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9.11.12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9 3
  2. 2012.12.06 스팅: Back to Bass Tour in Seoul 10
  3. 2011.01.13 Sting, Sorry & Thanks 10
  4. 2010.10.15 흥얼흥얼 4
  5. 2009.11.27 Sting 4
  6. 2006.10.17 전철문답: 스팅 6

달력도 2장밖에 안 남았고, 날씨가 하루하루 추워지는 걸 보니... 올해도 후딱 흘러갈 것 같다. 연말이 되면 괜한 조바심에 뭔가 기록을 남겨야할 것 같지만 또 워낙 게을러서 올해는 뭘 하고 뭘 보고 어딜 다녔는지 죄다 아득하다. 

그래도 기억에 또렷이 남은 공연이 있으니, 적어두자.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9. 7월이었던가 8월이었던가 아무 정보도 모르고 있다가 벨로가 스팅 내한 예정되었다고 해서 후다닥 예매 오픈일에 무작정 당일권 예매를 했다. 과거 스팅공연을 함께 다녔던 일행을 떠올리면 석장을 사야겠으나, 요샌 관계가 좀 서먹해진 고로 2장만.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흘러 드디어 10월 5일. 하필이면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정치적 세싸움을 벌이는 중이었고 설상가상 올림픽공원 주변 여러 경기장에선 전국체전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처음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려했으나 담요에다 돗자리에다 소소한 먹거리에다 따뜻한 차와 물이 든 보온병에다가 짐도 많았고, 공연 끝나고 난 시각에 일행이 파주까지 가는 일이 요원하여 차로 움직이기로 했다.

다행히 꽉찬 공원 주차장을 한바퀴 돌고 났을 무렵 한 대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신나게 주차완료. 오후 4시쯤 올림픽공원 잔디마당 도착했다. 둥두르둥둥 울리는 음악 소리에 벌써부터 심장이 벌렁벌렁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록페스티벌 분위기 이 얼마만이냐!

​잔디마당을 한바퀴 두른 담벼락에서 공연포스터 발견! ㅎㅎㅎㅎ 신난다.

입장권을 손목에 차는 팔찌와 바꾼 뒤 입장하니 루카스 그레이엄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한가롭게 공연보는 분위기... 좋다좋다. 신난다. 어깨춤이 괜히 들썩들썩 났다.

5일 출연진을 대충 살피고 유튜브에서 한두곡 골라듣기도 했지만 그저 심드렁했었는데 현장에서 들으니 역시 오.. 노래 좋다. 생김새도 귀엽잖아! 갑자기 확 옷을 벗어 드러낸 상반신은 귀욤귀욤 근육질. ^____^​

​체력딸려서 록페스티벌이든 스탠딩공연은 못다닌다고 선언했지만, 또 막상 이런 현장에 나가보면 없던 체력과 에너지가 막 샘솟는 것 같다. 우리 자리에서 대각선으로 한두 자리 건너편 깔개에선 반백의 머리칼을 휘날리며 우아하게 와인잔을 들고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는 중년남녀 관객들이 보였다. 뭔가 덩달아 안심되는 분위기? 젊음의 현장(?)에서 나도 모르게 이놈의 연령주의에 함몰되어 괜히 위축되는 비굴한 태도 좀 버려야할 텐데, 그게 잘 안된다. 남들도 우리 보며 멋지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 쳇...

이런데 왔으면 치맥은 필수지... 손목에 찬 성인인증 팔찌와 출입증 인증샷도 찍어주고.. ㅋㅋ

루카스 그레이엄에 이어진 무대는 아일랜드 밴드 코다라인. 나로선 듣보잡이었지만 작년엔가 내한공연도 했대고, 드디어 돗자리를 벗어나 스탠딩 구역으로 들어가보니 사운드도 좋고 음성도 좋고 팬들도 어마어마했다. 다들 노래 따라부르는데 우린 다 처음 들어보는 곡이고. ㅠ.ㅠ 에고 미안해라. 째뜬 공연음향이 돗자리에서 듣는 거랑은 천지차이라서 이전 공연도 들어와서 들어볼 걸 후회가 됐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스팅...

스팅 내한공연을 간다고 하면 비아냥거리는 누군가는 맨날 옛날 노래만 재탕할 뿐 최근 노래는 넘 후져서 들어줄 수가 없다는 말도 하지만 흥! My Songs로 세계 투어중인 연주는 아는 노래라도 느낌이 또 달랐다. 나 역시 또 앨범을 살까말까 망설였었는데 공연 들어보고 CD 사기로! 밴드 공연에 어울리게 편곡한 노래들이 새삼 정겹고 좋더라는.​

2년만인가 3년만인가... 다시 본 스팅은 여전히 변함없이 날렵하고 우아하고 멋졌다. 이 아저씨는 대체 목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걸까. 함께 공연온 기타리스트 도미닉 밀러는 확 늙어버린 느낌이던데.. 그래서 요번 공연에서도 도미닉 밀러의 아들이 더 멋진 활약을 보이는 것 같던데 참 나... 랩을 곁들인 편곡도 신나는 코러스도 다 좋았다. 에효... 행복한 한숨. 또 언제 스팅을 보게 될까? 야멸차게 앵콜 없이 90분 공연이 끝나고 쌩 돌아선 스팅을 아쉬워서 몇번 더 불러보다 우리도 공연장을 나왔다. 자정을 향해 달려가며 차에서도 계속 스팅 노래들을 들으며 행복한 마무리. 


Posted by 입때
,

작년1월에 스팅의 심포니시티 투어 공연이 끝나고 나서, 후유증 비슷한 걸 앓으며 스팅 공연을 또 보려면 5년이나 기다려야 하는 건가 아쉬운 마음에 한참이나 공연후기 올린 블로그를 기웃거렸다. 근데 누군가 자신있게 단언한 사람이 있었다. 스팅, 1년 안에 또 투어 다닐 거니까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라고. 뭔가 좀 아는 관계자로부터 흘러나온 이야기인 것 같아서, 한국엔 언제오나 스팅 공식 사이트를 종종 확인했다. 그러더니 진짜로 전세계 투어 스케줄이 차츰 잡혔고, 유럽과 미주를 죄다 돌고돌고 돌아 이스탄불, 베이루트 등지에 이어 아시아 도시 차례가 도래했다. 또 다시 한겨울이긴 하지만 그게 어디냐!

드디어 서울 공연 날짜가 잡히고 티켓오픈일이 공지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온갖 준비를 마쳤으나 ㅠ.ㅠ 막상

티켓오픈 정시에 아무리 재빨리 손을 놀려도 자꾸 순서를 놓친 뒤  성공한 자리는 무려 19번째줄. 컴퓨터도 새걸로 바꿨는데 우쒸! 갈까말까 망설이다 플로어석 거의 제일 뒷줄에서 봤던 작년에 비하면야 엄청 좋은 자리라고 할 수 있지만 암튼 속상했다. 공식 스팅 팬클럽 유료 멤버십 회원은 더 일찍 예매가능하다고 해서 무려 20달러나 내고 가입했는데, 다른 나라 예매링크는 죄다 들어가지는데 우리나라 예매링크만 먹통인 건 또 뭐냐! 공연 주최측이 어디였는지 모르겠으나, 여러모로 각성하라 각성하라! 티켓값은 무려 198,000원이나 받아처먹고도, 멋진 포스터 한장 안 만들어붙였으며 제대로 된 플래카드 한 장 없다니! 공연장 입구를 알리는 싸구려 플래카드도 공연 끝나고 나와보니 이미 치우고 없었다. 현대카드가 슈퍼콘서트 빌미로 티켓값 엄청 올려놨다고 불평했는데, 그래도 걔네들은 시스템이라도 빵빵했구나 싶었다. 공연장 입구에서 판 25주년 기념 앨범 역시 아무래도 짝퉁이 의심된다! +_+

게다가 이번에도 공연날 웬 폭설?! 그나마 작년 공연땐 차타고 가는 중에 폭설에 길이 막혀 지각사태를 빚었던 반면, 눈이 미리 내려 처음부터 차를 버려두고 간 덕분에 일찌감치 올림픽공원에 당도해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19째줄이라고는 해도 정가운데라 스팅의 표정도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니 감지덕지. 폭설 때문에 30분 늦게 시작된 공연은 정말이지 느닷없이 시작되었다. If I Ever Lose My Faith in You~!! 

2012년 12월 5일 올림픽 체조경기장

우왓... 허스키하면도 동시에 낭낭한 목소리 그대로인 것이야 그러려니 하겠으나 스팅의 외모가 더 젊어진 느낌! 스리살짝 비치면서 몸에 달라붙는 티셔츠로 강조된 저 근육질의 몸매를 보라. ;-p

심포니시티 투어 때처럼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대동한 게 아닌데도 5인조 밴드의 완벽하게 꽉찬 연주와 편곡은 음향시설 열악한 체조경기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게다가 예전엔 짧은 인삿말도 고집스레 영어만 고집하더니, 요번엔 우리말로 '안녕 서울!' '고마워'를 외쳐준 스팅. 귀엽다잉...  ㅋ

중간중간 대놓고 관객의 호응과 떼창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어서 일행 하나는 요번엔 왜 이렇게 관객한테 요구사항이 많으냐고 투덜거리기도 했으나, 나로선 관객과 혼연일체가 되려는 스팅의 노력에 사람들이 잘 안따라주어서 안타까울 뿐이었다. (특히 우리 앞줄에 어린 딸 데리고 와 앉았있던 남자들 어쩜.. 박수도 안치고 계속 팔짱관람을 할 수가 있는지! 열살쯤 되보이는 딸아이는 심심해서 계속 핸드폰 게임만 열중하고;;; ㅠ.ㅠ)

예상 세트리스트를 찾아 미리 예습을 하긴 했으나 유럽쪽과 아시아 투어는 역시나 노래들이 좀 달라서 3분의 2만 적중했던 것 같다.  물론 예상했든 안했든 죄다 주옥같은 노래들이었지만서도... 어느덧 2시간 가까운 공연이 막바지로 치달아 앙코르로 Every Breath You Take을 죄다 일어나 떼창으로 부르다, 또 한번의 앙코르 땐 열기를 가라앉히려는 듯 스팅이 직접 도미닉 밀러 대신 기타를 연주하며 Fragile을 불러줄 땐 아쉬움과 동으로 눈물이 다 핑 돌 것 같았다.

한국공연 공식사이트도 없어서 사진 퍼오기 힘들었다..

한국 관객이 워낙 열광적이라 특별히 앙코르 곡을 하나 더 해줬을지도 모른다는 흐뭇한 생각에 공연장을 빠져나왔는데, 중간에 만난 공연 스탭이 절대 양도할 수 없다는 세트리스트를 사진으로나마 찍어오겠다고 카메라를 들이밀고 보니 ㅋㅋㅋ 다섯 곡의 앙코르 곡까지 죄다 짜여진 각본이었다. 결국 조삼모사였는데도 뿌듯한 걸 어쩌란 말이냐.

어째 후기를 투덜투덜 불평으로 시작한 탓에 그날의 감동이 반감된 듯하지만, 각본이었든 아니든 22곡의 노래와 연주는 모두 훌륭했고 아름다웠다. 두말할 것 없이 올 최고의 공연! d^^b

체조경기장을 2층까지 거의 꽉 채운 관객의 면면을 돌아보니 뜻밖에도 젊고 어린 사람들이 많았다. 작년 공연때는 역시나 중장년 관객들의 비중이 엄청났던 것 같은데, 스팅의 매력을 이젠 젊은 사람들도 알게 되었을까? 나이대가 좀 더 젊어진 듯한 관객층덕분에라도 머지않아 스팅의 내한공연이 또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품었다.

아참.. 그나저나 스팅 팬클럽 공식 티셔츠는 신청한지 두 달이 다 돼가는데 왜 안오는걸까나... 한국에선 공연 사전 예매도 안됐으니 20달러 내고 그저 그저 반팔 티셔츠 한벌 받는 게 혜택의 전부라는 얘긴데... 끙. 다음 공연땐 입고갈 수 있기를! ㅋㅋ

 

 

Posted by 입때
,

Sting, Sorry & Thanks

놀잇감 2011. 1. 13. 06:49

2011년 1월 11일. 공교롭게도 1이 다섯개나 겹친 기념비적인 날이 스팅공연이었다. 열두시 반이나 돼서야 집에 돌아와 뜨끈한 감동이 식기 전에 적어두려고 공연 후기 끼적이다 양심상 찔려서 마무리를 못하고 이제야 끝낸다. 스팅공연을 예매한 순간은 작년이라 줄곧 5년만의 상봉이라 생각했었는데 6년만이란다. 맞다. 그때도 겨울이었고 몹시 추운 1월이었다. 그때 느꼈던 울컥한 감동을 그새 잊어버린 게 잘못이었다. 앨범투어에서 한국에도 빠지지 않고 들러준 고마움은 지난번과 똑같았으나, 요번 공연 때는 스팅에게 미안한 게  많았다.

5년전 스팅 내한공연 소식을 들었을 땐 티켓 오픈일을 달력에 크게 표시해놓고 그날 예매가능 시간이 되기 10분전부터 경건하게 컴퓨터앞을 지켰었다. 물론 꼬진 컴퓨터로 많은 이들과 경쟁하느라 결제단계에서 세 차례나 튕겨나가는 삽질을 해야했지만 결국 15분만에 중앙에서 왼쪽으로 좀 쏠리긴 했어도 앞에서 셋째줄 좌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을 거둔 뒤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서 공연날 맨눈으로도 스팅과 도미닉 밀러의 표정과 몸짓을 눈여겨보며 황홀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적어둔 티켓 오픈일마저 까먹고 며칠 지나 허겁지겁 예매를 했다. 당연히 VIP석은 다 나가고, 플로어 R석도 맨 뒤나 가장자리만 남은 상태였다. ㅠ.ㅠ 하기야 플로어에 'R'석이 남아 있다는 게 그나마도 감지덕지였지만. 

결국엔 스팅 공연을 보러갈 것임을 알면서도 좀 뜨악한 태도를 보였던 건, 이번 Symphonicities 앨범에 크게 열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들어보기도 전에 신곡은 없고 전부 예전 곡들을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편곡했다는 정보만으로도 좀 걱정스러웠다. 난 뭐든 '퓨전'은 싫던데, 라면서. 그런 편견에 힘입어 막상 들어보니, Roxanne을 비롯해 두어곡 빼놓고는 다들 옛날 편곡이 아무래도 더 좋은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부실한 노트북으로 추출해 질 떨어지는 음원으로 주로 들어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스팅인데, 공연을 안 갈 순 없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누구랑 가느냐의 문제가 골치아파졌다. 어디까지 연락해서 의향을 물어야 하나, 아우... 그렇게 소심함과 우유부단함에 발목이 잡혀 다 귀찮아, 라고 잠깐 딴청을 부린 사이 티켓 오픈일이 지나버린 거다. 허걱. 게다가 현대캐피탈에서 공연을 주최하며 현대카드 20% 할인을 빌미로 티켓값을 왕창 올린 것도 못마땅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6년간 이 나라의 치명적인 물가 상승률도 감안해야 하는 것이었나 보다.

어쨌거나 설레는 마음으로 나름 예습을 거쳐 드디어 공연날, 넉넉하게 잡는다고 공연 3시간 전인 5시부터 일행을 만나 이른 저녁을 먹을 때만해도 설마 코앞에서 길이 그렇게 막힐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아무리 눈이 펑펑 내린다지만 올림픽 공원앞 네거리에서 주차장까지 1km도 안되는 거리를 통과하는데 1시간도 넘게 걸릴줄이야. ㅠ.ㅠ 그나마도 공연을 놓칠까봐 유턴차선과 중앙분리선을 마구 넘어가 횡단보도에서 공원 입구로 끼어드는 만행을 저지른 끝에 가능했던 시간이었다. 주최사에 전화를 걸어 주차관리를 이따위로 하면 어떡하냐고 항의도 하고 공연이 지연될 거라는 귀띔을 받아 좀 안심을 했지만, 결국... 우린 공연이 시작된 후에야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ㅠ.ㅠ 8시 30분쯤 공연을 시작한 모양이던데, 우리가 가까스로 주차를 하고 체조경기장에 도착한 시간은 8시 37분, 눈 때문에 종종걸음으로 공연장을 향하는 수많은 무리 속에서 우리만 늦은 건 아니라는 위안도 잠시, 그나마도 늦은 사람들을 모두 문밖에서 한참 대기시키다 짬을 봐서 들여보냈으므로 무려 앞의 네 곡이나 놓친 거다. 흑흑흑. Englishman in New York의 쿵짝쿵짝 하는 리듬이 새어나오는 소리를 문밖에서 들으며 우린 아쉬움의 한숨을 쉬어대야 했다. (아예 못 들어가게 하는 것보다야 낫지! 라고 금세 마음을 고쳐 먹긴 했다. 무려 9시 넘어서도 계속 지각 관객들이 스물스물 들어왔으므로, 우리보다 못한 사람도 있다고 위로도 하고;;) 암튼 내가 요번 공연에서 제일 고대했던 Every Little Thing She Does Is Magic이랑 Roxanne도 세트 리스트에서 두번째, 세번째라 다 놓쳤다. 어흑. 스팅 공연에 내가 늦다니! 스팅이 노래와 연주를 하는데 짜증스럽게 중간에 슬금슬금 좌석으로 기어들어가다니! 아무리 눈이 펑펑 내리고 거리가 멀어도, 지하철 공사로 주변 교통사정이 쥐약이었대도 팬이라면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짓이었다. 정말 미안해요, 스팅. 우리 같은 지각생들 때문에 감상을 방해받았을 다른 관객들에게도 미안하고...

정신없이 좌석에 앉아 감상을 시작하고 나서도, 오케스트라를 몽땅 외국에서 데려오는 줄 알았다가 대형화면에 비친 연주자들의 모습을 보고서야 우리나라 오케스트라와 협연이라는 걸 안 순간에도 미리 실망을 했었다. 스팅 일행이 공연 전날 한국에 도착했으니 리허설을 해봤자 얼마나 했겠어, 싶었던 거다. 근데 또 미안하게도 그건 순전히 내 편견이었다. 별도의 무용에 가까운 역동적인 지휘자의 역량 덕분인지, 서울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엄청난 사전 연습 덕분인지 협연은 훌륭했다. 물론 체조경기장의 그 알량한 구조로는 섬세한 클래식 악기 소리를 일일이 전달하기 역부족이었다. 막귀로 듣기에도 일부 악기 소리는 완전히 묻히고 클라리넷 독주 소리는 막 찢어지고. +_+ 하기야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려면 예술의 전당 같은 델 가야지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뭘 더 바란단 말이냐. 하지만 스팅이 앙증맞은 클래식 기타를 들고 간간이 직접 연주와 노래를 들려주는 가운데 장엄한 오케스트라 선율이 공연장을 채우니, CD로 들을 때와는 확실히 깊이와 느낌이 달랐다. 팝과 클래식의 '퓨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마뜩찮게 여겼던 나를 비웃듯 라이브로 들으니 한곡 한곡 새로우면서도 정겨운 편곡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CD엔 없었던 Russians 같은 곡은 얼마나 웅장하고 감동적이던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툴툴거렸던 거 미안해요, 스팅.

사진출처: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더 멋진 사진을 못찾겠다 +_+

게다가 역시 스팅은 스팅이었다. 52년생이니 우리 나이로는 예순인 아저씨가 어쩜 그리도 관리를 잘했는지 주름살은 확실히 많이 늘었어도 딱 좋을 만큼만 비음이 섞인 허스키한 목소리는 여전했고, 온화한 표정이며 간혹 드러나는 귀여운 섹시함도 그대로였다. '거장'이란 이정도는 돼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모습이랄까. 무슨 곡이었더라, 그의 하모니카 연주가 처음 흘러나오는데 울컥 눈물이 날뻔했다. 재작년에 나온 겨울 앨범 사진이랑 동영상에서 꽤 많이 불어난 몸집과 시커멓게 산적처럼 염색한 머리와 수염 때문에 좀 실망했었는데, 그새 다시 몸매도 날렵해져 빨간색 실크블라우스가 여전히 어울렸고 머리칼도 희끗한 연갈색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오히려 더 젊은 기타리스트 도미닉 밀러가 6년새 확 늙어버린 듯해 안타까웠다. 기타 연주 솜씨와 어벙한 표정은 그도 여전했지만서도. 주름살과 힘줄이 빽빽하게 드러난 손으로 섬세하게 기타줄을 튕기는 스팅과 도미닉 밀러의 연주 장면이 대형 화면으로 클로즈업 될 때마다 나도 기타를 치고 싶다는 열망에 떨었다. 죽기 전에 Shape of My Heart 도입부의 그 감미로운 기타연주를 제대로 해낼 수 있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_+

지난번 공연때는 중간에 휴식시간 없이 두시간 쯤 그냥 내달리는 바람에 앵콜곡을 듣고도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엔 중간에 15분 휴식시간을 두었다가 1, 2부로 진행해 공연이 더 풍성하고 긴 듯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점잖기만 했던 스팅이 중간중간 살랑살랑 팔과 몸을 흔들어 춤을 선보이는 여유까지 부리질 않나, Moon Over Burbon Street을 부를 때는 한국에도 뱀파이어가 있느냐며 소매 안감이 빨갛게 드러나는 드라큘라 코트 같은 긴 재킷을 갈아입는 정성을 보여주질 않나, 예전 공연보다 조금이라도 더 보여줄 거리를 고민한 듯한 흔적이 엿보였다. 세트 리스트를 보면 다 계획된 거라 할 수 있겠지만 암튼 인사하고 들어갔다가 계속 다시 나오며 앵콜곡을 무려 '네 곡'이나 불러준 것도 황홀했다. 이미 2부 끝날 때부터 모두들 기립한 상태에서 다 같이 춤을 추며 감상했던 Desert Rose에 이어 세곡째인 Fragile이 흘러나올 때도 탄식하듯 기뻐했지만, 악착같이 계속 박수를 치며 기다린 끝에 정말 가려고 했었던 듯 중세 수도사의 망토 같은 기다란 진회색 외투를 걸치고 나온 스팅이 무반주로 마지막 곡(뭔지 몰랐는데 집에 돌아와 찾아보니 I Was Brought to My Senses였단다)을 불러줄 땐 정말 깊은 고마움과 아쉬움에 발을 동동 굴렀다. 앞으로 또 스팅을 보려면 또 다시 5년을 기다려야 하는 건가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더 컸던 것 같다. 1998년, 2005년, 2011년, 그나마 1년씩 줄어들고 있는 내한공연 주기를 감안한 예상 기다림이 5년이다. 그럼 그때 스팅은 몇살이고 또 우리는 몇살이냐며, 한껏 들뜬 기분으로 눈밭을 걸어 나오던 평균나이 47세인 우리 일행은 마냥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래도 스팅은 100살까지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결론이었지만.

미안함과 고마움에 부르르 떨었던 감동의 세시간이 지나고 눈덮인 올림픽 공원을 빠져나오는 길은 들어갈 때만큼이나 어려워 지하 주차장에 또 삼십분이나 갇혀있었어도, 스팅을 만나러 가느라 할애한 총 7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다. 다음 공연 때는 기필코 망설임 없이 제일 좋은 좌석을 확보하고 대낮부터 올림픽공원에서 놀다가 절대로 지각하지 않을 테다!  

놓친 게 못내 아쉬워서... 유튜브를 뒤졌다. 음향 좋은 동영상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_+
 


 


Posted by 입때
,

흥얼흥얼

놀잇감 2010. 10. 15. 17:35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하루를 시작하며 들은 음악은 이상스레 하루종일 흥얼거리게 된다. 엠피3이나 오디오, 라디오를 늘 가까이 하는 사람은 오히려 한 가지 음악에 얽매이지 않을 수도 있을 테지만, 나처럼 드물게 음악을 듣는 사람은 며칠씩 한 가지 노래나 음악에 얽매일 때도 있다. 물론 흥엉흥얼 콧노래를 부를 마음의 여유가 아예 없을 땐 한없이 삭막하게 지낼 때도 많다.

지난주엔 차에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우연히 헨델의 <울게 하소서>가 나오는 바람에 같잖게도 며칠 내내 가사도 잘 모르는 오페라를 흥얼거렸다. 그리고 변화무쌍하게도 이번주의 주제가는 <개똥벌레>. 지난 주말에 다녀간 막내조카가 콘서트 놀이(방에서 불 꺼놓고 야광봉과 손전등을 휘두르며 "우윳빛깔 @@@!"를 외쳐대고 열광한다)에서 다섯 번도 넘게 불러준 노래였기 때문이다. 쪼끄만 녀석이 어떻게 그 헷갈리는 가사와 음정을 다 외웠는지 자꾸 순서를 바꿔 부르는 나한테 막 가르쳐줬다.
 
그 이전에는 TV의 영향으로 한동안 <넬라 판타지아>를 흥얼거렸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시절 합창대회를 할 때마다 그렇게 연습을 지겨워하며 이런 쓰잘데기 없는 행사를 왜 하나 투덜거렸건만,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대회 준비하는 과정을 보니 심지어 그때가 막 그리워질 지경이었다. 오래 전 교생실습 나갔을 때 반 아이들 합창대회 거들던 생각도 떠올랐고. 인간의 목소리가 정말로 훌륭한 악기라는 것도 실감했다. 내 악기는 그리 쓸만하지 않지만서도...

일주일 내내 자꾸만 <개똥벌레> 멜로디가 튀어나오는 게 지겨워져서 시방은 일부러 스팅 노래를 틀어놨다. 내가 계속 흥얼흥얼 따라하기엔 좀 역부족이지만, 이 가을엔 정말로 어울리는 목소리가 아닌가. 중고등학교 시절엔 꼭 라디오를 틀어놓고 공부를 했었는데 (어느 순간이 지나면 그냥 배경일 뿐 음악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젠 예민해진 건지 까칠해진 건지 음악을 틀어놓으면 완전히 집중할 수가 없다. 멀티플레이어라야 살아남는 현대엔 참 어울리지 않는 인간형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내가 동시에 두 가지를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흥얼흥얼거리며 단순 노동을 하는 거다.  

나도 모르게 흥얼흥얼 곡조도 맞지 않는 콧노래를 부르며 뭔가 일을 하고 있으면,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느냐고 묻는 이도 있어 당황한다. 꼭 기분이 좋아서 흥얼거리는 건 아닌데 말이다. 나도 모르게 뇌리에 박혀 어느 순간  흘러나오는 흥얼거림은 어쩌면 기분 상승을 위한 일종의 정신작용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입때
,

Sting

놀잇감 2009. 11. 27. 16:33

내가 스팅을 좋아하는 건 그의 목소리가 가장 큰 요인이다. 목소리 좋은 남자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비음과 허스키한 음성이 절묘하게 뒤섞인 목소리로 조곤조곤 불러주든 시원시원 질러대든,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말 황홀하다. 2005년이었던가 그의 공연을 보고 나와서 나는 단언했었다.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대머리 아저씨라고. ^^;

헌데 최근 보이는 그의 행보랄까 음악세계는 점점 낯설다. <Songs from the Labyrinth> 앨범에서도 주절주절 시와 편지를 낭송하는 바람에 의아했는데, 이번에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나온 캐럴 앨범 <If on a Winter's Night>은 무려 <복음성가집> 느낌이다.
사실 나는 스팅의 새 앨범이 나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가 뜻밖에 선물로 받고 희희낙락했었다. 크리스마스 카드 같은 예쁜 설경을 배경으로 검은 긴 코트를 입고 거니는 스팅! 거기다 유니버설 뮤직에서는 사은품으로 스팅 달력까지 끼워주었단다! 하지만 달력을 넘기다 발견한 스팅의 최근 모습에 난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마선이 훌쩍 올라갔어도 여전히 날렵하고 샤프했던 매력남은 어디 가고 부숭부숭 머리털과 수염을 기른 산적 같은 아저씨가 환히 웃고 있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지만, 불과 4년 만에 이렇게 되다니.. ㅠ.ㅠ
그래도 스팅 공식 홈페이지에 가보니 유투브에 올라온 인터뷰에선 수염을 말끔히 잘라 산적같은 느낌은 없어져 다행. 괜히 달력에 든 사진들 때문에 심술을 품고 들어본 이번 앨범은 본인이 의도한 대로 하나같이 자장가 같아서 심심하고 나른하게만 들리더니만 자꾸 들을수록 마음을 깨끗하게 만드는 정화 효과가 있는 듯하다.
어서 저렇게 새하얗게 세상을 뒤덮은 폭설을 보고 싶기도 하고...

어쨌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유럽 여러 나라의 민요와 캐럴보다 나는 두곡 실린 스팅의 곡들이 더 좋다. 몇번 들어보니 'Lullaby for an Anxious Child'는 쓸데없이 걱정 많은 나를 위로하는 자장가로 아주 딱이다. 재주가 없어 여기 올려 널리 들려줄 방도는 없지만 자랑하지 않을 수 없는 노래.
이번에도 나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Thank you, Sting, I love you! 더불어 고맙다, J.



 
Posted by 입때
,

전철문답: 스팅

놀잇감 2006. 10. 17. 01:26
벨로한테서 바톤을 이어받아
난생처음 해보는 문답.. *.*
게다가 스팅이라니! 두근두근....

1. 전철역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 '스팅'을 발견!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단 내 눈을 의심한다.
'스팅이 설마... 서울에서 전철을 탈 일이 있겠어.. 아마 닮은 사람일 거야..' 따위로 일단 실망할 것에 대비하여 마음을 달래다가, 정말로 스팅이 확실하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부터 더욱 심장이 쿵쾅쿵광 거려 차마 그쪽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흘끔흘끔 쳐다본다.
'말을 걸어볼까 말까, 사인을 받을까 말까..' 소심하게 고민하며 가방에 들어있는 소지품 가운데 과연 어디에 사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살피기도 한다.
"안녕하세요. 사인 좀 해주시겠어요"라는 말을 입밖으로 꺼낼 때까지 과연 얼마나 걸릴지 나도 알 수 없다. ㅠ.ㅠ (그래! 원래 나는 좋아하는 사람한테 말도 잘 못 거는 인간이다. 어흑~)  

2. '스팅'이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꺅~~ 속으로 비명을 지르지만 역시나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다. 제발이지 건너편 좌석 유리창을 가리는 사람들이 없어 내 옆에 앉은 스팅의 모습이 건너편 유리창에 비치는 걸 고스란히 볼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하지만 만일 조금 전 전철역에서 처음 봤을 때 사인을 받는 데 성공을 거뒀다면.. 더듬더듬 말을 붙여볼지도 모르겠다. 나 스팅 광팬이고, 2005년 서울 콘서트때도 갔었고, CD는 몇장 있고, 하물며 블로그와 미니홈피 제목도 shape of my heart라고.. 뭐 이딴 판에 박힌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ㅠ.ㅠ
나한테만 이야기하는 약간 비음 섞인 스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걸 상상 하는 것조차 설렌다!

3. '스팅'이 잠들어버렸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흐뭇한 심정으로 그제야 제대로 잠든 스팅을 '우러러' 본다. 마음으론 살짝 폰카로 사진도 남기고 싶지만 '찰칵' 소리 때문에 스팅이 깰까봐 절대로 시도하진 못할 테고, 지인들에게 스팅 옆에 앉았다고 문자로 자랑하진 않을까??

4. 너무 깊이 잠들어 버린 '스팅'. 갑자기 당신의 어깨에 기대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완전 얼어붙어서 최대한 어깨를 내준다. 다만 영광스러울 뿐이다. ㅠ.ㅠ
잠시나마 스팅의 베개가 될 수 있다니!

5. 곧 있으면 당신이 내려야 할 역에 도착합니다. 아직 '스팅'은 잠들어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절대 못 내린다. 약속은 벌써 취소했다. 온종일 스팅의 베개가 되어도 좋으리!!

6. 종점에 도착했는데도 일어나지 않는 '스팅'.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익스큐즈 미....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살살 그를 깨운다.
곧장 안 일어나면 아마 청소 하시는 아주머니들이 나타나거나 차량 보관소로 갈 때까지도 꼼짝 못하고 얼어붙어 있을지 모르겠다. ㅡ.ㅡ;;

7. 겨우 일어난 '스팅'. 그러나 아직도 잠에 취해있는 듯 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제 좀 스팅과 함께 있다는 것이 익숙해졌을 터이므로, 잠깨기 용으로 전철 역에 있는 자판기 커피라도 빼주랴? 하고 물어본다. 늘 들고 다니는 자이리톨 껌도 권한다.
이미 스팅의 목적지는 지났을 터이므로, 거기가 어딘지 데려다주겠다고 친절히 자청한다.
비로소 광팬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감에 마구 불탄다.

8. 진심으로 사과하는 '스팅'. 사과의 뜻으로 뭔가 해드리고 싶어요, 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또 고민에 빠진다. ㅠ.ㅠ
평생 스팅 콘서트를 '공짜로' 볼 수 있는  vip pass를 부탁해볼까, 아니면 한국에 있는 동안 나랑 '단둘이' 근사하게 밥 한 번 먹자고 할까(헉.. 영어 딸리고 떨려서 밥도 못 먹고 바보 되면 어쩌지..), 미국에 있는 스팅네 집에 한 번 초청해달라고 할까, 한국 콘서트 끝나고 무대 뒤에서 밴드와 코러스 포함 모든 식구들한테 소개시켜 달라고 할까(분명 콘서트 때문에 투어로 오지 않았을까?)...
우유부단의 극치를 보이며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저 이야기를 주섬주섬 다 한 다음에 스팅한테 고르게 한다! ㅎㅎㅎ

9. 곧 있으면 '스팅'과 헤어질 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스팅, 사랑해요! ㅠ.ㅠ
그리고 앞으로도 앨범 투어때 한국에 꼭 와서 공연해주세요~

10. 마지막으로 바톤을 받을 5명.
허거걱... 바톤 넘길 사람이 없다! .ㅠ.ㅠ
벨로가 파피루스는 지명 안했던데 이미 했나??
안했으면 파피루스한테 이병우님을 시켜볼까? 박해일을 해보라고 할까? 아님 이나영?
파피가 골라라 ^^;; (22일까지 얼마 안남았으니 기다려줄게~ ㅎㅎ)

Posted by 입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