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그믐날 써놓은 일기대로 새해 첫날엔 그간 계속 내린 눈을 고스란히 쓰고 있는 차에 눈도 치우고 집앞 계단에 얼어붙은 얼음도 삽으로 팍팍 찍어 깨뜨렸다. 뭔가 세상에(최소한 아래층 포함 이 집에 사는 몇 안되는 식구들에겐;;) 도움이 된 일을 한 것 같은 뿌듯함 속에 들어와 특별히 맛있게 커피를 만들어 마셨다. 얼마 간의 비질, 삽질, 판때기질(?)로 오늘치 운동량을 채울 수 있을까말까 알량하게 계산도 하고... 물론 그림일기 용 사진도 찍었다. ^^v

 

 

 

겨울마다 차에 쌓인 눈을 치울 때 쓰는 물건은 흔히들 책상에 올려놓고 쓰는 초록색 고무판때기다. '판때기질'이라 함은 그러니까 그 초록색 고무판으로 까치발을 들어가며 차 지붕에 있는 눈까지 밀어내고 퍼버리는 노동이다. 그러나 주말엔 날씨가 풀리면서 진눈깨비가 내려서 유리창엔 온통 얼음이 들러붙어있어 말끔하게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차문도 얼어붙어 열려면 잡아 뜯어야하게 생겼으나, 어차피 토요일까진 탈 일 없으니 패스~

 

후련한 마음으로 들어와 있는데, 저녁먹고 나니 또 다시 온 동네 비질 소리가 들려왔다. 창밖으로 내다보니 눈이 또 내렸다. ㅠ.ㅜ 서울 적설량은 3.1cm. 한숨 쉬며 다시 내려가 마당과 계단에 쌓인 눈은 다시 처치했으되, 차를 덮은 눈은 그냥 냅두고 들어왔다. 밤새 또 내릴 지 몰라.

 

올 겨울 들어선 거의 사흘꼴로 눈이 내리는 느낌이다.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지만 작작 좀 내리시지...

 

말하자면 이건 그러니깐  밀렸다 쓰는 '어제 일기'다. 핑계라면 어젯밤에 다시 내린 눈 때문에 김이 샜다는 사실. ;-p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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