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이 여동생

투덜일기 2018. 1. 12. 21:17

벨로의 반려묘 귄이와 여동생 고양이 쥬비의 소식과 사진을 간간이 접하며 나도 모르게 슬몃 미소를 짓는다.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변화다. 고양이는 쳐다보는 것도 무서워했던 것 같은데 어쩌다가... 귄이 등을 쓰다듬었던 그 감촉도 생생하다. 생각보다 털이 꽤나 빳빳한 느낌이라 의외였던 것 같다. (내가 아는 유일한 파랑이의)개털이랑 확실히 달라!

암튼.. 큰동생네 개 파랑이에게도 얼마전 여동생이 생겼다. 이름은 라거. 보리 빛깔이라서 맥주가 연상되어 이름을 그렇게 지었단다. 귀여운 암컷 강아지에겐 좀 안어울리는 듯도 하지만, 뭐 내가 인간도 중성적인 이름을 좋아하듯 남성적인 이름을 지닌 암컷 골든리트리버를 누군가는 멋지다고 해주기를. ^^ 어마어마하게 덩치가 커지는 개를 아파트에서 키우기로 한 동생네의 결정에 일단 우려를 금치 못했지만 뭐 지들이 알아서 하겠지... 어차피 저질러진 일이고 내가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 저래라 뒷말을 하겠나. 다만 중성화 수술을 했으되 수술 직전에 딱 한번 짝짓기의 맛(?)을 본 터라 가끔 수컷의 본능인지 인형에게 수상쩍인 부비적거리기를 시전하는 파랑이는 어쩌라고 여동생 강아지를 들여왔나, 파랑이가 좀 불쌍하긴 했다.

다행스럽고 기쁜 건 귀여운 새 반려견이 들어오면서 온 가족이 똘똘뭉쳐 파랑이와 라거를 같이 챙기며 마구 화목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온 가족이 다 함께 애견 펜션엘 갔다질 않나, 파랑이와 라거를 조카 둘이 서로 자기 새끼라며 각각 데리고 잔다질 않나, 새로운 강아지에게 쏟아질 수밖에 없는 엄마의 편애를 아이들이 나름 알아서 보완해주는 모양이다. 기특한 녀석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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