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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일기 2011. 6. 27. 00:11

사흘째 032 지역번호로 시작되는 전화가 휴대폰으로 계속 걸려왔다. 이상하게도 받으면 곧장 뚜뚜뚜 거리며 끊어져, 새로운 신종 스팸형 전화피싱인가보다고 짐작했다. 궁금해서 이쪽에서 전화를 걸면 요금이 엄청 나온다든지 하는. 그간은 계속 번호가 달라지는 것 같더니 오늘은 줄곧 같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조금 전엔 급기야 네 통화째 같은 번호로 전화가 울리다 받자마자 끊어지니 정말 짜증이 머리 꼭대기까지 치받았다. 대체 이유가 뭔지 따져보려고 내쪽에서 유선으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기도 했다. 혹시 10초에 몇천원씩 부과된다는 전화피싱이면 확 끊고 신고하려고. 그러나 이번엔 그쪽에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화피싱이 틀림없다고 확신한 나는 얼른 휴대폰 스팸차단 서비스에 접속해 그간 걸려온 032 번호를 죄다 등록했다. 그러고선 안심하려는 찰나, 곧이어 휴대폰 문자가 날아왔다.
<엄마 공중전화로 전화할테니깐 받아>라고. -_-;;
나는 얼른 배려랍시고 답장을 보냈다. <문자 잘못보내신듯 저는 자식이없습니다만;;>.

그러나 저쪽에서는 계속해서 진짜 자기 엄마가 화가 나서 자식을 부인한다고 여기는 듯 032-814-**** 번호로 또 다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우웩~~!! 스팸번호로 등록했는데 어떻게 전화가 오는 거냐??? 차라리 통화가 돼서 오해를 풀어줄 수나 있으면 좋으련만 받기만 하면 끊어지니 원 어쩌란 말인지. ㅠ.ㅠ 전화는 내가 "여보세요"라고 하는 사이에 곧장 끊어지기도 하고, 저쪽에서 "아~"하는 남자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에 끊기기도 했다. 
 

전전긍긍하며 황당사건으로 포스팅이나 해야겠다고 문자를 캡쳐하고 있으려니 방금 전엔 또 다른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엔 통화에 성공. 저쪽에선 대뜸 앳된 남자 목소리가 내게 "엄마!" 했다. @.,@
나도 모르게 "누구세요?"라고 대화를 시도한 순간, 아... 3%밖에 남지 않았던 배터리 탓에 전화는 다시 끊어지고 말았다. 젠장!!

전화 꺼진 사이에 또 한번 전화가 걸려왔음을 알리는 문자를 보며, 내쪽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 오해를 풀어주어야 하나 어쩌나 고민하는 중이다. 밤도 늦었는데;;;  대체 어떤 사연일까. 살다 보니 참 별일도 다 있다 싶으면서, 또 전화올까봐 내심 걱정스럽다. 아는 사람한테도 전화 잘 못하는 인간이 모르는 번호로 모르는 사람한테, 저 댁의 엄마 아니거든요, 라면서 순전히 오해를 풀어줄 요량으로 전화를 거는 건 더욱 못할 노릇이고... 흑..

누군지 모르지만 저는 정말로 당신의 엄마가 아니랍니다. 저는 맹세코 숨겨놓거나 버린 자식 같은 건 없는 사람이라구욧!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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