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메뉴

식탐보고서 2008. 8. 25. 17:15

비알레띠 브리카가 생긴 뒤로는 정말로 매일 커피 만들어 마시는 재미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시절 소꿉장난을 별로 좋아하진 않은 것 같은데, 다 커서 그 묘미에 빠진 걸까.
퍽 귀찮은 과정이긴 해도 커피 한잔을 만들면 금세 온 집안에 향기로운 커피향이 가득해지니
후텁지근한 여름 습기와 불쾌지수를 잠시 잊는 데도 꽤 도움이 되었다.
물론 내가 아마추어 바리스타의 기분을 내며 흥미진진해 할 수 있는 건 겨우 한 잔까지. -_-;;
2인용(이라지만 에스프레소가 2잔 나온다는 뜻이기 때문에 보통은 한번 끓여서 커피 한 잔 만들 수 있다) 모카포트로 여러명이 마실 커피를 만들려면 매번 물을 담고 커피를 갈고 담고 쏟고 또 카푸치노 같은 경우 우유를 장만하는 과정이 더해져 총 2, 30분 걸리기 때문에 한 사람은 벌써 다 마셔가는 즈음에야 다음 커피가 배달된다.
다행히 아직은 2잔을 넘는 커피 주문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커피 만들다 약간 지치는 수준만 경험해 보았지만, 서너 잔을 줄줄이 만들어야 한다면 꽥~ 짜증을 부릴지도 모르겠다. ㅋ

째뜬 그간 순전히 블로그질을 위해 찍은 사진들을 모아 란다방 커피 메뉴를 소개한다. ;-P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에스프레소
비알레띠 브리카에 딸려온 컵의 눈금대로(선보다 5mm낮게) 물을 붓고 커피를 필터에 적당히 채워 끓이면 이런 에스프레소가 2잔 나온다.
가끔 정신이 확 깨고 싶을 때 설탕을 좀 타서 마시기는 하는데 아직 식도가 끈적해지는 느낌의 에스프레소의 진맛을 느끼지는 못하겠다. ^^
이렇게 추출된 에스프레소 두 잔을 모두 큰 잔에 붓고 끓인 물을 추가해 희석하여 '아메리카노'라고 부르며 마실 때가 더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카푸치노
우유를 1/3컵쯤 전자렌지에 데워서 거품기로 거품을 내야 하는데 처음엔 우유를 컵에 너무 많이 따라서 사방으로 막 튕기고 난리를 피웠다.
거품의 밀도가 중요하다는데, 난 뭐 그냥 적당히 거품을 내서 에스프레소를 담은 잔에 부은 뒤 마지막 거품을 스푼으로 떠 얹으면 부드럽고 맛있는 카푸치노가 되더군.
계피가루를 살짝 뿌려 마시면 내가 최고로 치는 콩다방 카푸치노가 부럽지 않다. 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아이스 아메리카노
얼음으로 잔을 가득 채운 뒤에 에스프레소 두잔을 넣어 쓱쓱 흔들면
이렇게 된다.
헉헉대며 선풍기와 에어컨 사이에서 고민하던 올 여름, 매일 이거 한 잔으로 잠깐이나마 행복을 맛볼 수 있었던 고마운 녀석.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아이스 카페라떼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우유를 조금 부으면 카페라떼가 된다. ^^*
원래 설탕은 잘 넣지 않으므로 시럽 따위는 없지만, 달달한 카페라떼를 원하는 이에겐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녹여 부어 만들면 됨.
오늘 오후에도 한 잔 마셨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커피 프라프치노?
개인적으로 별다방보다 콩다방을 많이 선호하지만 프라프치노는 역시 별다방 게 제일 맛있다고 인정하는 바인데, 까짓것 얼음 넣고 우유 넣고 드르륵 갈면 되겠지 싶어서 시도해 봤다.
커피와 우유의 양에 따라 색깔과 맛이 들쭉날쭉 매번 달라지며, 달달한 별다방 프라프치노 맛을 내려면 설탕을 '엄청'(최소한 세 스푼 이상) 넣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수확이랄까. 연유를 넣으면 맛이 더 부드러워진다. 하지만 먹는 기쁨에 수반되는 귀찮은 설거지 과정이 가장 복잡하기 때문에 웬만해선 안 먹고 만다! ㅋㅋ

아 참..
이 모든 커피 메뉴에 필요한 도구는 브리카와 그라인더, 카푸치노 만들 때만 필요한 거품기가 전부.
귀찮아서라도 거품기는 잘 안쓰게 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로운 커피 메뉴는 아마도 더는 생겨나지 않을 듯 싶다. ㅎㅎ
Posted by 입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