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림노래

투덜일기 2011. 6. 9. 15:39

욕심 많은 사람이 푸념이 많다는 글귀를 어디선가 보았다. 하나마나한 빤한 수다로 푸념을 도배해놓은 이 공간은 그러니까 소탈한 척 무심한 척 하는 겉포장을 뚫고 꾸역꾸역 밀려나오는 내 욕심의 증거로구나 생각하니 얼굴이 뜨거웠다. 지루한 돌림노래처럼, 몇년째 같은 시기에 같은 주인공이 거의 같은 넋두리를 늘어놓고 있음을 깨닫고 보니 대체 왜 쓰나 싶은 맘도 들었던 차에 더욱 자판 두들기는 손이 무안했다. 비록 공개된 곳이긴 해도 냄새나는 배설의 장이니 지나는 이들은 눈치껏 알아서 피해주겠거니 여겼으나, 아무 때나 울려대는 전화처럼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나의 푸념도 일종의 폭력일 수 있음을 느낀다. 
 
어렸을 때 돌림노래를 부르다보면 늘 나는 지조없이 다른 사람의 노래를 따라 부르다 틀린 걸 알고 슬며시 입을 다물었던 것 같다.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귀를 막고 홀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 한 말이다. 틀리지 않겠다고 귀를 막고 목청 높여 돌림노래를 부르다 문득 민망해져 귀에서 손을 뗀 순간, 저도모르게 옆사람 노래를 따라가다 아차 싶어 입을 다무는 적이 많았다. 지금이 딱 그런 순간인 것 같다. 지루한 돌림노래를 불러재끼다 가사를 놓치고 어물어물 입술을 깨무는 시기. 그래봤자 또 금방 시작되겠지.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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