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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07.24 간만에 연극 그 남자 그 여자

남산에서 엠티

놀잇감 2019. 7. 24. 16:22

​남들은 호캉스를 간다는데;; 어디 멀리는 못가도 하룻밤 외박하며 놀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누군가 남산유스호스텔이 꽤나 쓸만하다는 얘기를 했고, 검색과 결제의 달인인 내가 후다닥 찾아본 끝에 수다떨던 카페에서 바로 예약을 완료했다.

남산에 있는 서울유스호스텔은 콘도나 펜션이 아니어서 방에서 취사를 할 수는 없지만 패밀리룸을 예약하면 방 둘에 큰 거실, 침대와 침구가 무려 6인용 비치되어 있다. 소파까지 치면 여름엔 10명도 거뜬히 잘 수 있을 듯.

해서.. 체크인 시간에 맞춰 오후에 만나 짐을 방에 두고 남산둘레길을 한바퀴 산책했다.

​헥헥거리며 성곽길 계단을 오르다 돌아본 서울시내는 참 번잡하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다. 관광객의 눈으로 보면 어디든 다 낭만적으로 보이는 법. 

남산한옥마을을 꽤 여러번 갔었는데 타임캡슐 광장은 또 요번에 처음 구경했고 ^^; 예약해 놓은 중식당에 너무 일찍 도착한 바람에 그 옆 한국의집에서 남산타워를 올려다보며 시간을 떼웠다.


다음날 아침 서울유스호스텔 옥상정원에서 바라본 풍경은 꽤나 그럴듯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출장온 사회인 기분도 좀 나고... 아니, 애들 데리고 서울로 수학여행 인솔 온 교사 느낌도 좀 나고.. ^^; 

(우리 방 주변 2, 3인실에 죄다 그런 선생님들이 묵고 있어서 더 그랬을듯;;)







옥상정원에서 전날 남겨둔 과일과 빵, 주스 따위로 아침을 먹으며 여기 넘 괜찮다고, 담에 암때나 또 날 잡아서 놀러오자고 다들 다짐을 했었다. 

좀 더 부지런을 떤다면 아침일찍 남산 새벽이슬 맞으며 산책을 해도 좋았을 듯.

남선 서울유스호스텔 자리가 아마도 옛날 안기부 건물자리라는 것 같은데 진짜로 후미진 곳에 있어서 도심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아늑하고 고요하다. 

워낙 교육적인 장소라 조심스러웠지만 우린 폭탄주를 말아먹는 대신에 흑맥 캔맥주를 공수해 시나몬 맥주를 만들어 먹었고 호호하하 즐거운 수다와 운동 정보 공유 등등을 이어갔다.  

여행을 함께 떠나보지 않은 지인들과의 동침은 속으로 은근히 두려운 게 사실이지만... ㅋ 그래서 뜻밖의 주제로 내심 좀 곤란함을 느낀 시간도 있었지만 집을 떠나 놀고 먹는 엠티란 건 결국 즐거운 행위였더라는 깨달음.

먼곳으로 떠나고 싶은데 여건이 되지 않을 때, 일단 집을 떠나 깨끗하고 편한 낯선 공간으로 잠자리를 옮긴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은 확실히 좀 되는 듯하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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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연극을 본 게 언제였는지 잘 기억도 나질 않는데;; 지인이 공짜표가 있다고 해서 우르르 같이 보러 갔었다. 물론 제목도 내용도 하나도 모르면서 그냥 간만에 "대학로 가서 연극본다! 신난다!" 뭐 이런 기분이었다.

이 연극은 10대, 20대, 30대 연인들이 보러가면 딱인 알콩달콩 말랑말랑한 내용이라서 ㅋㅋ 종종 간질간질 민구쩍고 열렬하게 리액션하며 봐줄 수가 없어서 배우들에게 미안하고... 그랬었다. 노년에도 연애를 하는 사람들 많대고 연애 감정과 사랑이란 건 어쩌면 나이와 상관없이 설레고 두근거릴 수는 있겠으나, 그 감정을 소비하고 간직하고 휘두르는(?) 과정은 확실히 나이대별로 다른 것 같다. 중년의 연애가 얼마나 힘들고 에너지가 소진되는지 깨달은 바 있고 보니 더 그랬을까. 암튼... 나름 즐거운 나들이였다.


요즘 트렌드인지 연극 끝나고 SNS에 널리 홍보해달라며 특별히 사진 촬영시간을 오래오래 준다. 예나 지금이나 연극배우들 참 힘들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 연극 정도면 꽤 오래 롱런하고 관객수도 많은 편이라는데, 밥벌이는 될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찍어주고 박수 쳐주고 그랬다. 그러면 뭐하나, 해시태그 달아서 홍보해달라는 부탁은 못 들어주는 게으름. ㅎㅎ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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