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투덜일기 2008. 10. 22. 14:35
벽에 붙여둔 스케줄표를 확인하다 2008년이 두달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별안간 손이 벌벌 떨렸다.
두달.
달력은 그저 시간의 연속성 위에 그어놓은 눈금에 불과하며, 우주로 사고의 지평을 넓히면 수십억년 되는 지구의 세월도 찰나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을 환기시키려 해도 현실의 촘촘한 시간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인 나는 매번 허둥대며 해를 넘긴다.
이런 나에게 가을이 특별히 허허로운 건 가혹하게 해를 넘겨버리는 겨울이 혹독한 추위와 함께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저 스케줄 표에 몇개 더 원고를 표시하면 올해도 끝이라는 생각을 하니 어깻죽지에서 힘이 더 빠져나간다.
마무리되지 않은 일들을 핑계로 2007년 스케줄 표를 떼어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붙여둔 행위가 상징하듯 나는 다분히 과거지향적이며 시간의 흐름에 척척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지의 사건들보다는 꽤 아팠더라도 다 지나버린 과거의 흔적과 추억들이 더 소중하니 큰일.

내년엔 무슨 색깔로 스케줄 표를 만들어야 쳐다볼 때마다 기운이 쑥쑥 날지 원.
커피나 마셔야겠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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