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물 한 번만 주면 된다는 장담과 함께 선물받은 선인장도 죽이는 여자가 아무렴..
당연한 결과겠지만, 100일 넘게 나름대로 최대한 정성을 들여 키우던 마리안느가
확실히 죽어가고 있다.

메디컬 드라마나 병원 나오는 영화를 보면, 환자가 숨을 거두어도
의사가 공식적으로 사망선고를 하지 않으면 죽은 게 아니다.
화분 전문가도 아니면서, 나 역시 억지부리듯 죽어가고 있음이 분명한...
어쩌면 벌써 죽은 것인지도 모를 화분의 사망선고를 애써 미루고 있다.

그러면서 내가 그 녀석을 얼마나 정성스레 돌봤는지 여기저기 끄적인 글을 죄다
돌이켜 보니, 초등학교 시절 자연 시간에 강낭콩 키우며 쓴 관찰일기가 생각나
여기 모아놓기로 했다.

정말로 마리안느의 죽음을 인정하게 되는 날 너무 속상해지면,
이 글을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아보려는 알량한 생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싱싱하고 건강하던 녀석들의 처음 모습





잘하면 살아날 것도 같던 녀석들은 나날이 잎이 누렇게 변해갔고
누런 잎을 잘라주면서 모양새도 차츰 앙상해졌다.
이제 초록 부분은 거의 안남은 상태...

식물에도 생명이 있다면 그간 수없는 원망을 들었겠지만
이 녀석은 특히 떠나보내기가 안타깝다.
죽기 전까지 공기청정기 대신으로 이용해먹으려는 심산이긴 했어도
정말 이 정도면 최대한 정성을 들였던 거라 조금 억울하기도 하다.

뜻하지 않게 며칠 전에 생긴 포인세티아 화분 두 개랑 수경재배용 개운죽도
이파리 세 장 남은 아마존과 함께
과연 내 악의 포스 속에 얼마나 살아남을 것인지.. 흑흑..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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