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라니

투덜일기 2007. 12. 31. 16:13
겨우 하루 차이로 헌해와 새해를 나누는 건 아무래도 억울하지만
아무리 앙탈을 부려도 2008년은 몇 시간 있으면 시작될 것이다.
어차피 우주의 세월에 비하면 인간들의 1년 그까짓것 찰나에 불과하다고 위로는 해보지만
나이가 들수록 지난 1년은 정말로 찰나처럼 느껴져 허허로운 마음이 드는 걸 막을 도리가 없다.

벌써부터 사두었던 새 달력을 며칠 전부터 걸어놓은 걸 보면
마음의 준비는 해놓은 것 같기도 한데
연말모임에서 덕담과 함께  지인들이 일깨워준  나의 나이는  꽤나 어마어마하여 더럭 겁이 난다.
남들의 잣대로 나를 재단하지 말자고 다짐해도 시기적으로 한해를 정리해야하는 순간이 오면
은근히 주눅이 드는 걸 어쩌랴.

게다가 외형상으로 나의 2007년은 참 보잘것없었다.
표지갈이를 하거나 보급형으로 다시 나온 책을 빼고 순수한 신간 번역서는 겨우 두 권.
번역작업을 마친 건 5권.
핑계를 댈 수 있는 큰일을 치렀으니 나름 수긍은 가지만
'직업인'으로서 그다지 열심히 살지는 않았음은 확실하다.

그래도 '딸'로서 '고모'로서 '누나'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블로거'로서는 꽤나 아등바등 노력했다고 생각하며 자책만 하지는 않을 작정이다.
이만하면 잘 산 거지 뭐!

새해에도 돈벌이나 재테크 따위로 성공과 행복을 가늠하는 남들의 잣대에 휘둘리지 말고
'나'답게 소박하고 씩씩하게 자알 살아갈 수 있기를 빌면서 새해를 맞이해야겠다.

아 끝으로...(원래는 이 이야기를 하려고 글을 쓰려던 것이 변질되고 말았다)
이 공간에서 새로이 관계를 맺게 되어
알게 모르게 나에게 기쁨과 힘을 전해주신 여러 블로그 이웃분들께 깊이 감사한다.
인간관계란 참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잘 도모한 관계는 늘 내게 큰 재산이고 행복이다.
Posted by 입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