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부살이

투덜일기 2008. 6. 20. 20:16
더부살이 사흘째.
왕비마마의 척추 골시멘트 시술도 성공적으로 끝나고, 발목 깁스도 풀렀지만 아직 계단을 오르기는커녕
홀로 화장실 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수요일에 퇴원을 하고도 계단투성이 집으로 가지 못하고 동생네서 며칠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조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고모의 더부살이는 예상했던 대로 고되지만, 그래도 그 고됨은 병실 소파에서 쪽잠을 자거나 집과 병원을 오가느라 느꼈던 피로와는 또 다른 행복이 깃들어 있다.
일주일 계획으로 시작한 더부살이가 과연 며칠이나 이어질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엄마가 안정적으로 하루하루 거동이 좋아지고 있으니 다행이고, 생각만큼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할 짬을 내기가 어려워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되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아직은 길게만 느껴지는 하루가 모여, 일주일 또한 길기만 하다.

그래도 이렇게 지내다보면 곧 또 오후만 있어 짧게 느껴지는 올빼미의 하루를 되찾을 날도 오겠지.
이래저래 마의 6월이 후딱 가버리길 소망하고 있다.
Posted by 입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