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뭔지..

투덜일기 2010. 10. 16. 21:03

실로 몇달만에 왕비마마 모시고 집앞 개천 산책로엘 나갔는데, 여러가지가 달라져 있었다. 예전에도 있긴 했지만 운동기구들이 군데군데 좀 더 많아졌고,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 구분이 좀 더 확연해졌으며, 자전거 무인대여기계도 십수개나 주르륵 놓여 있더라. 하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운 건 개천옆 교각마다 매달려 있는 모네의 그림들. -_-; 이걸 어떻게 봐야하는 건지... 그림은 반드시 미술관에서 경건한 분위기로만 감상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속으로 예술이 들어올수록 대중과 더 가까워질 수 있으니까.  나중에 집이 더 넓어지고 색감만 잘 살려낸 그림을 만나기만 한다면, 복제본 그림을 사서 집안에 걸 용의도 있다. 하지만 개천 옆 교각에 붙어 있는 모네의 그림 복제품들을 보노라니, 어쩐지 슬퍼졌다.
사람들의 손을 탈까봐 그랬겠지만 그림들은 지나치게 높거나 멀리 달려 있어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그냥 아, 저기 그림이 걸려 있구나 하는 정도면 목적 달성이란 얘긴가? 물론 그림 근처에 친절한 그림 설명 안내판이 달려 있긴 했지만, 그림 설명만 읽을 거면 차라리 화집을 읽는 게 나을텐데... 과연 이 그림들은 비바람과 습기와 햇빛에 얼마나 오래 제 모습을 지킬 수 있을까. 도대체 처음 이런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과연 무슨 생각이었을까? 주민들은 음습한 교각 아래를 색다르게 활용할 수 있어 다들 좋게만 여기고 있을까?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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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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