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조심스러운 문자 메시지로 다들 묻는다.
괜찮냐고...
잘 지내고 있느냐고...
당연히 괜찮치 않을 걸 짐작하면서도 염려하는 마음으로 묻는다는 걸 알기에
모녀는 괜찮다고 대답한다.
사실 괜찮기도 하고, 썩 잘 지내고 있다.
무력감 때문인지 자도자도 또 잠이 오긴 하지만
그래도 엄마 약 핑계로 끼니끼니 잘 챙겨먹고,
한달간의 공백 때문에 스토리가 좀 어리둥절하긴 하지만 낯익은 일일연속극도 쳐다보고,
어린 조카들의 재롱에 간혹 웃기도 한다.
내 경우, 머리와 마음이 텅 빈 것만 같던 시기가 지나고 슬슬 밀린 일 걱정도 되기 시작하며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끄적일 여유가 생긴 걸 보면 정말로 괜찮은 게다.
그런데...
나는 엄마와 내가 아빠 없이도 너무 괜찮고 잘 지내서 더 속상하고 슬프다.
오히려 중환자실 앞을 지킬 땐 허기도 모르겠더니 이젠 끼니 때가 지나면 어김없이 배가 고프고,
한달 이상씩 모두 연이어 늦어지게 생긴 원고마감에 신경이 쓰이고,
옆에 누가 있으면 좀체 깊이 잠들지 못하던 인간이 버젓이 엄마 옆 아빠 자리에 누워
쿨쿨 잠을 잔다.
엄마가 약기운을 빌어서라도 코를 골며 주무시는 게 너무도 감사한데, 동시에 또 그게 섭섭하다.
수시로 울컥 울음이 터져나오는 거야 당연한 것일 테고,
그 밖에 우리가 너무 괜찮고 잘 지내는 건 아빠에 대한 배신 같다.
이제 겨우 9일이 지났을 뿐이니 몹시 안괜찮아야 정상이지 않겠나.
아무튼
아버지가 우릴 배신하고 떠나셨듯
남은 우리들도 배신자 가족답게 꽤 괜찮게, 잘 지내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래서 더욱 슬플따름이다.
그리고
막연한 걱정뿐이지 아직 일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게 내 유일한 변명이다.
참 알량한 딸이다.
괜찮냐고...
잘 지내고 있느냐고...
당연히 괜찮치 않을 걸 짐작하면서도 염려하는 마음으로 묻는다는 걸 알기에
모녀는 괜찮다고 대답한다.
사실 괜찮기도 하고, 썩 잘 지내고 있다.
무력감 때문인지 자도자도 또 잠이 오긴 하지만
그래도 엄마 약 핑계로 끼니끼니 잘 챙겨먹고,
한달간의 공백 때문에 스토리가 좀 어리둥절하긴 하지만 낯익은 일일연속극도 쳐다보고,
어린 조카들의 재롱에 간혹 웃기도 한다.
내 경우, 머리와 마음이 텅 빈 것만 같던 시기가 지나고 슬슬 밀린 일 걱정도 되기 시작하며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끄적일 여유가 생긴 걸 보면 정말로 괜찮은 게다.
그런데...
나는 엄마와 내가 아빠 없이도 너무 괜찮고 잘 지내서 더 속상하고 슬프다.
오히려 중환자실 앞을 지킬 땐 허기도 모르겠더니 이젠 끼니 때가 지나면 어김없이 배가 고프고,
한달 이상씩 모두 연이어 늦어지게 생긴 원고마감에 신경이 쓰이고,
옆에 누가 있으면 좀체 깊이 잠들지 못하던 인간이 버젓이 엄마 옆 아빠 자리에 누워
쿨쿨 잠을 잔다.
엄마가 약기운을 빌어서라도 코를 골며 주무시는 게 너무도 감사한데, 동시에 또 그게 섭섭하다.
수시로 울컥 울음이 터져나오는 거야 당연한 것일 테고,
그 밖에 우리가 너무 괜찮고 잘 지내는 건 아빠에 대한 배신 같다.
이제 겨우 9일이 지났을 뿐이니 몹시 안괜찮아야 정상이지 않겠나.
아무튼
아버지가 우릴 배신하고 떠나셨듯
남은 우리들도 배신자 가족답게 꽤 괜찮게, 잘 지내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래서 더욱 슬플따름이다.
그리고
막연한 걱정뿐이지 아직 일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게 내 유일한 변명이다.
참 알량한 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