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할아버지 제사 때문에 집안에 힘쓸 일이 좀 있었다.
좁아터진 집에 최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하여 명절과 제사 때면 늘 하는 일인데,
TV 앞에 놓인 소파를 베란다쪽으로 옮겨 붙여놓고
베란다 앞쪽에 놓아둔 화분들을 대거 작은 방에 옮겨두어야 하며
안방에 늘 깔아두고 사는 엄마의 초대형 옥매트도 옷방으로 옮기는 것이다.
(지난 번 추석땐 이 과업 때문에 큰동생네가 아예 전날부터 와서 잤지만 이번 제사는 평일이라
어쩔 수 없이 두 모녀가 힘을 써야 했다.)
예전엔 내가 잠자는 사이에 이미 해결되어 있던 일까지 이젠 손수 도맡아서 해야하니
막강한 책임감 때문인지 전날부터 잠도 잘 오지 않았고
엄마는 엄마대로 일찍부터 깨어나 서성이며 큰걱정을 해댔다.
"저 무거운 화분을 니가 어떻게 다 옮기니..."라면서.
왕비마마는 몇년 전 당뇨병 후유증으로 급성신부전증까지 왔었기 때문에 말초신경이 일부 변형되어
소근육을 움직이는 섬세한 행동이나 힘을 쓰는 일은 못하신다.
하지만 또 내가 누군가.
깡다구와 악바리 정신 빼면 시체인 인간..(아.. 나도 예전엔 꽤 연약했더랬는데 ㅠ.ㅠ)
꽤 무겁긴 했어도 소파(사실 소파는 슬쩍 들어 밀면 되니까 그리 무겁지 않다)와 탁자와 화분들(제일 큰 화분은 그래도 엄마랑 둘이 들었음을 고백^^)들을 순식간에 척척 옮겨놓고는 청소에 돌입했었다.
제사가 끝나고 친척분들 먼저 다들 귀가하시고 나면
온종일 콩닥콩닥 뛰어다니며 제수준비하고 25명 식사 뒤치다꺼리에 힘쓰느라 뒷다리와 허리가 땡겨
쓰러지기 직전인 나와 올케들 대신 동생놈들이 방 정리와 힘쓰는 일을 도맡는다.
그런데 나보다 30킬로그램 가까이 더 나가는 막내가 화분들을 옮기며
이 무거운 것들을 어떻게 옮겼냐고 혀를 끌끌 차더니만 이내 중얼거렸다.
"하긴... 40대 아줌마들의 근력이 제일 세다더라." -_-;;
나도 그 뉴스를 보긴 했다.
여성은 힘쓸 일이 많은 40대 아줌마들의 팔 근력이 가장 세고
남성은 20대 청년들의 근력이 가장 세다고.
그러니까 30대에 접어든 동생놈들은 근력이 나날이 쇠약해지고 있는 반면에
40대에 접어든 나는 가사노동으로 단련되어 팔 힘이 점점 더 세진다는 얘기. ㅠ.ㅠ
사실, 정신없이 제사나 명절준비를 하다 바쁘면
순간적으로 괴력이 발휘되는 걸 느끼기는 한다.
묵직한 압력솥 같은 걸 간당간당하긴 해도 한 손으로 들어 번쩍 옮기며 다른 손으로는 다른 물건을
집는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원고 작업에 초인적인 가속도가 붙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발생하는 힘이라고
애써 위로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튼튼해진 내가 너무도 아줌마스러워서 가끔 서글프다.
과거의 나는 팔 힘이 없기로 유명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체력장을 할 때마다 매달리기 종목에선 늘 0초여서
제일 뒷번호의 거구였던 친구와 나란히 체육선생들한테 잔소리 깨나 듣곤 했었다.
"너는 몸도 가벼운 애가 왜 그렇게 참을성이 없고 힘을 못 쓰냐!"는 꾸지람을 많이 들었는데
나는 정말로 철봉에 매달려 최대한 기를 써도, 발 아래서 의자가 사라지면 순식간에 "뚝"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당연히 팔씨름을 해도 이기는 법이 없었고, 중고등학교 때 초등학생인 사촌동생들과 팔씨름을
해도 질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이제 매달리기를 하면 기록이 0초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물론 얼굴색 하나 안 변하면서 1분씩 거뜬히 매달리던 친구들과는 비교도 안되겠지만
최소한 5초 쯤은 매달릴 수 있지 않을까? ㅎㅎㅎ
가늘가늘한 여린 팔뚝보다는
마돈나처럼 근육질의 팔뚝이 더 멋져보이는 것이 나의 취향이긴 하지만
아직도 내 팔뚝에 크게 근육이 발달된 것 같지는 않다.
아줌마들이 그저 토실토실할 뿐 별다른 근육이 없는 팔뚝으로도 불끈불끈 힘을 잘 쓰는 건
순전히 필요에 의한 요령 습득 때문일 것이다.
왜소한 몸집으로도 피아노나 냉장고를 혼자서 거뜬히 짊어지고 옮기는 이삿짐 센터 전문요원들처럼;;
째뜬,
빼도박도 못하는 아줌마임을 여실히 실감하는 나날이다. ㅋ
좁아터진 집에 최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하여 명절과 제사 때면 늘 하는 일인데,
TV 앞에 놓인 소파를 베란다쪽으로 옮겨 붙여놓고
베란다 앞쪽에 놓아둔 화분들을 대거 작은 방에 옮겨두어야 하며
안방에 늘 깔아두고 사는 엄마의 초대형 옥매트도 옷방으로 옮기는 것이다.
(지난 번 추석땐 이 과업 때문에 큰동생네가 아예 전날부터 와서 잤지만 이번 제사는 평일이라
어쩔 수 없이 두 모녀가 힘을 써야 했다.)
예전엔 내가 잠자는 사이에 이미 해결되어 있던 일까지 이젠 손수 도맡아서 해야하니
막강한 책임감 때문인지 전날부터 잠도 잘 오지 않았고
엄마는 엄마대로 일찍부터 깨어나 서성이며 큰걱정을 해댔다.
"저 무거운 화분을 니가 어떻게 다 옮기니..."라면서.
왕비마마는 몇년 전 당뇨병 후유증으로 급성신부전증까지 왔었기 때문에 말초신경이 일부 변형되어
소근육을 움직이는 섬세한 행동이나 힘을 쓰는 일은 못하신다.
하지만 또 내가 누군가.
깡다구와 악바리 정신 빼면 시체인 인간..(아.. 나도 예전엔 꽤 연약했더랬는데 ㅠ.ㅠ)
꽤 무겁긴 했어도 소파(사실 소파는 슬쩍 들어 밀면 되니까 그리 무겁지 않다)와 탁자와 화분들(제일 큰 화분은 그래도 엄마랑 둘이 들었음을 고백^^)들을 순식간에 척척 옮겨놓고는 청소에 돌입했었다.
제사가 끝나고 친척분들 먼저 다들 귀가하시고 나면
온종일 콩닥콩닥 뛰어다니며 제수준비하고 25명 식사 뒤치다꺼리에 힘쓰느라 뒷다리와 허리가 땡겨
쓰러지기 직전인 나와 올케들 대신 동생놈들이 방 정리와 힘쓰는 일을 도맡는다.
그런데 나보다 30킬로그램 가까이 더 나가는 막내가 화분들을 옮기며
이 무거운 것들을 어떻게 옮겼냐고 혀를 끌끌 차더니만 이내 중얼거렸다.
"하긴... 40대 아줌마들의 근력이 제일 세다더라." -_-;;
나도 그 뉴스를 보긴 했다.
여성은 힘쓸 일이 많은 40대 아줌마들의 팔 근력이 가장 세고
남성은 20대 청년들의 근력이 가장 세다고.
그러니까 30대에 접어든 동생놈들은 근력이 나날이 쇠약해지고 있는 반면에
40대에 접어든 나는 가사노동으로 단련되어 팔 힘이 점점 더 세진다는 얘기. ㅠ.ㅠ
사실, 정신없이 제사나 명절준비를 하다 바쁘면
순간적으로 괴력이 발휘되는 걸 느끼기는 한다.
묵직한 압력솥 같은 걸 간당간당하긴 해도 한 손으로 들어 번쩍 옮기며 다른 손으로는 다른 물건을
집는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원고 작업에 초인적인 가속도가 붙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발생하는 힘이라고
애써 위로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튼튼해진 내가 너무도 아줌마스러워서 가끔 서글프다.
과거의 나는 팔 힘이 없기로 유명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체력장을 할 때마다 매달리기 종목에선 늘 0초여서
제일 뒷번호의 거구였던 친구와 나란히 체육선생들한테 잔소리 깨나 듣곤 했었다.
"너는 몸도 가벼운 애가 왜 그렇게 참을성이 없고 힘을 못 쓰냐!"는 꾸지람을 많이 들었는데
나는 정말로 철봉에 매달려 최대한 기를 써도, 발 아래서 의자가 사라지면 순식간에 "뚝"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당연히 팔씨름을 해도 이기는 법이 없었고, 중고등학교 때 초등학생인 사촌동생들과 팔씨름을
해도 질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이제 매달리기를 하면 기록이 0초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물론 얼굴색 하나 안 변하면서 1분씩 거뜬히 매달리던 친구들과는 비교도 안되겠지만
최소한 5초 쯤은 매달릴 수 있지 않을까? ㅎㅎㅎ
가늘가늘한 여린 팔뚝보다는
마돈나처럼 근육질의 팔뚝이 더 멋져보이는 것이 나의 취향이긴 하지만
아직도 내 팔뚝에 크게 근육이 발달된 것 같지는 않다.
아줌마들이 그저 토실토실할 뿐 별다른 근육이 없는 팔뚝으로도 불끈불끈 힘을 잘 쓰는 건
순전히 필요에 의한 요령 습득 때문일 것이다.
왜소한 몸집으로도 피아노나 냉장고를 혼자서 거뜬히 짊어지고 옮기는 이삿짐 센터 전문요원들처럼;;
째뜬,
빼도박도 못하는 아줌마임을 여실히 실감하는 나날이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