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오후에 서울엔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면서 번쩍번쩍 꽈광꽈광 천둥번개가 꽤나 요란했다. 천둥 치는 걸 유난히 무서워하는 건 아니지만 꽤나 가까운 곳에 벼락이 내리치면 겁이 나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최악의 상상 시나리오. 컴퓨터가 벼락에 맞아 작살나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_+ 천둥번개가 치지 않을 때에도 간간이 더럭 겁이 나면 원고며 사진 백업을 해두는데, 외장하드도 기계인지라 철썩같이 믿을 건 못된다고 생각한다. AS센터가 괜히 있겠느냐고! 옛날 일이긴 하지만, 당연히 요샌 더 기술이 좋아졌겠지만, 과거 경험상 망가진 컴퓨터에서 파일 복원해봐도 완전히 말짱하게 되는 건 아니다 싶으니 생각이 깊어지면 더 전전긍긍하게 된다.
어쨌거나 아까 천둥번개의 소요 속에서 컴퓨터에 벼락 칠까봐 전원 끄고 있어야 안전할 텐데 못 그러는 신세를 토로했더니 누가 클라우스 시스템을 이용하라고 조언해줬다. 컴퓨터에 저장하면 알아서 지가 서버에도 저장을 한다나 뭐라나. 클라우드 시스템이라면... 나도 아이패드, 아이폰 선전할 때 본 적 있다. 폰에 있는 자료나 사진이 저절로 집 컴퓨터에도 동시에 저장된다나 뭐라나. 근데 그건 와이파이가 작동되야 하는 거 아닌가? -_-; 우리집엔 와이파이 없음, 이러면서 클라우드 설정도 꺼놨고 어차피 무료 용량 5기가면 뭘 얼마나 넣어둘 수 있겠나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아날로그 세대 컴맹의 아전인수식 해석이랄까. 근데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에도 그런 기능이 있나보다.
백업이라고 하면, 웹하드나 외장하드 밖에 모르고(가끔 내 이메일로 보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스마트폰의 일부 기능을 사용하는 나 정도도 내 또래에선 꽤나 앞서간다고 평가해주는 편인데(ㅠ.,ㅠ 왜 말하면서도 슬퍼지는지 원;;), '요즘 사람들' 기준으로 보면 TV광고에서 스마트TV니, LTE니, WARP니 하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통 무슨 영문인지 몰라 괜히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울 엄마나 나나 오십보백보가 아닐지. 지조 있게 아날로그 세상을 신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디지털 세상에서 현명하게 잘 따라가는 것도 아니면서 얼치기로 투덜투덜 어영부영 살아가려니 더욱 벅찬가 싶어 짜증이 난다. 맨날 똑같은 걸 물어보는 궁금증 많은 노친네한테, 조단조단 상냥하게 설명하기보다는 "뭔지 못알아먹겠다 싶은 광고는 엄마한테 팔 물건이 아니라는 뜻이야! 그러니깐 몰라도 돼!"라고 윽박지르는 이유도 결국엔 나도 잘 모른다고 말하기 싫은 건가.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