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관련해서 특별히 신경쓰는 것도 없고 운동과는 담 쌓은 인간이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자랑으로 삼았던 것 하나는 고3 이후 체중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명절 연휴에 옴팡지게 많이 먹어 2킬로그램쯤 늘어났다가도 좀 지나면 원래 체중으로 되돌아왔고, 여름보다는 아무래도 겨울에 좀 더 토실토실 살집이 붙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봤자 그러려니 할 정도였다. 마찬가지로 살이 좀 내리는 일이 있어도 당연히 조금 지나면 어려움 없이 복구되었다. 10년, 15년이나 지나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는 옷을 아직도 안 버리고 갖고 있다가(헤져야 버리지!) 가끔 입을 수 있는 이유도 크게 몸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라 내심 뿌듯해 했었는데, 올 겨울은 좀 다르다.
딱 요가를 하면서부터 체중이 늘어나는 걸 느꼈는데, 그땐 당연히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몸이 체지방을 축적중이겠거니 했었고 20년 넘게 초과해본 적 없는 몸무게의 마지노선을 넘어서 계속 숫자가 올라가는 걸 보고서도 요가 때문에 근육량이 늘어나나 보다 여겼다. 특별히 먹는 양이 늘어나거나 위가 늘어나도록 과식을 거듭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나도 안하고 만날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그나마 일주일에 세번은 꼬박 외출도 하고 운동도 하니 살이 빠져야 하겠지만 오히려 계속 체중이 느는 건, 요가가 워낙 에너지 소모량이 적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만날 왕비마마 체중만 확인했지 정작 본인 체중은 한 열흘 무심히 살았는데, 오늘 마침 사우나에 간 김에 확인해 보니 불과 두어달 전보다 무려 4.5kg이 많아졌다. +_+ 20대 후반 직딩 시절, 매일 오후 4시가 되면 사다리를 타서 간식을 사다 먹고, 그것도 모자라 하루가 멀다하고 회식하고 3차까지 술과 안주에 쩔어 살 때의 사진을 보면 정말 턱이 두개이고 뺨이 터질 것 같았지만, 그 때 최고치를 기록했던 몸무게도 평균치에서 기껏해야 2.5kg정도 초과한 정도였는데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하기야 지난 연말모임에서 본 친구가 나를 보자마자 외치긴 했다. "언니! 왜 이렇게 똥그래져서 나타났어?!" 나는 그게 내 머리모양과 얼굴살을 뭉뚱그려 말하는 것이라고 내 맘대로 해석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고 있다. 평소에 몸무게가 고무줄처럼 왔다갔다 하는 이들이야 4, 5kg쯤 에게게... 코웃음칠 수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성년 이후 20년 넘게 큰 변화가 없던 몸무게가 서서히 요동을 치기 시작하는 이유가 뭘까 겁이 다 더럭 날 정도다.
이런 것도 유전인가? +_+ 울 왕비마마는 처녀시절 워낙 깡 말라서 별명이 <와리바시>였고 아이 셋을 다 낳고 난 뒤에도 원래 몸무게인 45kg으로 되돌아갔다고 했다. 그러다가 직장생활을 관두고 전업주부가 되자 조금씩 체중이 늘었고 4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는 팍팍 몸이 불어 금세 60kg을 넘어섰다. 내가 중학생 때였나, 동네 양장점에서 맞춘 실크원피스를 입어보며 몸이 불어 안 예쁘다고 속상해 하던 엄마의 몸무게가 57kg였던 걸 기억한다. 동네 목욕탕 저울에 올라간 엄마 몸무게가 어느새 나랑 무려 20kg이나 차이 난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적이었다. 57kg도 버거워했던 왕비마마는 노년에 접어들어 70kg도 우스운 정도다. 65kg까지만 빼면 당뇨약은 안 먹어도 될 거라며 아무리 쥐어짜도 살이 빠지기는커녕, 왕비마마는 내가 조금만 감시(?)를 게을리 하면 일주일 만에도 2, 3kg이 확 늘어난다. 그건 순전히 고열량 간식 때문이니 이유가 확실한데, 간식도 즐기지 않는 나는 대체 왜???
자꾸만 모든 화살은 중년이라는 나의 나이로 귀결되는 듯해 서글프다. 왕비마마는 그나마 옛날 분치고 키나 크시지, 난쟁이 똥자루만한 키로 마냥 옆으로 늘어나 데굴데굴 굴러다닐 듯한 노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면 숨이 탁 막힌다! 절대 그렇게 되진 않겠어, 라고 전의를 불태우며 왕비마마 전용으로 사다놓은 실내용 자전거에 올라 씨근덕거리고 있으려니 어찌나 한심스러운지 화가 치밀었다. 늙기도 설워라커든 몸은 왜 변하고 지랄! 차라리 어디까지 가나 두고보자며 확 밤참을 두 배로 먹어버릴까 별별생각이 다 들더라. 가능하다면 최대한 건강하게 몸에도 큰 변화 없이, 지금 마음에 꼭 드는 옷 몇벌은 50대 60대가 되어서도 한번씩 입어주며 나는 몸도 마음도 젊게 사노라고 큰소리치는 것이 꿈이건만 내 머리와 몸은 아직 중년에도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있다.
딱 요가를 하면서부터 체중이 늘어나는 걸 느꼈는데, 그땐 당연히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몸이 체지방을 축적중이겠거니 했었고 20년 넘게 초과해본 적 없는 몸무게의 마지노선을 넘어서 계속 숫자가 올라가는 걸 보고서도 요가 때문에 근육량이 늘어나나 보다 여겼다. 특별히 먹는 양이 늘어나거나 위가 늘어나도록 과식을 거듭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나도 안하고 만날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그나마 일주일에 세번은 꼬박 외출도 하고 운동도 하니 살이 빠져야 하겠지만 오히려 계속 체중이 느는 건, 요가가 워낙 에너지 소모량이 적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만날 왕비마마 체중만 확인했지 정작 본인 체중은 한 열흘 무심히 살았는데, 오늘 마침 사우나에 간 김에 확인해 보니 불과 두어달 전보다 무려 4.5kg이 많아졌다. +_+ 20대 후반 직딩 시절, 매일 오후 4시가 되면 사다리를 타서 간식을 사다 먹고, 그것도 모자라 하루가 멀다하고 회식하고 3차까지 술과 안주에 쩔어 살 때의 사진을 보면 정말 턱이 두개이고 뺨이 터질 것 같았지만, 그 때 최고치를 기록했던 몸무게도 평균치에서 기껏해야 2.5kg정도 초과한 정도였는데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하기야 지난 연말모임에서 본 친구가 나를 보자마자 외치긴 했다. "언니! 왜 이렇게 똥그래져서 나타났어?!" 나는 그게 내 머리모양과 얼굴살을 뭉뚱그려 말하는 것이라고 내 맘대로 해석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고 있다. 평소에 몸무게가 고무줄처럼 왔다갔다 하는 이들이야 4, 5kg쯤 에게게... 코웃음칠 수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성년 이후 20년 넘게 큰 변화가 없던 몸무게가 서서히 요동을 치기 시작하는 이유가 뭘까 겁이 다 더럭 날 정도다.
이런 것도 유전인가? +_+ 울 왕비마마는 처녀시절 워낙 깡 말라서 별명이 <와리바시>였고 아이 셋을 다 낳고 난 뒤에도 원래 몸무게인 45kg으로 되돌아갔다고 했다. 그러다가 직장생활을 관두고 전업주부가 되자 조금씩 체중이 늘었고 4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는 팍팍 몸이 불어 금세 60kg을 넘어섰다. 내가 중학생 때였나, 동네 양장점에서 맞춘 실크원피스를 입어보며 몸이 불어 안 예쁘다고 속상해 하던 엄마의 몸무게가 57kg였던 걸 기억한다. 동네 목욕탕 저울에 올라간 엄마 몸무게가 어느새 나랑 무려 20kg이나 차이 난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적이었다. 57kg도 버거워했던 왕비마마는 노년에 접어들어 70kg도 우스운 정도다. 65kg까지만 빼면 당뇨약은 안 먹어도 될 거라며 아무리 쥐어짜도 살이 빠지기는커녕, 왕비마마는 내가 조금만 감시(?)를 게을리 하면 일주일 만에도 2, 3kg이 확 늘어난다. 그건 순전히 고열량 간식 때문이니 이유가 확실한데, 간식도 즐기지 않는 나는 대체 왜???
자꾸만 모든 화살은 중년이라는 나의 나이로 귀결되는 듯해 서글프다. 왕비마마는 그나마 옛날 분치고 키나 크시지, 난쟁이 똥자루만한 키로 마냥 옆으로 늘어나 데굴데굴 굴러다닐 듯한 노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면 숨이 탁 막힌다! 절대 그렇게 되진 않겠어, 라고 전의를 불태우며 왕비마마 전용으로 사다놓은 실내용 자전거에 올라 씨근덕거리고 있으려니 어찌나 한심스러운지 화가 치밀었다. 늙기도 설워라커든 몸은 왜 변하고 지랄! 차라리 어디까지 가나 두고보자며 확 밤참을 두 배로 먹어버릴까 별별생각이 다 들더라. 가능하다면 최대한 건강하게 몸에도 큰 변화 없이, 지금 마음에 꼭 드는 옷 몇벌은 50대 60대가 되어서도 한번씩 입어주며 나는 몸도 마음도 젊게 사노라고 큰소리치는 것이 꿈이건만 내 머리와 몸은 아직 중년에도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