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그대로 시궁창에 빠진 건 아니지만 빠진 거나 다름 없다.
조금 전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조카 배웅하러 버스정류장에 나가 버스를 기다리며 둘이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미친듯이 달려오던 작은 트럭 하나가 도로에 고여 있던 구정물을 나에게 끼얹고는 그대로 달아났다. ㅠ.ㅠ
비오는 날 인도로 물 튀기는 자동차야 가끔 있는 법이라 대강은 예상하고 우산으로 가로막은 적 있지만
우산을 내려 가릴 사이도 없이 빠른 속도로 달려와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궁창물을 끼얹고 가는 차는 살다살다 처음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온몸으로 구정물을 막는 바람에 정민공주는 무사했다는 것 하나.
너무 놀라고 기막혀서 꺅 비명만 내질렀을 뿐, 빌어먹을 트럭의 번호판을 확인할 겨를도 없었다. 놈이 속도를 늦췄더라도 안경까지 구정물로 뿌얘졌으니 제대로 분간이나 할 수 있었을지 어쩔지 모르겠지만, 비오는 날 행인에게 물 튀기는 건 엄연히 범법행위인데 현행범으로 잡지 못한 게 죽도록 안타깝다! 바로 횡단보도 앞이라 운이 좋았더라면 신호등에 걸린 놈의 앞길을 막아서서 사과와 함께 세탁비를 받아낼 수 있었을 텐데! (실제로 십수년 전 장마철에 회사 동료들과 점심먹으러 가다 지나가는 차가 튀긴 흙탕물 뒤집어 쓰고 세탁비 받은 적 있다)
머리칼에서 구정물이 뚝뚝 떨어지고, 웃도리 아랫도리 할 것 없이 흠씬 젖어 신발 속에도 물이 찔꺽거리는데,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고 기가 막혀서 길바닥에 선 것도 잊은 채 막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래도 의연한 척 조카를 버스에 태워 보낸 다음 징징거리며 집에 올라오자마자 빡빡 씻었는데도 어쩐지 온 세상의 더러움과 먼지와 병균이 고여있었을 것 같은 도로의 시궁창물 때문에 조만간 피부라도 부풀어오를 것 같은 불쾌감이 사라지질 않는다.
시궁창에 빠졌다가 기어나온 것 같은 행색의 옷은 세탁기에 돌리는 중이고, 운동화도 빨아 엎어놓았는데 생각은 자꾸만 그 소형트럭으로 향한다. 알고 튀겼든 모르고 튀겼든, 비오는 날 버스정류장 앞을 전속력으로 지나가는 만행을 저지른 그 놈에게 저주 있으라! 앞으로 오만년간 하는 일마다 재수 없을지어다! 다음번 장대비 오는 날 똑같이 시궁창물에 빠질 지어다! ㅠ.ㅠ 그래도 마음이 안풀린다.....
조금 전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조카 배웅하러 버스정류장에 나가 버스를 기다리며 둘이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미친듯이 달려오던 작은 트럭 하나가 도로에 고여 있던 구정물을 나에게 끼얹고는 그대로 달아났다. ㅠ.ㅠ
비오는 날 인도로 물 튀기는 자동차야 가끔 있는 법이라 대강은 예상하고 우산으로 가로막은 적 있지만
우산을 내려 가릴 사이도 없이 빠른 속도로 달려와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궁창물을 끼얹고 가는 차는 살다살다 처음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온몸으로 구정물을 막는 바람에 정민공주는 무사했다는 것 하나.
너무 놀라고 기막혀서 꺅 비명만 내질렀을 뿐, 빌어먹을 트럭의 번호판을 확인할 겨를도 없었다. 놈이 속도를 늦췄더라도 안경까지 구정물로 뿌얘졌으니 제대로 분간이나 할 수 있었을지 어쩔지 모르겠지만, 비오는 날 행인에게 물 튀기는 건 엄연히 범법행위인데 현행범으로 잡지 못한 게 죽도록 안타깝다! 바로 횡단보도 앞이라 운이 좋았더라면 신호등에 걸린 놈의 앞길을 막아서서 사과와 함께 세탁비를 받아낼 수 있었을 텐데! (실제로 십수년 전 장마철에 회사 동료들과 점심먹으러 가다 지나가는 차가 튀긴 흙탕물 뒤집어 쓰고 세탁비 받은 적 있다)
머리칼에서 구정물이 뚝뚝 떨어지고, 웃도리 아랫도리 할 것 없이 흠씬 젖어 신발 속에도 물이 찔꺽거리는데,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고 기가 막혀서 길바닥에 선 것도 잊은 채 막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래도 의연한 척 조카를 버스에 태워 보낸 다음 징징거리며 집에 올라오자마자 빡빡 씻었는데도 어쩐지 온 세상의 더러움과 먼지와 병균이 고여있었을 것 같은 도로의 시궁창물 때문에 조만간 피부라도 부풀어오를 것 같은 불쾌감이 사라지질 않는다.
시궁창에 빠졌다가 기어나온 것 같은 행색의 옷은 세탁기에 돌리는 중이고, 운동화도 빨아 엎어놓았는데 생각은 자꾸만 그 소형트럭으로 향한다. 알고 튀겼든 모르고 튀겼든, 비오는 날 버스정류장 앞을 전속력으로 지나가는 만행을 저지른 그 놈에게 저주 있으라! 앞으로 오만년간 하는 일마다 재수 없을지어다! 다음번 장대비 오는 날 똑같이 시궁창물에 빠질 지어다! ㅠ.ㅠ 그래도 마음이 안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