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에 갈 일이 있었다.
약속시간보다 딱 1시간 10분(과거 경험으로 나름 예상한 시간이었다) 먼저 집을 나서며 약속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하겠군 싶었다. 퇴근시간을 교묘히 피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헌데 오산이었다.
늘 가던 대로 내부순환도로 - 강북강변도로 - 반포대교 - 반포로로 이어지는 길을 택할 작정이었는데
강변도로가 주차장이었다. 반포대교까지 전광판에 뜬 예상시간(지체 돼서 28분)대로라면 10분쯤 되레 지각을 하게 생긴 반면 한강 건너 올림픽 대로를 보니 거긴 그나마 좀 차가 움직이는 추세였다.

그야말로 삽질의 시작.
강을 건너 여의도에서 올림픽대로로 접어들려고 했지만, 노들길 진입로로 얌체 끼어들기를 하려던 걸 실패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요리조리 인간 내비게이션으로 머리를 최대한 굴려 이리저리 차를 돌려봤지만 결국엔 미친듯이 막히는 남부순환도로에서 약속시간을 맞고 말았다. +_+ (대체 얼마나 돌아간 것이냐!)
하필 약속시간보다 더 일찍 도착했던 친구를 50분이나 기다리게 한 끝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자책을 했는지 모른다. 그냥 가던 대로 갔으면 10분 지각할 길을 휘발유 없애가며 돌고돌아 (안막히는 길로 돌아가는 게 낫다고 착각했는데, 5시반 전후로 서울시내에 안 막히는 길이 어디 있다고!) 조바심에 자꾸 차선바꾸느라 욕이란 욕은 죄다 먹어가며 뭐하는 짓이었는지.

늦은 밤이라 30분만에 주파한 귀가길로도 도저히 만회가 되지 않는 오늘 삽질의 교훈은 이렇다.
잠깐잠깐 더워도 러시아워땐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게 좋겠다. (하지만 오늘은 너무 더웠다고! ㅠ.ㅠ)
이왕 차를 몰고 나섰으면 그냥 아는 길로나 가라. 내비게이션도 없이 방향감각만 믿고 모르는 길 개척하지 말고. (아니 그냥 뒷북으로라도 내비게이션을 살까? -_-;;)
약속시간에 딱 맞춰서 가려고 꼼지락거리는 버릇을 없애자. 좀 일찍가서 기다리면 어떠리. 
진짜로 명심해라. 오늘 보니 니 방향감각은 별로 훌륭하지 않다. -_-;;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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