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세상

삶꾸러미 2008. 11. 28. 16:37

인간관계의 6단계라나 뭐라나 해서,  여섯 단계만 건너면 세상사람들과 다 연결되어 있다는 인간관계망의 협소함을 토로하는 이론을 누구나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세상 살다보면 뜻밖의 곳에서 통성명을 하다 두어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일은 흔하고 특히 좁은 출판계에선 세 다리까지 건널 것도 없이 두번 정도만 관계를 건너뛰면 정보를 입수할 수가 있다.

그런데 또 한번 좁은 세상을 실감하는 일이 생겼다!
결혼이 늦어져(사실 크게 늦은 것도 아니건만) 우리 세째 고모의 애를 태우던 사촌동생 녀석이 결혼하려고
날을 잡았다는데 아 글쎄 그 아가씨가 나를 안단다. 내 사진도 봤단다. -_-;;
서로 대면한 적은 없어도 학연의 고리로 엮였으니 후배가 선배 이름 정도 아는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나는 그 사람을 모르는 상태에서 익히 나를 안다는 사촌동생의 신부감이 과연 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전해들었을지 궁금도 하고(부디 모두 칭찬이길! *.*), 다 늙어 공부하는 주제에 퍽이나 설레발을 치고 다닌 것 같아 괜히 <사돈댁>에 책 잡힐 빌미를 제공한 건 아닌지 돌연 뜨악해졌다.
학력이나 지식의 여부와 상관없이 집단이 커지면 말들이 많아지고 취향에 따라 파벌이 생기며, 좋은 이야기도 오래 입에 오르내리게 되면 변질되기 마련이 아니던가. 어딜 가나 쉽게 적을 만드는 유형은 아니지만 대학원에서 날 마뜩찮게 여긴 인간들도 분명 있었을 텐데! ^^

암튼 잘하면 사촌동생의 결혼식에서 대학원 후배들을 대거 만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재밌기도 하고 세상살이에 좀 더 신중하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세상 참 좁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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