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집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가 재활용품 내다 놓으러 방금 나갔더니만 아래층 곰돌이가 돌아와 있었다! 역시나 개집이 계속 그대로 있더라니! 현관문을 열고 나서는데 어디선가 낮게 "으르릉..." 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설마 하며 개집 있는 곳을 쳐다봤더니만 개가 줄에 묶여 있었다. 다행이도 전처럼 마구 짖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온종일 내가 몰랐겠지!

따져보니 근 두달 만이다. 그동안 대체 어디에 가 있던 걸까 궁금증이 몰려들면서 혹시 키드님네 장금이처럼 강아지 훈련소엘 다녀온 건 아닐까도 생각해봤는데, 다달이 거금이 든다는 걸로 봐선 또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조카네 개도 계속 대소변 문제로 사고를 치면 훈련소에 보내보라고 조언은 하겠지만 비용이 많이 들면 식구들한테 핀잔만 들을 것 같아서 고민이 앞서기 때문이다.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도 아니고 집밖에 내놓고 막 기르는 잡종견에게도 아래층 식구들이 과연 그런 거금을 들였을까 싶긴 하다. 물론 순전히 내 편견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아래층 개가 으르렁 소리를 내자마자 1층 아저씨가 얼른 현관문을 열고 나온 걸로 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의미고,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종일 동네는 조용했다. 그리고 내가 재활용품을 내다놓고 돌아올 때도 살금살금 내가 발소리를 줄이긴 했어도 녀석이 또한 번 낮게 "으르릉..." 소리만 냈을 뿐 짖지는 않았다. 어휴... 어쩐지 살얼음판을 다시 딛는 기분이라 불안하다. 과연 이 동네의 평화는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제발이지 아래층 개가 철들어서 돌아온 것이기를!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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