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왔다

투덜일기 2010. 5. 7. 20:33

거의 1년만인 지난 일요일에 또 병원 들어갔다가 오늘 나왔다. 나 말고 왕비마마 때문에. ^^;
이번 입원은 여러모로 놀라웠다.
수술공포에 사로잡힌 왕비마마의 변덕에다 병원과 의사의 삽질까지 더해져 수술일정이 연기되질 않나, 입원예정일엔 아예 수술을 취소했다가 또 다시 날짜가 당겨 잡히질 않나... 지난 일요일에 병원들어가기 직전까지도 통 앞일을 알 수가 없더니만, 바로 다음날 수술, 그리고 5일만에 전격 퇴원, 역사상 최단기간에 간병무수리 생활을 벗어날 수 있었다.

기간이 짧으니 그간 쌓인 피로도 덜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간밤에 특히 잠을 설치는 바람에 집에 돌아오자마자 대충 짐정리 해놓고는 단잠에 빠졌다. 원래도 잠자기를 즐기지만 내방에 편히 누워 따뜻하게 자는 잠이 어찌나 달콤하던지 깨어나고 싶지가 않을 정도였다. 집 나가면 고생이고 역시나 집이 최고다 싶긴 해도, 집에 돌아온다고 무수리가 해야할 일이야 사라지는 건 아니어서 묵지근한 몸을 일으켜 왕비마마의 저녁 진지를 챙기며 맥이 또 빠졌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 블로그질을 시작하니 비로소 정말 집에 왔다는 푸근한 느낌이 든다. 꼼꼼히는 못읽었지만 대강 이웃 블로그도 한바퀴 돌아보니 나머지공부라도 해서 따라잡아야 할 분량이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나의 부재가 짧았다는 의미다. 

암튼 무사히 집에 왔다. 기쁘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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