한 기호품이고 의료혜택은 모든 국민이 누려야하는 공적인 서비스 영역이긴 하지만, 내가 낸 보험료로 누군가 다른 사람이 혜택을 받는 집단책임의 시스템은 똑같은데 자동차보험 회사는 수십년째 엄청난 이익을 늘려 승승장구하는 반면에 건강보험공단은 만날 적자에 허덕이는 걸 보면 결론은 뚜렷하다.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인 자동차보험회사의 시스템에 더 많은 '야로'가 있다는 것.

어쨌거나 아무리 몇년 새 아무런 사고가 없었다고 해도 무보험 차량으로 돌아다닐 배짱은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또 다시 자동차보험을 갱신했다. 작년엔 상대 차 배상액 한도를 1억으로 했는데 요새는 고가의 차가 많으니 6천원 더 내고 3억으로 높이라는 상담원의 꼬드김에 잠결에 넘어가 그러마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또 막 억울하다. 앞으로 1년동안 3억짜리 자동차를 내가 받아버릴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_-;; 괜스레 더욱 아까비 아까비...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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