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하다

투덜일기 2016. 6. 14. 15:17

조금 전에 모교 XXX 교수에게 소개를 받고 연락처를 알았다며 통화하고 싶다는 문자가 왔다. 본인 이름도 용건도 없이 그냥 통화가능하다면 연락드리겠다... 는 내용. 뜨금없고 의아했으나 그러라고 했다. 


혹시나 일감 의뢰인가 하는 상상에 1퍼센트쯤 희망을 품었는데... ㅠ.ㅠ 방금 전화가 왔다. 대학원생인데 일을 하고 싶어서 연락을 했단다. 본인 이름도 말하지 않고 대뜸, 공부 마치고 일을 하고 싶어했더니 XXX 교수가 나한테 물어보라고 연락처를 줬단다... 헐....  네? 어... 그럼 번역일을 하고 싶다는 건가요? 당혹스러워서 내가 다 말문이 막혔다.


뭐지? 내가 새끼번역가까지 두고 일을 하는 사람인 줄 알았나? 

내가 무슨 번역 브로커도 아니고 어떻게 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 거지?

대학원생이라는 이 친구가 너무 떨려서 하려던 말을 제대로 전달 못한 건가? 


하도 황당해서 어떻게 통화를 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만 암튼.. 번역이라는 게 출판사의 의뢰를 받아서 일을 진행하므로 내가 일을 줄 입장은 아니라는 것(나도 지금 백수거든! 이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ㅠ.ㅠ), 누군가 번역가 소개를 요청받았을 경우 서로 연결해줄 수도 있겠지만 경력 없는 사람을 근거 없이 추천할 순 없다, 게다가 요즘 출판계가 워낙 불황이라 기존 번역가들도 일감이 부족하므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없겠다고 미안하다고 했던 것 같다. 


근데 전화를 끊고 앉아 있으려니 화가 난다. 요즘 애들은 대체로 이렇게 앞뒤없고 예의가 없나?? +_+ 아니면 그냥 우연히 이상한 애를 만난 건가? 어휴...  그나마 대뜸 전화 안하고 문자로 미리 예고를 했으니 다행이고 예절은 지킨 걸로 봐야하나? 


버럭 짜증나고 답답해져서 아이스커피를 벌컥벌컥.... 얼음을 우드득 우드득 깨물어 먹고 있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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