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투덜일기 2010. 4. 15. 16:12
내가 날을 잘못잡은 탓이 가장 크고, 일본엔 어딜 가나 벚나무가 지천으로 심어져 있을 줄 알았던 내 착각도 일조를 했지만, 아무튼 이번 여행의 목표 가운데 하나였던 일본 사쿠라 구경은 무위로 돌아갔다. 일본 벚꽃명소 100선에 든다는 성에도 가봤지만 벚나무는 그리 많지 않았고, 그나마도 비에 절반은 꽃이 떨어져 있었으니 내심 얼마나 낙담이 되던지.

그에 반해 일본으로 떠나던 날, 막 따뜻해지기 시작했던 날씨에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던 집앞 벚나무(엄밀히 우리 마당으로 가지를 늘어뜨린 옆집 벚나무)는 돌아와 보니 완전 만개해 있었다. 열심히 파랑새를 찾으러 떠나 헤매 다니다가 돌아오니 파랑새가 집에 있었음을 깨달은 치르치르와 미치르도 아니고, 이게 뭔가 싶어 헛웃음이 나왔다. 결국 벚꽃놀이는 집에서 하는 게 최고라는 얘긴가? ㅎㅎ 꽃샘추위라고는 해도 창밖을 내다보니 벌들이 열심히 꽃가지를 흔들며 바삐 날아다니고 있다. 봄날씨는 원래 변덕스러운 거라지만 4월 중순에 이렇게 반칙 쓰듯 겨울놀이하지 말고, 제대로 봄이 오면 참 좋겠다.

집앞 벚꽃 - 나가기 귀찮아서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을 줌으로 당겼더니 이렇다 -_-;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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