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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1.07 지적 사기2 9
  3. 2006.10.12 지적 사기 7

사기 주의보

삶꾸러미 2007. 1. 23. 17:19
나 원 참...
살다보니 별별 사기꾼들을 다 만난다.
은행 홈페이지엘 가도, 국세청 홈페이지엘 가도 각각 직원을 사칭한 사기행각이 횡행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공지문이 보이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오늘은 나도 사기꾼과의 접촉이 있었다.

이른바 검찰청 사칭 사기꾼 ㅡ.ㅡ;;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또 다른 사기극이 있다.
나는 걸려들 뻔하다가 다행히 벗어났지만
울 큰올케는 고스란히 걸려들어 홀라당 돈을 날렸던
백화점/농협 하나로마트 직원 사칭 사기극!
특히 운전하는 사람들 주의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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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사기2

책보따리 2007. 1. 7. 21:19
대리번역과 관련하여 지적 사기에 대한 글을 쓴 게 불과 얼마 전인 것 같은데
출판계에서 자행되고 있는 사기극이 연이어 불거져 나오는 걸 보니 씁쓸하기 그지 없다.


출판을 업으로 삼은 이들이 제 아무리 '문화사업'이라며 자부심을 갖고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정작 처절한 생존을 위해서는 '문화' 보다 '사업'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보니, 출판계에서도 '관행'이라는 뻔뻔한 명목으로 크고작은 사기극을 미화하거나 부도덕한 대필이나 표절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수십년간 반복되어 너도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습관처럼 박혀 있던 잘못들이
이제라도 하나둘 발각되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져 단죄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나는 차라리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들은 스타 작가와 번역가를 전면에 내세우며 실질적인 대필작가나 구성작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감추는 걸 '독자들이 원하기 때문'이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외국엔 '공저' 체제가 자리잡혀 있는 반면, 우리나라엔 '공저'라고 하면 이름을 앞세운 유명인사도, 실질적인 작가도 둘 다 불신하고 외면하면서, 이번 사건처럼 대필이나 대리 번역 의혹이 불거지면 완전히 매도하는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독자들의 성격이라는 얘기다.

<그림 읽어주는 여자>를 출간한 회사의 사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했다는 얘긴데, 기사를 보며 나를 포함한 우리나라 독자들 수준을 너무 평가절하하는 건 아닌가 발끈해서, 일단 정직하게 책을 내보는 시도부터 해보지 않는 출판인들을 비난하는 마음이 앞서긴 했다.
하지만 정지영 아나운서를 앞세운 대리번역 사건에서 일부 독자들과 변호사가 집단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벌인 걸 보면 그 말이 맞는 것도 같다.
지난번 대리번역 사건에서 제일 나쁜 건 물론 출판사지만, 정지영 아나운서를 믿고 그 책을 사본 독자들이라면 그 여자의 팬이라는 얘기니 그 여자를 감싸줄 만도 한데 오히려 배신감 운운하며 심리적인 손해를 배상하라고 나서는 걸 볼 때, 역시 스타 작가나 번역가를 앞세워야 장사가 잘 된다는 출판사들의 논리를 입증하는 결과가 아니고 무엇이랴.

그래서 출판계엔 내부인들만 아는 거대 권력이 존재한다.
책만 내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는 이른바 '스타 작가' 또는 '스타 기획자'들은 막대한 계약금을 받고 이 출판사, 저 출판사를 오가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
물론 부정직한 출판사들이 인세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사이가 나빠져 작가가 출판사를 옮기는 경우도 많지만, 일부 악덕 문인들(아.. 이들에겐 '문인'이라는 말도 아깝다! 상업적인 글쟁이 정도가 딱이라고나 할까... )은 상도덕이나 인간에 대한 도리 따위는 나몰라라 한 채 사리사욕만 채우기에 급급하다.
출판 기획도 하고 번역도 하는 저 유명한 시인 X모씨는 출판사를 오갈 때 마다 아예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별도의 출판사처럼 운영하며 엄청난 이윤을 벌어들이는 것으로도 악명 높다.
예전엔 나도 그의 글과 번역을 좋아한 적도 있지만, 이젠 분명 확신한다.
출판계에서 독불장군처럼 전대미문의 권력을 휘두르는 X모씨가 결코 번역 따위에 힘쓸 시간은 없을 터이므로, 그의 이름으로 나오는 번역서도 분명 힘없는 새끼번역가의 노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내가 이렇게 거품을 물고 불만을 품어도,
그가 번역을 하든 엮어내든 출간하는 책이 어김없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걸 볼 때, 그에 대한 출판계와 독자들의 수요는 한동안 끊이지 않을 것이고 돈 많은 출판사들은 계속해서 호시탐탐 그를 스카웃하려고 애를 쓸 게 틀림없다. ^^;;
나는 그저 흥미진진한 눈초리로 과연 X모씨가 다음번엔 어느 출판사로 옮겨가 또 어떤 새 이름으로 책을 낼 것인지 지켜볼 뿐이다. (그나마 예전에 틀어졌다 다시 돌아간 이번 출판사와는 공생관계를 1년도 넘길 모양이어서 신기하다)

아무튼
자금력 딸리고 '사업적인' 두뇌와 인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출판사는 나날이 도태되고, 이름도 알쏭달쏭한 수많은 자회사를 거느린 거대 출판사들만 출판시장을 독식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과정이라 어떻게든 살아 남으려는 출판업자들의 몸부림이 범죄수준으로 치닫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한데, 이렇게라도 가끔씩 고름이 터지듯 문제가 불거지다 보면 나름대로의 자정작용이 생기고 도의가 되살아나지 않을까?

현재로선 독자들의 역량이 못미친다 하더라도
차츰 힘 있는 출판사들부터 구성작가나 대필작가의 이름을 떳떳하게 공저자의 이름으로 책표지에 실어 대우하고, 모든 유명인사들이 전부 뛰어난 글쓰기 실력을 갖출 순 없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인정하도록 만들어간다면 그야말로 정직한 출판문화가 자리잡는 터전이 되지 않겠나 싶다.
또한 전략적인 광고에 힘입은 대형 출판사들이 베스트셀러 시장마저 완전히 독식하는 기형적인 시장에서 꿋꿋하고 의연하게 좋은 책을 만들어내는 작은 출판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독서인구의 다양화도 실현되면 좋겠다.

그래야.. 개인적으로 번역료를 떼이거나 받기 어려울 확률이 높은 작은 출판사와는 거래하지 않겠다는 서글픈 다짐을 하지 않아도 될 터이니까 ㅜ.ㅡ...
(작년에 이 다짐을 어기고 계약 출간한 책 몇 권은 역시나 번역료를 "아직도" 못 받았다. 어흑...) ((오해의 소지가 있는 듯하여 "아직도"는 추후 삽입했음^^))

아무튼 이번 사기극의 결과를 나는 계속 주시할 것이다.
출판이라는 문화 사업이 '사업' 보다는 '문화' 쪽에 마음 놓고 힘을 실을 수 있는 시대가 언젠가는 와줄 것이라 믿으면서.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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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사기

책보따리 2006. 10. 12. 17:57
이 세상엔 참 많은 종류의 사기꾼들이 득시글거리고 있지만
교묘하고 정교하게 이루어지는 수많은 지적 사기에 대해서는  
다른 유형의 사기극에 비해 응징이나 처벌이 훨씬 덜 이루어지는 듯 하다.
워낙 지능적으로 절묘하게 자행되는 사기극인 탓도 있지만
어차피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얼렁뚱땅 넘어가기도 때문이리라.

거의 1년 가까이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던 책의 옮긴이로 더욱 주목을 받은 유명 아나운서 대신 실제로 그 책을 번역했다는 대리 번역자가 나서면서
또 한 번 출판계가 떠들썩한 모양이다.

처음 그 아나운서 이름을 옮긴이로 달고 책이 출간되어 홍보를 할 때부터
나는 믿지 않았었다.
번역 원고료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투잡족이 되는 수는 있어도
아나운서처럼 바쁜 직업을 가진 사람이 기사 한 꼭지도 아니고 책 한권을 턱하니
번역할 시간을 내는 건 그리 쉽지 않을 게 너무도 뻔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제법 유명한 사람을 옮긴이나 지은이로 달고 나오는 책치고, 원래부터 문인이 아닌 한 진짜로 그 사람이 번역하거나 지은 책은 역사상 단 한권도 없을 거라고 단언한다!
(유명한 무용가나 사업가들이 내는 책도 본인은 에피소드만 제공할 뿐, 다 대신 써주는 작가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만큼 출판계에 대리번역의 관행이 뿌리 깊이 박혀 있다는 뜻인데
멀리 보지 않더라도,
영문과 대학원에 있는 동안 본 바로도 과사무실을 통해 수많은 번역 아르바이트가 쏟아지더라. 일부는 그냥 참고 교재로 두고 볼 개인적인 번역 의뢰물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버젓이 다른 학과 전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이 자기 이름으로 출간될 번역서를
뻔뻔하게 대학원생들에게 원고를 "찢어" 번역을 맡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어차피 대학원생들도 바쁘다 보니 1권 분량을 누군가 한 사람이 맡을 수는 없는 것이고
품앗이 하듯 여럿이 나눠 번역을 하는 거다.
나는 어차피 수업 따라가기에도 벅차 그런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도 없었고, 시간이 있었더라도 할 마음이 없었지만, 당시 씁쓸한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다 보니.. 차라리 수업에 쓴 교재를 제자들에게 초벌번역을 맡기고 그 원고를 취합해
나중에 교수 이름으로 번역서를 출간하는 건 완전히 애교스러울 정도다.
제자들 가운데 누군가 나서서 최소한 용어 통일과 문체 일관성 확보에 힘을 쓴 흔적이라도 있을 터이고, 교수의 역자 후기에 "원고 교정에 힘쓴 제자 누구누구에게 감사한다"는 인사라도 남겨주는 게 '관례'이니 말이다.

이렇게 교수들의 번역서는 죄다 조교나 제자들이 도맡아 하는 관행이 너무도 뿌리 깊이 박혀 있기 때문에, 교수들의 연구업적 평가에서 번역서는 고작 학술지에 논문 1편 발표한 것과 점수가 같다고 들었다. 저서를 출간한 경우 10점이라면, 번역서는 겨우 1점이라나...
실제로 당신이 손수 한 문장 한 문장 1년여에 걸쳐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번역에 힘쓰시는 선생님들에겐 참으로 억울한 처사가 아닐 수 없지만, 그만큼 학계에선  아직도 교수들이 대리번역을 양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야기가 샛길로 빠지는 듯 하지만, 얼마 전 국무총리에 지명되었다가 국회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대단히 단명한 국무총리가 된 어느 전직 교수가 청문회에서, 국내에서 논문을 중복되게 학술지에 게재하는 일을 문제 삼으면 그런 기준에서 자유로울 교수는 아무도 없다는 발언을 하여, 같은 학교 교수들이 벌컥 화를 내며 성명서를 발표하는 해프닝을 벌였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알지 않나? 교수들이 논문 하나로 이리저리 조금씩 다듬어서 여기저기 학술지에 실어 연구업적을 높이는 게 '당연한 관행'이라는 거 말이다. ㅡ.ㅡ;;

대리번역...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그리고 다량으로 그런 비행이 저질러지는 경우가
교수들을 앞세운 번역물이다보니, 그쪽으로 괜히 더 거품을 물고 씹어대긴 했지만
골프서적을 비롯한 수많은 실용서들은 그 분야의 유명인을 앞세우고 실제로는
대리번역을 시키는 경우가 아예 정착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의 <마시멜로 이야기>를 출간한 출판사처럼
다들 투자비를 뽑아내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그런 사기극을 아무렇지도 않게 벌이는 것인데, 문제는 그렇게 유명인을 앞세워야 독자들에게 책이 '먹힌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책을 잘 읽지 않는 이 나라 국민들에게 그나마 '먹히는' 책이 있다는 걸 감지덕지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비뚤어진 생각을 품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출판 시장은 나날이 축소되고, 마케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대형 출판사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세월이 되었으니 서글픈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책'이라는 소중한 문화형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러한 뻔뻔한 지적 사기 행각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용인해줄 수는 절대 없다!
누가 뭐래도 대중을 속이고 뻔뻔하게 책을 팔아먹은 출판사는 나쁜 놈들이고
수많은 지적 사기꾼들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보호하고 있는 출판계는 어서 반성하고 악습에서 벗어나야 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자기 이름 대신 유명인 이름으로 책을 출판하기로 비밀 계약을 맺어 온 수많은 대리번역자들이 당당하게 세상의 빛을 보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이렇게 떠들썩하게 난리를 피우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 잊고
똑같은 사기극에 놀아나지 말고, 이참에 확실하게 번역을 둘러싼 출판계의 지적 사기극을 단죄하거나 미연에 방지할 방법이 있으면 더욱 좋겠고...
(역시 자기 밥그릇 관련된 일이니 더욱 목소리를 높이는 이기주의는 버리지 못하는군 ㅠ.ㅠ)

하여간에 더불어... 처음부터 내 이름을 걸고 책을 출간하게 해준... 지금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작은 출판사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한다.

(역시... 글이 길어지면 논지가 마구 흐려지는 단점이 마구 드러나누만 ㅎㅎ)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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