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엔 봄과 여름 사이 처음 아이스커피 만들어 마신 날을 기록해두기도 했는데, 꼭 날씨탓만이 아니고 내 체질? 혹은 나이가 점점 더 더운 걸 못견디는 상황으로 달려가다보니 아마도 4월 되자마자? 어쩌면 3월 말쯤부터 날잡고 냉동실에 얼음을 잔뜩 얼려두고는 수시로 냉커피를 만들어 마시고 있다.
웃기는 건... 우리 식구가 죄다 옛날부터 한 겨울에도 꼭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물을 마시던 사람들이었고 당연히 정수기 물도 냉수만 마셨는데, 지난 겨울 내내 내가 냉수를 못먹고 그냥 실온 정수물만 마셨다는 사실이다. 이가 시린 건 아니고, 찬물 마시면 금방 몸이 으스스해지면서 괜히 싫었다. 아마도 이 역시 '갱년기'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씁쓸했으나 하여간에, 얼마 전까지도 찬물이 싫어서 정수물도 아니면 아예 따뜻한 물을 마시곤 했는데 어느틈엔가 얼음을 으드으득 깨물어먹고 앉았다. 카페마다 빙수도 팔기 시작했길래 얼른 커피빙수도 얼려놓고 야금야금 먹고 있으니 뭐...
아직 난 선풍기가 필요할 정도는 아닌데, 다한증이 있는 왕비마마는 벌써부터 선풍기 타령을 하셔서 일찌감치 꺼내놓았고, 오늘 낮엔 내내 선풍기가 윙윙 돌아가며 엄마를 따라다녔다. 아예 에어컨 필터 청소도 해놓아야 하는 건가. +_+
아침 일기예보에 29도까지 올라간다고 경고했는데도 굳이 두툼한 티셔츠를 입고 나간 아이는 얼마나 더웠을까. 좀 전에 나가보니 밤이 되어도 기온은 좀처럼 떨어지지가 않았던데. 더워서 고생 안했나 물어보려도 애가 들어와야 말이지. 보일러도 안돌렸는데 온종일 복사열에 덥혀진 콘크리트는 아직까지 열을 뿜고 있는 듯 집안 공기가 텁텁하다. 미세먼지고 뭐고 에라 모르겠다. 창문 활짝 열어놓아도 답답한 건 여전하네.
감기는 갑자기 춥거나 더워서 걸리는 게 아니고 몸의 면역력이 바이러스란 놈한테 져버려서 걸리는 거라는데 이놈의 면역력은 대체 왜 안돌아오나그래. 괴롭던 기침은 그럭저럭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쉰 목소리는 나았으나 대신 코맹맹이소리가 난다. 목으로 넘어가 기침을 일으키던 콧물과 가래가 이제 코주변에 머문다는 뜻인가? 으으.. 이래저래 드럽긴 마찬가지다.
이렇든 저렇든 날도 더운데 감기는 좀 떨어져주지.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걸린다는 말은 이제 시대에 맞지 않는 표현이 되어 차츰 사라질 것 같다. 내 주변에만도 감기환자가 좀 많아야지. 오뉴월 감기는 아마도 해마다 이제... 트렌드? ㅋ