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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24 간만에 연극 그 남자 그 여자
  2. 2015.06.05 아버지 2

마지막으로 연극을 본 게 언제였는지 잘 기억도 나질 않는데;; 지인이 공짜표가 있다고 해서 우르르 같이 보러 갔었다. 물론 제목도 내용도 하나도 모르면서 그냥 간만에 "대학로 가서 연극본다! 신난다!" 뭐 이런 기분이었다.

이 연극은 10대, 20대, 30대 연인들이 보러가면 딱인 알콩달콩 말랑말랑한 내용이라서 ㅋㅋ 종종 간질간질 민구쩍고 열렬하게 리액션하며 봐줄 수가 없어서 배우들에게 미안하고... 그랬었다. 노년에도 연애를 하는 사람들 많대고 연애 감정과 사랑이란 건 어쩌면 나이와 상관없이 설레고 두근거릴 수는 있겠으나, 그 감정을 소비하고 간직하고 휘두르는(?) 과정은 확실히 나이대별로 다른 것 같다. 중년의 연애가 얼마나 힘들고 에너지가 소진되는지 깨달은 바 있고 보니 더 그랬을까. 암튼... 나름 즐거운 나들이였다.


요즘 트렌드인지 연극 끝나고 SNS에 널리 홍보해달라며 특별히 사진 촬영시간을 오래오래 준다. 예나 지금이나 연극배우들 참 힘들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 연극 정도면 꽤 오래 롱런하고 관객수도 많은 편이라는데, 밥벌이는 될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찍어주고 박수 쳐주고 그랬다. 그러면 뭐하나, 해시태그 달아서 홍보해달라는 부탁은 못 들어주는 게으름. ㅎㅎ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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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놀잇감 2015. 6. 5. 17:59

* 스포일러 있음

정말로 간만에 대학로로 연극을 보러 갔다. 대학에서 희곡을 가르치는 친구가 학기중 한두번씩 학생들이랑 '할인' 단체관람을 간다기에 기회 되면 나도 끼워달라고 미리 옆구리를 찔러두었다. 학기초엔 <M버터플라이>를 봤다기에 아, 난 <아버지>보다 그게 더 보고 싶은데! 라며 속으로 아쉬웠지만 이번에라도 끼워준 게 어딘가 감지덕지했다.

<아버지>는 작년인가에도 이순재/전무송 더블캐스팅으로 꽤 화제를 일으킨 연극으로 알고 있었는데 의외로 <세일즈맨의 죽음>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란다. 올해는 아버지 역에 전무송/권성덕/김명곤 트리플 캐스팅이었고, 우리는 수요일 수업에 맞춘 관람이라 권성덕 씨가 아버지로 나왔다. 까마득한 옛날 수업시간에 배운 <세일즈맨의 죽음>보다는 확실히 절절한 신파 분위기^^가 전해졌지만 그래도 한국 현실에 맞게 꽤나 잘 각색한 느낌이었다. 

엄청 촉망받는 축구선수였다가 한순간에 일용직 인생으로 몰락한 아들과 백화점 계약직 딸의 이야기가 꽤 비중있게 추가됐다. 색달랐던 건 극중 아버지 이름이 '장재민'인데 아들 동욱 역할 배우를 '박재민'이 했다는 것. 요즘 TV에서 안보인다 했더니 연극을 하고 있었더군. 일요일 아침에 아직도 하나 모르겠는데 <출발 드림팀>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리키김이랑 막상막하 운동하는 모습만 본 것 같은데 무대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박재민이 누구냐면^^

연극 보면서 아들 나올 때마다 속으로 우와, 키 되게 크다, 얼굴 진짜 작다, 잘생겼다! 감탄하며 봤음. ㅋㅋㅋㅋ 나도 이럴 정도니, 젊은 연예인들이 종종 연극무대로 눈길을 돌리는 건 퍽이나 반가운 일이다. (너무 유명한 아이돌이 티켓파워로 갑질하는 건 문제겠지만서도...) 쉬는 시간없이 1시간 50분쯤 쭉 공연하는데 내용을 알기 때문일까 막판엔 좀 지루했고, 아버지 역할의 비중이 워낙 크고 대사도 압도적으로 많아서, 가끔 대사 처리가 매끄럽지 않고 버벅거릴 땐 조마조마 하기도 했으나(내가 왜? ㅋㅋ) 무대가 워낙 아담해서 몰입하기엔 좋았다. 

평일이었고 메르스 공포가 슬슬 시작되고 있을 때라 그랬겠지만 관객이 너무 적어서 내가 더 걱정됐다. 단체로 간 우리 말고 일반 관객은 열명도 안됐던 듯. 동양예술극장 처음 가보는데 소극장치고 깔끔하고 위치도 조용하고 괜찮던데... 문화사업, 예술하는 사람들 좀 안 망하고 잘 사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나. (연극 좀처럼 안보러 다니는 주제에 이런 말 하는 거 좀 웃기긴 하다) 

째뜬 할부 인생, 소모품 인생 소시민 아버지의 애환을 담은 연극 끝나고서 몇몇 아이들이 눈물을 훔치는 걸 보았다. 하지만 난 신파엔 도저히 눈물이 안나올 뿐이고 ㅜ.ㅡ

극장이 작지만 객석은 1, 2층으로 나뉘어 티켓은 1층 객석이 5만원, 2층 객석이 3만5천원. 오픈런인지 언제 끝난다고 안 적혀있었던 것 같다. 주조연 이외에도 더블캐스팅, 트리플 캐스팅이 많았고, 배우들의 연기는 대체로 좋았다. 연극배우 특유의 발성법과 목소리가 나는야 좋더라. 워낙 오래 공연한 검증된 작품이라 그렇겠지. 하여간에 간만에 문화생활 허영기를 채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ㅎ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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