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트자마자 새들이 울어댄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는 까치소리 뿐, 나머지는 어느 새의 울음인지 하나도 알 수가 없는데 몇년 만에 몹시 우거지게 자라 내 방 쪽 베란다까지 가지를 뻗은 옆집 벚나무에는 신기할 정도로 여러 종류의 새가 날아든다. 참새인가 싶었다가 배가 훨씬 하얗고 줄무늬가 뚜렷한 데다 포르르 포르르 울어대는 목소리가 훨씬 예뻐 몹시 궁금해 조류도감을 찾아본 결과 '곤줄박이'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린 새부터, 회색 딱다구리가 아닐까 홀로 상상하게 만드는 제법 큰 녀석까지, 모습을 드러낸 놈도 있고 그저 소리만 들려준 놈들도 있는데, 암튼 이상하게도 이 동네엔 새가 많이 날아든다.
나 역시 조류로 분류한다면 올빼미과에 속하는 처지인지라,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을 참 싫어하는데 동이 트자마자 앞다투어 날아다니며 울어대는 새들을 보노라면 그 말이 맞는가 싶긴 하다. 벌레를 잡아먹을 요량이 아니라면 걔네들이 새벽부터 왜 그리 바쁘고 시끄럽게 날아다니겠나. 올핸 아무 방비 없이 지나온 탓에 앵두나무에도 무궁화에도 군데군데 입이 말려 있는 걸 보면 이름 모를 곤충의 애벌레들이 제멋대로 터를 잡은 모양이던데, 유독 우리 마당에 새들이 붐비는 건 그 벌레들을 잡아먹기 위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설마 단체로 아침운동을 하는 건 아닐 테고.
다섯시 무렵부터 시끄럽게 울어대던 여러 종류의 새들은 이제 배를 다 채웠는지 어디론가 날아가 사위가 다시 조용해졌다. 조금 있으면 또 인간들이 내는 소음으로 앞마당과 골목이 시끄러울 차례다. 세상의 생명이라면 누구나 다 누리는 새벽이건만, 새벽 시간은 유독 나 혼자만의 소유인 것 같아 새벽의 청명함이 사라지며 아침이 찾아오면 괜히 손해보는 느낌이다. 이제 내 시간은 끝이 났구나, 하는 느낌. 나만의 새벽은 끝났으니 이제 나를 공유해야하는 시간이라 작업의 능률도 뚝뚝 떨어지는 모양이다. 나만의 시간을 이어가려면 어서 잠을 청하는 수밖에 없다. 그만 자야겠다.
나 역시 조류로 분류한다면 올빼미과에 속하는 처지인지라,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을 참 싫어하는데 동이 트자마자 앞다투어 날아다니며 울어대는 새들을 보노라면 그 말이 맞는가 싶긴 하다. 벌레를 잡아먹을 요량이 아니라면 걔네들이 새벽부터 왜 그리 바쁘고 시끄럽게 날아다니겠나. 올핸 아무 방비 없이 지나온 탓에 앵두나무에도 무궁화에도 군데군데 입이 말려 있는 걸 보면 이름 모를 곤충의 애벌레들이 제멋대로 터를 잡은 모양이던데, 유독 우리 마당에 새들이 붐비는 건 그 벌레들을 잡아먹기 위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설마 단체로 아침운동을 하는 건 아닐 테고.
다섯시 무렵부터 시끄럽게 울어대던 여러 종류의 새들은 이제 배를 다 채웠는지 어디론가 날아가 사위가 다시 조용해졌다. 조금 있으면 또 인간들이 내는 소음으로 앞마당과 골목이 시끄러울 차례다. 세상의 생명이라면 누구나 다 누리는 새벽이건만, 새벽 시간은 유독 나 혼자만의 소유인 것 같아 새벽의 청명함이 사라지며 아침이 찾아오면 괜히 손해보는 느낌이다. 이제 내 시간은 끝이 났구나, 하는 느낌. 나만의 새벽은 끝났으니 이제 나를 공유해야하는 시간이라 작업의 능률도 뚝뚝 떨어지는 모양이다. 나만의 시간을 이어가려면 어서 잠을 청하는 수밖에 없다. 그만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