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옥이 나왔다

투덜일기 2009. 10. 15. 16:42

일주일 만에 장을 보러 갔더니 그새 홍옥이 나왔다! 빨리 홍옥을 사다먹을 욕심에 장을 보는 내내 조바심이 났다. 나의 식탐은 성격이 좀 오묘해서 고기와 생선류를 비롯한 음식에는 그저 뭉뚱그려 막연하게 <먹고 싶다>는 열망을 품는 반면에 과일류는 종류를 <콕 찝어서> 먹어야한다는 열망이 타오른다.
며칠 전부터는 그렇게 귤이 먹고 싶었다. 거의 매일 사과를 먹고 있던 터라 특히 비타민이 부족할 리도 없는데, 옛날처럼 한 박스 집에 쟁여놓고 손바닥 노래지도록 마냥 귤을 까먹고픈 욕망에 사로잡혔던 것. 요즘에 나오는 귤은 조생귤이라고 해서 껍질도 말랑말랑 좀 잘 까지겠나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장보러 가서 귤을 사와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과일가게에 홍옥이 쌓여있는 걸 본 나는 광분해서 홍옥부터 잔뜩 담으라고 하고는 그래도 못내 아쉬워 귤도 한 보따리 사왔다. 모녀가 둘다 식탐도 많고 영양따져 골고루 먹어야하는 왕비마마 덕분에 우리집 엥겔계수가 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대충 일주일치 과일값이 일주일치 식료품 금액의 4분의 1이다. 어휴... <잘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더라>며 먹는 것에는 절대 아끼는 법이 없는 나도, 카드로 결제하는 마트 비용은 그러려니 하는데 과일값을 현금으로 내려면 약간 손이 떨린다. 좀 전에 산 생선이며 채소 같은 반찬 가격과 대비하면 확실히 과일 값이 비싼 것 같아서...
하지만 집에 돌아와 얼른 홍옥을 씻어 와그작 깨물어 먹으니, 바로 이맛이다!
바야흐로 홍옥의 계절. 얼른 다 먹고 담주에 장보러 가면 또 사올 테닷!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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